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아는 자 04
옆에 있던 소연이 큰 소리로 소리차자 중년 남성이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남자 역시 한 사람을 보고 소리쳤다.
“현성아!”
“아…….”
현성은 중년 남성을 보고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의 미래시대에 살았던 아버지가 거의 얼굴이 흡사 하다는 것이다.
“어머, 아저씨 아들 오랜만에 봐서 저는 안 보이시죠?”
현성의 옆에 있던 소연이 살짝 투덜거리자 현성의 아버지인 주기만은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미안하구나. 오랜만에 아들을 봐서 그런지 내가 널 잊고 있었구나.”
“아저씨, 그럼 이제 한국에 완전히 돌아오신 거예요?”
“아니, 한 달 뒤에 다시 나가야 한다.”
“또요?”
“이번 이집트 조사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것도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서 온 거다.”
“흐음, 알겠어요.”
“그래도 한 달간 한국에 있을 거니 현성이의 과거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면 언젠가 기억이 돌아오지 않겠냐.”
“어머, 그러겠네요. 제가 아는 건 이미 다 이야기 했어요. 그것 말고도 현성이가 두 달 동안 얼마나 절 괴롭혔는지 몰라요.”
“허허, 그런 일이 널 그렇게 괴롭혔으면 일도 못했을 텐데.”
“아, 괜찮아요. 어차피 글 쓰는 작업은 한 동안 안할 거라서요.”
“정말 그래도 되겠니? 워낙 유명한 여류 작가가 글을 안 쓰면 독자들이 싫어할 텐데.”
“에이, 괜찮아요. 오래 쉬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책은 꾸준히 읽고 있으니까 문제없어요.”
“그렇다면 다행이야. 유명한 로멘스 작가가 절필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의 크나큰 손실이야.”
“아저씨 그만해요. 이러다 너무 비행기 타서 어지러워요.”
“하하하! 알았다.”
주기만은 현상을 바라보면서 입을 천천히 열었다.
“그래. 기억은 좀 찾았냐?”
현성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솔직히 찾을 기억이 없다. 미래에서 온 사람이 과거에 기억할 것이 무엇 있겠는가.
“그래, 그렇구나.”
“아저씨, 너무 걱정 마세요. 이렇게 죽은 줄 알았던 현성이가 살아 돌아온 것도 어딘데.”
“그것도 그렇지.”
“그럼 오늘은 맛있는 거 먹나요?”
“어이쿠, 소연이가 내가 없는 동안 먹고 싶은 게 많았나 보구나.”
“그걸 말이라고요.”
“그래, 아들도 찾았으니 오늘은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
그렇게 해서 세 사람은 맛집으로 유명한 곳을 찾아가 한 끼 식사를 하게 되었다.
“오, 이 장어 정말 맛있다.”
세 사람이 먹고 있는 건 장어였다. 그것도 꽤나 굵은 놈으로 골라서 먹고 있었다. 물론 그날 먹은 건 상당한 금전적 출혈을 감수하고 먹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주기만은 주머니에 돈이 그리 많은 상황이 아니다. 이집트에 간 것도 어찌 보면 돈 때문에 간 거다. 발굴은 딱히 큰 돈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특히 이집트처럼 이곳저곳에 문화유산이 많은 곳은 국가에서 꾸준히 발굴에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그렇게 받은 돈을 적절하게 아끼며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기분 좋구나. 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나게 돼서 말이야.”
기만은 현성을 이렇게 보고 있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버지, 그거 아세요. 제가 기억을 잃어버렸는데 아버지는 한눈에 알아 본거.”
“저, 정말이냐.”
“네.”
사실이다. 미래의 돌아가신 아버지와 정말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비록 얼굴만 똑같을 뿐인데 현성은 죽은 아버지가 살아 돌아온 느낌이었다.
“아, 기억을 잃어버려도 아버지에 대한 건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니 역시 혈연은 끈끈해.”
“하아, 정말 이럴 때 너희 어미가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주기만은 살짝 한탄을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도 제가 살아 돌아온걸 알면 기뻐하실 거예요.”
“그래, 그렇겠지.”
