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역대급 마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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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쵸칩
작품등록일 :
2023.06.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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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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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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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소영주 (4)

DUMMY

아드리아 영지는 라마르 왕국에서 손에 꼽히게 넓었다. 아드리아 영주성이 있는 몰디아 주변으로 영지민들이 집중되어 살고 있었고, 외곽으로 갈 수록 영지민들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동쪽 해안은 종종 찾아오는 해적들 때문에 많은 영지민들이 주거지를 버리고 떠났다. 라마르왕국은 이렇다 할 해군도 없었고 바다로의 진출을 아예 생각하지 않는 나라였기에 해적들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해적들은 날로 대담해져 해안을 거슬러 몰디아 근처까지 올라오기도 했는데 그 때는 영주가 병력을 이끌고 가 모조리 처단했다. 이후 해적들은 언제든 배로 도망갈 수 있는 거리에서만 약탈을 했고 아드리아의 해안은 점점 황폐해졌다.


그리고 북쪽은 검은숲이 있었다. 검은숲은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라마르 왕국의 전체 영토와 맞먹는 큰 크기였다. 검은숲은 워낙 넓은 탓에 아드리아 인근에는 온대림이 더 위쪽으로는 열대림이 펼쳐져 있었고 검은숲을 통과해 지나면 서대륙 최대 사막인 타클라사막이 나왔다.


검은숲이라는 이름은 숲의 토양이 검은색을 띄고 있어서 였는데, 이 검은색 토양은 워낙 영양분이 많고 농사가 잘 지어지는 땅이라 옛날부터 아드리아 영지는 이곳을 개척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숲의 규모에 어울리게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 개척이 쉽지 않았다. 파르벨이 본격적으로 영지를 운영하고 나서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몬스터를 몰아내고 그 땅에 개척촌을 세워나가고 있었다.


내무관이 말하는 영지민들은 바로 그 개척촌에 살고 있는 영지민들이었는데 대부분 해안가 지역에 살다가 날로 심해지는 해적들의 횡포에 영지의 방침에 따라 주거지를 옮긴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날씨 하나는 끝내줍니다요"


앙헬이 내리쬐는 태양 빛을 손으로 가리며 말했다.

내무관이 차출한 병사 200명과 로빈, 앙헬은 검은숲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형성된 개척촌에 도착해 있었다.


"여기 개척촌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렇게 합시다"


내무관의 말에 따라 일행은 개척촌의 입구로 향했고 목책 안에서 밖을 지켜보던 주민들이 우리를 확인한 뒤 문을 열고 마중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제2 개척마을 촌장 한스입니다"

"반갑다. 나는 전쟁터로 떠나신 영주님을 대신하여 토벌대를 이끌고 온 소영주 로빈이다"

"소영주님 이셨군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긴 했지만 촌장 한스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몰디아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긴 했지만 개척마을에도 영지의 소문은 다 퍼져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영주 대신에 무능력 놈팽이로 소문나 있는 소영주가 토벌대를 이끌고 온 것이 썩 달갑지 않았다.


"잠시 쉬었다 갈 것이니 자리를 안내해라"

"그리하겠습니다 내무관님"


일행은 촌장의 안내에 따라 개척촌 안으로 진입했다. 통나무로 투박하게 지어진 집들이 곳곳에 있었고 기거하는 주민도 생각보다 많아 보였다. 목책 너머에는 그들이 열심히 가꾼 논과 밭도 제법 넓게 펼쳐져 있었다.


"누추하지만 드시지요"


병사들은 개척마을 광장에 자리를 잡고 아무렇게나 누워서 쉬기 시작했고 로빈과 내무관, 앙헬은 촌장의 집으로 안내 받았다.

촌장은 차와 몇 가지 음식을 꺼내와 일행에게 대접했다.


"요즘 어떤가? 별일 없어 보이긴 하던데"

"예 내무관님. 최근에 길 잃은 고블린 두 놈이 목책까지 내려오긴 했는데 자경단이 활을 쏴 쫓아내 버렸습니다"

"대규모 몬스터들이 들이닥치진 않나 보군?"

"아무래도 작년 영주님께서 깊숙한 곳까지 토벌해주신 덕분에 몬스터의 습격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농사는 어떤가?"

"수확량이 상당합니다. 이곳의 땅은 정말 축복 받은 땅입니다. 제가 젊은 시절 해안가에서 농사 지었을 때의 수확량의 거의 두 배 입니다."

"식량이 풍족해져서 그런지 아이들 숫자가 많이 늘었더군"

"그렇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 되니 다들 힘을 다른 곳에도 쏟을 수 있게 되었지요"

"하하 그거 좋은 일이군"

"저... 그런데 혹시 세금 문제는...."


내무관과 대화를 하던 촌장은 조심스럽게 세금 이야기를 꺼냈다. 개척촌이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모르는 로빈은 그저 듣고만 있었다.


"세금은... 내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지. 소영주님께서는 혹시 영주님께 들은 바가 있으십니까?"

"세금?"

