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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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1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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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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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새삼 자신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용기를 얻은 재임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우선 한인들에 관한 것은 한인교민회에 맡겨둘 생각입니다. 아~ 그렇다고 예전처럼 그들이 하는 것을 두고 보겠다는 것은 아니고요. 내외부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하게 개입할 생각입니다.”

“흠.... 어떤 식으로 말이냐?”


숀의 물음에 재임은 이곳에 오는 동안 정리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우선 대내외적인 업무를 나눌 생각입니다. 아무리 요즘 들어 한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인종차별은 존재하니까요. 더구나.... 이번에 진주만 공습으로 오히려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졌을 리가 없을 테니까요.”


마가렛이 걱정 섞인 음성으로 말했다.


“그동안 우리가 해온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이 아닐지 걱정돼요.”


재임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일단 그게 걱정입니다. 이번 진주만 공격은 미국이 처음으로 경험한 본토에 대한 공격이잖습니까? 여태까지 믿어왔던 본토 안전에 대한 위협이니만큼 여론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으니까요.”


모두 재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숀이 모세를 보며 물었다.


“이 상황에 대해서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모세겠구나? 그래 실제 상황은 어떻니?”


모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하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흠.... 아마도 모두가 예상하셨겠지.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요.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인들이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배신?”

“네. 그동안 미국은 아시아 정책에서 일본을 파트너로서 인정해왔거든요. 당연히 거기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해왔었고요. 그런 차에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당연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죠.”


모세의 말에 숀이 말을 더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들은 말이 생각이 나는구나.”

“무슨 말이요?”

“이번에 친일적인 성향을 지닌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진주만 공격 이후에 바로 꼬리를 내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든.”


그 말에 재임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들으신 말이 사실일 거예요.”

“그 소문이 사실이라고?”

“네. 전에 트루먼 부통령이 와서 말해주었거든요. 그렇게 콧대 높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던 공화당 의원이 제 발로 찾아와서 넙죽 엎드렸다고요. 트루먼 부통령이 어찌나 속 시원해하던지....”“하하~ 그런 이야기라면 대충 정치권의 분위기는 확실히 알 수 있겠구나.”

“그건 분명할 거예요. 사실 전에 들은 바에 의하면 미 정부도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준비라면 일본에 대한 준비 말이니?”

“네. 사실 시기의 문제일 뿐이었지요. 일본이 침략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한 언젠가는 미국과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요. 미국이 필리핀을 포기할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이번 일을 예상하지 못한 거지?”


재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부가 예측이 잘못된 것이지요. 정부는 필리핀에 대한 공격을 예상하고 대비를 해왔다고 해요. 감히 일본이 본토에 대해 공격을 할지 예상하지 못한 것이지요. 아마도 일본도 그런 미국의 반응을 예상하고 진주만을 공격한 것이겠지만요.”

“나름대로 일본으로서는 회심의 한 수를 펼쳤다는 말이로구나.”

“네. 하지만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일이지요.”


재임의 말에 모두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적절한 말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미국에 사는 자신들은 그 누구보다도 미국의 잠재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하지 않고 있어서 그렇지, 정말 미국이 마음먹고 전쟁에 뛰어들기 시작한다면, 아무리 일본이 지금 승승장구하고 있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란 것이 모두의 판단이었다.


단지 그동안은 과거 1차 세계대전에서의 미국인들이 희생된 경험으로 인해서 반전여론아 팽배해있었기에 몸을 사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이번 진주만 공습으로 걸림돌이 사라진 상태였다. 희생에 대한 걱정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누구도 더 이상 미국의 참전은 물론이거니와 이후 전쟁에 대한 승리를 기정사실로 여기며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미국인 중에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건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장 재임과 던(Dawn)가, 그리고 한인교민회에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비록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미국이 전쟁대상으로 삼은 존재는 일본뿐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유럽에서 발원하여 유럽에 대해 동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미국으로서는 사실 일본보다는 독일에 대한 걱정이 더 큰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당장은 진주만 공격에 대한 흥분상태로 일본에 대한 성토가 더 크지만, 실제로 주전장은 독일 전선이 될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이 점을 모세가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참전은 결정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일본의 실질적인 도발이 있었던 이상, 전선은 두 군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흠... 일본은 그렇다 치고 다른 한 곳은 독일이 되겠지?”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한인들이 조국의 독립을 바라듯이 다른 이민자들, 특히 미국인 대부분을 구성하는 유럽 이민자들이 현재 전화에 휩싸인 자신의 조국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렇기에 최우선 전장은 독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이 아니라 독일을?”

“네. 일본이 미국 본토를 공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의외로 여길 뿐이지 여전히 일본인들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들에게 있어서 일본인은 아직도 미개한 동양인들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공격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클 텐데?”

“그렇기에 우선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일 거로 생각합니다.”

“미 정부에서?”

“네, 당장은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 해군전력이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미국으로서도 전력증강에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가만히 듣고 있던 빌이 물었다.


“하지만 그건 독일 전선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지금 독일잠수함들이 대서양에서 설치고 다닌다고 들은 것 같은데 말이야.”

“U-보트라고 합니다. 독일의 잠수함으로 성능이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대서양에서 제법 많은 상선이 피해를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선박들도 있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피해는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더구나 독일잠수함들의 공격대상은 민간상선이 대부분이니 대서양의 미국해군 전력은 건재하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장 전쟁을 벌인다고 해도 대서양 쪽, 아니 유럽 쪽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태평양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항모의 피해는 없었다고는 해도 전함을 비롯한 실제적인 피해가 발생했으니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숀을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선 유럽 전선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겠구먼.”


모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일차로 징집되는 이들이 향할 곳이 유럽이 될 공산이 크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너무 급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모세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럽 전선이 생각보다 심각하거든요.”

“아~~~”

“특히, 서유럽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이미 영국을 제외하고는 독일에 대응할 만한 나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다행히 독일이 대대적인 영국 공습을 실패한 이후로 관심을 돌려서 소련으로 향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영국도 여태까지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히틀러가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미국으로서는 천만다행인 일이었던 것이죠. 실제로 막상 지원하려고 해도 지원할 나라가 없으면, 도대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한숨을 내쉰 모세가 말을 이었다.


“그렇기에 유럽 전선에서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독일이 소련에서 죽을 쑤고 있는 바람에 시간을 번 측면도 있으니.... 당장 선전포고를 한 미국으로서도 그렇지만, 징병에 참여하는 우리로서도 얼마간의 시간은 주어진 셈입니다. 문제는 이제 얼마만큼 피해를 줄이며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준비하느냐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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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일검필도
    작성일
    19.08.17 04:09
    No. 1

    대체역사소설이니까 기존 역사 특히 우리나라 역사는 다른 줄기를 타게 될 것 같습니다만 재임의 선택이 아일랜드의 역사도 바꾸게 될까요?? 동서양의 두나라를 쥐고 흔드는 주인공의 모습이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종이향
    작성일
    19.08.21 18:15
    No. 2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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