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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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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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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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91

DUMMY


91. 고무림 (91)


무림의 생각에 진일검은 이미 충분히 자신의 죗값을 치렀다. 적룡대의 대주에서 일반대원으로 강등될 예정이며 구타추궁과혈을 역으로 받으며 내공이 절반이나 줄어들고, 몸에 탁기가 쌓이고, 진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게다가 두 시진 동안이나 지옥의 고통을 겪었다. 그 고통은 너무나 지독해서 한 번 더 겪게 된다면 아마 미쳐버릴 것이다. 천지혜를 건드리려 했기에 무림은 지금까지 한 그 어떤 구타추궁과혈보다 강하게 했던 것이다.

무림은 진일검을 보고 당분간은 엉뚱한 마음을 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구타추궁과혈이 몸에 각인 된 이상 딴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적룡대에 복귀해서 명령을 기다리도록. 곧 발령이 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복귀해서 명령을 기다리겠습니다. 무림왕 전하!”

진일검이 가고나자 무림은 구양집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 넌 진일검에게 심장이 찔려 죽었다.”

무림의 말에 구양집은 깊이 반성한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무림왕 전하의 가르침을 잠시 잊었습니다.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알았으면 됐다. 차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조심하면 된다.”

무림이 조심하라는 것은 언제나 긴장하며 살라는 말이 아니었다. 비무를 하던가, 생사의 혈투가 벌어졌을 때 그때 완전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을 풀지 말라는 뜻이었다.

무림은 그길로 무림맹주 남궁천검을 만나 진일검의 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뒤에 적룡대를 해체하고 다른 대에 배치하도록 건의를 했다.

남궁천검의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 역시 적룡대 대원을 더 보충하는 것보다 해체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진일검이 적룡대를 해체할 명분을 주었으니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진일검의 죄명은 비무에 지고 홧김에 구양집을 비수로 찌르려 했다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적룡대 대주 자리를 박탈할 수 있었다.

만약 진일검이 천지혜에게 미약을 복용시킨 사실까지 밝혀진다면 무림맹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테지만 무림은 그것은 밝히지 않았다. 진일검에게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일검의 일을 처리한 무림은 천지혜와 함께 조금 일찍 무림맹을 떠났다.

천신객잔.

이곳은 천신문으 홍화단이 운영하는 장안에 있는 객잔이었다.

천신객잔의 점소이 구칠은 지금 눈이 있는 대로 커졌다. 천신문의 문주가 가지고 다닌다는 천신패를 내민 사람이 천신객잔에 왔기 때문이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홍화단에서 운영하는 객잔에 일하는 점소이라 해서 모두 천신문의 문도는 아니었다. 천신문이 운영하는 곳이 객잔만이 아니라 기루, 도박장, 표국 등 그 종류도 다양했기에 모두 천신문 문도로만 운영할 수는 없었다. 천신문 문도는 그 중에 일부에 불과했다.

그런데 무림이 처음 보는 점소이에게 천신패를 보인 이유는 그에게서 천단심법의 내공이 감지되었기 때문이다.

천신문 문도에서 철저한 교육을 받고 점소이 일을 하고 있는 구칠은 먼저 친신패가 진짜인지 확인 작업부터 거쳤다. 얼마 전에 천신기루에서 가짜 천신패를 내밀고 기녀들을 농락하려 했던 사기꾼이 잡히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사기꾼은 사마천이란 자로 주로 고관대작의 자제로 행세하며 여자들을 울렸던 놈이었다.

잘 생긴 외모에 학문도 적당히 익혔고 옷차림 또한 나무랄 데가 없으니 대부분 그에게 속았다. 그가 노리는 대상은 주로 집안에 돈은 많은데 머리가 텅 비고 허영심이 많은 여자들이었다. 그런 여자들은 사마천의 달콤한 말에 돈과 몸까지 아낌없이 바쳤다.

사마천은 어느 날 무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천신문의 문주에 무림왕에 천하대장군이라는 이야기까지……

사마천은 즉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무림이 워낙 바쁘게 돌아다니니 천신문 문도들 중에 새롭게 들어온 문도들은 문주의 얼굴도 모른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객잔과 기루 등 천신문에서 운영하는 곳에 파견된 문도들은 문주의 얼굴을 모르는 자가 대부분이라 했다.

사마천은 사기꾼 행세를 오래 해오다보니 당당하게 행동하면 모두가 알아서 긴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무림이라는 자가 생사경의 고수라 겉으로 보기에 내공을 익힌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나 역시 내공을 익히지 않았으니 무공을 익힌 놈들을 골려 주기에는 가장 적합한 조건이다.’

