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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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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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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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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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북경_44. 쾌속의 유령(16)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16-



해가 밝아온다.

긴장감이 풀린 노장과 연합국 장교들이 곯아떨어졌다.

지난밤에 있었던 긴박한 상황은 휴전을 맞이한 탓에 수마에 빠진 꼴이다.


“확인해 본 결과, 연합국은 어하원 500m 밖으로 철수했습니다.”

“그래도 경계를 풀지 마.”

“대장님 말대로 있는 커피, 없는 커피를 긁어다가 먹였습니다.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이 안 오더군요.”


허일도가 진저리를 쳤다.

커피의 효능이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말처럼, 너무 마신 나머지 싱싱한 게 이상한 모양이다.


“오늘 하루만 넘기면 돼.”


한승범은 커피잔을 들었다.

연합국 취사병이 가져다준 커피 향을 탐닉하며 조금씩 마셨다.

이동국이 쟁반에 담긴 음식을 조사하며.


“서양식 샌드위치라고 해서 간단히 먹을 수 있습니다.”


빵에 야채와 고기전을 넣고 여러 양념을 바른 음식은 손으로 들고 식사할 수 있었다.

허일도는 식욕이 줄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단숨에 샌드위치 2개를 입안으로 꾸겨 넣었다.


“읖! 커피 대신에···.”


황하의 탁한 물 때문에 생수를 마시기가 힘든 북경, 어쩔 수 없이 커피잔을 드는 허일도.

한승범도 담백한 차보다는 커피의 탁하고 독한 맛이 좋은 듯, 음미하며 마셨다.


“고향에 돌아가서 전역하면, 커피점을 차리고 싶다.”

“푸하하하!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콩을 볶아 내리는 점장이 되겠다고요.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겠습니다.”


허일도가 배를 잡고 웃었다.

이동국은 고개를 돌렸다.

최일국은 딴청을 피웠다.


“커피점이 어떤데?”


한승범은 발끈했다.

영혼에 안식을 주고 편안함이 밀려오는 커피야말로 인생의 낙이라는 생각에 항변했다.


“너희도 커피의 맛을 알게 되면 나와 같은 생각일 거다.”

“쓰디쓴 커피는 잠을 자지 않을 목적으로 마시는 군대의 수작입니다. 낙을 커피에 붙이지 마십시오.”


허일도가 짜증을 냈다.

그도 그럴 게 조선에 커피를 도입한 이유는 졸음을 쫓고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각성효과 때문이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에 북군은 커피를 마신 후, 각성상태가 최고조에 이를 때 공격을 지시했다.

허나, 지금은 다른 의미로 커피가 유행 중이었다.


-커피의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며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천사같이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18세기 프랑스 외교부 장관 탈레랑이 말한 것처럼, 조선에 커피가 퍼지는 것은 시대의 조류였으나.


“전 설탕과 우유를 넣고 마시는 게 좋습니다.”


이동국의 말.

한승범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커피를 마시는 법은 원두를 갈아서 내리는 거다. 일체의 감미료 없이.”


다들 혓바닥을 내밀며 인상을 꾸겼다.

조선에 처음으로 커피가 도입될 때도 구정물 혹은 사약이라며 사람들이 꺼렸다.

섭정왕이 군인이야말로 첨단 문명을 선도하는 족속이라며, 커피를 장려하고 나서야 퍼지기 시작했다.


“대장님, 커피는 설탕 때문에 마시는 겁니다.”


허일도의 말처럼, 특유의 맛을 희석할 목적으로 설탕이 대량 보급되자, 커피의 수요가 늘어난 것일 수도 있었다.


“자네와는 말을 하지 말아야겠군. 설탕이 없는 커피의 진면목을 알게 될 때가 올 거다.”


이 말을 끝으로 마룻바닥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한승범과 허일도, 이동국 등은 시선을 복도로 돌리며 총기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허헉! 여기에 계셨군요.”

