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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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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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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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부 프롤로그 - 이야기의 시작, 시간의 움직임

DUMMY

말도 안 되는 나의 모습에 난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언제부터 들려있었는지 모를 검은색 검은 검은색의 얇은 도신을 가진 일본도를 닮아있었다. 베기 위한 검, 내 손에 들려진 살인무기.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서바이벌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주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내가 죽기 싫다면 남을 죽여야한다는건가..."

난 그 검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무엇을 죽인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물론 해충이라면 얘기가 틀려지겠지만, 사람을, 생물을 죽여야 한다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았다. 저렇게 생긴 생명체라도 해를 끼치지도 않았는데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나는 검을 휘두를 수는 없다.

"검을 휘두를 수 없다는건가? 안 그럼 너의 친구들이 다 죽을지도 모를텐데?"

"!!!"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에 난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이 바짝 들었다.

확실히 지금 상황을 생각해보면 내가 죽이질 않으면 나의 소중한 것들이 있는 이 학교에서 소중한 친구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나에겐 그저 검을 휘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선택지만 있을 뿐이다.

꽈악!!

난 내 손에 쥐여져있는 검을 꼭 잡았다.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여기 있는 선생님, 누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의 오랜 친구 제운과 내 반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난 검을 휘둘러야 했다. 안 그럼 그들이 죽을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더 없이 평범하지만 만족하는 이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검을 휘둘러야 해!

"하아앗!"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르는 그 생명체가 내 앞으로 다가오자 난 내 손에 쥐여진 검을 애니와 책에 나온 동작들을 따라한다고 생각하며 검을 위에서 아래로 그어내렸다.

그러자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희안한 생명체는 오른쪽 어깨죽지부터 반대쪽 허리까지 반듯하게 베였다.

그 생명체가 나에게 베이자마자 내 얼굴로 날아온 것은...

촤아악!

보통 사람들과 같은 붉은 색의 피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피와는 다른 색깔 같았다. 붉은색에 검은색이 섞인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그 피는 뿜어지는 순간 나의 얼굴을 뒤덮었다.

하지만 희안하게 무섭다라던가 내가 무엇을 죽였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남아있는 건 그저 내가 그 생명체를 베었다는 나의 오른손에 그 감각뿐이었다.

"이런 느낌이었던 건가? 고작 내가 무서워했으며, 겁을 냈었던 이유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분명 어눌하고 아무것도 아닌 검공이었다. 그저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하게 그어내려졌을 뿐인 검공. 하지만 나의 머릿 속에 갑자기 박힌 생각은 이것 하나뿐이다.

‘내가 죽였다. 생명이었든, 무엇이었든간에 난 나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베었다.’

그렇게 검을 바라보며 슬슬 멍해지는 찰나, 갑자기 내 귀로 큰 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정신 차려! 안 그럼 주위 사람들 모두 죽는다! 이 결계는 그저 현실에 피해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별개의 공간을 만들어낸 봉인진이다! 속에서 아무리 난리를 쳐도 현세와 연결되어있지 않는 이 공간에선 바깥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이 결계 속에서 죽거나 피를 흡수당하면 존재자체가 지워져! 정신 차려라! 세라핀!"

그 큰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 고개를 돌려보니 소녀가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생명을 베었다라고 생각하는거냐? 잘 생각해보아라. 그 생명을 죽이지 않았다면 너의 소중한 것들을 아예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머리 속으로만 벤다는 생각으론 아무것도 못해! 마음으로 느끼면서 너가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켜라! 안 그럼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진다!"

소녀는 나를 보며 호통을 쳤고, 그 호통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다행히 소중한 것들을 상기해냈다. 이 학교가 지금 나에게선 무엇보다 소중했다. 선생님들, 누나, 제운과 친구들이 모두 모여있는 이 학교가 나에겐 지금 더없이 소중한 것이라는걸.

그 소중함을 생각해낸 순간 내 몸은 어느새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과 사람들을 죽이려고 하는 그 생명체들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

"제법인데, 저 소년?"

소녀는 하운을 보며 중얼거렸다.