2. 대학
주기만이 한국에 있는 한 달 간은 정말 무서운 속도로 흘러갔다. 주기만이 일이 끝나면 곧바로 현성과 대화를 해서 기억을 되살리는데 주력했다.
그 방법은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 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주 상세히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현성은 이제는 자신의 과거일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들으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자 어느새 공항에서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될 시간이 찾아왔다.
“이제 이집트로 돌아가면 반년 간은 아마 나올 수 없을 거다.”
“반년 뒤에는 돌아오시나요?”
“아니, 완전히 돌아오는 건 아니고 다음에는 마야에 새로운 유적이 발견되어서 그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그럼, 적어도 한두 해는 그냥 넘기겠네요.”
“허허허, 걱정마라 나도 마야의 새로운 유적에 대한 조사를 끝마치면 고고학 교수자리 하나 받기로 했다. 그때는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안 해도 되니 걱정마라.”
“그럼, 그 조사가 끝날 때까지 몸조심하세요.”
“그래, 알았다. 그럼 다녀오마.”
주기만은 그렇게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국장을 향해 갔고 현성은 주기만을 진심으로 아버지라 생각하고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해 주었다.
현성과 소연이 집으로 돌아온 뒤에 새로운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하게 되었다.
“현성아, 너 그러고 보니 아직 복학 안했지?”
“복학?”
“그래, 복학 너 이제 주민등록증 재발급 받았으니 이제 다시 학교 가야지.”
“내가 어느 대학 다닌 지 알아?”
“알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
“설마?”
“맞아, 너도 걸어서 한 시간 걸린다는 거 잘 알잖아.”
현재 현성이 있는 집은 서울이 아닌 경기도다 대학 역시 경기도에 있는 대학을 입학했다. 대학 이름은 경중대학교로 경기도 내에서는 그리 인기 좋은 대학은 아니다.
“그럼 학과는 뭐였는데?”
“학과는 몰라 대신 동아리는 알아. 무슨 휴머노이드 로봇 동아리라고 하던데.”
“로봇 동아리?”
이 시대에 로봇 동아리라고 한다면 그 수준이 아주 미미한 시기다.
‘허허, 참 이런 우연에 일치가 다 있나…….’
현성은 과학자지만 박사 학위를 따게 만든 분야는 바로 로봇공학 분야다. 그 중에서도 큰 로봇이 아닌 작은 로봇 즉 나노머신 분야의 권위자다.
‘뭐, 로봇 말고도 다른 박사 학위도 좀 땄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의 학위를 땄지만 전문 분야는 역시 나노로봇이었다.
‘그런데 경중 대학이라니 이름도 못 들어본 대학인데.’
미래에서 살았어도 이름 있는 대학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의 이름 있는 대학은 미래에도 여전히 대단한 수준의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학교는 내일 한 번 가지 뭐.”
“그래, 어차피 지금은 학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니까.”
“아, 그리고 학교에 가는 일은 저 혼자 가서 일을 처리 할게.”
“정말? 그런데 혼자 할 수 있겠어?”
“나 20살 넘은 성년이야.”
“치! 어디 누나 앞에서 어른이라고 주름 잡는 거냐.”
“후훗!”
현성이 살짝 웃어주자 소연은 순간 발끈했다.
“어어, 그 웃음의 의미는 뭐냐.”
“몰라.”
다음날이 되자 현성은 아침부터 경중대학교를 찾아갔다. 거리가 걸어서 한 시간 거리라 좀 멀다 여겨지지만 어차피 버스 한 번 타면 금방인 거리였다.
“여기가, 내가 다녔던 대학이란 말이지.”
현성은 곧바로 행정실을 찾아가 행방불명자가 돌아왔다는 걸 알려주고 다시 학업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바꿨다.
뭐 그 절차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어 금방 해결이 됐고 다른 건 현성이 과거에 활동했다는 동아리다.
“동아리실에 한 번 찾아가 봐야겠군.”
현성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로봇 동아리 사람들이 있는 동아리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기군.”
아직 동아리실에 찾아온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그 안은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로봇을 연구하고 만드는 동아리답게 주변이 각종 부품들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누가 로봇 동아리 아니라고 할까 딱 그 티를 내요.”
- 작가의말
으헤헤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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