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화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완)
"어머님 아들 왔어요~"
"그래그래 우리 아들 얼른 밥 먹자!"
"엄마! 나도 이 집 딸이거든?"
"왔냐? 선덕이 먼저 욕실써야하니까 선덕이 방 청소나 해놔"
부상 직후 고마츠가문의 장남이 되어버린 선덕, 처음에는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어느새 이 집에서 식모가 되어버린 나나였다.
"밥부터 먹고 씻을게요. 김치찌개 냄새가 도저히 참을수가 없네요."
선덕이 가장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배우기 위해서 한국 요리전문 학원에 직접가서 배울정도로 정성을 가득 담은 장모님표 돼지김치찌개,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신 김치와 고소한 깻가루와 큼직한 돼지 목살의 식감까지 최고의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뤘다.
"그래 그럼 밥부터 먹자 어서들 앉아~"
"난 이집에서 유령이구나.."
"크큭 뭐래 얼른 이리와 같이 먹자"
나나 의자를 직접 뒤로 빼주는 선덕을 보며 마지못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간이 조금 싱거우면 이 새우젓을 추가하래 그럼 더 맛있다더라"
"요리학원에서 배우신거예요?"
"그럼~ 원래는 김치찌개만 배우고 말 생각이었는데, 한식요리가 생각보다 많아서 조금 더 배워볼라고~ 이건 오늘 배웠던 제육볶음 목살 남은걸로 좀 만들어봤다."
"어머님 최고!"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 했던가, 생선을 좋아하는 고마츠 가문의 식탁은 어느새 돼지파티가 되어있었다.
"여보 그.. 꽁치하나만 구워줘.."
"아~ 어쩌죠? 내일 아침은 꽁치 김치찌개할 생각이라.."
"김치찌개 김치찌개 그 놈의 김치찌개!!!"
일주일에 6번은 먹는 김치찌개 때문에 아버님이 분개하셨지만, 식모인 딸보다 아래 서열인 아버님 의견따위는 어머님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잘 먹었습니다!"
"그래~ 아들 오늘은 내가 설거지 할게"
"아니에요. 제가 할게요. 잠깐 쉬고 계세요."
자신이 먹은 그릇과 요리하면서 쌓였던 냄비까지 야무지게 설거지 하는 선덕, 처음에는 얹혀사는 선덕이 무리하는 줄 알았지만, 한국문화라는 말에 곧장 납득하셨다.
"지난번처럼 아빠꺼 하면 절대 안돼! 알겠지?"
"아니 여보? 얘가 하고 싶다는데..!"
-찌릿!
"네~ 엄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선덕 때문에 강제로 설거지 하게 생긴 아버님에게 조금은 미안했지만, 어머님의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 이 집안과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은 씁쓸해졌다.
***
-똑똑똑
"네~"
"아직 안 잤어?"
"응 잠이 안오네.. 오랜만에 선발 경기라서 그런가.."
"하던대로 해 조급할 필요없이"
"그러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
선덕이 걱정하는 게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있는 나나이기에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선덕을 그저 안아주었다.
"너무 애쓰지마 식당 차리는 거 아직 유효하니까"
"푸흡! 그러려면 어머님 다니시는 학원에 같이 가야할것 같은데?"
"또 놀리지? 지난 번 주먹밥은.. 실수였다고!"
"그렇지 실수겠지, 실수가 아니고서야 주먹밥에 와사비만 넣지는 않았겠지 난 무슨 벌칙게임인줄..?"
-퍼억!
"크헉!"
"또 해보시지?"
"죄송합니다.."
'웃고 있는 사람의 명치를 치는 건 살인미수 아니냐..!?'
그렇게 오지 않는 잠이 들때까지 나나는 선덕 옆에서 같이 있어주었다.
***
"잘 부탁한다. 에이스"
본선 첫번째 경기 시작 전 다케노조 감독님은 에이스의 상징인 1번을 선덕에게 건넸다.
-짝짝짝짝!
-복귀 축하한다. 가서 다 날려버려!
-3학년 마지막 여름 우릴 우승까지 견인해달라고~
-선배님! 화이팅 하십시오!
고작 등 번호일 뿐인데, 무거웠다. 동료들의 격려도 무거웠다.
'정말 오래 걸렸어..'
팔은 진작에 다 나아있었지만 자신에게 만족스러워지기까지 1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왔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가 아닌 환영받는 복덩이 야구선수로 거듭날 시간이야'
- 작가의말
지금까지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를 봐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 솜씨에 많은 반성을 하면서 두번째 작품을 끝내보려고 합니다.
사실 더 많은 스토리를 이어가고 싶었지만 조금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여기서 마무리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조금 더 나아진 작가가 되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저녁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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