분명 처음 세라핀이 되었을 소년, 처음 그의 피를 가져가려는 그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인가가 자신의 피를 빨아들이는, 자신의 힘의 원천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왕의 피가 그 소년에게 넘어갔다는 걸 느낀 순간, 이미 그 왕의 피는 그 소년에게 자연스레 녹아들어갔다. 아차하는 찰나의 순간에 자신도 모르는 이유로 인해 갑자기 벌어진 일. 그렇게 소년의 몸속에 왕의 피가 녹아든 순간, 인간 소년은 자신의 심장과 몸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고, 고통이 좀 가라앉았을거란 모습이 눈에 보인 순간, 소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

어떻게 인간에게 저런 일이?

소년의 고통에 찬 신음이 차츰 옅어지는 순간, 그 소년의 몸에서 영혼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얀색 긴 가운을 입고, 오른손엔 가느란 검신을 가진 검은 일본도와 오른손엔 그 도 끝에 있는 사슬이 둘러져있었다.

"이 느낌은 세라핀이 아닌가!“

자신의 계약자도 생각지 못했는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소녀는 그 대답을 긍정하다는 듯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라핀, 자신들 뱀파이어와 적들의 균형을 위해 만들어지는 존재. 어떤 방법으로 계승되어지는지도 모르고, 그 힘과 능력은 뱀파이어들과 적들과 비등할 정도로 강한 존재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한 가지 알려져있는 사실은 인간과 왕의 피가 섞이게 된다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전해지는 탄생의 비밀인데 그 비밀 때문에 과거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나, 각 종족 왕들끼리의 협약을 맺은 후로 뱀파이어들도 무분별하게 세라핀을 만들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세라핀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세라핀이 갑자기 여기서 만들어 지다니. 그것도 인간에서 세라핀으로 변하다니...

거기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그 인간은 보통 능력으로도 베기 힘들다는 크레이터들을 한번에 베었으며, 살인일수도 있는 끔찍한 광경에서 호통 몇 마디만으로 정신을 차리고, 냉정을 찾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렌, 저런게 가능했었어?"

소녀는 허공에 대고 그렇게 물었고

"나도 모르겠다. 특이한 소년이로군."

하운에게도 들렸던 남자, 키렌의 목소리가 조용히 대답했다.

----------------------------------------------------------------------

촤아악!!

"키에에엑!!!!"

하나 둘씩 그 생명체들을 천천히 베어가며 누나와 제운을 찾으러 들어간 학교 교내. 그 안은 이미 그 괴상한 생명체들로 가득 차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남은 선택지라곤 먹혀서 죽거나, 다 없애버리는 것밖에 없겠지? 이렇게 무서운 상황이라니. 나랑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난 이런 상황이 싫단 말이야!

언제나 평범한 외모, 평범한 성적, 평범한 성격, 무엇하나 특출나지 않았던 난 그저 이 생활이 괜찮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단지 그 평범한 생활을 좀 더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키아아악!"

괴생명체 한마리가 나를 발견했는지 울부짖으며 나에게 달려왔다.

달려오는 모습이 마치 목도리 도마뱀같군. 하지만 큰 목도리 도마뱀이 달려오는 모습은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썩 기분 좋진 않았다.

실제로 그 생명체는 목도리만 없었지, 빨간 색 눈을 가진 커다란 목도리 도마뱀이었다. 물론 커다랗다고 표현을 했지만, 크기는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크기였다.

"그래봤자 넌 내 친구들을 죽이려는 동물일 뿐이야!"

위에서 아래로 들어오는 그 도마뱀의 오른손을 피하며, 난 오른손에 쥔 검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허리베기로 그었다.

촤아악!

"키렉?"

베어지는 소리가 나자마자 자신이 베였다는걸 아는건지 의문을 표하던 그 도마뱀의 피가 쏟아졌고, 그 소리를 들었는지 교실을 둘러보고 있던 도마뱀들도 일제히 내 쪽을 쳐다보았다.

"덤벼라, 도마뱀들. 내 친구들과 학교는 못 건드린다."

난 멋들어진 대사를 뱉으며 왼손 검지를 까딱까딱거렸고, 도마뱀이라도 그 뜻 알고 있는건지 일제히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보자보자. 대충 세어보니 수가 14마리?

"14마리씩이나?"

솔직히 이런 경험 하는것도 믿기지 않은데 14마리의 다구리를 맞아야 돼? 그것도 도마뱀들에게?

