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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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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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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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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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의 흥분

DUMMY

2021년 1월 30일 아침 한서희가 오디션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가 황급히 사이드X 본부 10층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상기된 얼굴로 게임 폐인 세 명에게 말한다.


“아...건물 입구에 사람들이 잔뜩 진을 치고 있어서 밖으로 못 나가겠어. 좀 어떻게 해봐.”


그레이트 머스탱이 자기 볼때기를 긁적이며 말한다. 며칠 게임에 파묻혀 모습이 상당히 부스스하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노숙자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입구에 사람이라니? 찾아올 사람도 없는데.”


한서희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말한다.


“몰라! 빨리 어떻게 해봐. 오디션 늦겠어!”


박철수가 잽싸게 일어나면서 시크한척 말한다.


“걱정마! 내가 처리해 줄게 오디션 늦을 일은 없을 거야.”


한서희를 향해 꼬리 흔드는 박철수가 못마땅한지 그레이트 머스탱도 잽싸게 일어났다. 뒤이어 내려온 다크서클을 비비며 김철중이 일어나며 말했다.


“어이, 이럴 때는 총수가 나서는 거야 잔챙이는 뒤따라와.”


최근 한서희는 사이드X 본부 9층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 자신만의 연습실을 만들어 춤과 노래 연습에 한창이다. 그 덕에 오덕후 세 명과 꽤 친해진 것 같다. 사는 세상이 틀려 벽을 두고 조금 차가운 척을 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고마워하는 것 같다.


본부 1층으로 내려오니 진짜 괴한들이 입구를 틀어막고 있었다. 거기다 전원이 연장을 하나씩 들고 있다.


박철수가 앞에 나서서 괴한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뭐야?”


괴한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나서서 말한다. 인상을 보니 전에 사시미파 두목과 술잔을 기울이며 농담을 주고받던 사시미파의 간부다.


“여기가 사이드X라는 땅딸보들 소굴인가?”


그레이트 머스탱이 땅딸보라는 말에 발끈한다.


“어디서 주댕이를 나불거리는 거야? 그래 여기가 사이드X다 어쩔 건데?”


괴한들이 서로의 눈빛 교환을 하더니 전원이 폭소를 터트리며 앞에 나온 세 명을 비웃는다. 물론 한서희는 지금 멀리서 입구가 열리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시미파 간부가 폭소를 터트리며 말한다.


“소문대로 진짜 꼬맹이 세 명이었군. 얘들아 사시미파라고 못 들어봤냐? 울던 아이들도 오줌지리며 도망간다는 사! 시! 미! 파! 우리 두목님이 너희들 좀 보자신다. 얘들아 쳐라!”


리더의 신호에 양아치들이 고블린 무리처럼 청소년들을 향해 달려들어 연장을 휘둘렀다.


그러나 의기양양하게 돌진했던 양아치들이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비행 청소년을 향해 내지른 연장이 닿지도 않았는데 90도로 꺾였기 때문이다.


한참 출근 시간 때라 지나가는 직장인들이 많았는데 이 광경을 보더니 발길을 멈추고 구경한다.


보통 이런 패싸움은 흔한 게 아니다. 스트레스 쌓인 직정인에게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였다. 보다가 늦으면 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난 패싸움 때문에 교통이 마비됐다고 거짓말 좀 섞으면 된다. 안되면 까짓거 사표 쓸 각오로 본다.


다만 패싸움의 양상이 참 이상하다. 어디 영화촬영이라도 나온 것일까? 비행 청소년으로 보이는 세 명이 성인남성 오십 명을 일방적으로 패고 있었다.


정확하게 그들의 시선에는 이러했다. 검은색 바탕의 옷을 입은 통통한 남자 비행 청소년 한 명은 건물 벽에 기대있고 은색 머리를 바짝 세운 녀석은 성인남성들 사이를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날아다녔고 앞서 이야기한 두 청소년 중간쯤에 요란한 푸른 코트를 입은 한 녀석이 서 있었다.


그리고 화려한 폭발 쇼 현장을 성인 남자들이 요란하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무슨 행위예술인가? 그 주위에는 90도로 꺾인 쇠붙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그레이트 머스탱과 박철수에 의해 현장이 정리되자 구경하고 있던 김철중이 앞으로 나와 사시미파 간부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두 사람의 키 차이고 좀 있었지만 붙들린 사시미파 간부는 눈치껏 무릎을 구부려 멱살을 잡혀준다. 거기에 조직 눈칫밥만 먹고 산 코스프레가 뭔지도 모르는 자에게 김철중이 모처럼 성대모사에 힘을 실어 말했다.


