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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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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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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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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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75. 5막 1장 - Reborn (3) | Isaac

DUMMY

어둡고 캄캄한 숲.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파란색. 나뭇잎은 태양을 받지 못해 검은색. 아주 멋진 색이다.

"으아. 이제 아침에는 쌀쌀하네요."

"일단은 가을이지 않습니까."

이곳 로테리아에도 가을이 다가왔구나. 하긴 밤의 여인 축제가 여름의 끝에 하는 거라고 했으니 가을에 접어들 때가 된 거지.

우리는 악마의 탑으로 가는 길로 추정되는 길을 걸어간다. 스산한 바람 소리와 기괴한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얼마나 더 가야 할까요?"

"점심은 지나야 도착할 겁니다."

에스나의 대답에 맥이 한숨을 내쉰다. 지루한 일정이지. 하지만 그렇게 남은 시간은 나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 내가 누군지 돌아볼 시간이 만들어졌다.

나는 누구인가. 지난밤 하늘에 떠올라서 달을 바라보며 조금 생각은 정리했다. 글린다에게 과거를 이야기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지. 무슨 맥락인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맥락이다.

내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것으로 혼란을 일으키지는 않을 거다. 아마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어두워지는 거 같아요."

맥이 몸을 살짝 떨며 말한다. 확실히 길을 걸어갈수록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나뭇가지가 무성해지며 하늘을 가린다.

"정말 악마가 살아도 이상하지 않겠네요."

꼭 동화를 보면 이런 숲에 악마나 마녀가 살지. 헨젤과 그레텔에도 이런 숲에 마녀가 살았지.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아마 탑에 산다는 건 악마가 아닐 겁니다."

에. 조금 기대했는데. 기대가 무너진 나와 달리 맥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정말인가요?"

"네. 악마는 이런 숲과 같이 오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악마들은 사람들 근처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지요."

"그런 건가요?"

"백룡 기사 교본에 나온 말입니다."

교본도 따로 있구나. 생각보다 잘 돌아가는 집단이라는 건데. 본부에 간다고 했으니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에스나의 대답을 끝으로 침묵이 이어진다. 나에게 집중하기에 좋은 환경이군. 나뭇잎끼리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옮긴다.

나는 누구인가. 아이작인가 이유진인가. 어젯밤에 온종일 고민한 결과, 내가 선택을 못 하는 이유를 알아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하나를 부정한다는 것. 나의 삶 일부를 부정하는 것. 내가 살아온 것을 무너트리는 것.

그런 걸 쉽게 하는 인간은 드물지. 나는 아니고 말이야. 자신을 찾아가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걸어간다. 악마의 탑을 향해서. 에스나의 말에 따르면 악마가 있지는 않겠지만.

걸어간다. 나를 찾아가는 길 위를. 이 길의 끝에서 나를 찾으면 좋으련만.

"아이작. 또 무슨 생각 하시고 계십니까?"

옆에서 걷던 에스나가 말을 걸어온다.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간단한 고찰."

"간단하게 고찰할 주제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렇게 어이없어하지 마. 나한텐 중요한 거라고. 한숨을 쉬는 에스나를 쏘아본다. 에스나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본다. 혀를 한 번 차고 걷는 것에 집중한다.

한 시간 정도 길을 걸었다. 태양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감에 의존한 시간이지만. 뒤에서 따라오는 맥의 입에서 거친 호흡 소리가 들려온다.

"한 번 쉬었다 가겠습니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불편한 길을 걸으면서도 호흡 한 번 흐트러트리지 않은 에스나가 말한다.

"만세!"

지쳐서 대답조차 못 하는 맥과는 달리 글린다는 양손을 올리면 환호성을 지른다. 글린다도 많이 지쳤나 보군.

"으에에."

맥은 그대로 땅에 주저앉는다. 이마에 맺힌 땀은 나무들을 지나쳐 오는 바람에 금방 말라버린다. 글린다도 맥의 옆에 앉아서 이마의 땀을 훔친다.

에스나도 나도 적당히 자리를 잡고 땅에 앉는다. 솟아 나온 나무뿌리가 약간 불편하다.

"숲길을 걷는 거 생각보다 힘드네요."

글린다는 양다리를 뻗고 종아리를 주무른다.

"땅이 평탄하지 않아서입니다. 평소보다 걷는 것에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빨리 피로해지지요."

에스나는 등에 메고 있던 검과 방패를 풀어 바닥에 내려놓는다.

"앞으로 얼마나 가야 하나요?"

"최소한 세 시간 정도입니다."

여기도 시간 개념이 있구나. 약간 이상한 말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태양의 움직임을 인지한 순간부터 있었던 거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시간의 측정단위가 시간이구나.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질문."

손을 살짝 들어 올린다. 에스나와 맥과 글린다가 나를 바라본다. 시선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기초 상식을 배워둘 기회다.

"하루는 몇 시간이야?"

"에?"

"이상한 질문인 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일단 대답해 봐."

