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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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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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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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쪽

제 370화 말리고스. 처참하게 죽다.

DUMMY

“휘유~! 여기는 다 끝나가는군. 안 그래? 꼭두각시?”


줄기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세계수 영역의 모든 야수정령들과 위에서 지원군으로 내려온 드루이드들이,

지즈가 불러들인 타락들을 대부분 처리해가고 있었고.

제우스도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앞에 마지막으로 남은 꼭두각시 하나만을 남기고는 모조리 처리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었다.


“....역시 지즈 본인이 움직이지 않으니. 간단하잖아?”


제우스는 자신의 목구멍에 박힌 발톱을 손으로 잡고 빼내며 눈앞의 꼭두각시를 노려보았다.

주신이란 존재의 본질은 ‘속성’ 그 자체로 그가 현재 쓰고 있는 육체는 불멸자로서 활동하기 위해서일 뿐.

실제로는 개념적인 존재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불멸자들은 속성을 강탈당하거나 자신의 성지의 제어권을 빼앗기지 않는 이상. 결코 죽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제우스는 떨어져나간 팔을 집어 들어 잘린 단면에 가져갔고 그러자 그의 팔이 찰흙마냥 상처의 단면에 달라붙었다. 불멸자인 제우스에겐 육체란 호수에 비추어진 그림자와도 같았고 육체가 아무리 망가진다고 하들. 그의 본질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불멸자가 호락호락하게 보였나봐?”


필멸자가 불과 같아서 순식간에 발전하다가 재만 남기고 사그라든다면...

불멸자는 단단한 바위와도 같았다. 그들의 본질이 너무나 강인하고 단단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긴 변하나 그 속도는 너무나 느리다. 그렇기에 필멸자나 괴물이 보기에는 불멸자는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


“왜 안 움직이지? 공포에 질리기라도 했나? 응!?”


제우스는 자신의 다리에 붙어있는 고깃덩어리를 파괴 속성으로 태워버리며 남은 꼭두각시 지즈에게 전진했다.

필멸자가 불, 불멸자가 바위라면 괴물은 무엇인가...?

거기에 대한 대답은 제우스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괴물을 상징하는 것은 물이겠지. 그것은 형체가 없으며, 그릇에 따라 모양자체가 변한다.

그것들은 형태는 바뀔지 몰라도 그 본질은 순수하며. 그것이 괴물들의 광기였다. 그리고 그들은 만나는 모든 필멸자들을 집어삼키고 불멸자들을 바꾼다. 그래... 본래라면 천천히 바뀔... 아니. 필멸자들만 있으면 결코 바뀌지 않는 불멸자들에게 ‘변화’를 가져온다.

필멸자와 괴물이 과거의 세대가 죽고 다음 세대가 그 빈자리를 계승함으로서 변화를 일으킨다면. 불멸자들은 괴물과 맞부딪힘으로서 변화해간다.

영원할 것 같았던 바위는 깎인다. 그 결과. 어떠한 것은 추하게 일그러질 것이고, 어떤 것은 눈이 부실 정도의 멋진 동상이 될 것이며, 어떤 것은 건물을 지지하는 바윗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모래알갱이가 되고 또 다시 바위로 뭉쳐지기도 하겠지... 불멸자란 그러한 것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괴물들은.... 그들을 담는 그릇. 즉. 그들의 왕에 따라 성향이 달라질 것이다. 그들의 왕이 현재와 같다면 번성하겠지만...

구멍이 뚫린 그릇이라면 서서히 자멸해갈 것이다. 제우스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거리며 자신이 잡은 아스트라페에 힘을 주었다.


“...불멸자들도 변해야하는 법이니까 말이지.”


필멸자들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터전을 지키고자 제우스의 주위에서 죽어나가고, 아이러니하게도 천 년 전에 불멸자와 피터지게 싸웠던 괴물들의 왕이 세계수를 살리고자 위에서 투쟁하고 있었다.

그들의 변화속도는 불멸자로서는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제우스는 스스로가 변화해야할 시대가 왔음을 깨닫고 있었다.


“안 그래? 말리고스?”


그리고 그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데에 성공한 유일한 불멸자라면.. 괴물들과 한솥밥 먹고 다니는 저 말리고스란 이름의 형제뿐이었다.

제우스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자신의 창에 파괴 속성을 집어넣고는 달려 나갔다. 아래의 전투에 종막을 내릴 시간이 왔다.


“하아아아아아앗!!!”


필멸자들에겐 필멸자들의 방식이 있으며.

괴물들에겐 괴물들의 방식이 있다.

그렇다면 불멸자 또한 자신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은 법.

제우스는 마지막 남은 꼭두각시 지즈를 빠르게 처리하고 위에 지원을 가려고 했지만...


“....어?”


자신과 싸우던 지즈의 꼭두각시의 육체가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고는 경악했다. 저것은... 자신이 어디선가 본 듯한...?


끼이이이이익!!!!!!


“큭!!!!”


자신의 애병인 아스트라페가 꼭두각시의 손에 잡힌다. 그러자 제우스는 억지로 빼내며 꼭두각시의 머리통에 발차기를 날렸고,

그렇게 창을 빼는데 성공한 제우스였지만. 곧 잘려나간 자신의 다리를 볼 수가 있었다.


