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속 나비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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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이
작품등록일 :
2024.09.10 04:01
최근연재일 :
2024.09.1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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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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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경험

DUMMY

2화


잠들기 전 항상 바라던 것 들이 있었다.


'이제는 하늘나라로 가버린 엄마 아빠..

제발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기를..'


그렇게도 바래왔건만..

이제껏 단 한번도 부모님이 꿈에 나타주는 기적 따윈 없었다.


'괜찮아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어'


라고 위로해봐도 가슴 한 켠에서는

언제나 가시박힌 쓰라리고 시린 통증이 잡고 있었다.

그랬었는데.....


지금 저기 어두운 공간 안에서 다가오고 있는 존재는

꿈에도 그리던 엄마 아빠였다.

아니 왠지 모르게 그렇다고 느껴졌다.

분명 꿈을 꾸고 있다는건 인지 했기에 상황은 이해했는데..

다만 내가 기억 하는 생전의 온전한 모습이 아닌

온 몸이 피투성이에 산발을 한 기괴한 모습으로...

<<삐그덕 삐그덕...>> 뼈소리를내며..

부러진 뼈들이 부딪히며 끔찍한 소리를 낸다.

원망 가득 담은 시뻘건 눈에선 붉은 피눈물을 주르륵 흘리며..한걸음 , 두걸음 내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으......'


그로테스크한 모습에 침음을 삼키며

왜인지 움직여지지 않는 몸과 나오지 않는 목소리..


'이왕이면 혼자 남은 딸년 불쌍해서라도 잘 지내는 모습이었어야지 단 한번도 이런 흉측한 모습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고!!'


어느덧 지척까지 다가온 엄마의 눈과 마주친 순간

알 수 없이 뜨거운 무언가가 내 볼을 타고 흘러 내리고 있었다..


'엄마.. 많이 아팠지... 아빠...'


한껏 다가가 안아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여전히 나오지 않는 목소리가 몸이 왜이리도 원망스러운지..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그럼에도 원통해보이는 부모님의 모습에 여지껏 가슴 한켠에 박힌 가시가 더더욱 파고드는 통증이 느껴졌다.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가운 온기를 가진 엄마의 손은 내 어깨를 잡으며 마구 흔들어댔다.


'으윽!!!'


뼈가 시릴 정도의 차가운 손길

거기에 우악스러운 힘에 부서질것 같은 어깨


' 어...엄마!! 대체 왜 !!!??? 나한테 뭐가 그렇게 원망스러운데!!'

'오히려 어린 나이에 혼자 남겨진 내가 피해자가 아니냐고'

'왜 이제와서!!'


마구 흔들어대는 몸은 여전히 요지 부동이었다.

속으로 아무리 악을써도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울화가 치밀때쯤 어느새 옆쪽으로 다가온 아빠는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차가운 눈빛으로! ...


'으윽!! 나보고 어쩌라고!! 대체 왜!!'


점점 강해지는 압박에 의식이 흐려지고 눈이 감기려는 그때

엄마가 어눌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 눈... 눈 떠 어....!!!!"


엄마의 바람과는 다르게 내 눈은 더이상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천천히 감기기 시작했다.


'진짜 처음으로 꿈에서 만나서 이런다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두번 다시 내가 보고싶다고 하나봐라!!'


마지막으로 꿈속에서의 의식은 꺼져버렸다.


............


"으윽...."


알 수 없는 두통에 머리를 감쌌다..

천천히 눈이 떠지고 흐릿한 시야로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여..여기는 어디야..???"


주변엔 높은 갈대가 우거져있었고 어두운 밤하늘에는

오늘따라 왠지 더더욱 밝은 보름달만이 비추고있었다.

몸을 일으키려하는데 왜인지. 눈앞이 어질어질하고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비틀거렸다.


'뭐..뭐지.. 분명 택시에 타고 집으러 가는 중이었고.. 기사님이 주신 음료를 마시고..

기억이..... 없다.??? 대체 왜?? '


분명 기사놈이 건네준 음료에 무슨 수작을부린거다

좋은 의도는 아니니라 생각은 들지만

지금 생각해봤자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

당장에 어떻게 된일인지 살펴보는 것보다 눈 앞에 닥친 이 상황을 벗어나야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바스락 바스락>>


갈대를 헤치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 불쑥 튀어 나왔다.


"응? 벌써 정신을차렸다고? 어지간하면 밤새도록 뭔짓을 해도 못일어나는데

흐흐흐.. 요거 재미난 계집년이네??"


소름끼치는 말을 지혼자 흥분한 목소리로말하는 주인공은 역시나 기사놈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내가 힘겹게 뱉은 말은


"으...대체 왜..."


