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트 크루세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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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E
작품등록일 :
2017.06.26 10:36
최근연재일 :
2018.03.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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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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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2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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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화-

안녕하세요~ 필명 OIE 입니다. 첫 작품인 '에딧 크루세이더' 잘 부탁드려요~




DUMMY

“아하! 그래서 일기토로 공수를 정하자는 거구만? 아니, 그럼 일본측에서 일기토에 나올 유저가 그렇게 강하다는 건가?”


“체스터 리치. 그가 나오겠지.”


수락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에 모두가 놀라 수락을 쳐다보았다. 국왕은 나지막히 신음을 흘리고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으음, 아무래도 일본 측의 섭외 작업이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오오, 체스터 리치라! 세계 최강이라는 그가 나온다면, 제가 한 번 출전해도 되겠습니까?”


흑룡은 호승심이 가득한 눈빛을 수락과 은성, 그리고 국왕을 향해 쏘아보냈다. 다른 흑기사단원들도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고 있었다. 흑기사단은 비록 마법사와 궁사가 적은 길드지만, 기사유저만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는 길드였다. 자연스레 명예를 추구하고, ‘결투’라는 단어에 흥분하는 땀내나는 사내들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무려 전쟁에서 벌어질 일기토에 흥분하는 것이 당연했다. 국왕은 흑룡에게 웃어보이고는, 수락에게 물었다.


“물론, 최고의 기사이신 흑룡님이 나서주시면 저희도 감사합니다. 그래도 일단 참모장인 수락님이 선별을 해주시는게 어떨까요. 제가 국내 주요 유저들은 잘 모르니까 말이죠.”


수락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체스터 리치는 현재 <이터널 테일>에서 최강이라고 불려지는 유저입니다. 물론 흑룡님의 강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한 조사가 조금 더 필요합니다. 일대 일의 대결이라면, 근접전에 강한 기사가 유리하겠지만 체스터 리치는 현재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공개되어있지 않습니다. 그가 검사나 기사라면 흑룡님이나 아레스님이 좋은 상대가 되어줄 것이지만, 아마 일본에서는 한국의 주요 유저들에 대한 조사를 마쳤을 테니, 아마도 익히 알려진 유저가 출전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할 일입니다. 장관님, 체스터 리치에 대한 조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은성은 대답을 한 뒤, 무언가를 태블릿에 기록했다. 그리고 국왕과 은성의 주도 하에, 전쟁에 필요한 물자와 인력에 관한 사항을 논의했다. 두 시간 정도가 지나자, 사람들은 모두 녹초가 되었다. 점점 대화에 다른 사람들이 끼어드는 횟수가 적어지고, 결국 은성과 국왕, 수락만이 얘기를 주고 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잃어가는 집중력을 겨우 부여잡고 뻑뻑해지는 눈을 비비고 있었다. 천지는 대놓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HP와 MP 회복 포션은 하루에 중급을 2000개, 고급을 1000개씩 상회를 통해서 준비해 주시고, 상회 선별은 준비된 채널을 통해서···음? 야, 천지 임마···아무리 그래도 듣는 척이라도 좀 해라.”


“음? 아, 죄송합니다. 생각 좀 하느라···저, 혹시 말이죠.”


“네,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지루한 대화 끝에, 천지가 얘기를 꺼내자 다른 사람들도 정신을 차리고 천지를 쳐다보았다.


“그 체스터 리치라는 사람, 제일 강한 사람이라면서요?”


“네, 아까 말씀드렸듯이 정보가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닙니다만, 혼자서 러시아의 성에 들어가 국왕을 암살한 인물이니 만큼 만만치 않은 유저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럼, 누가 나가던지 이기기 힘들지 않은 건가요?”


“뭐, 그야 그렇죠···”


은성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다른 일행들도 금새 걱정이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흑룡과 흑기사단 일행만이 자존심이 상한 듯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락은 ‘뭐 그런 당연하고 우울한 얘기를 굳이 끄집어 내느냐’라는 눈빛으로 천지를 쳐다보았다.


