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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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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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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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94

DUMMY


94. 고무림 (94)


십만대산.

이곳에도 지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온 산천을 가득 뒤덮은 눈은 모든 것을 하얗게 뒤덮어 버렸다. 앙상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던 나무들마다 풍성하고 하얀 눈꽃이 가지마다 피어났다.

“음핫하하! 드디어… 드디어, 천독강시가 모두 완성되었다. 나의 귀여운 종들. 너희들을 이끌고 중원을 정복하리라.”

천마신교의 지하광장에서 마침내 완성된 천독강시를 보는 혈마의 눈은 붉게 타올랐다. 정말 숱한 과정을 거치고 거쳐서 완성된 천독강시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강시로 기록될 것이다.

금강불괴의 몸에 화경의 경지에 달하는 움직임, 게다가 천독강시는 독을 배출했다.

절정고수라도 천독강시가 배출하는 독무에는 일각을 버티지 못했다. 그런 무적의 천독강시가 무려 180구였다. 원래 죽은 시체를 시체 몇 구라고 부르지만 혈마는 살아 있는 사람처럼 몇 명이라 칭했다.

왜냐하면 천독강시가 자신의 지시를 사람보다 더 잘 따랐기 때문이다. 천독강시는 혈마와 영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천독강시는 모두 자신의 수하였다.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게 된 혈마는 자연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반면 사마는 기운이 쭉 빠졌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천독강시의 완성으로 사마가 2인자로 내려앉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사마의 마음속에는 승냥이처럼 기회를 노리다가 혈마를 물어뜯고 1인자의 자리에 올라설 생각으로 가득 했다.

“감축 드립니다.”

“오! 송강두 문주, 수고했어. 이 모두가 송문주가 수고해준 덕분이야.”

“천독문은 이제 천마신교의 새로운 교주님과 운명을 함께 할 것입니다.”

송강두는 혈마가 천마신교의 새로운 교주가 됨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사마가 있었지만 180구라는 천독강시를 부하로 거느린 혈마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혈마는 이 기세를 몰아서 당장이라도 천마신교의 교주로 등극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지하에 진짜 천마가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마가 허락을 해야 교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참! 천독강시의 완성을 천마님께 보고를 해야겠군.’

혈마는 즉시 지하로 내려갔다.

“주인님! 드디어 천독강시가 완성되었습니다.”

혈마의 보고에 제단의 뒤에서 음산한 천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가서 송강두를 이곳으로 데려와라. -

천마의 명령을 받은 혈마가 밖으로 나가자 제단 뒤에 있는 구덩이 속에서 검은 연기가 요동을 쳤다.

- 크핫하!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든 때가 왔다. 천독강시를 앞세워 내가 중원으로 진출하면 피가 바다를 이룰 것이다. -

혈마와 사마를 따라 지하에 내려온 송강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지하광장에 또 다른 지하가 있다니…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송강두는 뭔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 같아서는 그곳을 도망치고 싶었지만 혈마와 사마의 손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 놈을 제단 위에 눕혀라. -

천마의 명령에 송강두는 즉시 제압당하여 제단 위에 눕혀졌다. 혈을 제압당한 송강두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 너희들은 이제 나가봐라. -

“미천한 종! 물러가겠습니다.”

송강두는 혈마와 사마가 스스로를 미천한 종이라 칭하자 깜짝 놀랐다.

‘혈마와 사마가 종이라 칭하며 주인으로 모시는 자가 있다니… 실로 소름끼치는 일이다.’

송강두의 몸은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더욱 떨렸다. 혈마와 사마가 완전히 사라지자 제단 뒤의 구덩이 속에서 검은 연기가 아수라의 형상으로 떠올랐다.

- 크핫하! 나의 귀여운 제물이 왔구나. 겉모습은 비쩍 말라 볼품이 없지만 내공은 화경의 경지라 부족함이 없군. -

혈마와 사마가 10년 전에 화경의 벽을 돌파했다면 송강두는 화경의 벽을 돌파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게다가 마인적에게 대왕고독을 침투시켜 마음대로 조종하려 한 죄로 잡혀 있었기에 지금까지 내공이 차단되어 있었다.

천마에게 있어 내공이 차단된 송강두의 몸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5갑자나 되는 정순한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놈의 영혼을 소멸시키고 놈의 육체를 장악하면 쓸모가 많은 몸이 되겠어.’

아수라 형상의 검은 연기는 곧 송강두의 콧속으로 스며들어 갔다. 천신문을 나와 나름대로 천독문이라는 문파까지 세운 송강두의 강한 영혼도 악으로 똘똘 뭉친 천마의 영혼에는 이기지 못했다.

일각가량 버티든 송강두의 영혼은 산산이 부셔져 소멸해 버렸다. 송강두의 영혼을 소멸시키고 그의 육신을 차지한 천마는 일주일간 자신의 영혼이 송강두의 육신에 완전히 적응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왔다.

