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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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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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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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78

DUMMY


78. 고무림 (78)


백산과 우관은 극악문 문도들과 상대하면서 온몸에 자잘한 검상과 도상을 입으며 실전을 익혀갔다.

“그래도 결정적인 공격은 잘 피하는군요.”

무림은 혹시나 싶어 극악문 놈들의 위험한 공격을 막아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한 시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온몸에 피를 흠뻑 뒤집어 쓴 백산과 우관이 멍하니 무림의 곁으로 왔다. 그들도 처음에는 매우 애로사항을 겪었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무림의 의도를 알고 무림검법, 무림십팔장, 무림권법을 적절하게 실전에 응용해 봤기에 한 시진이나 지난 것이다.

“놈들은 상대할 만 하드냐?”

“다음에는 순식간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산과 우관은 무림의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했지만 다리와 손이 미세하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첫 살인은 아무리 강철 같은 사나이들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오랜 전쟁이 끝나고 나면 전쟁에 참여했던 병사들이 악몽을 꾼다든가 과거의 충격을 이기지 못해 정신질환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다.

무림은 백산과 우관에게 금창약을 발라주고 전이대법을 펼친 뒤 다시 실전에 나섰다.

무림은 백약산에 펼쳐진 팔문금쇄진 속을 이틀간 돌아다니며 백산과 우관, 때로는 여상구와 왕산악에게 목숨이 걸린 실전훈련을 시켰다. 말이 실전훈련이지 내용은 극악문 문도의 제거였다.

‘진법의 고수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군.’

만약 균천이 이곳에 와있었다면 무림일행은 실전훈련이고 뭐고 상당한 애로사항을 겪었을 것이다. 균천은 무림의 움직임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대처했을 것이니 이틀간이나 팔문금쇄진 속에 숨어 있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놈들 중에 진법의 고수가 없었기에 무림은 팔문금쇄진을 적절히 이용했고 그것이 극악문 문도들에게는 재앙이 되었다.

극악문의 문주 우문극악은 긴 수염을 휘날리며 자신의 앞에 천신처럼 버티고 선 우관을 봤다.

자신의 앞쪽에는 이미 백산과 싸우다가 생을 마감한 부문주와 친위대 세 명이 시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들 네 명과 싸운 탓에 백산 또한 몸 곳곳에 상처를 입고 있었는데 눈빛만은 맹수처럼 불타고 있었다.

백산이 부상을 입은 탓에 우문극악은 우관이 상대하게 되었다. 우관은 검을 빼어들고 신중한 자세로 앞으로 나섰다. 탐스러웠던 수염에는 피가 덕지덕지 붙어서 흉했지만 우관은 그런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틀 전만 해도 겉모습에 신경을 썼던 우관이었다. 하지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혈전을 거쳐 오며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은 지옥이었다. 무림에 의해 지옥까지 내몰린 우관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가장 쉽게, 빨리 죽일 수 있는가? 그것만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시체가 되어 바닥에 뒹굴 것이다.

우문극악은 도를 들어 올렸다. 그와 평생을 함께 했으며 자신이 따로 극악도(極惡刀)란 이름까지 지어준 애도였다.

우문극악은 원래 이름이 우문상(尤文想)이었다. 과거 산동성에 있던 조그만 문파의 이름인 비룡문과 똑 같은 이름을 가진 비룡문(飛龍門)의 문도였던 우문상은 문주의 딸을 강제로 범했다는 오해를 받고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사실 먼저 꼬리를 친 것은 문주의 딸이었다. 그런데 서로 정을 통하는 장면이 발각되자 딸의 태도는 돌변했다. 우문상이 강제로 자신을 범했다고 말한 것이다.

문주의 딸이 그렇게 말하자 우문상은 졸지에 파렴치범이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숱하게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사천까지 도망친 우문상은 그곳까지 추격해온 비룡문 척살대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문주의 딸에게 대부분 마음이 있었던 척살대는 우문상을 갈가리 찢어죽일 기세였다. 우문상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괴인이 척살대를 모두 죽여 버리고 우문상을 구해주었다.

우문상을 구해준 괴인은 우문상에게 극악도법(極惡刀法)이란 도법을 가르쳐 주었다. 극악도법은 2백 년 전 극마(極魔)의 악독한 도법으로 인체의 급소만 공격하는 필살의 도법이었다.

극마는 극악도법으로 3백여 명의 무림인을 죽이며 악명을 떨치다가 무림공적으로 몰려 비참하게 죽었다.

