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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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1.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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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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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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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발 - 제48화. 마탑

DUMMY

- 제48화. 마탑 -




마탑은 그 엄청난 높이 때문에 유명하지만 아후라 비슈누는 마탑의 꼭대기와 마탑 지하 최저층을 모두 봉인하고 있다. 때문에 마탑에 지하층이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도 불명이다. 마탑을 완전 정복한 사람은 아후라 비슈누를 제외하고 여태까지 단 3명뿐이라 알려져 있다.


- 기운계에 관한 토막 상식.




슈리 하워드의 움막.

“실례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도 들이닥치는 너 이 새끼들 죽도(竹刀)로 죽도록 맞고 싶은 건지 문서만 갖고 있으면 얼씨구나 들이대는데 도대체 용건이 뭐길래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속사포로 갈겨대는 언어의 난사에 움막으로 가까스로 찾아온 병사는 정신이 혼미해져서 밀봉된 문서를 놓고 돌아가 버렸다. 슈리는 어차피 이런 문서를 보낼 사람은 한 명 정도 뿐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그 문서를 집어 들었다.

밀봉을 뜯고 해석하기도 어려운 말들을 궁시렁 거리면서 문서를 읽어내려갔다.

“이 형님은 항상 날 부려먹기만 하고 나한테 보상은 제대로 해주지도 않으면서 아니다 내가 보상을 바라진 않지 어쨌든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토대인 합마와 도영이 한 제국을 돌기 시작한지도 한참 지났고, 계절은 이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도영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초췌함 그 자체였다. 매일 밤 단 두 시간, 토대인 합마와 대련을 하고 있었지만 무사 학교에 있을 때와는 수준이 달랐다. 언제나 한 수 차이로 도영을 이겼던 토대인은 두 시간 동안 언제나 도영보다 한 차원 높은 능력으로 그를 빈사 상태까지 몰아붙였고, 도영은 그것을 자신의 기운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힘들다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근성이 늘었구나.’

‘토대인 공의 1:1 교습이야. 놓칠 수도 엄살 부릴 수도 없어.’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다니며 한 제국 전체를 돌아본 후, 그들이 향하는 곳은 마성궁이었다.

‘그때…… 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어. 하지만 낮이 아니었어도 도움이 됐을까? 아니, 난 아직 밤이 되어도 토대인 공을 돕지 못해.’

말을 타고 움직이기를 며칠째. 한참 떨어진 곳에서도 마성궁의 탑은 보였지만, 마성궁의 경계령까지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도영으로서는 거리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짐이 되지 않는 사람이 아니야. 난 토대인 공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복잡한 머리를 정리할 틈도 없이, 토대인과 도영 앞에는 커다란 관문이 나타났다. 도영으로서는 처음 보는, 여타 성문들보다도 거대한 관문이었다. 마성궁을 둘러싼 거대한 빙벽(氷壁)과 토벽(土壁)들의 중간중간에 있는 마성궁의 출입구.

토대인이 자신이 누군지를 밝히자 그 거대한 문이 열리며 마성궁의 내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가 마성궁……!’

“근데 되게 평범하네요.”

딱 관문을 지나서 느낀 감상이었다. 물론 저 멀리 거대한 마탑이 보였지만 마탑의 주변은 한 제국 황도 수준의 도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단지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느낌, 칼 같은 눈에 띄는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였다.

“너는 처음이겠구나.”

마성궁의 주인이자 마탑의 주인인 아후라 비슈누는 애초 ‘마성궁’이라는 개념을 만들지 않았다. 다만 마탑에 도전하는 사람들과 마탑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외부 거주 지역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마탑이라는 개념과 별도로 ‘마성궁’이라는 영역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물론 지금의 마성궁 주변을 둘러싼 거대한 빙벽과 토벽들은 아후라 비슈누와 그녀가 선발한 우수한 마법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어디로 가나요?”

“마탑, 이곳의 주인을 만나러 간다.”

“아후라 비슈누 님이요?”

도영이 상상하는 ‘영생의 능력자’는 그야말로 제국 재상의 분위기를 풍기는 최태선 같은 인물상이었다. 사실 아후라 비슈누를 직접 만난 사람이 거의 없는 만큼 그 사람의 외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도시의 중앙으로 난 길을 그대로 따라 걸으면 곧장 마성궁의 중심, 마탑이 나타났다. 마성궁의 관문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문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단지 관문과 다른 것이 있다면 마탑의 문은 그 자체에 커다란 인간의 형상이 부조로 장식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탑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오직 하나. 이곳 역시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어서 미리 등록을 하거나 탑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면 출입이 불가능했다.

“예약해야 되는 거예요?”

“해뒀다.”

이번에도 토대인의 신분 확인만 하니 경비병이 길을 비켜주었다. 하지만 문을 열어주지는 않았다.

“왜 안 열어주나요?”

“이렇게 들어가니까.”

