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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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왈라
작품등록일 :
2008.11.30 21:34
최근연재일 :
2008.11.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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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2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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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完

DUMMY

=11월 2 일 오후 7 시 샌프란시스코 연방 교도소=



항상 여기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인간을 만날 때 내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일단은 이 녀석은 내가 잡은 살인마이다. 그 것도 잔인하게 어린 아이들을 죽인, 사형이 부족한 죄인이다.

그런가 하면 나의 뿌리에 대해서 알고 있고, 내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알고보면 꽤나 도움이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 고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내가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엔도 마사키, 바로 이 인간 말이다!


“코딱지 그만파고 나 좀 봐줘요.”


면회실로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마주쳐야할지 그렇게 고민을 했구만 이 인간은 발가락으로 코딱지를 파고 있었다. 그러니 내 표정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다.


“왜? 신기하지 않아? 나 이제 발가락으로 밥도 먹을 수 있게 됐어.”

“그런 걸 왜 해요?”

“널 만날 때마다 수갑으로 팔이 묶여 있으니까 말이야. 뭔가 재밌는 걸 보여주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잖아. 요즘 룸메이트가 마술을 좀 해서 배웠는데. 손이 묶이면 아무 것도 못하겠더라고.”


그러더니 탁자위에 발바닥을 올려놓더니 앞에 놓인 메모지를 발가락으로 능숙하게 접어서 종이 비행기를 만들더니 내게 발가락으로 톡 쳐서 밀어 내었다. 진짜 박수라도 치고 싶네 그래.


“뭐, 잘 살고 있는 모양이군요. 항소는 안할 거예요?”

“내 편이라도 들어주게?”

“웃기는 소리. 그보다 이번 사건 관련 자료들이예요. 뭔가 걸리는 거 없어요?”


그에게 이번 사건의 개요에 대해 적힌 서류를 A4지 5 장 정도로 요약해서 가져왔다. 시신의 사진도 포함되어 있었고, 관련인들의 은행계좌 추적, 그리고 온라인 게임 아이디와 그들의 경제력에 대한 것도 적혀 있었다.


“내게 도움을 청하려면 내게 잘 보여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뭐 어때서요?”

“어때서긴? 너 이번에 온게 두달 만이야. 난 두달 동안 오죽 심심했으면 발로 이런 것도 하고 앉아있었다고.”


그러더니 이번에는 종이학을 접어서 발가락으로 톡 밀었다.


“알았어요. 나갈 때 사식 두둑히 넣어 줄테니까 좀 봐줘요.”


그러자 그제서야 그는 수갑을 찬 손을 테이블 위로 올리고서 내가 밀어 준 서류를 뒤져보기 시작하였다. 먼저 그는 시신의 사진부터 훑어보았다. 상처가 특이하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 상처에 대한 소견서를 뒤져보았고, 대충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금새 파악해 내었다. 그리고 그는 궁금한 것들을 묻기 시작하였다.


“칼라일 하심이라는 친구가 메이플가 모텔에서 죽었다고 되었는데.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네, 그래서 도움을 청하는 거예요. 죽인 사람은 있는데 범인은 나오지 않아요.”

“그래?”


그는 서류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더니 내게 말했다.


“그럼 가장 의심가는 사람은 케이어스 길드에서 게임하는 멍청이란 말이지? 그럼 사건 해결 아니야? 그 녀석 잡아서 조사해보면 될 거 아니야?”

“…… 그게… 조사 결과 일본인이라고 나왔고, 현재 미국에 없어요. 오히려 일본에서 한발도 나온 적이 없더랬다고요.”

“내가 보기에 이 4 만달러는 그 어쩌구 블레이드라는 걸 포기하게 만드는 비용인 것같아. 그리고 그게 인도 녀석에게 넘어가는 순간 살인청부 의뢰비가 된 거지.”

“거기까진 저희도 조사했어요. 인도까지 넘어왔기에 돈을 잘 버는 애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친구 컴퓨터를 통해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애였나봐요. 그러다가 4 만달러의 유혹을 받고 영혼을 팔았더랬죠.”

“혹시 유서같은 건 없던가?”

“유서요?”

“인도는 명예 살인이라는 게 있어. 가문을 중시 여기기 때문에 가문의 이름에 흠집을 내는 구성원이 있을 경우, 가장은 그 사람을 죽일 수 있지.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비난 받지는 않는 풍습이야.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돈은 받았지만 그로 인해서 불이익을 받게될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있어.”

