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재수가 아니라 재림예수라니까요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하멍
작품등록일 :
2024.07.30 03:08
최근연재일 :
2024.09.12 23:15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62
추천수 :
0
글자수 :
43,514

작성
24.08.14 16:29
조회
5
추천
0
글자
7쪽

어디냐고 물어보면 일단 서강대교

DUMMY

11월 둘째주 목요일. 12년간 달려온 결실을 오늘 수확하는 날.


12월 xx일

그리고 수능성적발표날 예림은 그토록 바라던 서성한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성적을 받았다.

서강대교, 성수대교, 한강대교. 예림은 세개의 대교 중 하나에서 떨어져야했다. 재수는 절대 하고시지 않았다. 그래도 멀리 나가지 않은 인서울이었다. 이제 완전한 겨울의 시작을 알리듯 강바람이 차가웠다.


“그래 이왕이면 제일 가고싶었던 '서강대'교를 가자”


그렇게 예림은 서강대교로 향했다.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다리로 향하던 예림은 배가 고팠다.

너무 서러워서 예림은 더욱 다리를 향해 달린다.

서강대교에 도착한 예림은 뛰어들기 위해 거치대로 돌진했다. 차가운 바람이 예림을 치고 들어온다.

단발머리인 예림의 뒷목이 칼바람에 서늘해진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다리 밑에서 바라보는 한강을 보니 예림의 머리속에 뛰어들 생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 누군가 예림을 붙잡는다.

고개를 돌려보니 금발의 푸른눈의 미남자가 예림을 붙잡는다. 그녀를 붙잡고 난처한듯 웃는 미소가 장관이었다.


‘와, 어디서 내한행사하나? 아니면 패션위크?.’


그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예림은 사고력이 떨어졌다.

그 남자가 입을 연다.


“저와 함께 재림교에 가실래요?”


아. 지랄. 어쩐지 외국인치고 한국어가 능숙한걸 보니 몰몬교였네. 예림은 지금 재림이고 지랄이고 빨리 떨어지고 싶었다. 미간이 저절로 구겨졌다.


“아 뒤지기 직전인데 살아보라고 말하기도 전에 전도하네. 그렇게 살···.”


아 시발.


그냥 퍼포먼스로만 끝내려 했는데 실제로 발을 헛디뎌 예림은 저기 한강 밑바닥에 쳐박히고 말았..

말았··· 말았?????


어??


“아이 그러지 말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예수님이 곧 재림하신다니까요.”


예림은 자신이 왜 한강을 걷고 있는건지 그것도 모르는 아저씨의 손을 잡고 걷는지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아저씨! 포즈 바꿔야 해요! 이거 너무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잖아요..!


“예수님이 곧 재림하세요. 예림양. 그러기 위해선 예림양이 필요해요.”


“예? 제가 왜 필요해요? 그보다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는 거죠?”


“그야 예림양은 미래에 역사에 이름을 날릴 과학자가 되시잖아요!”


남자에게서 자신의 미래를 들은 예림은 충격을 받았다.


“제···제가 이름을 날릴 과학자라고요? 저 문과인데요?”


“네! 세상을 파괴하겠다면서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핵을 개발했어요!”


“ ? “


남자는 매우 상쾌한 웃음을 지으며 위험한 말을 했다.


“구라를 쳐도 정성껏 쳐요! 문과가 어떻게 핵을 만들어요?”


“아쉽게도 미래엔 예림양은 그 핵을 터트리기 전에 암살되었어요.”


“저기요! 헤이? 내말 무시해요? 나 누구랑 얘기해요?”


“하지만 전 생각했죠. 핵이 터져서 지구가 폭파되고 가루가 되면 새로운 지구를 다시 만들어 예수님이 재림할수 있도록 만들기로요.”


“아니, 그보다도.”


예림의 말을 막고 남자는 다시 자기만 아는 그뭔씹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말이 계속 무시당하자 예림은 슬슬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하하, 그걸 다 믿어요?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네. 아까부터 어른인 척, 세상 다 산 척, 처음보는 어른인 저에게 함부로 대하는 걸 보니 괜히 골려주고 싶었어요. 하하 미안해요.”