“망할! 이게 어떻게...?”


녹색으로 빛나는 조화 속성에 깔끔하게 잘려나가는 다리에 경악한 제우스였지만 곧 뒤로 텀블링으로 물러서더니 갑자기 변화해버린 꼭두각시를 살폈다.


“...이건 분명.”


제우스도 본 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분명... 지하유적지에서 보았던 하얀 것들과 닮아 있는 기척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이쪽이 원본으로 느껴지는 감각...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지즈가 수인섬의 유적지랑 관련되어있다고? 그럴 리가... 여기가 그곳이랑 얼마나 떨어져 있는데... 음?”


♪~! ♬~!


흥얼거리는 노래 같은 것이 사방에 울려 퍼지고, 주위에서 싸우던 필멸자들과 야수정령들이 마비라도 된 듯이 그대로 쓰러진다.

그것은 무엇인가? 제우스 또한 자신의 육체가 저릿해오는 것을 느끼며 곧 환경의 변화를 눈치 챘다.


“대기 중의 왜곡된 마나가 사라져간다...?”


정확히는 지즈와 전투를 벌이는 곳. 즉 세계수를 향해 모조리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드루이드들과 야수정령들은 환경의 변화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저러는 거겠지.

이러한 변화에 꼭두각시는 고개를 돌려 지즈와 네메시스 일행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후후훗... 느껴져... 9번째 주신의 탄생이...”


“....넌 누구냐?!”


눈앞에서 하얗게 변해버린 꼭두각시는 지즈가 아닌 다른 존재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눈치 챈 제우스는 소리쳤고 이에 그 존재는 제우스를 보며 웃기만 할 뿐이었다.


“너도 잘 알고 있는 존재랄까?”


“......?”


짚이는 존재가 없었다. 제우스는 최선의 다해 자신의 기억을 뒤져보았지만.

그 어떤 존재도 눈앞의 존재와 매치되지 않자.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이에 그 존재는 제우스를 보며 입을 가리며 웃었다.


“기억나지 않나보구나... 딱한 것 같으니.”


“헛소리를 할 거면 그냥 곱게 죽어주겠어?”


제우스는 그 말과 함께 잘려나간 다리를 재생하였고 그걸 힐끔 살핀 꼭두각시는 입 꼬리를 들어올렸다.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되겠어. 난 할 일이 많거든.”


스스스스스슥!!!


완전히 재로 변해버렸던 고깃덩어리들이 재생하여 생생하게 꿈틀거리더니,

눈앞의 꼭두각시에게 몰려들었고 그것들은 곧 빨려들어가는 듯이 사라져갔다.

그 모습에 제우스는 가슴이 답답해오는 것을 느꼈다. 꼭두각시의 육체 전체에서 녹색의 빛이 아름답게 피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저것은 순수한 조화... 저 육체에 건드리는 즉시. 제우스의 팔다리는 그대로 붕괴되겠지.

평소 세레나에게서 느꼈던 조화보다 많아지자. 제우스는 경악하며 입을 벌렸다.


“....대체 무슨 짓을 할 생각이지?”


“너에겐 볼 일이 없어. 내가 볼 일이 있는 존재는... 저기 있는 존재뿐이야.”


새하얀 꼭두각시는 손가락을 들어 위쪽을 가리켰고, 그걸 본 제우스는 인상을 찌푸렸지만.

곧 자신의 창을 지면에 내려찍으며 외쳤다.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되겠는 걸? 저곳은 커플들이 데이트를 하는 곳이라서 말이지...

너처럼 어디서 생겨먹은 뼈다귀가 저곳에 가게 둘 순 없거든.

화목한 가정과 사랑의 수호자인 나. 제우스가 널 막아주겠어.”


“.......”


제우스의 개소리에 꼭두각시도 어이가 없는지 입을 다물며 제우스를 묵묵히 보더니 곧 찢어져라 입을 벌리며 키득거렸다.


“미안하지만... 난 지즈와의 계약으로 그의 힘을 일부 공유해서 다룰 수가 있어서 말이지... 넌 날 못 막아.”


꼭두각시가 그 말을 끝으로 막아보라는 듯이 온 몸에 조화를 두르고 달려 나간다.

이에 제우스는 꼭두각시를 막고자 맞서서 앞으로 달려 나가더니 망설임 없이 자신의 주먹을 꼭두각시의 머리에 찔러넣었다.


콰지지직!!!


제우스의 손이 그대로 박살난다. 하지만 충격을 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에 제우스는 남은 손으로 자신의 창을 지면에 내리꽂으며 그걸 짚은 상태로 이단발차기를 찔러 넣었고.

그러자 꼭두각시의 육체에 맞닿는 제우스의 무릎 아래의 다리가 그대로 소멸하여 사라져갔다.


“큭!!!”


효과는 성공적. 꼭두각시가 뒤로 튕겨나간다. 하지만 제우스는 두 발과 한 팔을 잃은 상태.

그럼에도 제우스는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미소 지었다.


“엿 같은 이곳의 대기가 사라진 덕에 말이지....”


