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신입생에겐 싸움이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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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som
그림/삽화
dimsom
작품등록일 :
2024.09.14 13:38
최근연재일 :
2024.09.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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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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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34

작성
24.09.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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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프롤로그

DUMMY

쩌억──!!


단순한 타격음이 아닌, 무언가 고깃덩이를 으깨는 듯한 섬뜩한 굉음이 연달아 울렸다.

문제의 굉음은 링 위에 선 청년의 손끝에서 터져나오고 있었다.

굉음이 몇 번 울리고, 당연하게도 승리의 여신은 청년을 향해 미소를 보냈다.

키 196cm에 몸무게는 98kg.

괴랄한 피지컬에서부터 자연스레 뿜어져나오는 괴력.

그리고 이상하게도 싸움에 관해서라면 남들보다 몇 십 배는 더 빠르게 돌아가는 시야와 두뇌.

이 모든 걸 갖춰 인생에서 한 번 볼까 말까한 천재 싸움꾼인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지하 격투장에서 선수로 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번 경기 베팅금. 총 1300이야. 고생했다.”


압도적인 경기가 끝나고, 매니저가 씩 웃으며 청년에게 두툼한 봉투 하나를 건넸다.

폰을 들여다보던 청년이 흘깃 시선을 던지고는 봉투를 받아 안주머니에 구겨넣었다.

청년의 폰을 슬쩍 훔쳐본 매니저가 질색을 하며 입을 열었다.


“찬혁이 너 아직도 그 게임 하냐?”

“왜. 재밌잖아.”

“그게 재밌다고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너밖에 없을 거다.”


매니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기실을 나섰다.

그러거나 말거나.

찬혁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폰을 들여다봤다.


<기적의 헌터 키우기 M>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더니.

이 게임 역시 떡잎부터 다른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다른 의미로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찬혁 역시 이 게임이 재미있어서 하는 건 아니었다.

찬혁이 게임을 계속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여캐들의 외모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눈은 즐겁게 해주는 게임이었으니, 찬혁의 입장으로서는 그저 심심풀이용으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음?”


계속해서 게임을 진행하던 찬혁이 뺨을 긁적였다.

최종 스테이지를 코앞에 둔 그의 앞길을 막아서는 알림 메시지가 떠올랐음이다.


【해당 스테이지는 재화가 소모됩니다.】

【100쥬얼을 소모하시겠습니까?】


100쥬얼.

대략 1100원 정도 하는 금액이다.

얼마 하지 않는 값이다 보니, 찬혁은 아랑곳 하지 않고 결제버튼을 눌렀다.


“유료라 하더라도 엔딩은 봐야지.”


그렇게 최종 스테이지가 막을 내리는 데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게임의 엔딩은 조금, 아니 상당히 비극적이었다.

돈과 시간, 그리고 정성을 들여 열심히 키웠던 캐릭터들이 힘 한 번 못써보고 허무하게 죽어나갔다.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최종보스의 정체였다.


“얘가 최종 보스였다고···?”


언제부터인가 주인공 일행을 따라다니며 레이드의 정보와 팁을 알려주던 이름 모를 소년.

당연히 우군이라 생각했던 그 소년이 사실은 최종보스였다니?


“하, 씨발.”


찬혁이 같잖다는 표정을 지으며 폰을 침대 위로 던졌다.

이젠 게임에 신경을 끄고 샤워라도 하려는 찰나.


띠링!


익숙한 알림음이 울렸다.


【플레이어께서는 최종 스테이지를 끝까지 감상하셨습니다.】

【감상평을 남겨주십시오.】


뭔 개소리야.

감상평을 남기라니.


뺨을 긁적이던 찬혁은 잠시 고민을 하고선 다시 폰을 집어들었다.

찬혁이 남긴 감상평은 꽤나 구체적이었다.

캐릭터 하나하나마다의 매력을 논했고, 스토리의 허점을 찔렀으며, 그와 동시에 회수하지 못한 떡밥들과 허무한 결말을 신랄하게 꾸짖었다.


“이만하면 됐겠지.”


그래도 1년 간 꾸준히 해온 정이 있는데.

그동안 즐겁게 해왔던 게임을 막상 지우려니 시원섭섭했다.

게임을 지우려는 순간.


띠링!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게임 앱에서 알림이 울렸다.


“퀘스트라고?”


모두가 다 죽는 엔딩을 본 마당에 대체 무슨 퀘스트가 남아있는건지.

실소를 흘리며 게임을 다시 키자, 새카만 화면 위로 창 하나가 덩그러니 떠있었다.


【만약, 엔딩을 바꿀 수 있다면.】


이 화면에서는 터치도 먹히지 않고, 뒤로가기도 먹히지 않았다.


【엔딩을 바꾸시겠습니까?】


곧이어 선택창이 떠올랐다.


1. 바꾼다.

2. 바꾸지 않는다.


삐딱하게 폰을 바라보던 찬혁이 입매를 뒤틀었다.

그러고는 선택지 하나를 골라들었다.


띠링!


【엔딩을 바꾸기 위해서는 라이프 코인 한 개가 필요합니다.】

【결제하시겠습니까?】


“라이프 코인?”


찬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앞서 말했듯이, 게임의 재화는 쥬얼이다.

라이프 코인이라는 재화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무언가 불길함이 엄습해왔다.

가끔 보던 소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개.

그 소설 속 상황이 현실로 닥쳐왔지만, 찬혁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에이, 설마 그렇겠어.”


그래. 지금 이 21세기 과학의 극치를 달리는 이 시대에서 그딴 일이 일어나겠어?

찬혁은 그렇게 자신만만한 얼굴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씨발.”


너무나 당연하게도.


“씨발.”


찬혁은 게임 속 인물로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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