“그럼, 굳이 그 대결 하나로 공수를 정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음, 네. 맞습니다. 거절을 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러면 다른 세부 사항들에 대한 협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론이 좋아지지 않겠죠. 그래서 거절하려면 다른 대안이···”


“아아, 아뇨. 제 말은 대결 ‘하나’로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도 누가 나갈 지 정하기 힘들 것 같은데, 그냥 다 나가서 한 번씩 싸우면 되지 않나요? 5대 5 대결처럼 말이죠.”


잠시 정적이 흘렀다. 다들 무언가 생각에 빠진듯 눈동자를 위로 치켜뜨고, 조금 전 천지의 자세를 취했다. 10초 정도 지났을 까, 은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국왕님?”


“네, 저도 동감입니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요? 수락님, 어떠신가요?”


“조금 놀랐습니다. 천지의 입에서 저런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거든요. 굉장히 좋은 선택입니다. 여러모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고, 교섭에서도 저희가 거절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국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옅게 웃으며 천지를 쳐다보았다.


“천지님, 감사합니다. 이 방법이라면 합리적이군요.”


“하하, 아닙니다. 예전에 만화나 게임에서 봤던 것들이 문득 떠올랐거든요.”


그 뒤로 구체적인 대결 방식과 출전자에 대한 사항들이 논의되었다.


“흠, 일단 5대 5로 룰을 정한다고 가정하면, 총 5회의 대결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5인이서 한 번의 전투를 치르는 걸까요?”


“아무래도 일대 일의 대결을 5회 치르는게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일본 유저들보단 한국 유저들이 평균 레벨이 높거든요. 제가 아는 몇 사람만 해도 혼자서 웬만한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으니, 체스터 리치만 제외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일본은 주목할 만한 유저가 없나요?”


“음, 몇 있긴 합니다. 일본의 가장 큰 길드인 ‘무신’ 길드의 길드장은 스스로를 ‘쇼군’이라고 칭할 만큼 강하다더군요. 길드 내의 부대를 맞고있는 ‘조장’들은 ‘사무라이’라고 불린답니다. 실제로 그런 직업은 없지만요. 그리고 일본에는 ‘닌자’라는 직업이 있다고도 들었습니다. 도둑과 비슷하지만 훨씬 빠르고 치명적인 공격을 한다더군요.”


“쇼군, 닌자···참 일본스러운 설정이군요. 그에 대비한 전략을 잘 짜둬야 겠습니다.”


그 뒤로도 한참 논의가 오갔다. 한 시간 여를 더 논의한 끝에 회의가 끝났고, 모두 녹초가 되어버렸다. 회의가 끝나고, 청와대를 나오자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흑기사단은 천지 일행에게 회식을 제안했지만, 회의 때문에 지쳐 있었기에 예의있게 거절했다. 흑기사단은 서울에 올라온 것이 얼마만이냐며 그들끼리 신나서 몰려가버렸다.


“근데 수락 오빠, 궁금한게 있는데요?”


흑기사단이 떠나자, 아라치가 수락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음? 뭔데?”


“그 체스터 리치라는 사람 있잖아요? 엄청 강하다고 했지만, 사실 천지 오빠의 앰블럼만 있다면 충분히 일대 일로 이길 수 있지 않을까요?”


수락은 아라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지도 그 옆에서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렇겠지?”


“그럼, 굳이 5대 5 대결을 할 필요도 없지 않아요? 천지 오빠가 이기면 되잖아요?”


수락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되면 일기토는 이길 수 있겠지. 하지만 이런 유니크 앰블럼이 있다는 소문이 나버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거야. 저번에 국왕 암살이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 말했었지? 아마, 국왕 암살보다 천지를 암살하려는 세력이 더 많아질 수도 있겠는데?”


“처, 천지 오빠 암살이요?”


“응, 천지를 죽여서 앰블럼을 드랍시키려는 목적으로 말이야. 물론 일기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게임을 접을 만한 일을 할 순 없으니까.”