섬광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재생이 완료된다. 이에 제우스는 자신의 창을 어깨에 짊어지었다.


“내가 본래 힘을 쓸 수 있게 되었거든!!! 재생력은 덤이고 말이야!”


“귀찮은 놈이....!!!!”


몇 번의 충돌. 어둠 속에서 섬광들이 반짝이고 제우스의 창이 어둠 속에서 기묘한 곡선을 그리며 궤적을 남겨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우스의 신체 일부분이 그대로 소멸해가지만...

제우스는 한 발자국씩, 한 발자국씩 꼭두각시를 향해 다가간다. 한 번 충돌할 때마다 박살나는 것은 제우스.

하지만 그는 끈질기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불멸자니까. 그는 바위니까.

그저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밖에 모른다. 그렇기에....


“빌어먹을 괴물자식들과 필멸자들도 저렇게 힘을 내고 있는데!!! 불멸자인 내가 포기하고 물러날 것 같으냐!!!!”


제우스는 재생해가며 결국 꼭두각시의 목을 낚아채더니 두 눈을 마주쳤다.


“네가 지금 상대하는 존재가 바로 누구라고 생각해?

그 빌어먹을 666의 괴물들과 지겹도록 싸워온 파괴의 주신이다.

지즈 본인도 아닌 네가 어떻게 그 조화 속성을 다루는 건지 모르겠지만...”


제우스의 팔을 자르고 꼭두각시가 뒤로 물러선다. 그럼에도 그는 태평하게 잘라나간 팔을 이어붙이며 꼭두각시를 향해 나아갔다.


“난 불멸자다. 네가 조화 속성으로 아무리 내 몸을 박살내도 상관없어!

그렇다면 난 몇 번이라도 부활해서라도 네 발목을 질질 잡겠다.”


처음에 못 이겨도 상관없다. 그렇다면 몇 번이라도... 수많은 패배를 경험하더라도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으면 되는 것이다.


끼이이이이익!!!!


꼭두각시의 조화가 담긴 손톱에 아스트라페가 금이 가며 비명을 질렀지만 곧 주인과 같이 재생해가며 앞으로 휘둘려지더니.

기어코 꼭두각시의 어깨에 깊은 상처를 내며 베어가는 데에 성공하였고 그 대가로 날이 부러졌지만,

곧 제우스처럼 다시 재생해갔다. 그러한 집착어린 광기에 오히려 꼭두각시가 질린 듯이 뒤로 물러섰다.


“이 무슨.....!!!!! 분명히... 너도 고통을 느끼도록 만들어졌을 텐데...?!!”


“고통? 몸이 찢어지는 고통이라면 지긋지긋하게 느껴봤고 확실히 고통은 좋은 감각은 아니지.

하지만 난 이것보다 더한 고통을 알고 있거든.”


처음 등장한 오메가에게 제우스의 일족들인 신족들이 고통받아가며 죽어나갔을 때.

666의 괴물들에 의해 신족이 거의 멸종에 가까워졌을 때.

제우스는 자신의 육체의 고통보다도 그것이 괴로웠다. 그것들을 떠올린 제우스는 말을 이어나갔다.


“소중한 이를 잃는다는 경험은 말이야.. 우린 불멸자들에겐 지긋지긋하고도 괴로운 감각이야.

우리들에겐 영원히 잊지도 못하는 기억이거든...

그리고 지금 네가 가려는 곳에 나의 소중한 이들이 있다. 그렇기에...”


제우스는 곧 조화 속성에 의해 수 십 토막이 났지만 그럼에도 이어붙이며 새롭게 부활하더니,

꼭두각시를 향해 광기어린 웃음을 지어보았다.


“넌 절대 내 뒤를 못 지나간다.”


그것으로 멈추어져 있었던 불멸자들의 톱니바퀴가...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더 이상 불멸자도 영원히 멈춰있는 것이 아닌 앞을 향해 한 걸음을 옮겼다는 점이겠지.

이것은 필멸자와 불멸자. 그리고 괴물이라는 세 개의 축이.. 서로 이어져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하는 신호탄이었다...

체스판의 미래가 서서히 일그러져가기 시작한다.

그것도 세상이란 체스판에서 미래라는 이름의 판을 짜둔 존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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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분진 한 번 많아라! 뇨롱!!!”


말리고스는 아파트 분진들을 모조리 본래 있었던 곳으로 되돌아 보내더니 맑아진 시야로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곳엔 지즈를 깔아뭉개고 남아있는 아파트 잔해만이 남아 있었고 거기의 층수를 헤아린 말리고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80층이나 되는 높이를 철근 H빔으로 때려 부수다니... 나참... 그래도 깔리긴 깔렸네. 이걸로 해치웠나?”


[크아아아아아아아악!!!!!!!!]


하지만 말리고스의 기대에 어긋나는 지즈의 고함이 그 내부에서 들려왔고 이에 네메시스는 말리고스에게 핀잔을 줬다.


“최상위 부활 주문을 말해버리면 어떻게 하니!? 말리고스?”


“...애초에 저걸로 죽을 놈도 아니었으니 이건 넘어가줘. 네메시스.”