“유감스럽게도 그런 건 없었어요. 하지만 가장 큰 의문점은 이 거예요. 살해당한 시신들에게 남겨진 상처가, 오직 한가지 무기를 제외하고는 도저히 그런 상처를 낼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블랙 어쩌구 블레이드 말이지?”

“네, 조사해본 결과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이라는 칼이 만들어진 일본의 단조 회사를 수배해봤더니 하나를 주문 받았지만 틀을 만들고 시험 제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하나를 더 찍어냈다는 첩보가 있었어요. 하지만 바로 폐기 처분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즉 지금 경찰서에서 보관하고 있는 그 칼이 유일한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드 디아볼릭이예요.”

“내 생각에는… 바로 폐기 처분되었다는 건 거짓말 같군 그래.”

“네?”

“너희들 조사에 보면 알잖아. 윤활유로 사용된 기름이 틀려. 최소한 두개의 그 블레이드가 존재해. 하나는 경찰서에 있는 거겠고, 하나는 살인마가 가지고 있는 거겠군.”

“그렇다면 도대체 살인마가 누구일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너희들이 지목한 모든 용의자가 아니라고 하면… 최소한 그들은 아니지 않을까?”


그 걸 누가 모른다고 그래? 하지만 도저히 짚히는 게 없으니까 이렇게 찾아온 거다. 그리고 이 인간은 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날 괴롭히려는 심산으로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는 한가지 방법을 내어주지 않으려 하겠지.


“오호라… 그랬구먼.”

“뭔가 짚히는 게 있어요?”

“만약에 말이야. 진짜 만약에…. 캐이어스 길드의 녀석이 진짜 나쁜 짓을 시킨 게 아니라 골탕을 먹일 정도의 일을 주선한 거라면 어떨까? 사만달러에 합당한 나쁜 골탕이겠지만.”

“무슨 소릴 하려고요?”

“이런 생각을 해봤지. 만약 내가 소중히 여기고 있는 물건이 있는데. 그 걸 남들이 가져가겠다고 트집을 잡는다면 어떻게 될까?”

“화가 나겠죠.”

“만약 그 물건의 가치가 엄청나다면?”

“죽일지도…. 그래서 우리가 살인사건을 온라인 게임과 연관 시키는 거예요. 실제로 그 칼의 가치는 4 만달러…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글세… 내가 생각하는 그 물건의 주인을 네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하지만 왜인지 갑자기 떠 오르는 것이 있었다. 정말로 그런 거라면… 말이 안되는 소리다. 절대로 말이 안되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 내 앞의 이 마술사는 그게 정말 말이 안될까? 하고 내 머릿속으로 직접 텔레파시로 물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 말도 안되는 환영을 일으켰다. 발로 접어 놓은 종이비행기와 종이학이 천천히 떠 오르며 날갯짓을 하며 허공을 날아 다니고 비행기와 부딪히더니 바닥으로 힘없이 추락하는 모습이었다.


“넌 어쩔 수 없는 마녀의 딸이야. 상태는 상태를 부르고 변태는 변태를 부르지. 그리고 무엇보다 네 화장한 꼬라지를 보면 넌 변태중에서도 상변태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딱 떠오르는 게 있었다. 너드 중의 상너드… 닥터 브래니건이 위험하다는 생각이었다.


“이제 뭔가 알았나? 그럼 여기서 시간 끌지 말고 어서 가봐. 아마 너라면 제 시간에 도착할 것같은데.”


내 표정이 갑자기 멍해지는 것을 간파한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일어나서 간수장을 불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내가 먼저 방을 뛰쳐 나가버려야 했다. 미안하지만 사식을 넣어줄 여유같은 건 없었다. 그저 교도소를 나오자마자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잡아뒷자리에 타고는 목적지를 말했다.


“경찰본부요.”

“가까운 경찰서요?”

“아니요! 샌프란시스코 경찰본부요!”

하긴 거리가 좀 있으니 오해할 만하긴 하지만 왜 이렇게 급할 때 이런담. 어쨌든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택시 기사는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차의 뒷좌석에서 미리 총을 준비하였다. 탄창에 총알을 장전하는 모습을 백미러로 본 택시기사는 적지 않게 당황한 눈치였다.


“긴장할 필요없어요. FBI니까요.”

“…… 그… 그러세요?”

“왜 그렇게 심각해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 FBI 맞아요. 젠장!”