“미하일 중사가 이곳까지 무슨 일로?”

“큰일났습니다.”


연신 숨을 고르며 말문을 잇지 못하는 미하일이 탁자에 놓인 커피잔을 들고 마셨다.


“앗! 뜨거라!”


검은 물을 분수처럼 내뱉으며, 혀에 부채질했다.

이동국이 주전자를 들이밀자, 식은 찻물을 폭포수처럼 마신다.


“꿀꺽! 꿀꺽-!”


얼마나 목이 탔는지, 2리터가 넘는 주전자가 바닥을 드러냈다.

도중에 사레들렸는지, 기침을 토하는 광경에 이동국이 등을 두들겼다.


“미하일 중사님,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

“제기랄, 얌생이 같은 샨체스가 우리를 배신했어. 재화를 손에 넣기 무섭게 모 부대장을 협박했고, 톰이 알아채고 총격전을 벌였습니다.”


배신이다.

어젯밤의 탈취작전이 성공한 직후, 칼캐로돈이 탈취한 은과 금덩이를 어둠의 장터 소속의 위장 열차에 적재하고 나서.

정체불명의 무력조직이 나타났고, 톰과 로벨리타를 체포했으며, 모개광을 죽이려는 찰나. 이일 등이 나타나서 구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샨체스로부터 탈출한 모 부대장이 두 사람과 일행을 데리고 이쪽으로 왔고, 이일 중위가 터뜨린 폭발물로 칼캐로돈이 기동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최악의 상황.

이 위기를 어떻게 탈출할지 방도가 없다.

한승범은 자신을 쳐다보는 부하들을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었다.

본인이 무너지면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르기 때문이다.


“모 부대장은?”

“팔을 다쳐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모두 저쪽의 지하통로에 숨어있습니다.”

“샨체스가 추격하면 어떻게 하려고?”


모개광이 작전을 구상할 당시에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었다. 샨체스가 사람을 풀면 지하통로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은 순식간이다.


“칼캐로돈의 공기부양 탱크 중에 하나를 망가뜨려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거랍니다.”

“톰과 로벨리타는?”

“아가씨는 충격을 받았고, 톰은 우리와 협력하겠다며 최대한 빨리 지하통로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방안이 있다.

한승범은 직감적으로 톰이 남몰래 탈출할 방도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이렇게 된 이상.


“모두 30분 뒤에 출발한다. 전력을 다해서 황실 정원에 있는 경산으로 간다.”

“젠장, 골목마다 연합국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저쪽에 있는 포로들은요?”


일순,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언가에 한승범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래! 저들이 있었지. 장성들을 묶어서 건물밖에 매달아. 몸에는 가짜 폭탄 장치를 설치해서 위협하는 거야.”


계획은 어설펐지만,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단 일 푼이라도 승률이 높아진다면 시행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잠시 후.


“이게 무슨 짓이냐?”

“감히 대독일제국의 원수를 웃음거리로 만들어.”

“신사의 품성을 가지지 못한 유령의 학살자! 아니, 크레이지 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밧줄로 꽁꽁 묶인 열강의 장성들.

청국 백성과 북경시민을 공포에 떨게 만든 연합국 장성들이 굴비처럼 어하원 외부 벽에 매달렸다.

연합국 측이 놀라는 사이, 한승범은 출발을 지시했다.

창문에 있는 가짜 조선군인들, 군복을 입은 허수아비와 빈 탄창이 든 룬기관총을 거치해서 꾸민 뒤. 엔진의 시동을 걸고 출발해 버린 것이다.


“에취! 추운데 속옷만 입으라니.”


최일국이 불평을 토로했다.

군인 수를 속일 목적으로 한승범을 포함한 전원이 속옷에 군화만 싣고 있었다.


“나중에 군기교육대에 가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도요.”


이동국의 말.

한쪽에 꾸겨진 미하일도 한숨을 내쉬었다.

온통 털이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양,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소매 없는 윗속옷이라도 입지?”