말리고스가 소환한 아파트의 잔해에 여기저기 금이 가더니 그 사이로 거짓된 검은 피가 막 형태로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이에 네메시스는 일행들의 가장 앞으로 나아가 그것을 막았다.


“큭!!!!”


엄청날 정도의 압력. 네메시스는 자신이 밀려가는 것을 느꼈지만.

이걸 기회로 삼아 거짓된 검은 피를 자신이 빨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그에 따라 네메시스는 자신의 체력이 회복되는 것을 느꼈지만...


‘지즈가 의도적으로 거짓된 검은 피를 버리고 있어!! 그렇다면... 이제 이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뜻이군...’


“꺄아아아아앗!!!!!!”


세레나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그 모습에 세계수는 급히 그녀를 부축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일행들에게 외쳤다.


“지즈가 본격적으로 세레나의 조화를 빼앗기 시작했어! 세레나! 정신 차려! 이 상태로 라면 지즈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더 높은 농도의 조화로 빨려 들어가는 듯이... 세레나의 조화가 본격적으로 지즈에게로 넘어가기 시작하자.

세레나로선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놓아주었다간...

지즈는 조화 속성에 대한 모든 권한을 얻게 될 것이다. 이에 세레나는 실 날 같은 조화라도 붙잡고자 몸부림쳤다.


“제발....제발!!!!”


[크아아아아아아앗!!!!!!]


단순히 아파트 잔해의 틈새로만 나오던 것이 기어코 잔해를 완전히 가루로 만들고 사방팔방 뻗어나간다.

그 덕에 사방에 퍼져있던 저주의 불꽃들은 사라지고 네메시스의 힘은 더더욱 회복되어갔지만...

네메시스는 곧 그 내부에 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젠장! 아무리 나라도 저렇게 많은 조화 속성들은 본 적이 없는데!”


거짓된 검은 피를 밀어내고 있는 거대한 조화 속성의 덩어리. 그 내부에는 지즈가 있었고 그것은 마치 고치와 같은 모양새였다. 그곳 내부에서 지즈의 모습이 변해가고 있었다.

조화가 서서히 다가올수록 네메시스는 식은땀을 흘렸지만. 곧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이들을 생각하고는 버텼다.


“하아아아앗!!!!”


마지막 거짓된 검은 피까지 집어삼키고, 그 내부에서 퍼져나가는 조화와 접촉한다.

그러자 네메시스의 손은 순식간에 타들어가며 그의 손에 균열이 생겨났고,

동시에 몸 내부로 조화가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네메시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오늘 죽을지도 모르겠군...’


“당신은... 비켜!!!”


세레나가 네메시스의 뒷목을 잡고는 뒤로 던진다.

그 직후. 세레나는 그 자리에서 두 손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조화의 방벽을 막아냈고.

그 곁으로 세계수도 다가와 둘이서 겨우 막아내고 있었다.


“세레나! 조화는?”


“대부분은 빼앗겼지만... 약간의 양은 무사히 저의 권한에 둘 수 있었어요.”


세레나에게서 조화의 빛이 반짝이는 부분은 손이 전부.

그 외에는 평범한 엘프처럼 아무런 속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이를 악물었다.


“다소 불리하긴 하지만... 그거마저 빼앗기지 않으면 괜찮아!”


“네메시스! 하지만...!!”


압도적인 힘의 차이. 세계수와 세레나가 오랫동안 조화속성을 다루어오면서 익숙한 존재들이기에 겨우 막을 수 있는 거지. 이 이상 시간이 흘러가버리면...


“저는 얼마 못 버텨요! 저는 괜찮으니까. 당신은 당장 이곳에서 벗어나요! 여기에 휘말린다면... 당신은...”


네메시스가 죽는다... 세레나는 뒷말을 흐리며 말하지 않았다. 불멸자인 말리고스는 새로 부활하면 된다지만...

조화랑 최악의 상성인 네메시스가 여기에 휘말린다면 그대로 즉사. 그걸 모를 리가 없는 세레나는 최선을 다해 막았고.

이에 네메시스는 등 뒤에 있던 자유2를 꺼내 외쳤다.


“젠장! 탄두를 마탄으로 모두 교체! 최대한 조화 속성을 소모시켜!!!”


마법이 부여된 마탄이라면... 조화 속성을 약간이나마 소모가 가능했다. 공동 안에서 총구가 불을 뿜지만.

조화에 탄두가 닿는 즉시. 모조리 불타 사라질 뿐. 전진조차 못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세레나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조화를... 서서히 빼앗기고 있어...”


“지즈가 9번째 주신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너의 마지막 조화까지 빼앗으려고 하는 거야! 말리고스! 지즈의 머리 위에 소환을!!!”


“알았어!!!!”


지즈의 머리 위로 수많은 것들이 소환되어 추락해온다. 어떠한 것은 거대한 금속 물질이었고 어떠한 것은 단순한 액체.

하지만 그것들은 소환된 의미조차 없이 불타올랐고 이에 네메시스는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틀렸어! 저 조화 속성의 막을 뚫고 지즈를 방해할 방법이....”