안그래도 전에 얼굴에 스프레이 맞은 기억도 있어서 택시기사에게는 유감이 있는 편인데. 왜 이렇게 날 괴롭힌다냐.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신분증을 확인을 시켜주자 그제서야 조금 믿어주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불안해하는 게 느껴져서 이 쪽이 당황스럽다.


“으이구 좋아요. 어쨌든 빨리 좀 가주세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FBI는 FBI 차량이 따로 없어요?”

“…… 파트너가 먼저 퇴근해서 그런 거 없어요. 지금은 아저씨가 내 파트너니까 좀 빨리 좀 밟아줘요.”

“… 빨간 불인데요?”

“따블로 드릴게요.”


그러자 그제서야 일할 맛이 생겼는지 택시기사는 갑자기 엑셀레이터를 밟아서 길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뒷자리에서 안전벨트를 매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본부 지하 연구실=



지하 연구실 첫 번째 방… 연소실이라든지 방폭 설비라든지 뭔가 스펙터클한 실험 시설을 갖춘 곳이 화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닥터 브레니건의 성지였다. 공부를 하는 것보다 폭탄을 만드는 걸 더 좋아한 그는 이 곳을 천국으로 여기고 있었다. 거의 모든 폭발물을 다뤄 볼 수 있으며, 그 것을 제조하는 재료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심심하면 MEK를 추출하였고, 과망간산칼륨과 황산을 반응시켜 터뜨리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좋아하는 일은 흑색화약을 만들어서 집에 가져가는 것이었다. 뒷마당 지오라마로 구현해 놓은 가상의 도시의 이 곳 저 곳에 화약을 숨겨두고 폭탄 테러를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야 말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였다.


완전 너드도 이런 너드가 없을텐데… 최근에는 훨씬 쿨한 것을 손대서 너무 기분이 좋아져 버렸던 것이다. 평소에는 질산칼륨이 올려져 있을 테이블에 전설의 검,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이 올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이틀간 이 것을 분석한답시고 이 것 저 것 만져보더니 이제는 거의 분해도를 그리려는 모양이었다. 자기도 이 모형의 카피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것도 엄연한 작업이라고.”


무기의 모형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긴 했다. 그 것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이라든지, 실제로 사용할 시 어떤 상처를 내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법정에 증거물을 제출 할 때 디테일이 훌륭한 대조 증거가 될 수 있다.


여기 저기 사이즈를 재면서 약 절반으로 줄인 무기를 만들 생각이었나보다.


<건들지 마!>


자로 그 칼의 길이를 재던 브레니건 박사는 갑자기 화들짝 놀라서 자를 떨어뜨렸다. 어디선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에 가로 막힌 듯 발음이 부정확하였지만 확실히 건들지 말라고 경고하는 목소리였다.


“뭐지? 컴퓨터 소린가?”


브레니건 박사는 컴퓨터 스피커에서 새어나오는 낮은 음의 음악을 끄기 위해 윈앰프의 닫힘 단추를 눌렀다. 그렇게 분석실이 조용해지자 갑자기 어디선가 스릉스릉 하고 쇠를 끄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방폭, 방음 시설이라 외부의 소리가 들어올 리가 없는데…


“뭐야?”


외부의 소리가 아니었다. 분석실 가장 안 쪽에 위치한 연소실 쪽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그리고 갑자기 그 문이 벌컥 열리더니 시커먼 망토를 바닥에 끌고 다가오는 붉은 눈빛의 괴한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빛나는 검은 투구에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 그리고 검고 두툼한 갑옷을 입고 검은 망토를 바닥에 끌며 걸어오는 그의 손에는… 그 것이 들려있었다.


“블랙스톰… 허쉭….”


브레니건 박사는 마치 고양이 앞의 쥐가 되어버린 것처럼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그의 냉철한 두뇌는 확실히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그의 앞에 다가오는 괴한의 손에 들린 무기… 지금 탁자 위에 놓인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과 꼭같이 생긴 무기였고, 눈에 보이는 칼날 위로 흐르는 노란빛이 도는 투명한 윤활유는… 최근 너무 자주 봐서 흐르는 점도만으로도 파악이 가능한… 아마유였다.


그의 머리는 너무나도 냉철하게 굴러가서 괴로웠다. 저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게 되었고, 행동 패턴으로 봐서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베어버릴 것이며, 어디에서 어디로 베어버릴지까지 알 수 있었다. 자기가 베어질 경우 어떤 형태가 되어버릴 것이며, 자신의 재산이 누구누구에게 분배가 될 것이며, 그로 인해서 가장 이익을 보게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까지도 떠 올랐다. 오직 한가지를 제외하고는 그는 거의 완벽한 추론을 하고 있었다.