“그렇군요. 알겠어요.”


천지 일행은 그대로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그 다음날도 청와대에서 회의가 있었기에, 천지와 수락도 회포를 풀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그 다음날부터 한 주 내내 회의가 이어졌다. 첫 회의와 마찬가지로 실무자 위주로 진행이 됐지만, 어느 날은 국왕이 자리를 비우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다른 길드장이나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천지 일행은 수락을 제외하고는 굳이 참석할 필요는 없었기에, 각자 회사에 출근하거나 신변 정리를 했다. 유일하게 일이 없는 천지는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수락을 따라 몇 번의 회의에 참석했다.


“그런데 말이지. 그래도 명색이 국가 간의 전쟁인데, 이렇게 쉽게 흘러가도 될는지 모르겠다.”


“쉽게 흘러가다니, 지금 엄청 바쁘게 준비하는거 모르냐?”


“아니, 그런 것 말고.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고 해도 말이지, 그냥 게임에서 단체로 싸우는 거잖아? 누가 죽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그냥 게임’인데. 나라의 큰 일을 이렇게 정해도 되는 거냐? 물론, 그렇다고 나 같은 허약한 예비군이 총들고 싸우는 것도 좀 그렇지만··· 전쟁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너무 낮아졌달까?”


“전쟁의 무게라···하긴, 요즘 사람들은 전쟁의 공포에서 거의 벗어나긴 했지. 우리나라처럼 아직 분단국가인 경우는 예외이긴 하지만. 하긴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게임으로 전쟁을 한다고 하면, 각 국가들이 게임에서 군사들을 훈련시켜야 되는데 말이지. 일본은 자위대에서 자체적으로 훈련을 시킨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이 전쟁을 치를 때에는 그냥 일반 유저들을 모아서 전쟁을 하니까 말이야.”


“그러게? 왜 훈련을 시키지 않는 거지?”


“유저들이 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거든. 훈련을 시키면 말이야, 사람들이 게임을 싫어하게 되지. 취미를 일로 하게 되면 점점 재미를 잃어가는 것처럼 말이야. 자유롭게, 그리고 즐겁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제일 강하게 된다는 거지. 네가 느끼는 무게감이란 것도, 자유로운 게임의 유저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겠지.”


“자유로운 유저들의 전쟁···”


“전쟁의 결과가 바뀌진 않을 거야. 물론 실제로 국가 전체가 점령당하거나 사람들이 학살당하거나 하진 않지만, 이제는 그런 것보단 무역이나 외교문제가 더 무서운 것이니까. 다만, 게임을 만들어 가는 것이 늘 유저들이었듯이, 앞으로의 전쟁도 유저들이 만들게 될 거야. 지금 내가 일반인 신분으로 전쟁에 참모로 참여하는 것도 그런 과정인 것이겠지? 우린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이젠 전쟁이 모르는 채 끌려가 참혹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거지. 게임으로 말이야. 전쟁의 의미도 그런 게 아닐까?”


“음, 전쟁의 의미라···그런데 말이야.”


“응?”


“제발 부탁이니 멋있는 척 폼 잡지마. 느끼한 얼굴이 더 느끼해진다.”


“···닥쳐라 좀···”


그리고 드디어 2주 뒤, 한국과 일본의 전쟁의 첫 날이 도래했다.


작가의말

드디어 50화를 넘기는 군요.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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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화- 17.08.29 435 4 8쪽
55 -54화- +1 17.08.27 414 3 9쪽
54 -53화- +1 17.08.25 430 4 10쪽
53 -52화- +3 17.08.23 466 5 7쪽
52 -51화- Chapter 5. 선택받은 자 17.08.23 452 3 11쪽
» -50화- +1 17.08.20 442 6 11쪽
50 -49화- +1 17.08.20 447 4 8쪽
49 -48화- +1 17.08.08 627 6 19쪽
48 -47화- 17.08.07 433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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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17.08.03 497 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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