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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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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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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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97

DUMMY

97. 고무림 (97)


“네놈이 지금 사형에게 곤륜파에서 파문당했다고 말했느냐?”

“그래, 특별한 이유 없이 곤륜파의 문도가 복귀를 하지 않으면 파문한다고 되어 있다. 너 역시 곤륜파의 법을 집행하는 집법당의 당주로서 규정을 어기면 어떻게 된다는 것일 잘 알 테지? 당주가 규정을 어기면 네놈은 당주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물론, 난 추호도 곤륜파의 규정을 어길 생각이 없다. 네놈이 사형에게 파문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사형은 곤륜파에서 한 번도 파문당한 적이 없다.”

“파문당한 적이 없다니?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저놈은 수십 년간 곤륜파에 복귀하지 않았어. 그런 놈이 파문당하지 않는다면 곤륜파의 법과 규정을 지킬 제자가 누가 있겠나?”

오자추의 말에 구중월은 품속에서 서류를 하나 꺼냈다.

“이것은 장문인께서 직접 도장을 찍고 서명을 한 서류다. 운중룡을 강호정세를 파악하여 보고하는 자밀당(自謐黨) 당주로 임명한다는 서류다. 자밀당 당주인 사형은 수시로 강호정세를 파악하여 장문인에게 보고했다.

네놈은 돌아가신 장문인이 직접 임명한 자밀당 당주를 파문당했다고 망발을 했다. 그것은 돌아가신 장문인을 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고도 네놈이 화천문 장문인의 뒤를 이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구중월의 말에 오자추는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흠, 흠! 그렇다면 진작 서류부터 보여줘야지. 그리고 서류가 위조 됐는지 어떻게 알아?”

“이미 장로님들에게 보여 위조인지 아닌지 서류의 검증을 마쳤다.”

“검증까지 마쳤다면 확실하겠지… 운중룡 사형! 아니, 자밀당 당주님! 선택 잘 하셔야 할 겁니다. 저놈을 밀어봐야 내가 장문인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오. 그러니 조금이라도 빨리 내게 붙는 것이 좋을 것이오.”

마인적은 장문인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그들을 보자 문득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역시 과거에는 천마신교의 교주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었다. 그리고 교주가 된 뒤에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야 했다.

생각해보면 정상의 자리가 결코 마음 편하고 즐거운 자리가 아니었다. 언제나 암살의 위험에 시달리고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되는 자리가 정상의 자리였다.

반로환동을 하고 모든 것을 내려두고 천마신교를 떠난 지금 마인적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어떤 삶인지 깨닫게 되었다. 무림을 만나 그에게 여러 가지를 배우고 나자 좀 더 빨리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과거 교주였던 권위도, 반드시 존대를 받아야 된다는 나이에 대한 것도 모두 내려놓고 나자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찾아왔다.

마인적은 무림의 말대로 2년 이상을 중원을 떠돌며 거대한 자연을 벗하며 때론 시장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깨달았던 것이다.

마인적은 오자추와 구중월의 치열한 다툼을 보며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마신교에서 자신이 겪은 일들을 만약 이들이 겪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궁금해지는 마인적이었다.

마인적은 한때 권력의 정상에 있다가 이제는 뒤로 물러나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서서 오자추와 구중월의 신경전을 보고 있던 마인적은 갑자기 인상을 찡그렸다.

‘응! 이 기운은?’

마인적이 바라본 하늘에는 붉은색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인적 정도의 고수가 아니라면 결코 알아볼 수 없는 기운이었다.

‘뭔가 엄청난 기운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 저 기운이 이곳으로 밀어 닥치면 곤륜파는 오늘 끝장이 날지도 모르겠군.’

마인적은 이 사실을 알려줘야 하나? 아니면 혼자 조용히 이곳을 빠져나갈까? 고민하다가 운중룡과 구중월의 얼굴을 봤다. 그들은 자신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친근하게 대한 사람이었다.

‘그냥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만 주자.’

마인적은 그들이 일개 서생처럼 보이는 자가 하는 말을 크게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위험을 알려야했다.