순간 도영의 눈앞이 번쩍! 하더니 어느새 주변의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탑 내부로 보이는 반달 형태의 넓은 광장 같은 곳에 서 있었다. 광장에는 도영의 생각보다 훨씬 사람이 많았다.

‘뭐야, 어떻게 들어온 거지? 그럼 그 큰 문은 어디다 쓰는 거야?’

광장의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마탑을 올라가기 위해 최종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성궁의 출입을 제한하여 지역 인구 유입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각 층을 돌파하기 위한 도전은 1년 내내 끊이지 않아서 마탑의 관리를 맡은 하층 실력자들도 상당한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저기가 도전하는 곳 입구인가보네요.”

도영이 반달형 광장의 벽에 있는 무쇠로 된 문을 가리켰다. 그곳 역시 경비병(?)이 지키고 있었고, 도영이 생각하기에 원형 탑의 반이 이곳, 반달형 광장이라면 그 문을 통해서 나머지 반달형 구역은 도전 구역일 것이라 여긴 것이었다.

“잘 봤다. 하지만 우린 저곳이 아니야. 따르거라.”

“아, 네.”

‘나는 그냥 가도 되는 건가?’

여태까지 함께 다니며 듣기로, 층마다 시험을 거쳐야하는 곳이 마탑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토대인 합마가 이끄는 곳은 시험을 받는 곳과는 별개로 한 쪽에 나 있는 반짝이는 금속 문이었다. 그것을 열자, 꽉 막힌 사각형의 공간이 나타났다.

“좁네요. 뭐하는 곳이에요?”

“최상층으로 간다.”

“……?”

도영으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 심지어 그 작은 공간에 토대인과 도영이 들어서자 문이 덜컥 닫혀버렸다.

“??”

순간 몸이 살짝 눌리는 느낌이 들더니 조금 기다리자 다시 금속 문이 열리면서, 긴 복도가 드러났다. 거침없이 나서는 토대인 합마를 도영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따라가니, 오른쪽으로는 넓은 계단이 나 있었고 저 앞으로 거대한 원과 선들이 부조로 조각된 커다란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어, 왔니?”

그 거대한 문에서, 마치 쌀 포대 옆에 삐져나온 쌀알 하나처럼 작은 머리 하나가 스윽 나오더니 두 사람을 향해서 가볍게 말했다. 도영은 설마 그 10살짜리 정도로 보이는 꼬마가 토대인 합마에게 말했을 리는 만무하다고 생각하여 뒤로 휙 돌아보았다.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한테 말한 건가?’

“기다리셨습니까?”

“아니다. 너희가 마탑 들어올 때 나온 거란다.”

거대한 문이 그 꼬마의 손가락에 소리 없이 열렸고 토대인은 존칭을 쓰며 그 여자아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도영도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발을 움직였다. 그 문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탑의 공간은 밀폐된 것이 아니었고, 굵은 기둥들에 의지하였을 뿐 바깥의 풍경이 그대로 한 눈에 들어왔다.

“얘가 네 제자로구나. 음, 얘가 나와 초면인 건 맞지?”

“그렇습니다.”

“…… 저, 누구세요?”

“아후라 비슈누 님이시다.”

“…… 예에?”

“피히히히! 엘렌에게 이야기는 들었단다. 좀 맹한 구석이 있구나.”

꼬마의 형상에서 나오는 윗사람의 말투에 적잖이 당황을 했지만 그렇다고 토대인 공이 장난을 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마음 속의 ‘대현자’의 인상이나 ‘재상’의 인상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며, 시선은 그 아이를 향하지 못하고 다른 곳만 이리저리 훑었다.

“옥상은 바로 쓸 수 있습니까?”

“이유를 모르겠구나. 굳이 옥상이 아니라 여기도 괜찮은데.”

도영이 시야를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거대한 문을 지나서 그들이 서 있는 곳은 분명 ‘시험의 공간’인 것 같았다. 하지만 저 한 쪽에 벽이 불쑥 솟은 곳이 있었고, 그곳에 평범한 가정집 방문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아무래도 아후라 비슈누가 생활하는 공간인 듯했다.

“도영. 여기까지 온 길은 기억하고 있겠지?”

“그럼요.”

“그럼 이 돈으로 탑 밖에서 충분히 쉬고 붉은 달이 뜬 날, 여기로 다시 오거라.”

“이틀 뒤 밤이 되겠구나.”

토대인이 자신의 품에서 뭉칫돈을 꺼내어 도영에게 내밀었다. 아후라 비슈누는 뻥 뚫린 탑의 바깥을 쳐다보며 정확하게 시간을 지정해주었다.

“토대인 공은요?”

“나는 여기서 할 일이 있다. 충분히 쉬고, 몸 상태 확실히 해서 붉은 달이 뜬 날 보도록 하자. 알겠지?”

“아…… 네.”

도영 나름대로는 붉은 달이 떴을 때 토대인 공이 강도 높은 수련을 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굳이 붉은 달이 뜬 날을 지정하는 것도, 완전히 회복하여 오라는 것도 그것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토대인이 손으로 얼른 나가보라는 뜻을 표하여 도영이 얼른 그 거대한 문으로 다가가 손으로 밀었다.