막대한 압력과 조화 속성. 저 막을 뚫으려면 일반적인 물질로는 어림없었고 현재 네메시스가 문스톤을 투척한다고 하들.

약해진 네메시스의 근력으로는 무식할 정도의 압력에 다시 튕겨나갈 뿐이었다.

폭주하는 지즈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앗!!!!!]


지즈에게서 흘러나오는 조화의 양이 커져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세레나의 힘이 빠져나간다.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5분? 3분? 아니. 그 이내다. 네메시스는 마탄으로 최대한 발악을 해보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무기가 필요해... 저곳으로 도달할 정도의 힘과... 분해되지 않을 정도의 물질이...”


고속의 연산. 현재의 상황에서 이길 수 있는 패를 찾고자 다양한 과정을 시뮬레이션 한다.

시간은 촉박. 이대로라면 자신은 저 조화속성으로 이루어진 막에 휘말려 죽겠지...


‘내가 죽는 건 상관없어! 세레나는... 세레나는 반드시...’


“...한 가지 방법이 있어!”


수 만 번의 시뮬레이션의 끝에 단 하나의 방법을 찾아낸다. 이에 네메시스는 세계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세계수!”


“바쁘니까 요건만 말해!”


“이곳의 왜곡된 마나로 이루어진 대기... 전부 없앨 수 있겠어?”


“물론! 하지만... 시간이 좀 오래 걸려. 한 2주?”


“...그럼 말을 바꾸지. 이곳의 대기를 구성하는 왜곡된 마나들을... 전부 저 지즈에게 줘버릴 수 있어?

지즈가 너를 조종했던 술식을 역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


네메시스의 말에 세계수는 어이가 없어서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네메시스. 너 미친 거야!? 그 말은 지금의 지즈를 더 강하게 한다는 거나 다름없어!

이곳의 대기에 분포되어 있는 모든 힘을... 저 빌어먹을 자식에게 줘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


속성이 달라 직접적인 사용은 불가능하겠지만. 왜곡된 마나에 담긴 힘만 빨아들여도 지즈는 더욱 답 없어진다.

실제로 이곳의 대기를 지즈가 설정한 것인 만큼. 그 정도의 준비를 안 해둘 리가 없었다.


“그게 아니면 모조리 전멸이야. 좋든 싫든. 이 전투는... 단기적으로 끝내야해.”


네메시스의 눈이 세레나를 향한다. 이에 세계수도 세레나의 안색을 살피더니 이를 갈았다.


“가능은... 한데... 하지만...”


“?”


“.....”


세계수는 천 년 전에 네메시스를 처음 만났던 눈빛으로 네메시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뒷말을 이었다.


“부작용으로 이 아바타는 부서지고, 난 더 이상 너희들을 도울 수가 없게 돼.”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하긴야 더 강해진 지즈와 세계수마저 전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싸워야하니 당연한 일이겠지.

이 순간만큼은 세계수는 네메시스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지즈와의 전투가 더 힘들어질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0%보단 1%의 승률이 나아. 부탁할게.”


“....알겠어. 그럼 바로 시작할게.”


세계수의 영역. 어디서든 보이는 거대한 나무인 세계수. 겨울이 다가오면서 잎을 떨군 앙상한 가지 사이로 녹색의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잎과 같은 모습이었고 곧 아래의 가지부터 가장 꼭대기에 이르는 가지까지 새순이 올라와 칠흑 같은 어둠을 몰아내고 녹색의 광채를 내보이기 시작한다.

타락마저 씻겨나가는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곧...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더니 세계수의 본체가 세계수의 영역에 퍼트린 대기를 흡수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아아아아앗!!!! 힘이 늘어나!! 늘어난다!!!!!!!!!]


지즈에게서 나오는 힘이 파죽지세로 뻗어나간다. 순식간에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는 조화의 막에 세레나는 빠르게 지쳐가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남은 힘을 짜내어 막기 시작하였고,

그리고 세계수의 아바타의 몸 여기저기에 균열이 생겨나더니. 파편화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상태로 네메시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곳의 대기는... 네가 원하는 대로 이제 원래 상태로 되돌아왔어.”


“그럼... 문제없어.”


네메시스의 등 뒤의 희미한 8개의 날개가... 본래 색의 되찾고 약동하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말리고스도 본래 힘을 되찾은 듯이 그의 주위로 공간 속성이 요동쳤고 그걸 확인한 세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이 본래의 힘으로 지금 상태의 지즈와 맞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뒷일은 너희에게 맡길게.”


그 말을 끝으로 세계수의 아바타의 균열이 커지더니.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져버렸고.

그걸 확인한 네메시스는 말리고스에게 눈을 돌렸다.


“말리고스. 먼저 너에게 사과할게. 친구로서 미안해!!!”


“?!”


네메시스는 말리고스가 대답하기 전에 그의 꼬리를 손으로 잡았고 네메시스의 기습 행동에 말리고스는 깜짝 놀란 듯이 그의 분홍색 볏이 빳빳하게 세워진다.

그는 네메시스에게 황급히 고개를 돌렸고 말리고스의 표정은 얼어붙은 듯이 굳어져 있었다.


“네메시스... 너어... 설마... 천 년 전처럼...?”


“응.”