‘놈의 내공에 사악한 기가 있어 다행이었다. 만약 놈의 단전에 정순한 내공만 가득했다면 놈의 육신을 차지하기 힘들 뻔했다.’

천마가 밖으로 나오자 혈마와 사마가 즉시 다가오다가 멈칫 섰다. 그들도 느낀 것이다. 앞에 있는 송강두는 예전의 송강두가 아니었다. 겉모습은 송강두였지만 속은 천마였다.

송강두의 몸을 차지한 천마는 송강두의 내공을 차단한 모든 금제를 단번에 풀어버렸다. 천마에게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하급무사였던 혈마와 사마의 영혼에 반쪽씩 기생하며 그들을 화경의 경지로 이끈 천마였기에 이미 화경의 경지인 송강두의 몸을 차지하니 혈마와 사마는 감히 얼굴조차 들 수 없었다.

“나를 구석구석 안내하라!”

천마의 명령에 혈마와 사마는 천마를 모시고 다니며 천마신교 곳곳을 안내했고 혈마와 사마의 고수들을 모두 천마에게 인사시켰다.

과거 혈마가 송강두를 어떻게 대했는지 잘 아는 혈마와 사마, 천독문의 무리들은 갑작스럽게 달라진 변화에 어리둥절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천독강시의 등장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그들은 누가 교주가 되던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일주일 동안 천마신교 곳곳을 누비며 수하들의 얼굴을 익히고 업무를 파악하던 천마는 자신이 머물던 곳으로 내려갔다. 제단 앞에는 혈마와 사마가 대기하고 있었다.

천마는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혈마와 사마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조용히 말했다.

“너희들이 날 좀 도와줘야겠다.”

천마의 말에 둘은 동시에 외쳤다.

“주인님의 명령이라면 중원정복의 선봉에 서겠습니다.”

혈마와 사마는 천마의 말이 중원정복에 자신들이 앞장서라는 말로 들렸지만 천마의 생각은 달랐다.

‘나, 천마가 자존심이 있지. 고작 화경의 경지로 중원에 진출할 수는 없다. 적어도 현경을 넘어서서 생사경의 경지가 되어야 천마의 존재감을 놈들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다.’

천마는 단번에 경지가 오르기 위해선 혈마와 사마가 꼭 필요했다. 그렇지 않다면 수십 년간 영혼을 두 조각으로 나누어 두 사람에게 무공을 익히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천마가 그동안 두 사람을 정성을 다해 키운 이유는 바로 오늘을 위해서였다. 이미 두 사람의 영혼을 조정했을 때 혈마와 사마의 몸에 술수를 부려놓은 천마였다.

“너희들은 죽어서도 나와 함께 할 것이니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라.”

천마의 말에 혈마와 사마는 부들부들 떨었다.

“대,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저희들은 죽을 때까지 주인님을 위해 봉사할 것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나를 위해 죽어라!”

천마의 말에 혈마와 사마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꼼짝할 수가 없었다. 이미 천마가 혈마와 사마의 몸속에 미리 술수를 부려놓았기 때문에 천마의 음산한 주문에 따라 그들의 몸 또한 변하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천마에게 고스란히 바칠 준비가 끝난 것이다.

한동안 주문만 외우던 천마가 드디어 흡성대법을 발휘하자 손바닥을 통해 혈마와 사마의 기운이 물밀듯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혈마와 사마의 머리위에 오른 천마의 손가락이 두 사람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일각, 이각, 한 시진, 두 시진, 하루, 이틀……

혈마와 사마의 피부는 어느새 쭈글쭈글해지고 뼈가 흐물흐물해졌다.

일주일이 지나자 혈마와 사마의 몸은 천마에게 모두 흡수당하고 껍데기만 남았다. 천마가 두 사람의 머리에서 손을 떼자 껍데기만 남은 두 사람의 몸이 산산이 부셔지며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크핫하하! 드디어, 드디어 생사경의 경지에 올라섰다.”

그동안 수십 년간 은밀히 진행했던 일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과거 신의 경지에까지 올랐던 천마였기에 혈마와 사마의 모든 것을 흡수하며 단숨에 생사경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과거의 경험이 밑받침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기다려라. 완전한 생사경이 되면 중원을 도모할 것이다.”

천마는 생사경의 경지에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불안정했다. 혈마와 사마, 송강두의 기운이 서로 얽혀서 이룬 경지이기에 안정이 필요한 것이다.

천마의 눈은 어둠보다 더 검은 흑안(黑眼)이었다. 어둠마저 삼켜버릴 것 같은 검은 눈동자.

그 검은 눈동자가 번쩍 빛을 발했다.




작가의말

토요일입니다.

주말 즐겁고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라며

일요일 아침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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