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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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왈라
작품등록일 :
2008.11.30 21:34
최근연재일 :
2008.11.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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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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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1

DUMMY

2008 년 1 월 2 일



한 밤중에 멍한 눈을 한 늘씬한 금발의 아가씨가 옷 찢어진 채로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뭔가 심한 짓을 당한 듯 옷이 심하게 찢어져 속옷은 한쪽만 채워져 있고 한쪽 가슴은 훤히 드러나 있는 모습이었다. 치마도 한쪽이 심하게 찢어졌고 그 안에 속옷도 입고 있지 않았다. 누가 보아도 성폭행 피해자 같은 모습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그녀를 애써 무시하거나 피했지만, 간혹 착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혹시 무슨 문제 있어요? 경찰 불러드릴까요?’하고 말을 걸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계속 멍하니 걸어갈 뿐이었다. 도저히 눈에 안띌래야 안띌수 없는 상황이었고, 행인들은 경찰은 어디서 뭐하고 있나? 하고 불평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걸었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움직였다.


그녀가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또 따로 있었다. 어느 정도 움직이다가 눈부신 조명이 나온다 싶으면 그 빛을 피해서 구석진 골목길로 몸을 돌렸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걸어가는 길이 정확히 어느 곳을 향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도착한 곳은 바트(B.A.R.T) 역이었고, 지하도의 계단을 내려오는 것까진 자연스러웠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발걸음으로 지하철 플래폼을 가로지른 것이 기묘해 보였다. 그리고 걸음을 멈추지 않은 그녀는 지하철 피트 앞에 다다랐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앞의 노란 선에서 걸음을 멈췄어야 했는데…


피트 안으로 쏙 빠져 버렸다. 전혀 멈추지 않고 마치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허공이라고 밟으려는 듯 한발을 내 딛은 결과 그녀는 앞으로 고꾸라져서 2 미터 아래의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이런! 거기 아가씨 괜찮아요?”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노신사가 피트 아래를 내려다 보고는 그 여자의 안위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너무 늦은 밤이라서 도움을 청할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내려간다고 하던들 다시 올라올 재간이 없었기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던 차였다.


하지만 그의 걱정을 무시한 그 여자는 벌떡 일어나서 어두운 터널 속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어찌 해야할지 모르던 노신사는 어쩔 수 없이 힘든 몸을 이끌고 피트 안으로 조심스레 뛰어들어왔고, 넘어질 뻔한 몸을 추스르며 그 여자를 향해 달려갔다. 혹시라도 전철이 들어오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여자를 붙들어야 했다.


그리고 걱정은 곧 현실로 다가왔다. 이내 곧 저 멀리에서 새하얀 빛이 비춰오며 ‘빠아아아앙’하는 소리가 터널을 울리며 들어왔다. 노신사는 순간 도플러 효과에 의한 거리 계산을 머리 속에 떠 올려 봤지만 몸으로는 일단 앞서 가는 여자를 어떻게든 구하기 위해서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음 속으로는 벌써 그 여자를 이끌고 구석 대피 구역으로 넘어갔지만 늙은 몸은 그녀를 쫓아가기 바빴다. 그리고 마침내 지하철이 바로 코 앞에 오게 되었을 때 간신히 손에 잡힌 여자의 한쪽 팔을 잡고 그녀를 밀쳐내는데에 그쳤다.


그 다음, 그 노신사는 운명에 맞섬에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구했고, 자기보다 젊은 여자, 그 것도 딱한 여자를 살려 놨으니 죽어서 천국에 갈 거라고 확신을 했기 때문이었다. 단지… 자기가 견딜 수 있는 고통이기를 바랄 뿐이었다.



=2008 년 1 월 3 일 오전 12:30 분 경=



BART 역에 사망사고가 나서 지하철이 멈춰있었다. 사고인지 사건인지 알 수는 없지만 CCTV에 이상한게 잡혔다는 철도 공무원의 전화를 받고 일단 출동한 터라 끔찍한 꼴을 보겠거니 싶었다.


막상 현장에 왔을 때 그 기대는 전혀 어긋나지 않았다. 완전히 걸레가 되어버린 시신이 현장에 고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날 기다리기 위한 것이었다. 지하철에 치인 시신이 어떤 모양을 하게 되는지 항상 궁금하긴 했다. 그런 사건을 맡아본적은 없었으니까


아, 그 전에 내가 누군지부터 이야기 해줘야겠군. 난 말이지!


“경감님! 여기 철도 경찰 메텔 씨입니다.”


그래… 난 경감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찰본부(POLICE H.Q.) 강력팀 팀장 티모시 그린이 정확한 나의 이름이고, 나는 이 도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이 도시의 참 일꾼이다. 결코 펀펀 놀다가 사건이 터질 때에만 바쁜 FBI 따위와는 틀리다.


“안녕하쇼. 그래 어찌 된 일입니까?”