“이 나쁜 자식아!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했잖아!!!!”


말리고스는 네메시스의 즉답에 울먹여보지만.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것이 아니면... 저 지즈를 막을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 말리고스.”


네메시스의 대답에... 말리고스는 지즈 쪽을 한 번 살피더니 곧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확실히 그 방법이면 저곳을 뚫고 지즈를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알겠어. 하지만 이 기술은 이게 마지막이다?”


“물론이야.”


말리고스는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날개를 퍼덕이는 것조차 포기하고 추욱! 늘어져버렸고.

이에 네메시스는 말리고스의 꼬리를 잡고 서서히 회전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말리고스의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또 이 기술을 하게 될 줄은....”


천 년 전. 네메시스가 말리고스를 말하는 신기한 도마뱀 취급을 했던 시절...

네메시스가 말리고스를 사용하여 적을 향해 자주 사용한 기술이 있었다.

말리고스로서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생생하기 짝이 없는 감각. 말리고스는 지금 느껴지는 익숙함에 눈물을 울먹였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앗!!!!!”


네메시스의 날개들이 최대한 그의 신체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러자 네메시스의 날개에서 나온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갔고 그는 최대한 회전을 주었다.

말리고스가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다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원판으로 보일 정도였고 그것은 푸른색과 분홍색이 조합된 동그란 원들로 무늬가 앙증맞게 짜여있었다.


“간다아아아앗!!!!! <회전하며 돌진하는 푸른 도마뱀>!!!!!!”


“난! 이 기술! 매우! 싫어어어어어엇!!!!!!!!!!!”


탄두를 회전시켜 적들을 향해 회전하여 투척한다는 심플하기 짝이 없는 기술이지만...

탄두가 주신이라는 내구성 무한의 존재이고, 그걸 투척하는 이가 4세계에서 신체적으로 최강인 네메시스였기 때문에 흉악하기 짝이 없는 기술로 변이된 것이었다.

가뜩이나 그 어떤 미사일보다 지능이 뛰어난(?!) 탄두는 회전하며 돌진하는 도중에도 방향을 바꿔 확실히 목표물에 명중하였고 네메시스가 기억하기로 최대기록이 36명 도탄이었다.

말리고스가 워낙 탄력성이 좋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기록. 게다가 날아가는 도중 말리고스가 자신의 몸 주위를 공간 속성으로 보호하니 위력도 확실했다.

실제로 2명의 네메시스의 자식들이 이걸 맞고 중상에 이르었으니. 말을 다한 거겠지. 물론 이 기술 이후엔 허리 아픈 말리고스가 징징 울지만... 과거에 차가웠던 네메시스는 최고 효율의 기술로 애용했었다. 심지어 플로라도 단 한 번이지만 사용했다고...

네메시스는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와 힘을 합하여(?) 다시 그 전설의(?) 기술을 이곳에 재현시켰다.


“............”


그 모습에 세레나는 조화를 막는 도중에도 어이가 나가는 것을 느꼈지만. 곧 자신의 앞으로 날아간 말리고스에 의해 막 한쪽이 깊게 파이더니 그 내부를 뚫고 지나가는 말리고스를 보며 딴죽조차 하지 못하였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앙!!!!!!!!


온 몸에서 공간 속성을 내뿜으며 흡사 원반모양으로 날아가는 말리고스. 네메시스가 제대로 가속도를 더하고 던졌기 때문인지.

그것은 압력에 밀려나가지 않았으며. 또한 주신이라는 불멸의 육체는 조화 속성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버티고 있었다.

정확히는... 주신에게서 나오는 무한한 속성이 억지로 버티게 한다는 것이 옳겠지만....


“으갸갸갸갸갸갸갸걋!!!!! 너무 아파파파파파팟!!!!!!!”


내부에 던져지고 있는 말리고스로서는 죽을 맛. 하지만 그는 이것이 어쩔 수 없음을 느꼈다.


“주신의 육체 말고는 이곳을 뚫은 만한 것이 없다지만... 이건 너무해해해해햇!!!!!!!”


말리고스의 비명은 그것이 끝. 그가 지나간 자리로 사방으로 조화가 일시적으로 밀려나갔으며,

그는 곧 지즈를 향해 돌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앙!!!!!!!


지즈를 둘러싼 고치에 거대한 구멍을 내는데 성공했다!!!!


[이것들이!!!! 으아아아아앗!!!!!]


분출되던 조화가 갈 길을 잃고 사라져간다. 그와 함께 지즈를 감싸던 고치가 전부 녹아내리며 사라져갔으며.

말리고스는 방금의 충돌로 육체가 완전히 소멸했는지. 시체조차 보이지 않았다.


“육체가 완전히 소멸한 이상... 말리고스는 내일이나 부활할 거야. 너의 희생은 잊지 않을게! 말리고스!!!”


[네메시스!!! 이 나쁜 놈아~~~!!!!!!!]


왠지 말리고스의 유언이 남은 것 같지만. 네메시스는 그것을 무시했다. 지즈를 막기 위해선 정말로 이 방법 밖에 없었다.