“아니, 잘 알겠으니까 저 추워요...”


이제 12월의 문턱을 넘은 한강바닥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아, 확실히. 남자는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근처 공원에 세워뒀다.


“제 소개가 늦었죠. 저는 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노니. 가브리엘이라고 합니다.”


“···.와..”


예림은 경악했다. 어느 좆소회사의 아이돌도 이렇게까지 자기를 소개하지 않았다.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자기를 천사라고 지칭하는 저 남자는 진심으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 지금 되게 삼류 아이돌 같은거 아세요?”


삼류 아이돌이란 말에 남자의 얼굴이 화악 붉어졌다. 그리곤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보며 짜증을 냈다.


“아! 이러면.. 이러면 멋있어보인다며!! 요즘 엠제트들은 이런거 좋아한다며!”


“와.. 엠제트..”


목숨을 구해준건 고맙지만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보여 예림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빨리 도망칠 각을 재고 있었다.


가브리엘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남자의 뒤에 무지개빛으로 물든 세쌍의 아름다운 날개가 펼쳐졌다.

남자는 하늘을 날아 예림을 처음만났던 다리 위에 내려주었다.

예림은 발이 땅에 닿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나름 예림은 항상 운동회 달리기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잘 달렸다.


한참을 달리다 예림은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앉는다. 하지만 예림은 집으로 가고 싶지 않다.

1년간 공부하겠다고 집에서 망나니처럼 행동한 예림은 부모님께 도저히 수능이 망했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어두운 표정 할빠에 그냥 저랑 재림교에 들어가자니까요?”


한참을 버스장에 앉아있는 예림의 옆에 어느새 남자가 말을 걸었다.

갑자기 서러움에 감정이 복받친 예림은 남자에게 소리쳤다.


“아니 그 재림교가 뭔데 저한테 계속 알짱거려요? 진짜 짜증나니까 말걸지 마세요. 당신이 진짜 가브리엘이라는 천사라면 기독교나 천주교가 있잖아요?”


“재림교는 이제부터 만들건데요? 당신이 첫번째 신자에요. 다들 겉으로만 진심으로 믿는척하고 타락한 자들이 너무 많아서요···.”


‘미친놈인가···.?’


“저..저기.. 이러면 경찰부를거에요? 지금 녹음기 켰어요.”


아니 수능 전날 문제 하나 더 풀걸, 지문분석 하나만 더 할 걸, 2번이랑 3번에서 고민했던 거 3번으로 찍을 걸.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 파노라마처럼 불현듯 스쳐지나간다.


예림. 열아홉살. 성인을 앞둔지 이제 1달하고 일주일. 이제는.. 더 이상..


“어우, 어떻게 하나 옆에서 좀 지켜볼려고 했는데, 역시 너 하는 짓거리 보니까 안되겠네.”


퍼억-


“악!”


“너 진짜 이런식으로 나오면 내가 죽여버린다고 했지”


등산복을 입은 남자가 자신을 천사라고 지칭하는 남자에게 주먹을 꽂았다.


“아이, 미안해요 라파엘. 근데 처음 뵙는 어른한테 너무 예의 없어서 살짝 놀려주고 싶었단 말이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예림재수가 아니라 재림예수라니까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작가 입니다. 24.08.14 8 0 -
공지 안녕하세요 작가 '들' 입니다. 24.07.30 17 0 -
10 뭔가 서로 조심해보자 24.09.12 2 0 9쪽
9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아무도 모름...) 24.09.05 4 0 11쪽
8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24.08.30 4 0 12쪽
7 요한복음 2:9 24.08.20 6 0 9쪽
6 너가 왜 여기서 나와...? 24.08.14 10 0 9쪽
5 예수님 어머니랑 사진찍으신다 24.08.14 7 0 13쪽
4 우린 이제 죽었다... 24.08.14 7 0 11쪽
3 일단 밥부터 먹고 시작합시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 24.08.14 6 0 7쪽
2 겨울 이었다... 24.08.14 6 0 10쪽
» 어디냐고 물어보면 일단 서강대교 24.08.14 6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