그는 도망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칼에 손대지 마>


잘 알아듣지 못할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더니 그 검은 몸뚱이 주위로 흘러나오는 시커먼 연기가 테이블을 휘어감았다. 그러자 브레니건 박사가 열심히 그려 놓은 도면이 불타기 시작했고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또 다른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도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내 칼을 더럽힌 자는 처벌을 받으라>


이번의 엉성한 영어는 위협적이었다. 한 팔을 들어 칼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 검은 괴한은 브레니건 박사를 향해 다가갔다. 저 커다란 칼을 한팔로… 인간의 힘이 아니다.


“움직이지마!”


그 타이밍에 분석실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소피 마리아 요원이 총을 겨눈 채로 분석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는 목격하였다. 시커먼 투구, 시커먼 마스크, 시커먼 옷에 시커먼 망토를 두른 괴한이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을 들고 브레니건을 공격하려는 순간을!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 발포한다!”

<내게 감히!>


그러자 이번에는 마리아 요원을 향해 달려드는 검은 괴한이었고,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정확하게 조준하여 권총을 발사하였다.

‘탕’!

방음시설이 되어있다고는 해도 그 건 어디까지나 외부에 들리지 않게 하는 거지 내부에서의 총소리는 메아리가 울리지 않을 뿐 귀 따가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총탄은 정확하게 검은 괴한의 가슴팍에 꽂혔고 그는 총의 위력에 뒤로 밀려났다.


그러자 그제서야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브레니건 박사가 소피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글록이 그 정도로 파워가 강했나요?”


헤헤 웃으며 다가온 브래니건에게 마리아 요원은 ‘아닐 걸요’라고 대답했고, 그러자 뭔가를 느낀 그는 갑자기 뒤를 돌아섰다. 그리고 그가 예감한 모습과 마주하였다. 어느새 일어서서 마리아 요원을 향해 다시 한번 달려드는 검은 괴한, 그리고 그를 막아서기 위해 풋볼 태클을 들어가서 그의 허리를 부여 잡은 브래니건 박사, 마지막으로 그런 두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마리아 요원.


두 번째 격발에서는 검은 괴한의 투구를 정확하게 맞추며 어설픈 코스츔의 투구를 찌그러뜨리고 괴한을 사살하였다.


결국 뒤로 쓰러진 괴한을 따라 머리부터 땅에 박게 된 브래니건 박사는 머리를 매만지며 일어나게 되었고, 결국 살인범을 사살한 마리아 요원과 브래니건 박사는 죽은 시체를 앞에 두고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고마워요. 앞에서 막아줘서.”

“저야말로… 살려줘서 고마워요.”


둘은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일단 알아봐야할 것은 알아봐야 했기에 천천히 시신을 향해 다가가서 총구를 시신을 향한채로 검은 괴한의 마스크를 벗겨 보았다. 그러자…


“세상에나…”


그녀가 본적 없는 얼굴이 드러나왔다. 하지만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본 브래니건 박사는 깜짝 놀랐는지 컴퓨터로 다가가더니 판갈리움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전설의 검 카테고리를 뒤지더니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의 설명문에서 블랙스톰 허쉬크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그러자 모니터에는 3D 캐릭터 이미지가 떠 올랐고, 그 얼굴의 생김새가…


“게임의 인물이 현실로 넘어온 거예요?”


둘의 모습은 놀랍게도 닮아져 있었다.





=다음날 FBI 미결과 지하 사무실=


FBI 샌프란시스코 지부 입구에서부터 데이브를 만나서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어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 반년동안 총기로 사람을 둘이나 죽인터라 뭔가 징계가 있지 않겠냐며 농담을 해대는 데이브에게 뭐라고 반격을 하고 싶었지만 총기 사고에 대해서는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있었기에 마땅히 뭐라고 욕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그냥 지하 사무실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세상에 이럴수가 싶은 광경이 앞에 펼쳐져 있었다.


“에? 이게 웬 꽃이에요?”


데이브가 내 책상 위의 꽃다발을 보더니 내게 물었다. 그걸 내가 알고 있을 리가 없지. 나도 지금 들어왔으니까… 하지만 정말 말도 안되게 꽃이 많은 꽃다발이었다. 빨간 장미에 노란 튤립에… 알지도 못하는 꽃들도 여러 가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메시지가 꽂혀 있었다.


“저도 몰라요. 그보다 어제 사건에 대한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제 다 나왔겠죠. 궁금하면 경감님한테 전화해보고요.”