세레나는 숨을 헐떡이며 겨우 서있더니 곧 주위에서 길을 잃은 조화들이 자신에게 들어오자 겨우 안색을 폈다.


“방금 지즈에게 빼앗겼던 것들 중... 절반 정도는 되찾았어요.”


“네 놈!!! 나의 조화를 내놔!!!!”


지즈가 몸을 일으키자. 아까와 같은 까마귀 형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치 고릴라처럼 4족 보행을 하고, 상체의 거대한 팔이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털이 없었고 피부는 수많은 생물체들을 억지로 결합한 듯이 이질적인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마치 수많은 생물들을 집어넣고 끓인 국의 표면과도 같은 모습.

그 피부에 있는 모든 것들은 살아있는 듯이 꿈틀거렸으며 지즈는 최대한 조화를 회수하며 세레나와 네메시스를 노려보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얻었으면 됐는데! 이 귀찮은 놈들!!!!!”


지즈의 힘은 아직도 압도적.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혀를 차더니 품속에서 하나의 병을 꺼내 세레나에게 던졌고,

그걸 받은 그녀는 놀란 눈을 했다.


“불로장생의 묘약?”


“나에게 마지막 남은 거야. 더 이상은 없어.”


“...네메시스는?”


“난 지즈의 타락을 삼킴으로서 어느 정도 힘은 회복해뒀어.”


“그럼 알겠어요.”


세레나는 네메시스의 대답에 불로장생의 묘약을 모조리 삼켰고 이에 상처와 체력이 회복되는 것을 느꼈지만.

몸속의 조화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권한 자체를 빼앗겼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회복된 그녀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수가 있었고 이에 지즈는 외쳤다.


“잠깐만 늦춰진 것 뿐! 오늘 새벽이 끝나기 전. 내가 9번째 주신이 되는 것은 변하지 않아! 플로라!

너의 조화는 모조리 나에게 빨리겠지!!!! 그리고 네메시스! 네 놈은!!!!”


그 말과 함께 지즈는 두 팔로 뛰어올랐고 이에 네메시스는 급히 자유2로 공격을 막았지만.

지즈는 자신의 거대화된 팔로 자유2와 네메시스를 붙잡고는 벽에 처박았다.

서로의 얼굴을 코앞에서 보는 순간. 네메시스는 지즈에게 이죽였다.


“이게 무슨 짓이냐? 빌어먹을 아들아?”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


“그럼 난 왕위를 지키는 중이다! 이 개자식아!!!”


네메시스는 다리를 구부려 지즈의 아랫배를 걷어찬다. 그러자 지즈의 육체는 뒤로 나가떨어지더니 꼴사납게 굴려졌고 네메시스의 생각지도 못한 힘에 지즈는 경악했다.

네메시스는 분명... 이곳에서는 본래의 힘을 못 쓸 텐데...? 그제야 주위를 살핀 지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세계수가 모조리 빨아들였군. 어쩐지...”


“알았으면 이 선물이나 받아줄래? 지즈? 내 마음이 담긴 거야.”


지즈가 뒤늦게 상황파악 하는 동안. 네메시스는 자유2의 총구를 지즈를 향하여 자동으로 돌린 후.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지즈의 몸에 불꽃들이 반짝였지만...


“...망할!”


지즈의 피부에 미세하게 녹색의 빛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곧 지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네메시스를 비웃었다.


“그딴 장난감은 나에게 통하지 않아! 이젠 간지럽지도 않는 걸? 보여? 조화가 내 몸을 타고 흐르는 것이?

이제 나의 몸에 닿기만 해도 너의 패배가 될 거야!”


“그래? 그럼 이렇게 하지 뭐.”


네메시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유2를 버렸다. 지즈에게 물리적인 공격이 먹히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이것은 쓸모가 없었다. 그 대신에... 네메시스는 자신의 아공간의 일부를 열었다.


“....뭐야? 그것들은?”


“전부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잖아....”


아공간 일부를 빽빽하게 매우고 있는 수많은 문스톤 검들. 그걸 본 세레나는 감탄을 내뱉었고 지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겨우 검 가지고는 조화 속성에 둘러싸인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무기라면 당신이라도 조화에 상관없이 싸울 수 있겠어... 네메시스.

당신에게 그렇게 많은 문스톤 무기들이 있을지는 몰랐네.”


세레나가 알기로는 네메시스의 문스톤 검은 ‘루나’뿐이었다. 저렇게 많이 있을 줄은 그녀로서는 처음 보는 거였고 그런 그녀의 반응에 네메시스는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거? 문스톤으로 만든 것들은 맞지만... 무기는 아닌데?”


“?”


네메시스는 그것들 중 단도라고 할 정도로 날이 짧은 검 하나만을 꺼내더니 아공간을 닫았고 그의 대답에 세레나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네가 보았던 것들은 모두 내 식칼들이야.”


““........””


그 순간. 지즈랑 세레나는 동시에 침묵했다. 방금 네메시스가 뭐라고 한 거지?


“잠깐! 그 좋은 무기들이... 전부 식칼이라고!?!?!?”


“응. 모든 생물체들을 요리하기 위해 만든 식칼들인데. 왜?”


“....문스톤으로?”


“응.”