“그래 네놈 두목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사시미파 간부는 간사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고 형님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냥 목숨만 살려주십쇼. 헤헤헤”


이때 이미 김철중의 머릿속에는 전자계산기가 사시미파의 자산을 대충 가늠하고 있었다. 나가리파 현금성 자산이 한 삼백억이었으니 배짱 좋은 이놈들은 한 육백억은 되리라 가늠했다.


김철중에게 양아치란 단순 ATM기 그들의 두목은 ATM기를 여는 열쇠 정도일 뿐이다. 오늘 그야말로 참치한마리가 배 위로 뛰어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한라산의 한적한 곳에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박상우와 잭 나이프, 서로의 능력을 가늠하려는 듯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잭나이프가 얄궂은 표정으로 말한다. 꼭 개구쟁이 같다.


“난 미국 CIA소속 크레이지 하운드에 잭 나이프다.”


박상우 대령이 포커페이스를 하고 대답했다.


“제삼 기동타격대 검은여우 소속 대령 박상우다.”


잭나이프가 깜짝 놀라더니 이내 희열 가득하게 말한다.


“이럴 수가! 피 냄새에 이끌려 달려들었는데 그 악명도 유명한 검은 여우의 터미네이터였다니, 이거이거 흥분되는걸!”


박상우 대령은 여전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말한다.


“이쪽이야말로 그 악명높은 CIA 소속 크레이지 하운드의 광견병과 조우할 줄이야. 기대되는군.”


분위기가 사뭇 심각하다.


박상우 대령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면서 와보라고 도발하자 잭 나이프가 곧장 돌진해온다.


박상우의 앞으로 거리를 좁히더니 잭 나이프가 니킥을 쏘아 올렸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덤볐다.


박상우가 손바닥으로 니킥에 제동을 걸자 잭 나이프는 다른 쪽 다리에 회전을 걸어 발뒤꿈치로 내리쳤다.


그 연계기에 대응해 박상우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돌아오는 다리의 무릎 뒤쪽을 어깨 위에 걸었다. 이대로 허리 부위를 감아 내리찍으면 박상우의 페이스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잭 나이프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깨에 걸린 다리에 힘을 실어 몸을 앞쪽으로 끌어당겨 그대로 박상우의 뒤로 넘어가 붙들리는 것을 피했다.


단 몇 수였지만 그 움직임은 이미 인간을 초월하는 반응과 속도였다. 박상우와 잭 나이프가 다시 마주 섰다.


잭 나이프가 기쁜 듯한 미소를 보이며 말한다.


“이거이거 기대 이상이군. 모처럼 즐길 수 있겠어. 이제 서로 적당히 하는 건 그만두자고. 죽을 각오로 덤벼.”


박상우가 다시 손가락을 까딱이며 덤벼보라고 신호했다.


한참 피에 굶주린 동류끼리 합을 겨룰 동안 회의실에서는 김창렬이 웨이터 복장을 하고 커피를 나르고 있었다. 행동이 좀 어색했다. 당연하다. 지금부터 웨이터 연기를 해야 하는데 김창렬은 예능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 덜덜 떨 수밖에, 떨림이 커피잔까지 전달되어 달그닥달그닥거린다. 그런데 안위준이 웨이터 복장을 하고 뒤를 따르고 있었다. 꼭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김창렬은 회의실로 들어와 CIA요원 앞에 커피를 내려놓는다. 찻잔을 쥔 김창렬의 손이 벌벌 떨린다. CIA요원이 이상하게 본다. 뽕이라도 맞고 온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걸 보고 있는 김태훈과 권기욱이 들통난 게 아닌지 아차 싶어 이마를 짚는다.


긴장되는 순간 김창렬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면서 CIA요원과 눈을 맞췄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를 실은 전하를 쏘아 보냈다. 의지를 실은 김창렬의 전하가 CIA요원의 시상하부에 도달해 수면을 관장하는 뇌의 영역에 혼란을 주었다.


다른 CIA요원에게도 커피를 나눠주는 척하면서 시상하부로 전하를 흘렸다. 지금 김창렬이 한 것은 두 CIA요원을 환각 상태로 빠트린 것이다. 환각에 걸린 둘은 지금 멍하게 앉아있는 상태다.