“뭘 전화를 하고 그래요. 그 건 그렇고 WGC는 어떻게 됐대요?”

“오늘 예전대로 열리지만 메인 이벤트는 취소됐대요. 참가 길드가 두개나 쑥대밭이 되었는데 말이죠. 덕분에 비싼돈 주고 만들어 놓은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은 그대로 경찰에 압수 된 모양이예요.”

“네? 그 사람들이 뭘 잘 못했다고 압수를 당해요?”

“모르죠. 그 보다 그 꽃다발 누구한테 온 거예요?”


누구에게 온 건지 대충 감이 온다. 일단 내 자리에 앉아서 꽃다발 가운데에 꽂혀 있는 메시지를 읽어보았다


{당신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오늘 저녁 어떨까요?}

=팀 브래니건


브래니건 박사로부터의 꽃다발이네… 이렇게까지 들이대면 곤란한데…


“누구라고 써 있어요? 혹시 레이먼드?”

“아니요….”

“누군데요?”

“그게… 하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지하실의 그 너드요.”

“…… 풉… 아니… 웃으면 안되는데… 좀 너드같아서 그렇지 그 사람도 괜찮은 사람일 거예요. 한번 사귀어봐요.”

“자기 일 아니라고 너무 그러지 마세요.”

“왜요? 나도 당신이랑 어울려주고 있잖아요.”


그러더니 웃음보가 빵 터졌는지 데이브는 숨이 넘어갈 듯 꺽꺽 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그렇단 말이지. 지금 저 인간의 눈에는 내가 너드와 다를바 없는 사람으로 보인단 말이지.


그냥 짜증이 나버려서 데이브를 살짝 무시하고 그린 경감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건에 대해서 물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전화를 하자마자 들어오는 건 ‘바쁜데 왜 지랄이야? 나중에 이야기해!’라는 대답이었다.


==

결국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바로 다음 주, 데이브의 집에서 였다.

그 날도 결국은 데이브와 올리비아의 데이트였고, 베이비시터로 집에 놀러갔더니

알렉스가 내게 보여줄 게 있다면서 컴퓨터로 데려갔다.


“정말이지, 어른들은 애들의 말을 너무 안 듣는다니까.”


그 말로 시작한 꼬맹이는 고글 어스라는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우주에 떠다니는 인공위성을 통해서 지구위의 모습을 사진촬영하여 일반인들이 볼 수 있게 서비스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특히나 지금 이 아이가 실행시킨 프리미엄 버전은 업데이트도 꼬박꼬박 되는 거의 실시간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경찰 아저씨들이 어떻게 고생했는지 알 것같아. 차량을 추적하기 위해 고속도로 카메라에 의지했겠지만, 사실 금문교 정도의 주요 관광지는 고글 어스를 통해서도 관찰이 가능하거든, 여기에 이렇게 범죄 당시의 날짜와 시간을 넣어주고, 할 수 있는데까지 줌인을 하면….”


그러자 지구의 모습이 미 대륙의 모습으로 변했고, 미대륙의 모습은 샌프란스시코의 모습이 되었고,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이 점점 금문교 쪽으로 다가갔고, 소피는 금문교 한가운데… 즉 사건 현장을 확대하였다. 그러자 확실하게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정말 수사 초기에 알아내었다면 그 헛고생을 하지 않았을 법한 충격적인 모습이 모니터 위에 떠 올랐다.


“... 자! 금문교에 블랙스톰 허쉭이 나타났어.”

“…… 너… 이 거 찾아보기 전에 누가 그랬는지 알것같다고 그랬지?”

“네… 사실 저 아저씨가 판갈리움의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파트의 시나리오를 담당하던 사람이었거든. 더 정확히는 그 시나리오를 도둑 맞았다고 그러더라.”

“그게 무슨 소리니?”

“위저드 오브 캐스트 사의 시나리오 팀원이었는데 판갈리움 게임도 하거든. 나랑 자주 파티를 맺고 다니고는 했어. 그래서 이번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잡아 죽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 자기 아이디어를 개발자 게시판에 올려서 채택이 되었는데도 자기한테는 아무 것도 떨어진 게 없다면서… 시나리오를 낼 때 채택되어서는 블랙스톰 허쉬크의 얼굴을 자기 사진으로 쓰게 됐다며 자랑까지 했었거든. 그 당시에는 아저씨가 나이 먹고 찌질대는가 싶었는데 막상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알것같더라. 이 아저씨 짓이었다는 거.”