사마천은 그동안 두려워했던 무공의 고수들을 골려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가슴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는 특이하게도 사기행각을 할 때가 가장 흥분이 되는 이상한 체질이었다.

그동안 그가 노렸던 돈 많고, 머리는 텅 비고, 허영심 많은 여자들에게 거둬들인 돈 만으로 사마천은 평생을 놀고먹으며 편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그놈의 승부욕이 그를 무모한 일에 내몰았다.

사마천은 일단 무림처럼 보일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무림이 천신패를 가지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정말 어렵게 가짜 천신패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한 사마천은 당당하게 천신기루에 들어서서 점소이에게 자신이 무림임을 밝혔다.

“난 천신문의 문주 고무림이다.”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요?”

사마천을 맞이한 점소이는 천신문의 문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짜고짜 자신이 천신문 문주라고 외치는 사마천을 쫓아내려고 했다.

만약 사마천이 그 점소이에게 쫓겨났다면 그의 사기행각은 그것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마침 진짜 천신문 문도였던 다른 점소이가 그 광경을 보게 되었다.

“자, 잠깐! 그 손님은 내가 상대할 테니 넌 다른 일을 해라.”

천신문의 문도인 강지원은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이었다.

“절 따라오십시오. 귀빈실로 안내하겠습니다.”

강지원이 귀빈실로 안내한다고 하자 사마천은 더욱 당당하게 강지원의 뒤를 따랐다.

“천신패를 좀 보여주십시오.”

귀빈실에 사마천을 안내한 강지원은 그에게 천신패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흠, 흠! 네놈이 천신패를 본다고 알 수 있기나 하겠나? 여기 있으니 마음껏 구경해라.”

천신패를 꼼꼼히 살펴본 강지원은 사마천에게 천신패를 돌려줬다.

“틀림없는 진품이군요. 문주님! 지시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강지원의 반응에 기고만장해진 사마천은 희열을 느끼며 명령을 내렸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이곳 최고의 기녀를 불러라.”

“알겠습니다.”

강지원이 나가고 잠시 뒤, 천신기루 최고의 기녀를 품을 생각에 빠져 있든 사마천은 밧줄에 꽁꽁 묶이는 몸이 되었다.

천신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건성으로 그 모양을 숙지하는 다른 천신문 문도들과는 달리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인 강지원은 천신패가 가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낸 것이다.

강지원 덕분에 사마천의 사기행각은 시작도 하기 전에 발각되고 말았다. 사마천이 혹시 천마신교의 첩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에 홍화단은 그를 고문했다.

그래서 밝혀진 내용은 그의 본명은 사마천이 아니라 칠득이였다.

칠득이는 고관대작의 종놈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고관대작의 자제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배운 뒤에 도망쳐서 사기행각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천신기루에서 발각된 칠득이의 사기 미수로 홍화단에 비상이 걸렸고 이후부터는 천신문 문도라면 누구나 무림의 용모를 머릿속에 각인하고 천신패의 모양 또한 완벽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무림이 내민 천신패를 살펴본 구칠은 귀빈실로 무림과 천지혜를 안내했다. 구칠은 무림이 내민 천신패가 진짜인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천신패에 자신의 내공을 주입하면 천신패에 심어진 천단심법의 기운이 반응을 해왔다.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천신패라도 천단심법의 기운이 반응하지 않으면 가짜인 것이다.

“문주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세월은 흘러도 문주님의 모습은 변함이 없습니다.”

장안에 있는 천신객잔에 파견되어 있는 자는 오자룡이었다. 오자룡은 무림이 거룡방의 방주가 되었을 때 방도로 있었던 자로 무림의 얼굴을 잘 알았다. 그 당시 팔팔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던 그도 지금은 50대 중년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세월은 나만 비켜가는군. 주위사람들을 보면 정말 세월의 흐름이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군.’

오자룡의 중후한 모습을 보자 무림은 왠지 씁쓸함을 느꼈다.

“문주님! 바쁘실 텐데, 이곳엔 어쩐 일이십니까?”

“홍화단 단주 세령에게 얼마 전에 천독문에 대해서 상세히 파악해 두라는 지시를 내렸다. 천독문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곳은 이곳 장안이라고 하던데, 천독문에 대해 조사해둔 것이 있으면 보고를 하라.”

무림은 새롭게 복원시킨 고천길 대장군가에 가기 전에 뭔가 찜찜한 것이 있어 이곳 천신객잔에 들른 것이다.

“천독문에 관해서라면 홍화단 단주의 지시를 받고 조사를 해두었습니다. 이미 며칠 전에 단주에게 보고를 한 내용이 그대로 있습니다.”

무림은 오자룡이 들고 온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었다.

‘음! 내 예상이 맞았어. 천독문은 천신문에서 떨어져나간 인원들이 모여 만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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