첫 단계 작전이 성공하자 권기욱이 한숨을 내쉰다.


이제 김창렬이 환각에 빠진 둘의 뇌를 스캔 중이다. 그렇다. 어제 특훈을 통해 김창렬은 세뇌 스페셜 리스트가 되었다. 세계적인 영웅이 되고 싶은 그의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그러고 보니 김창렬의 머리 색이 하얗게 변해있다. 하루 만에 신경을 얼마나 썼으면 저 상태가 됐는지 가늠이 안 된다.


김창렬은 CIA요원의 오늘 기억을 찾고 있다. 다른 사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자신의 머리에 들어온다.


이런저런 약점으로 쓸 수 있는 흑역사도 자주 쓰는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도 필요 없다. 오르지 오늘 일자의 기억이 있는 곳이다. 뇌 속을 헤집은지 30분 다행스럽게 오늘의 기억이 담긴 뇌 전기신호가 오가는 부분을 찾았다.


김창렬은 신속히 오늘의 각본이 담기 전하를 흘려 넣었다. 이내 침투한 전하가 원하는 부위에 충돌을 일으키며 조작된 기억을 불어넣었다.


물론 조작당하는 자의 기억 메커니즘까지 완벽히 파악한 상태이니 조작된 정보가 아무런 충돌 없이 본래의 뇌 전기신호에 옮겨질 수 있었다.


이제 화장실 간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남은 사람의 기억조작을 마쳐야 한다. 김창렬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더불어 본인의 뇌에 부하가 걸리며 코피까지 쏟는다. 세계를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김창렬의 의지가 눈물겹다. 뭐, 이길조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불쌍한 영혼이지만 마음만큼은 순수한 듯하다.


옆에 서 있는 안위준이 손수 휴지를 말아 김창렬의 코에 끼워주며 말한다.


“선배, 파이팅!”


같이 따라 들어온 이길조도 웬일인지 격려를 쏟아붓는다. 특히 세계평화를 강조하면서 말이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김창렬이 다시 세뇌 초능력을 발휘한다.


남은 CIA요원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김창렬의 뇌리에 떠오른다. 한참 기억을 더듬던 김창렬이 엄청난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다름 아닌 지금 세뇌를 걸고 있는 사람은 CIA 요원이 아니라 미국의 51번째 구역을 드나드는 연구원이었다.


51구역 세계 최고의 보안시스템이 갖춰진 곳이며 음모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미스터리 장소다. 가장 널리 알려진 소문은 51구역은 외계인이 운용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곳에서 각종 외계기술을 미국이 전수 받아 연구하고 외계인은 그 대가로 금이나 인간들을 받아간다는 말도 있다.


특히 이곳은 경계가 삼엄하다. 누군가 51구역에 발을 들이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진다고 한다.


김창렬은 미스터리 오덕후였다. 한창때는 미스터리 사건을 주제로한 Z파일이라는 드라마에 빠져 기묘한 원형안테나를 들고 산봉우리를 찾아다니며 외계인과 교신하기 위해 노력했고 외계인의 흔적을 찾으려 51구역 근처까지 간 적도 있다. 그리고 외계어까지 연구했다.


김창렬이 이 사람의 기억을 파고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화장실 간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원래라면 셋 다 세뇌를 걸어야 했지만 그놈의 생리현상이 일을 틀어지게 만들었다.


‘젠장!’


결국에는 절호의 기회를 뒤로하고 세뇌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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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빈 집 털이 18.11.13 57 0 11쪽
» 전투의 흥분 18.11.12 74 0 11쪽
11 영웅 김창렬 18.11.10 70 0 11쪽
10 강대국의 위협 18.11.09 84 0 11쪽
9 동료 추가요. 18.11.06 91 0 11쪽
8 질투와 약탈의 화신 18.11.05 87 0 11쪽
7 고블린 소굴 18.11.04 113 0 11쪽
6 수련과 업그레이드 18.11.03 129 0 11쪽
5 군 vs 경찰 18.11.02 183 0 11쪽
4 동료다! +1 18.11.01 319 4 12쪽
3 탄생! 그레이트 머스탱 18.10.31 418 3 11쪽
2 초능력의 시발점 +2 18.10.30 617 7 11쪽
1 <더 프롤로그> +3 18.10.30 695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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