알렉스에게 물었더라면… 바로 풀릴 수 있었던 사건이었단 말인가? 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다. 일본 쪽의 캐이어스 길드의 길드 마스터 쪽으로도 가택 침입의 사주를 통해서 교사범으로 처벌해야했다. 인도에서 넘어온 칼라일 하심이라는 꼬마는 게임을 통해서 여자를 잃었기에 캐이어스 길드의 길드마스터의 꼬임에 넘어갔고, 돈까지 생기는 일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자세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아마도 두 유저의 컴퓨터에 접근하여 백도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즉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그들이 이용하는 캐릭터나 아이템을 해킹할 셈이었을 것이다. 그 증거로 그의 소지품 중에 USB 메모리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가 포맷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 하드디스크를 더 조사해봤는데. 그 컴퓨터에는 판갈리움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여서였을 것이다.


“알렉스… 너 말이야… 뭐랄까. 혹시 이 다음에 커서 경찰이 될 생각이 있는 거니?”

“응, 근데. 여자 아이는 그런 거 하면 안된다고 아빠가 그랬어.”


확실히 정상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한다. 나 역시… 엄마의 뜻을 따르고 싶지 않아서 정상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만약 처음부터 알렉스의 협조가 있었다면 이 사건은 이렇게 세명이나 죽는 사건이 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멍청한 블랙스톰인가 하는 녀석이 자신의 작품에 손을 대는 사람들을 죽이는 뻘짓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 놓고 정작 이번 이벤트의 기획자인 랜디 서튼에게는 손가락도 건드리지 못했다. 그저 인터넷 찌질이가 맞는 모양이다.


“넌 머리가 좋은 아이니까 뭐든지 금방 이해할 거야. 하지만 말이지. 하늘이 내려주신 재능은 결코 하늘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써서는 안된단다. 그렇게 된다면 비극으로 치닫게 될 거야.”

“영웅은 신에 대항하지만 그 때문에 한계에 부딪힌다는 거지? 헤라클레스, 아킬레우스같이…”

“똑똑한 애는 하여튼… 하지만 똑똑한 것보다 중요한 건 착한 아이가 되는 거란다. 그래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갖다 주실 거야.”

“안그래도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기로 했는 걸.”


그게 무슨 소린가 했다. 하지만 정작 12 월 25 일… 알렉스는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을 산타로부터 선물 받았다. 경찰 증거물 보관소에서 소유권을 포기한 DC 코프의 전설의 칼을 일반인에게 양도하였고, 그 걸 구입한 건 다름 아닌 데이빗 미첼… 알렉스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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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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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막간 이야기 : 스토커 下 +4 08.11.30 525 2 107쪽
47 막간 이야기 : 스토커 上 +1 08.11.30 436 2 12쪽
46 에필로그 +2 08.11.30 548 3 13쪽
45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完 +7 08.11.30 452 2 5쪽
44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9 +2 08.11.30 461 3 16쪽
43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8 +7 08.11.28 445 2 17쪽
42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7 +3 08.11.27 420 2 16쪽
41 네번째 이야기 : 컬트클럽 6 +7 08.11.26 421 2 15쪽
40 네번째 이야기 : 컬트클럽 5 +6 08.11.26 410 2 15쪽
39 네번째 이야기 : 컬트클럽 4 +7 08.11.25 540 3 15쪽
38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3 +9 08.11.24 573 2 22쪽
37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2 +7 08.11.23 397 2 15쪽
36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1 +5 08.11.23 442 2 10쪽
35 당신은 날 돌게 만들어 +6 08.11.22 437 2 16쪽
»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完 +6 08.11.22 541 2 24쪽
33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9 +3 08.11.21 482 2 14쪽
32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8 +6 08.11.21 478 2 17쪽
31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7 +6 08.11.20 477 2 13쪽
30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6 +7 08.11.20 454 2 11쪽
29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5 +8 08.11.19 470 2 27쪽
28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4 +6 08.11.18 435 2 14쪽
27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3 +5 08.11.17 418 2 17쪽
26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2 +8 08.11.16 416 2 12쪽
25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1 +8 08.11.16 496 2 13쪽
24 마녀의 데이트 +3 08.11.15 366 3 20쪽
23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完 +4 08.11.15 494 2 21쪽
22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9 +2 08.11.14 347 2 11쪽
21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8 +2 08.11.14 506 2 14쪽
20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7 +4 08.11.13 427 2 16쪽
19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6 +3 08.11.12 52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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