“나를 상대로 장난 하냐!?!?!?! 네 놈들!!!!!”


지즈도 식칼 하나를 집어 들고 그걸로 싸우겠다는 네메시스의 모습에 어이없어 할 뿐이었고,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는 세레나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시선으로 보지 말아줘! 생각을 해봐! 세레나! 4세계 괴물들의 수명은 죽기 전까진 제한이 없잖아?

그래서 정말로 ‘평생’ 사용하려고 문스톤으로 식칼들을 만들었지.

일단 만들어두면 영원히 쓸 수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내가 검 들고 싸우는 시간이 길겠어?

매일 3끼를 먹기 위해 요리하는 시간이 길겠어? 그러니 나에겐 무기보단 문스톤 식칼들이 많지...”


그렇다. 네메시스는 정말로 ‘평생’동안 사용할 목적으로 문스톤으로 식칼을 만들었고...

용도에 따라 만들다보니 그 숫자도 엄청났다. 게다가 요리에 취미가 있는 네메시스가 특별히 애정과 정성을 들여서 만들다보니...

네메시스의 식칼들의 성능은 천하의 명검으로 취급해야 할 정도. 솔직히 말해서. 무기로 사용하는 ‘루나’보다 성능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의 네메시스는 그것들 중 가장 쓸모가 적은 것을 꺼낸 것뿐이었다.

애초에 네메시스란 괴물은 맨 손으로 때려눕히는 스타일이라. 전투용 검을 그다지 많이 만들 필요가 없었다. 야누스가 상대라면 모를까. 웬만하면 문스톤 없이도 맨손으로 모조리 제압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걸로 날 제거 하겠다? 그것도 식칼로? 이거 지나가는 개가 웃겠군!”


지즈는 네메시스가 꺼낸 식칼을 보고 그렇게 비아냥거렸고 이에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못할 이유가 있나?”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품속에서 유리병을 꺼냈고 그것을 식칼에 내려찍었다.


쨍그랑~!


“벨라의 요리소스를 이곳에 사용한 이상. 이 식칼은 더 이상 식칼이라고도 부를 수 없겠네. 아니. 애초에 이걸 요리용 식칼로 쓰지도 않을 거지만...”


네메시스는 문스톤의 푸른 칼날을 검게 물드는 검은 액체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자신이 직접 식칼을 버리는 일을 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 너의 이름은 앞으로 ‘용의 독니’이라고 하자. 그럼 앞으로는 이건 식칼이 아니라. 마검이 되겠군.”


그리고는 스윽! 세레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기겁해서 뒤로 물러선다. 벨라의 요리를 독처럼 묻힌 검이라니.

저건 4세계에 존재하는 그 어떤 마검보다 위험했다.


“그거... 끔찍한 마검이네.”


“...여러 가지의 의미로 말이지. 하지만 효과적일 거야.”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용의 독니를 들고 지즈 앞에 걸어 나가며 외쳤다.


“네 놈을... 요리해주마!!!! 지즈!!!!”


“먹을 수 없는 건... 요리가 아니잖아...”


그런 네메시스 말에 딴죽을 거는 세레나는 덤이었다고 한다...


작가의말

말리고스는 네메시스의 투척무기로 산화하고...

지즈는 네메시스에게 썸띵 유어 파더를 시전하다가. 역공당했습니다.

리치킹인 아서스에 대한 패러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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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제 392화 천사. 괴물을 덮치다. +1 22.10.15 34 3 19쪽
392 제 391화 괴물들의 왕. 공포에 질리다. +2 22.10.15 51 3 22쪽
391 제 390화 네메시스의 선물. +1 22.10.15 42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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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제 388화 아픔을 딛고, 일어나다. +1 22.09.23 55 3 20쪽
388 제 387화 어둠의 주신과 부관. +2 22.08.22 44 3 15쪽
387 제 386화 오메가의 수업. +1 22.08.22 46 4 21쪽
386 제 385화 평화를 위한 길. +1 22.08.22 52 4 25쪽
385 제 384화 이계의 손님들. +1 22.08.22 47 3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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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제 382화 종말자와 괴물. +1 22.08.02 47 3 25쪽
382 제 381화 폭풍 전의 고요함. +1 22.08.02 37 3 22쪽
381 제 380화 마리에게 다가오는 악몽. +1 22.08.02 42 3 33쪽
380 제 379화 타락한 존재들의 회의. +1 22.08.01 59 3 34쪽
379 제 378화 공동의 목적. +1 22.07.12 45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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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제 376화 최흉의 비스트. 칼리. +1 22.07.12 42 2 40쪽
376 제 375화 4세계의 심연 속. +1 22.07.12 54 3 30쪽
375 제 374화 비극적인 운명. +2 22.07.11 35 3 38쪽
374 제 373화 잔혹한 현실. +1 22.06.22 43 3 19쪽
373 제 372화 추락하는 악마. +1 22.06.22 41 3 25쪽
372 제 371화 제 3세력. +1 22.06.21 53 3 38쪽
» 제 370화 말리고스. 처참하게 죽다. +1 22.06.08 46 3 35쪽
370 제 369화 눈에서 빔!!! +1 22.06.08 46 3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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