‘무거워.’

딱 보기에도 무거워보이는 것을 아까 아후라 비슈누가 손끝으로 연 것을 생각하며 뒤로 휙 돌아보았다. 두 사람은 무언가를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다. 도영이 손바닥으로 문을 꾹 밀자 문이 천천히 열렸고, 그 앞에는 그가 잘 아는 얼굴의 여성이 서 있었다.

“어, 엘렌 씨.”

“문부터 닫아요.”

“아, 네. 근데 엘렌 씨도 최상층에 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거네요?”

“49층 최하위 마법사에요.”

도영이 문을 꾹 눌러 닫으며 밝게 물었다. 49층 이후, 50층을 통과해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능력자가 49층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엘렌은 49층의 그 사람들 중에서 시험은 통과했으되 점차적으로 밀려 최하위에 머물고 있었다.

“강한 사람이 많나보네요.”

“49층에는 특히 많죠. 어쨌든, 마을로 내려갈 거죠? 안내해줄게요.”

“저야 감사하죠!”

아까 전의 좁은 공간을 통해 순식간에 1층까지 내려가서 마탑의 밖으로 나온 그들. 도영이 탑의 문에 조각된 거대한 인간의 형상을 다시 훑어보았다.

“저건 뭘 의미하는 거예요?”

손가락으로 그 형상을 가리키며 엘렌을 돌아보았다. 엘렌은 밖으로 나오면서 후드를 푹 쓰고는 후드 끝자락의 아래로 그것을 슬쩍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자세한 건 저도 몰라요. 탑이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했던 형상이니까, 비슈누 님이라면 알고 계실걸요?”

“그럼 최상층에 있던 그 기하학 문양도?”

“잘 모르죠.”

“제대로 아는 게 뭐에요?”

“…… 우리 그런 농담할 정도로 친해요?”

“죄송합니다.”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 목소리가 들리자 도영이 고개를 푹 숙이며 입을 다물어버렸다.


작가의말

비슈누 : 엘렌은 부른 적 없는데?

 

추석 잘 보내셨나요. 저는 근 1주 동안 미치도록 돌아다녔습니다. 여기저기, 못 봤던 사람들도 만나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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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취업 준비 및 시놉시스 작성 +1 15.12.03 175 0 -
57 수행 - 제56화. 시작점 +1 14.12.10 224 3 11쪽
56 발발 - 제55화. 그의 죽음 +1 13.10.28 448 5 13쪽
55 발발 - 제54화. 무너지는 것 +2 13.10.27 369 5 11쪽
54 발발 - 제53화. 제국 수습 +2 13.10.24 652 5 12쪽
53 발발 - 제52화. 그의 칼 13.10.18 684 5 11쪽
52 발발 - 제51화. 조짐 +1 13.10.13 426 6 13쪽
51 발발 - 제50화. 달의 능력 +1 13.10.05 370 11 12쪽
50 발발 - 제49화. 붉은 기운 +1 13.09.29 547 10 13쪽
» 발발 - 제48화. 마탑 +1 13.09.23 478 10 11쪽
48 발발 - 제47화. 단독행동 +1 13.09.14 481 9 10쪽
47 발발 - 제46화. 생존 +2 13.09.09 373 10 13쪽
46 혼란 - 제45화. 논쟁과 반응 13.08.28 429 10 13쪽
45 혼란 - 제44화. 파괴 +1 13.08.21 491 8 12쪽
44 혼란 - 제43화. 불길한 그림자 13.08.19 791 11 11쪽
43 혼란 - 제42화. 친구 13.08.17 712 10 13쪽
42 혼란 - 제41화. 복귀 명령 13.07.10 900 10 13쪽
41 혼란 - 제40화. 악수(惡手) +1 13.06.27 970 10 13쪽
40 혼란 - 제39화. 새로운 스승 +1 13.06.09 807 13 12쪽
39 혼란 - 제38화. 스승의 필요 13.05.27 982 8 11쪽
38 혼란 - 제37화. 힘의 축 +1 13.05.16 2,273 12 11쪽
37 혼란 - 제36화. 회복력 +1 13.05.12 895 12 15쪽
36 혼란 - 제35화. 생각과 상황 +1 13.05.07 1,021 10 10쪽
35 혼란 - 제34화. 결단과 마무리 +1 13.05.04 1,896 11 12쪽
34 혼란 - 제33화. 균형과 균열 13.05.01 799 11 13쪽
33 평가전 - 제32화. 알현과 전언 +1 13.04.28 755 10 13쪽
32 평가전 - 제31화. 우뚝 선 자 +1 13.04.24 1,719 12 13쪽
31 평가전 - 제30화. 생각과 대결 +1 13.04.14 802 11 13쪽
30 평가전 - 제29화. 식사와 만남 +2 13.04.07 715 9 10쪽
29 평가전 - 제28화. 정공의 아들 +1 13.04.01 858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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