"다른 차원에서 오셔서 그런 겁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이해했다는 듯이 에스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루는 24시간으로 나누어집니다. 한 시간은 60분. 일 분은 60초이죠."

이 부분은 지구와 똑같군. 뭔가 이유가 있는 걸까?

"일 년은 12개월입니다. 한 달은 30일씩 총 360일로 일 년이 흘러가는 겁니다."

달력도 지구와 흡사하다. 윤년은 없는 것 같지만.

"이해하셨습니까?"

"응. 지구랑 비슷하네."

"진짜요? 신기 하네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기준점의 차이인가.

글린다가 눈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인다. 그 옆의 맥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까딱거린다. 피곤함을 못 이이고 졸고 있는 모양.

"마법사님이 살던 곳은 어땠나요?"

에스나와 주고받은 문답이 글린다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이다. 잘못하면 시간이 상당히 빼앗길 거 같은데. 그래도 저런 눈동자를 한 상대의 질문을 그냥 넘기기에는 양심에 가책이 느껴진다.

한숨을 내쉰다. 어쩔 수 없다. 그냥 좀 대답해주자. 늦게 탑에 도착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잖아? 마을 사람들의 자식은 죽을지 몰라도.

"제가 살던 곳 말입니까."

솔직히 반평생은 병실에서 지내서 말이지. 바깥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 흐릿한 옛 기억과 병실에서 받은 교육, 바라모아를 통한 간접 경험만이 전부. 그래도 설명은 해 줄 수 있지.

"제가 살던 곳은 한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입니다. 약간 전쟁의 불안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그게 끝?"

뭘 어떻게 더 설명하지? 경제 체제를 설명해 줘? 아니면 정치 체제를 설명해 줘?

그런 나의 눈동자를 받은 글린다는 머리를 긁적인다.

"하긴 저도 테페리를 설명하라고 하면 못하죠. 그냥 넘어갑시다."

그래.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졸고 있던 맥은 아예 땅바닥에 쓰러졌다. 일어날 낌새도 보이지 않는다. 점심도 여기서 해결해야겠네.

나무와 나무의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기이한 음악처럼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가끔 보이는 하늘색 점이 보이고.

"글린다 양."

"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다. 이 생각이 맞는다면 나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세계에도 철학이 있나요?"

내가 알고 있는 철학은 자신과 세계를 알아가는 학문. 만약 로테리아에도 철학이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

글린다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철학을 아예 모르면 고민할 리도 없겠지.

"할 일이 없는 귀족들이 철학을 하기는 하는데···."

왜 말끝을 흐리지?

"저는 잘 몰라요."

그렇구나. 글린다는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조금 아쉽다.

"제가 알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에스나가 손을 들러 올린다. 놀란 표정으로 에스나를 바라본다. 글린다도 입을 벌리고 눈을 크게 뜬 상태다.

"그렇게 이상하십니까?"

"엄청."

"많이 이상해요."

에스나가 한숨을 쉰다.

"왜 이상합니까?"

"기사잖아."

"기사라서요."

나와 글린다가 동시에 말한다. 에스나는 더욱 크고 깊은 한숨을 쉰다.

"기사라고 다 무식한 건 아닙니다. 백룡 기사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학도 배웠다?"

에스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음. 약간 못 미덥긴 하지만, 그래도 배웠다니까 물어볼까?

"그럼 나는 누구야?"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내린 철학자가 있습니다."

에스나가 손가락을 하나 들어 올리며 말한다. 이러니까 정말 배운 사람 같은걸? 갑옷만 없으면 학자라고 했어도 믿었을 거 같다.

"철학자 헨드레이크가 말하길, 나는 단수가 아니다."

그 담담한 말에 담긴 이해하기 힘든 문장. 나는 단수가 아니다.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 찬다.

"아. 그 말은 저도 들어봤어요."

글린다도 알고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유명한 말인가 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처럼.

"무슨 뜻인가요?"

글린다는 내 질문에 눈을 피한다.

"말했다시피 저는 철학을 잘 몰라서···."

뜻은 모르는구나. 에스나는 알고 있나?

살짝 에스나를 바라본다. 투구 때문에 표정은 읽을 수 없다. 그래도 저 건방진 몸짓이 나는 뜻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가 물어보기 전에는 말해주지 않겠군. 성격도 나빠요.

어쩔 수 없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다. 내가 조금 숙이고 들어가자.

"도와줘 에스나."

내가 도움을 구하자 에스나는 실실 웃음을 뱉는다.

"흐흥. 도와드리겠습니다."

에스나는 기분 나쁜 콧방귀를 끼며 말을 한다. 내가 도움을 구했다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나중에 마법을 한 번 날려줘야겠다.

"나는 단수가 아니다. 이 말을 풀어서 설명하자면,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과 기억과 생각 속에 존재한다는 겁니다."