철도 경찰이면 철도 경찰이지 시신 조사하는 것까지 방해할 만한 일인가? 내 부관, 짐 레이가 데리고 온 정복 차림의 철도 경찰은 사실 말이 좋아 경찰이지 경비원이나 다름 없는 옷차림이어서 누구도 오피서라고 부르진 않을 것이다. 메텔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철도 경관은 약간 이색적으로 비춰지긴 했다. 철도 경찰이 아무리 진짜 경찰과 달리 한정된 업무만 치른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눈에 띄는 사람을 고용할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키가 175가 넘을 것같은 훤칠한 키에 정복을 입어서 드러나는 몸매에 긴 금발머리까지… 도저히 공무원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고 대신 모델이나 배우를 하면 더 잘 나갔을 법한 외모였다.


“CCTV에서 잡힌 영상을 보았습니다. 피해자는 한명이 아니라 두명이어야 했어요.”

“두명이요?”

“지금 저기 저 시신은 처음의 피해자를 따라 들어간 사람이었어요.”

“그럼 동반 투신이었다는 겁니까?”

“아니요… 일단 CCTV를 같이 보시죠.”

“그 전에 시신부터 봅시다.”


수사 의지 반 흥미 반으로 아직 처리하지 않은 전철과 부딪힌 후에 찢겨진 시신을 보기 위해 피트로 내려가 널부러진 천조가리와 핏덩이를 향해 걸었다. 그리고 제대로 보기도 전에 다시 돌아와서 플래폼으로 오르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자 그럼 CCTV 보죠.”


씨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까지 망가져 버리면 보는 것만으로 토할 것같잖아.너덜너덜한 머리 가죽에 흰머리가 붙어있는 걸 보면 노인임이 틀림없고, 너덜너덜 한 걸 보면 머리 뼈가 박살이 났을 것이다. 그 이상은 보려니 무서워서 나중에 샘이 알아서 해줄 거라고 생각하고 철도 경관이 보자고 한 것을 보기로 했다.


그녀는 우리를 보안실로 안내했고, 그 곳에는 지하철도의 각지에 붙어있는 CCTV 영상이 약 서른 개 정도의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중 우리가 방금전까지 있었던 현장의 영상도 잡혀 있었다. 이 카메라가 계속 움직였다면 사고 당시의 영상도 잡혀 있을 것이다.


“자, 문제가 되는 부분을 녹화해 뒀어요.”


메텔 경관은 비디오 테이프를 재생기에 넣고 재생하였고, 곧 따로 준비한 텔레비전에서 흑백 영상이 화면을 통해 보여졌다.

옷이 온통 찢어진 여자가 나타났고, 다른 한쪽에서 꼭 모노폴리에 나올 법한 흰수염에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짚은 영감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저 할아버지… 마이클 재거 아니에요?”

“마이클 재거?”

“텍사스 석유 갑부 말이예요.”

“포보스 지에서 꼽은 500 명의 부자에서 500 등에 간신히 들어간 그 사람 말하는 거야?”

“작년에는 들어가지도 못했죠. 하지만 원체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 세간의 존경은 많이 받던 사람이예요.”


우리 부관은 아는 게 많아서 참 좋으시겠어. 밤새도록 인터넷을 하니까 눈도 빨갛고 말이야. 하여튼 머리는 잘 돌아가는 녀석인데 상관 잘못 만나가지고 출세길이 딱 막혀버린 딱한 녀석이다.


“혹시… 이 사람이 아까 그 고깃덩이는 아니겠죠?”

“계속 보세요.”


옷이 찢어진 미친 여자같은 아가씨가 지하도의 피트로 떨어졌고, 그 걸 본 영감은 당황하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곧 전혀 날렵하지 못한 몸으로 피트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카메라가 바뀌면서 이번에는 피트 안을 촬영하는 카메라의 시점으로 영상이 이어졌다.

바닥에 떨어지느라 상처를 입은 여자는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두운 터널 쪽으로 걸어갔고, 노인네는 그 여자를 향해 달려가서 결국 어떻게 그 여자를 옆으로 밀쳐내었지만 그 순간 갑자기 나타난 전철에 치어버렸다.


“전철에 치이자마자 모든 관절이 어긋나고 닿은 부분의 뼈는 모두 골절… 완전히 문어와 같은 모습이군요.”


부관이 한마디만 더 했으면 토할 것만 같았다. 방금 전 그 피비린내 가득한 시신은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 무엇보다도 구역질 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건 뭔가? 경관?”


메텔 경관에게 묻자 그녀는 바로 대답하였다.


“보시는 바와 같이 피트로 떨어진 건 두사람인데 시신은 하나만 발견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라진 여자… 보시는 바와 같이 옷차림이 정상이 아닌 것같아요. 성범죄 피해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무엇보다도 백만장자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으니 철도청의 권한 밖의 일이예요. 비록 사고라고 하더라도 범죄와 연관되어 있을 것같아요.”

“그렇다면 경찰이 나서야지.”


지하철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고에서 이제는 실종 수사란 말이지. ………… 갑자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FBI에도 실종수사반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이 소식이 FBI에 들어가는 순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인간 둘을 보게 될 것같은 느낌이 팍팍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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