우문상은 괴인에게 극악도법을 배우고 내공까지 높아지자 극악문을 세우고 괴인을 극진히 모셨다. 우문상은 자신의 이름을 우문극악으로 바꾸고 세력을 넓혀갔다.

복수에 눈이 먼 우문극악이 온갖 지저분한 일로 세력을 키우기 20년 만에 그는 비룡문을 야비한 술책으로 멸문시켰다. 물론 자신을 이용한 문주의 딸은 찾아내서 자신이 직접 죽였다.

우문극악이 복수를 하는 사이 극진히 모시던 괴인은 병들어 죽었다. 그가 누구인지 우문극악은 아직도 모른다. 괴인이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그 또한 묻지를 않았다.

극악도를 응시하던 우문극악은 희미하게 웃었다. 나름대로 원 없이 살아온 인생이었다. 이젠 정말 삶에 미련도 후회도 없었다.

극악도를 든 우문극악의 몸에서 폭풍 같은 기세가 일어났다. 우관은 우문극악이 기세를 끌어올려 공격을 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이틀간의 처절한 혈전 속에 터득한 것이라면 적의 허점은 놓치지 말고 공격해야 된다는 점이었다. 기회라면 우문극악이 잠시 멍하니 서있을 때가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도 우관은 가만히 기다렸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우문극악이 한발을 앞으로 내밀자 우관 또한 한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우문극악의 극악도가 바람을 가르자 도의 끝이 뱀의 혓바닥처럼 치명적인 급소만 노렸다.

우관이 만약 극악문의 문도들을 상대하며 극악도법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크게 당황했을 것이다. 극악문 놈들이 노리는 곳은 회음혈, 눈, 목 등 공격하면 절로 움찔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급소들뿐이었다.

극악도는 눈을 노릴 때는 화살처럼 순간적으로 날아왔고, 회음혈을 공격할 때는 뱀처럼 다리를 따라 올라왔다.

우관은 무림보법으로 반보 옆으로 회전하며 무림검법 제 이식 무림평정을 순간적으로 펼쳤다. 무림검법 제 이식 무림평정 역시 108개 동작에 변화를 추가하면 360개 동작으로 늘어났지만 우관이 사용한 동작은 줄이고 줄여서 딱 필요한 두 개 동작뿐이었다.

“컥”

우문극악의 입에서 답답한 신음이 토해져 나왔다. 우문극악의 도는 우관의 겨드랑이 사이에 끼어 있고, 우관의 검은 우문극악의 심장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조, 좋은… 한 수였다.”

최선을 다한 우문극악은 선채로 숨이 끊어졌다.

우관과 백산, 왕산악과 여상구는 백약산에서 치른 극악문과의 생사투에서 무공실력이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 무공은 내공만 높다고 해서, 수련만 많이 한다고 해서 생사가 걸린 혈투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었다.

경지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날 경우에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겠지만 경지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에는 실전을 많이 겪은 자가 이길 확률이 월등히 높았다.

실전경험이 다양하고 풍부한 자는 자신보다 내공이 1갑자 이상 높은 자도,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생사를 건 혈투에서는 온갖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백약산 혈투를 겪으면서 그들은 적어도 같은 경지의 고수들에게 지지 않을 진정한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산동성에 들어서자 표행의 행렬은 예정대로 황보세가로 향했고 무림일행은 그들과 헤어져 거룡방으로 향했다. 무림과 헤어지게 된 오만상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무림 앞에서 얼마나 웃는 표정을 짓고 있었던지 얼굴자체가 웃는 얼굴로 굳어버린 것이다.

“방주님, 오셨습니까?”

무림이 거룡방에 도착하자 연락을 받은 천경노와 황보천이 날듯이 달려왔다.

“그런데… 함께 온 분들은 누구입니까?”

“이분들은 과거 천신문의 장로였던 분들입니다. 이번에 우리 거룡방의 장로로 받아들였습니다.”

무림의 말에 천경노와 황보천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 또한 천하제일방이었던 천신문에 대해서 잘 알았다.

천경노와 황보천은 왕산악과 여상구가 거룡방의 장로가 되는 것에 반대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들은 무림과 천신문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반대를 하면 나중에 좋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찬성했다. 그것이 강호생활을 오래한 처세술이었다.

“두 분이 거룡방에 버티고 있어준 덕분에 거룡방이 더욱 안정을 되찾고 많이 성장했습니다.”

“저희들이 특별히 한 것은 없습니다. 무사부인 염천과 악천후가 고생을 많이 했지요.”

황보천의 말에 무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 또한 염천과 악천후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잘 알았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구타추궁과혈은 물론 전이대법까지 몇 번 시켜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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