“···.”


대답 없는 미하일.

최일국이 대신 말해준다.


“저 녀석의 윗속옷은 다친 병사의 붕대 대용을 썼습니다. 아래 속옷만 입고 탄창 허리띠, 군화를 싣고 다니면 변태라고 소문이 날 것입니다. 크크크!”


미하일이 버럭, 말했다.


“최 중사, 닥쳐!”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뒤로 하고, 굉음을 내며 전차가 질주했다. 연합국은 어하원 벽에 걸린 장성들의 목숨을 구하고자 가만히 있었다.


“좌측 골목으로!”

“어제 전투로 벽돌담이 무너진 곳이 많습니다.”


전차 궤도가 만능이라고 해도 울퉁불퉁한 곳을 마냥 편하게 다닐 수 없었다.

연합국이 간간이 모습을 보였지만, 사전에 명령받았는지, 대전차 소총과 소총을 겨눈 채 사격하지 않았다.


부르르릉!

부르르릉-!


두 대의 전차가 어하원과 신무문 사이에 있는 마지막 골목을 빠져나올 때쯤.


“대장님, 경산은 낮아도 산입니다. 야산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억!”


말을 마치기도 전에 굉음이 차체를 뒤흔들었다.

한승범은 시선에 잡힌 사물이 두세 개로 보이는 충격에 받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회복했다.

원인은 전차의 후부를 타격한 포탄이 주는 진동 때문이었다.


덜컹!


급히 해치를 열고 등 뒤를 쳐다봤다.

전방은 최일국과 이동국이 보고 있으므로 사각지대를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젠장! 벌써 알아챘구나. 적 공격에 대비해!”


평생을 포로로 잡힌 적이 없는 발더제 등은 만인의 웃음거리로 전락한 상황에 분개했다.


-내가 죽더라도 어하원을 되찾아라!


포로가 되어 매달린 장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고, 독일군은 눈물을 머금고 어하원 진입을 시도했다.

일본군도 이에 호응하며 총검을 장착하며 돌진했고, 발더제 이하 장성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았을 때.

어하원에 있는 조선 군인들이 솜을 입은 가짜 조선군복차림의 허수아비였고, 분노에 호령을 날렸다.


-망할! 크레이지 한을 사로잡아라. 연합국이 주관하는 재판장으로 끌고 가서 오늘의 수치를 갚아주겠다.


노발대발한 발더제의 명령이 떨어졌다.

신무문 앞에 도착한 한승범의 전차를 노리고 있는 산포 중대가 명령받기 무섭게 발사했다.


퍼 펑펑!

퍼 펑펑-!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포탄은 한승범이 탄 전차의 후미에 떨어졌고, 지금도 쉴 새 없이 사격했다.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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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북경_44. 쾌속의 유령(16) +3 24.07.03 789 28 10쪽
165 [외전]북경_43. 쾌속의 유령(15) +3 24.07.02 794 25 11쪽
164 [외전]북경_42. 쾌속의 유령(14) +2 24.07.01 791 24 10쪽
163 [외전]북경_41. 쾌속의 유령(13) +3 24.06.27 872 27 11쪽
162 [외전]북경_40. 쾌속의 유령(12) +2 24.06.26 806 28 10쪽
161 [외전]북경_39. 쾌속의 유령(11) +4 24.06.25 824 28 10쪽
160 [외전]북경_38. 쾌속의 유령(10) +4 24.06.24 816 29 11쪽
159 [외전]북경_37. 쾌속의 유령(9) +2 24.06.20 936 28 9쪽
158 [외전]북경_36. 쾌속의 유령(8) +3 24.06.19 838 26 11쪽
157 [외전]북경_35. 쾌속의 유령(7) +3 24.06.18 890 28 10쪽
156 [외전]북경_34. 쾌속의 유령(6) +2 24.06.17 896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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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외전]북경_17. 북경성 함락과 격변(1) +3 24.05.20 972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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