어느 소설 초반 배신당한 주인공들의 삼류 멘트나 읇조리는 나였다.


그리고 삼류시장 잡배들의 멘트.


"그거야 뻔한거 아냐?? 왜그래 알거 다 아는 나이에 흐흐흐...

매번 시체마냥 죽은것 들만 맛보다 오늘은 간만에 파닥파닥 신선한?걸 즐기겠어!

자 ! 반항해봤자 너만 아프기만 하니까 내가 단번에 고통없이 끝내줄게.. 잠깐 따끔 할거야 !! 크크크크.."


'역시나 그런건가.... '


'이딴 거지같은 놈에게 다른 이유가 있을턱이 있겠어?'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타개하려고 머리를 굴리던 이때 문득 바지주머니 안에서 묘한 물체가 느껴졌다.


'곧 니 한테 몹쓸 놈이 하나 기 올끼다.

그때가 되믄 알제?? 콱!! 일케 하는기다!!!'


갑자기 왜이리 진지하나 했더니

역시 우리 할망구는 다 계획이 있다.


'근데 이왕이면 안만나게 하는게 제일 좋은거 아닌가..

명색이 국내 제일가는 무당이면서 손녀 황천길 가게 생겼는데..'


점점 한걸음씩 다가오는 놈을 마주하며 뒷걸음치는나

그리고 찬찬히 눈을 굴려 주위를 둘러봤지만

보이는거라곤 높은 갈대와 밝은 보름달 뿐이었다.

멀리 보이는 길에는 차하나 다니지 않았다.


'제 컨디션이었다면 저딴 호로새끼 하나쯤 찜쪄먹었을 건데...'


어렸을때부터 혼자였던 나는 항상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집에 돈이 많아보이고 항상 혼자있는 힘없는 아이

너무나도 먹음직스러운 아이

그래서 할머니는 항상 가드들을 붙혀주었지만 언제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여러 체육 관련자들과 무술 유단자들 불러서 훈련시켰다.

제 몸 하나 정도는 스스로 지키라고 해주시긴했다만..

오히려 그때 알게 되었다 어지간한 성인남자의 힘을 여자가 이기긴 무리라는걸...

여자는 아무리 근력이 좋아도 남자의 근력과 체력을 버틸 수 없었다.

그러니 제 몸컨디션도 아닌 내가 건장한 성인남성을 제압하고 여기서 벗어날길은 요원하기만 해보였다.


'근데.. 제압이 아니라면???'


그렇게 놈을 보며 잠시 주춤하는 사이


"왜?? 벌써 포기야?? 이거 싱겁네..흐흐.. 이것도 나름 재밌었는데.."


지척까지 몰아세우며 히죽거리는 기사놈..


힘없는 여자만 골라 괴롭히는 천하의 개쌍놈 소리가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힘겹게 싱긋 미소지으며 말했다.


" 제..제가 벗을게요.. 그..그러니까 흑흑 거칠게 하지 말아주세요.. 오..오빠."


세상 힘 없는 여인인냥 울먹이며 날리는 나의 최고의 필살기 <<오빠>>여지껏 이표정과 이목소리로 뱉는 오빠는 백이면백 안 넘어온 남자는 없었다. 물론 가드 오빠들 땜에 멀쩡히 집에 돌아간 남자도 없었지만...


"크흐흐흐 오빠? 요년봐라 나이도 어린년이 발랑당 까져가지고.. 크흐흐!! 그래 이 오빠가 오늘 신세계를 보여주마!! 그럼 얼릉 벗어! 크흐흐.. 요건 요거대로 재미가있구만!!! 흐흐흐흐.."


우웩!!! 썩은 고구마같이 생겨가지고 가래섞인 능글 맞은 소리에 내눈과 귀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썩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 침착해 침착하자.. 후우.. 후우...우선.. 유인한다.. 그리고..'


천천히 푸른색셔츠의 단추를 하나 둘 풀르자

봉긋하게 솟은 새하얀 브래지어의 가슴이 드러나났다

어두운 밤임에도 환한 달빛아래 서서히 비춰지는 나의 모습

검은 웨이브의 장발진 머리에 새하얀 피부와 핑크빛 입술

어딘가 사연있어 보이는 깊고 검은 눈동자..


"오..빠 이리 오셔요.."


그리고 힘없이 올라가는 손짓과 함께

나긋나긋하게 자리에 앉으며 녀석을 유혹했다.

달빛에 비친 내 모습에 그저 침을 질질흘리며 뚫어지게 쳐다보다 나의 부름에 침을 꼴깍 삼키며 천천히 다가왔다.


