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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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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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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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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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이 (3)

DUMMY

이 무렵 국방부는 혼란에 빠져있었다.


암호해독팀 로시로프 대령의 기지로 일본군이 목표로 하는 곳을 최종적으로 미드웨이로 특징지을 수 있었지만, 뜻밖에 전해져오는 정보로 인해서 그 진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부상했기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일본에 비해서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의 공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렇기에 미군은 정확한 정보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통신감청에만 의존했던 것은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군의 정확한 움직임을 직접 확인, 감시하기 위해서는 주로 스파이를 이용한 확인 작업에 신중을 기했는데, 이는 해군이라는 특성상 일본 해군기지의 입, 출항의 움직임을 통해서 직접적인 동향파악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 스파이들이 일본 해군기지 근처에서 수집한 정보를 전한 보고서였다.


그 내용인즉슨, 바로 출항을 앞둔 군함의 승조원들이 공공연히 ‘우리들의 목표는 미드웨이!’라고 떠들고 다니고 있다는 보고였다.

심지어는 해군기지 근처에서 군함끼리 이루어지는 무선통신을 감청한 결과 역시도 목표가 미드웨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다고 보고해왔다.


미국방부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선 암호해독팀의 로시로프 대령이 발휘한 기지로 어렵게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던 미 태평양 함대 사령부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너무 손쉬운 정보 획득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이런 상황은 그동안 취득한 정보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 다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낳았다.

혹시라도 이 모든 것이 일본군이 흘리는 페이크라고 한다면, 여태까지의 대비가 무의미한 일이 되는 것을 넘어서 미 해군이 큰 피해를 당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미국방부를 비롯한 워싱턴에서는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목표물이 미드웨이가 맞냐고 혹시라도 미드웨이는 페이크고 실제로는 샌프란시스코나 하와이, 혹은 또 다른 제3의 장소가 아니냐며 니미츠 제독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니미츠 제독이 미드웨이로 확신하고 있다고 해도 마냥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 니미츠 제독으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설사 미드웨이로 한 목표가 일본군의 페이크였다고 할지라도 이미 미드웨이를 주전장으로 여기고 모든 전력을 투입한 상태였다.

더구나 미드웨이를 제외할 경우 다른 목표로 삼을 만한 곳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와서 또 다른 변수가 불거졌다고 해서 작전에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전력을 분산을 불러와 각개격파를 당할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고 지금은 모든 결과는 신에게 맡기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할 때라는 것이 니미츠 제독은 판단이었다.


하지만, 미군 측에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한 일본군에겐 사실 별다른 의도가 없었다.


사실상 남방정책과 함께 본격적으로 치러진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군은 항상 승리를 해왔었다. 더구나 가장 우려했던 미국 역시도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크게 한 방 먹였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일본군은 진주만 공습의 성공 이후 미군이 겁먹고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한 마디로 모든 전투에 대한 자신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론, 산호세 해전에서 파푸아뉴기니의 포트 모르스비와 솔로몬 제도의 투라기 섬의 점령이라는 당초 원했던 결과는 얻지 못하고 실패했지만, 미 해군의 항모를 2척에 격침하는 나름의 성과를 얻었기에 이 역시도 자화자찬하고 있는 상태였다.


당연히 이번 미드웨이 점령 작전도 승리를 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이는 작전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본군이 벌인 자체 모의 전에서 초기 미군의 공격으로 일본군의 항모 3척이 격침되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이를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군은 이런 작전을 펼칠 능력이 없다.’라며 부정적인 결과를 외면하고 모든 상황을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서 작전을 그대로 진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터였다.


그만큼 일본 군내의 미군을 무시하고 승리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태였다.


아무튼, 일본의 알류샨 열도 공격은 니미츠 제독에게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가져왔다.


부정적인 영향이 당장 니미츠 제독의 작전능력에 의문을 표하는 국방부와 워싱턴의 압력이 거세졌다는 것이라면, 긍정적인 영향은 알류샨 열도 공격을 통해서 니미츠 제독은 오히려 목표물이 미드웨이임에 확신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니미츠 제독과 미 태평양 함대 사령부는 사전에 이런 일본군의 시선 돌리기 용 양동작전을 충분히 예상하였고 실제로 예상대로 작전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오히려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었다.


다만, 한 가지 예상에 벗어난 점이 있었는데, 일본군에게 너무 쉽게 알류샨 열도의 더치 하버와 애투섬, 키스카 섬을 내주었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는 북방 방어를 위해 파견된 제8 기동부대의 사령관 테오볼드 소장의 오판으로 인한 결과였다.

니미츠 제독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테오볼드 소장은 일본군의 목표가 알류샨 열도가 아닌 알래스카라고 판단하고 부대를 다른 곳에 배치했고 결국, 변변한 전투 없이 그대로 섬들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자신의 작전에 확신을 얻게 된 니미츠 제독은 미드웨이를 중심으로 정찰 활동에 주력했다.


이미 미드웨이가 공격 목표라고 확인한 이상 섬의 방위는 섬 주둔군에게 맡기고 미 해군은 섬을 공격하는 일본해군을 뒤에서 요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알류샨 열도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진 다음 날.


1942년 6월 3일 오전 9시 미드웨이에서 파견된 카탈리나 정찰기가 미드웨이에서 930km 떨어진 해상에서 일본 제2 수뢰 전대를 발견함으로써 미 해군은 처음으로 일본군 함대의 위치를 확인하였고, 이로써 미드웨이가 목표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군이 일본군 함대를 발견한 그 시점에 그와는 반대로 일본군은 미 함대의 위치는 물론이거니와 미드웨이 근처에 미 함대가 존재하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일본군 역시도 정찰기를 운용했다.

하지만, 미군에 비해서 운용하는 정찰기의 수는 반도 되지 않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그나마 있던 정찰기도 기체결함 등의 문제로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겨우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미 함대의 존재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사실 일본 함대로 미군의 카탈리나 정찰기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함대를 이끄는 나구모 제독은 미군 정찰기와의 접촉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 미드웨이섬에서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정찰이라고 판단하고는 접촉 사실에 대한 보고만 올렸다.


이는 미 함대의 존재 자체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사실상 일본군이 다음날 새벽에 있을 미드웨이 공격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에 반해서 카탈리나 정찰기를 통해서 일본 함대를 확인하고 위치를 전달받은 미 함대 지휘부는 곧바로 함대를 일본 함대와의 교전 예상지역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다음 날 해상전에 대비하여 승조원들에게 만반의 준비를 시켰다.


그리고 이런 차이점이, 정보에 대한 차이가 결국 미드웨이 해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시발점이었다.


다음날 새벽 4시 무렵.


정찰기를 선두로 일본의 항공모함과 미드웨이섬의 미군 비행장에서 각기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공격대의 비행기가 이륙했다.


본격적인 미드웨이 해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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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헬캣 (1) +14 20.03.02 1,238 3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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