음. 한 마디도 이해 못 했다. 에스나는 내 표정을 보더니 한숨을 쉬고 설명을 재개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저는 백룡 기사 에스나입니다. 아이작 당신에게는 귀찮은 에스나가 될 테고요. 글린다에게는 예쁜 여자 에스나일 겁니다."

아. 조금 이해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들이 합쳐져서 내가 된다는 건가? 사회적인 시선 속에서 나라는 자아의 확립이 일어난다는 거군.

그럼 나는 누구지?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어떻지?

주변을 둘러본다. 나를 바라보는 에스나가 보인다. 지루한지 하품을 하는 글린다가 보인다. 피곤함에 절어 잠자고 있는 맥이 보인다. 저들에게 나는 어떻게 보이는 거지?

"나는 누굴까?"

에스나를 바라보며 질문한다.

"저에게 당신은 차원이탈자 아이작입니다."

"저는 누구입니까?"

하품을 끝낸 글린다가 대답한다.

"저를 구해준 친절한 마법사요."

"맥에게 저는 누굴까요?"

잠깐 고민한 글린다가 말한다.

"되게 무서운 마법사?"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누구였지?

부모님에게는 걱정스러운 아들. 형과 누나에게는 언제나 어린 동생. 홍선에게는 자신이 맡아야 하는 환자였겠지.

가족들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UMO에서 만났던 사람들에게는?

유리카쨩에게는 총천연색의 전투 대장. 맥컬린에게는 게임 친구. 이카야에게는 끝까지 정모에 나오지 않는 나쁜 놈 정도?

그럼 수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수많은 나중에 나는 누구지? 내가 바라보는 나는 누구지? 눈을 감고 나를 바라본다. 나를 반추한다.

나는······. 내가 살아온 나는···. 이유진으로서 본 나의 삶은···.

퍼팩트 메이지 아이작.

나는 게이머 아이작.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이작. 죽음의 공포를 즐거움으로 잊는 아이작. 재미없는 건 재미없는 아이작. 그게 나다.

눈을 뜬다. 내가 누군지 알겠다. 나는 아이작이다. 재밌기 위해서 살아가는 자.

"으엑."

글린다가 이상한 소리를 낸다. 눈을 돌려 글린다를 바라본다.

"마법사님. 눈동자가 황금색···."

그래?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 지금 무척이나 즐거운데.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너무나 즐겁다. 주변을 보아라! 저 푸르고 검은 숲을 보아라! 가끔 엿보이는 저 하늘을 보아라! 너무나 아름답지 않은가!

나는 지금부터 새롭게 태어났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진이 아니라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이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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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074. 5막 1장 - Reborn (2) | Isaac +2 19.06.24 1,788 23 11쪽
73 073. 5막 1장 - Reborn (1) | Glinda +2 19.06.22 1,810 27 11쪽
72 072. 5막 서장 - Awaken | Glinda +6 19.06.21 1,809 27 11쪽
71 071. 4막 종장 - 숲 속에서 | Isaac +4 19.06.20 1,847 27 11쪽
70 070. 4막 5장 - 악마가 사는 숲 (3) | Isaac +6 19.06.19 1,843 30 12쪽
69 069. 4막 5장 - 악마가 사는 숲 (2) | Glinda +4 19.06.18 1,878 29 11쪽
68 068. 4막 5장 - 악마가 사는 숲 (1) | Isaac +10 19.06.17 1,933 31 11쪽
67 067. 4막 4장 - 찰나의 휴식 (3) | Isaac +6 19.06.15 1,941 30 11쪽
66 066. 4막 4장 - 찰나의 휴식 (2) | Isaac +5 19.06.14 1,931 30 12쪽
65 065. 4막 4장 - 찰나의 휴식 (1) | Isaac +6 19.06.13 2,027 33 12쪽
64 064. 4막 3장 - 다시, 티파나 (3) | Isaac +2 19.06.12 1,998 30 11쪽
63 063. 4막 3장 - 다시, 티파나 (2) | Isaac +3 19.06.11 2,007 30 12쪽
62 062. 4막 3장 - 다시, 티파나 (1) | Glinda +4 19.06.10 2,062 33 12쪽
61 061.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6) | Isaac +4 19.06.08 2,081 36 12쪽
60 060.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5) | Isaac 19.06.07 2,046 34 11쪽
59 059.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4) | Isaac +14 19.06.06 2,101 36 12쪽
58 058.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3) | Isaac 19.06.05 2,139 33 12쪽
57 057.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2) | Isaac +8 19.06.04 2,138 32 11쪽
56 056.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1) | Isaac +6 19.06.03 2,162 35 11쪽
55 055. 4막 1장 - Over the Death (2) | Isaac +6 19.06.01 2,132 35 11쪽
54 054. 4막 1장 - Over the Death (1) | Isaac +2 19.05.31 2,133 32 11쪽
53 053. 4막 서장 - 기사와 소년 | Glinda +2 19.05.30 2,135 39 12쪽
52 052. 3막 종장 - 오스왈츠 가문 | Isaac +4 19.05.29 2,177 3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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