"으흐흐흐흐흐흐흐 이게 왠 떡이냐 으흐흐"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눈빛으로 다가온 녀석의 손이 내 가슴에 닿았다.

브레지어위로 느껴지는 끔찍한 촉감에 속으로는 온갖 욕지거리가 나왔지만 입 밖 으로는 반대로 말이 나왔다.


"오빠 어..서요. 흐윽. 아아.."


하며 신음소리를 내자 녀석은 흥분한 듯 얼굴을 내 가슴에 묻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를 다리를 벌려 허리를 감싸고 앉아 왼손으로 녀석의 뒷머리를 감싼 다음 시선을 가린 뒤 오른손으로 뒷 주머니에있는 은장도를 몰래 꺼냈다.

물론 중간중간녀석의 까칠까친 턱수염의 따가움에 나도 모르게 내는 소리는 녀석을 더더욱 흥분시켜 거친 숨소리를 내기시작했다.


"아..오빠.. 좀만 살살...아.."


맘에도 없는소릴 내면서 녀석의 방심을 유도하는 사이

풀려가는 약기운에 시야는 점점 또렷해져 갔다.

가슴품안에서 끔찍한 짐승이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오른손에 잡힌 은장도는 밝은 달빛을 받으며 그 자태를 빛냈다.


한 뼘보다 좀 더 긴 길이에 푸르스름한 빛깔의 도집

여인의 정절을 지킬때만 뽑힌다는 은장도가

스르륵 소리없이 도집에서 뽑혔다.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얄쌍한 도신은

내 마음을 아는지 남다른 예기를 뽐내고 있었다.


녀석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는지 흥분하고는 손이 바지쪽으로 내려갈때 쯤,

나는 끝내 더는 참지 않고 녀석의 목의 경동맥을 사정없이 찔러 넣었다.


"커헉!!!..컥커크크"


단번에 죽었으면 좋으련만 녀석은 뒤로 놀리 자빠지고는 컥컥 소리를 내며 한손으로는 목에 꽃힌 은장도를 쥐고 한손은 나를 가르키며 붉어지는 눈으로 노려봤다.


약 기운이 거의 풀린 나와 칼이 목에 박혀 정신 못차리는 사내.

상황은 어느새 뒤바뀌고 말았다.

나는 옷을 훌훌 털고 일어나며 녀석을 향해 다가갔다.

녀석은 갑자기 변해버린 내모습에 뒤로 기다시피 했지만

그 상태로는 어림도 없었다.


"고통스럽지? 내가 도와줄게 ! 그리고 만나서 그지같았고 이제 지옥으로 갈 시간이다!! 이 개자식아!"


나는 그 동안 참은 분노를 뿜어내며 뒤로 자빠진 녀석의 턱을 발로 걷어 차버리곤 바로 앉아 손늘 뿌리치며 은장도를 뽑아버렸다.

은장도가 뽑히자 바로 붉은 피가 분수치기 시작했고. 녀석은 턱을 가격당해 정신못차리는 상황에 출혈까지 심해지자 점점 창백해져가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녀석의 바지가 축축해지는데 난생 처음 맞아보는 역한 비리내가 나자 참을 수 없는 구토감이 올라왔다.


"우웨웩!!!!...."


그대로 먹은것도 없이 잔뜩 토한 나는 털썩 주저 앉아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봤다.


'아.. 정말이지 끔찍한 하루다.'


옷은 이미 흙바닥에 뒹굴어 엉망이고 머리도 잔뜩 헝크러진채 얼굴에는 녀석의 피로 얼룩진데다 알 수 없는 역한 비린내까지..

큰일을 당할뻔 했다는 충격보다 , 꿈에서 봤던 엄마 아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건 왜일까.. 엄마 아빠는 그렇게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 위험을 알려서 지켜주려고한것일까.....


"흑흑...흑흑흑..."


갑작스럽게 찾아온 서러운 마음때문에

멈추지 않는 눈물로 땅을 적시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평소의 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현재 녀석은 고통스러운건지 행복한건지 알 수없는 표정으로 눈도 감지 못하고 죽었있었고,

나는 어떡해서든 지금은 집으로 빨리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다지 살인을 했음에도 별다른 죄책감은 들지 않았다.


'죽이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어'


그렇게 자기세뇌를 되내이며 녀석의 시체를 뒤로한채 갈대밭을 가로질러 길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나갔다.

정말이지 두 번 하고싶지 않은 끔찍하고 역겨운 첫 경험을 한 날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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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경험 24.09.13 10 0 12쪽
1 보름달 24.09.10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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