어림 반 푼도 없는 소리. 일단 누나와 제운을 찾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선택은 하나밖에 없지!

다다다닷!!!

"미안! 일로 따라와!"

난 그 도마뱀들이 있던 방향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그 둘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다다다닷!!!

쿵쿵쿵쿵!!!!

나의 달리는 소리와 도마뱀 14마리가 달리는 소리는 마치 하모니를 이루듯 백만장병들을 지휘하는 장군의 용맹한 소리를 냈지만, 현실은 사람 한 명이 14마리의 도마뱀들에게 도망치고 있는 것 뿐이었다.

덜컹!

덜컹!

도망 다니면서도 그 둘이 있을만한 가능성이 큰 교실 문들을 젖혀가며 그 둘을 찾기 위해 내 눈과 손, 발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있는거야!!"

이 둘은 정작 필요할 땐 안보인단 말이야! 정말!

그렇게 열 받은 상태로 계속 뛰고 있던 나에게 갑자기 도마뱀의 손톱이 내 왼쪽 뺨을 스쳐 지나갔다.

피잇!

다행히 공격이 날라오는 느낌을 받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더니 아니나 다를까...도마뱀의 손톱이 내 왼쪽 뺨을 스쳐지나가 내 뺨 위에 핏 길을 만들었다.

심장이 아주 벌렁벌렁하네. 저거 잘못 맞았으면 나 죽는 거 아니었을까? 일단 보아하니 다 따라잡힌거 같은데 몇 마리만 죽이고 다시 찾아보도록 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난 검을 다시 고쳐잡고 뒤돌아서 도마뱀들과 대치상태에 돌입했다.

"흐으음...그냥 한꺼번에 죽이는게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러면 더 여유롭게 찾을 사람 찾고, 구할 사람 다 구할 수 있잖아."

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난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게 빠르긴 하지. 하지만 내 검술 실력은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서 빨리 끝내고 갈 수 없단 말이지.

"지금 너의 머리에 무슨 생각이 들어있는지 알거 같지만,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일단 저 크레이터들부터 처리하고 나면 차근차근 이야기 해줄테니 말이야."

그게 맞을거 같다. 아무리 도망친다 한들 나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저 도마뱀들을 언제까지나 달리기로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말이다.

"검 끝을 앞으로 향한 뒤, 이렇게 외쳐. 주술 42, 광포!"

소녀는 나를 향해 말을 했고, 난 그저 그 소녀의 말을 따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를 도와주려는 움직임과 말을 눈여겨볼땐 믿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이거부터 끝내고, 다음으로 뭐가 어떻게 된 건지 확실하게 들어주겠어!

난 오른손에 쥐어져있는 칼을 앞으로 내밀었고, 외쳤다.

"주술 42, 광포(光砲)!"

그러자 내 칼 끝에서 작은 흰 점 하나가 모이더니 그대로 앞으로 폭팔하듯이 뻗쳐나갔다.

키에에에에에엑!!!!

단말마 같은 도마뱀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몇 초가 지나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내 앞에 아무것도 남아있질 않았다. 그저 칼 끝이 향했던 곳에서 뭐가 하나 푹팔했다는 저 멀리 보이는 구멍 하나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제법인데? 그저 주문만으로 주술을 펼치며 그 ‘귀도(鬼刀)‘를 휘두르니 말이야. 정말 특이한 놈이군. 내 이름은 미엘 주 아칸드라 키샤다. 줄여서 미엘이라고 불러.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난 뱀파이어야."

이렇게 말하며 미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소녀는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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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4 가리온[]
    작성일
    14.07.20 01:37
    No. 1

    지금 연재 방식을 보면 대사랑 서술이랑 일부러 한칸식 띄우셨는데
    문피아 시스템상 자동 보정기능이 있기에 안띄우셔도 보는데 아무런 지장 없습니다.
    유료 연재란 가보십시오. 대사랑 서술 저렇게 한칸식 띄운 작가님들 있나없나.
    자신이 가는길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하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은
    잘나가는 다른 작품을 보고 자신과 비교하면 답이 나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EL[엘]
    작성일
    14.07.20 01:40
    No. 2

    충고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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