“저 쪽, 하늘을 한번 보십시오. 뭔가 불길한 기운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인적의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오자추였다.

“불길한 기운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아무것도 모르는 서생 놈이 허무맹랑한 소리만 하는구나.”

마인적은 오자추의 반응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라도 그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운중룡은 마인적이 손짓한 하늘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아니야. 뭔가 이상해! 정말 불길한 기운이 다가오고 있다.”

운중룡의 말에 구중월 또한 신경을 집중해서 살폈다. 마인적은 운중룡과 구중월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난처해졌다.

그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자신을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자로 비난하면 조용히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떠날 수가 없었다.

“넌, 저 기운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이냐?”

“어릴 때부터 좋지 않은 기운을 감지해 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능력을 좀 더 발전시켜 볼까 싶어 곤륜산에 오게 된 것입니다.”

마인적의 말에 운중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어떻게 산적들을 피해 올 수 있었나 했더니 산적들이 내뿜는 나쁜 기운을 피해서 온 것이었군.”

운중룡은 말을 하면서도 시선은 마인적이 가리킨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 혹시나 자신이 착각을 하지 않았나? 자세히 살피고 있었던 것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불길한 기운은 점점 강해졌다.

“사제! 지금 이르고 있을 시간이 없네. 내 짐작이 맞는다면 천마신교의 가장 강한 무력단체가 이곳 곤륜파로 오고 있네. 만약을 위해 어린제자들은 모두 대피시키고 놈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운중룡의 말에 구중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신을 집중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 역시 불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잠깐! 어린 서생 놈의 말만 믿고 곤륜파 최고의 경계를 발동시키려 하다니 어리석군. 자세히 알아보고 나서 경계를 발동시켜도 늦지 않다.”

오자추의 말에 구중월은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아무런 위험이 없는데 최고의 경계를 발동시키면 넌 장문인 후보에서 탈락이다.”

“각오하고 있다.”

곤륜파는 중원 도가무학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뿌리가 깊고 또한 역사가 오래된 문파이다. 그런데 천마신교 때문에 몇 번이나 위기를 맞이했다.

중원정복을 나선 천마신교는 반드시 곤륜파부터 공격했다. 뒤에 화근을 남겨두고 중원진출을 할 수 없었기에 곤륜파를 치고 중원진출을 했던 것이다.

몇 번이나 천마신교에 의해 위기를 맞이한 곤륜파는 위기대응 능력이 뛰어났다. 다른 문파라면 어린 서생으로 보이는 마인적의 말에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만 곤륜파의 제자였기에 사소한 말에도 무시하지 않고 확인부터 한 것이다.

곤륜파는 도가무학의 발상지답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원로들은 곤륜파 근처에 조그만 암자를 지어 도를 닦거나 무공을 수련했다. 그런데 곤륜파 최고의 경계를 발동시키면 세상을 등지고 조용히 살고 있는 원로들까지 모두 소집하게 된다.

마인적이 천마신교의 교주가 된 뒤에는 곤륜파를 공격한 적이 없었기에 곤륜파는 많은 힘을 축척해 놓고 있었다. 특히 세상을 등지고 조용히 도를 닦으며 무공을 수련하는 원로들은 곤륜파의 숨겨진 힘이었다.

구중월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하자 잠시 후. 곤륜파에 웅장한 느낌이 드는 종소리가 곤륜파 전체로 퍼져나갔다. 종소리는 반각에 걸쳐 108번이 울렸다. 곤륜파에 최고의 위험이 닥쳤다는 최고단계의 비상 종소리였다.

마인적은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곤륜파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수들을 보고 놀랐다. 그들은 각 당주들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위기상황 때 자신들이 담당해야 될 위치로 신속하게 이동해 갔다.

종소리를 듣고 만사를 제쳐두고 곤륜파에 모인 원로들은 56명이나 되었다.

‘음! 대부분이 4갑자이고 화경을 앞둔 고수들도 9명이나 되는군.’

마인적은 곤륜파가 결코 만만한 문파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불길한 기운은 반로환동의 고수인 마인적 조차 도망치고픈 충동을 가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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