"그렇습니다. 개척촌은 지금 영주님의 명령으로 세금이 면제되어 있습니다. 촌장은 그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한 것 같습니다"

"그건 영주님이 돌아오시면 결정할 일이다. 그때까지는 현행대로"

"감사합니다. 소영주님"


소영주가 세금 면제를 바꿀 마음이 없다는 것을 들은 촌장의 얼굴 표정이 활짝 펴졌다. 사실 토벌에 관심도 없어 보이는 소영주가 갑자기 등장해 촌장 입장에서는 개척촌에 뭔가 원하는 게 있나 의심스럽기도 했다.


-땡땡땡땡!


개척촌 외곽에서 위험을 알리는 종소리가 크게 울렸다.


"어엇! 몬스터가 침입 한 것 같습니다!"


깜짝 놀라 외치는 촌장의 말에 로빈 일행은 자리에서 번쩍 일어나 건물 밖으로 나갔다.


"촌장님! 오크 무리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오크가!"


오크는 고블린보다 훨씬 위험한 몬스터였다.

어느 정도 지능도 있었으며 근력은 인간들 보다 뛰어났다. 무엇보다 그들은 사회를 조직해 생활했고 큰 무리의 경우 인간의 작은 왕국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촌장! 시야가 확보되는 곳은 어디인가?"

"망루로 가시지요! 먼 거리까지 감시가 가능한 곳입니다"

"어서 안내하라"


내무관의 말에 촌장은 일행을 망루로 안내했다. 개척촌에 망루는 동편과 서편에 각각 하나씩 있었는데 일행이 이동한 곳은 동편 망루였다.

나무 사다리를 타고 4층 높이의 망루에 오르니 숲속에서 몰려오는 오크 무리가 보였다.


"검은 도끼 부족입니다!"


검은숲에는 여러 오크 부족들이 있었는데 그 중 중간 규모의 부족이 검은 도끼 부족이었다. 그들은 흑요석으로 만든 도끼를 사용했기에 검은 도끼 부족이라 불렸다.


"수...숫자가 뭐 저리 많은가!"


숲에서 끝도 없이 쏟아지는 오크들을 보며 내무관은 두려운 눈빛으로 말했다.


'아..... 이곳이 진정 이세계이긴 하구나!'


로빈은 이세계에 넘어온 이후 가장 크게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수많은 무리의 오크들이 밀려 내려오는 광경은 진정 이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공포스러운 장면이었다.

그래도 로빈은 두려움에 잠식되지 않았다. 잠깐 놀라긴 했지만 금방 침착해 졌고 주위를 빠르게 훑어보며 오크들의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했다.


"200명 내외다"

"예?"

"오크 숫자말이다"

"아!..."


로빈이 빠르게 숫자를 어림해서 말하자 내무관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쏴라!"


-슈슈슈슈슝


목책으로 거의 다가온 오크들에게 자경단이 화살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하늘로 솟구친 화살은 다시 땅으로 내려가며 오크들을 향해 날아갔지만 오크들은 예상이라도 한 듯 침착하게 거대한 도끼를 들어 올리며 머리를 보호했다.


-팅팅팅!


"끄아와아아!"


몇몇 오크들은 도끼로 화살을 막아내지 못하고 몸에 맞았지만 많은 수의 오크들이 도끼로 화살을 방어 하는데 성공했고 자경단이 화살을 다시 장전할 틈도 주지 않고 더 빠르게 목책으로 달려들었다.


"소영주님! 퇴각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곳은 병사들과 앙헬에게 맡기고.....!"


자경단과 오크들의 첫 교전을 본 내무관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토벌 시늉만 내고 가려 했기에 병사도 200명 정도로 소수만 데려온 데다가 영지 전력의 대부분인 기사들도 없었다.


이런 전력으론 기세 흉흉한 오크와 동수 싸움이 될 수 가 없었다. 오크 하나를 잡으려면 병사 5명 이상이 붙어야 했다. 물론 그것도 잘 훈련된 병사일 경우에 그랬고 지금 아드리아 영지에 잘 훈련된 병사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가있었다.


-화르르륵


그러나 그때 내무관의 눈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화염의 구. 화염의 구. 화염의 구"


로빈의 중얼거림에 맞춰 불타는 구체가 빠르게 생성되고 있었다. 순식간에 10개 남짓한 화염의 구를 소환한 로빈은 곧장 오크들이 밀집 해 있는 곳으로 날렸다.


-꽈아아앙! 쾅! 화라라륵


"꾸아아악! 꾸에엑!"


기세 좋게 달려오고 있던 선두의 오크들이 목책에 진입하기 직전, 화염의 구를 맞고 몸에 불이 붙어 타올랐다. 그리고 로빈의 강력한 마력 덕분에 화염의 기세는 줄지 않았고 오크를 탈물질 삼아 불꽃은 더 크게 번졌다.


"마....마법을.... 소영주..."

"우리 소영주님이 마법사 이신 것은 오직 나만 알고 있던 비밀이었는데 내무관이 오늘 처음으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둘은 어서 내려가! 병사들을 이끌고 오크 잔당을 처리할 준비를 해라!"

"하지만 아직 오크의 숫자가 많습니다. 마법은 마력의 제한 때문에 여러번 쓰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퇴각을....!!"

"화염의 구. 화염의 구. 화염의 구...."


내무관의 걱정과는 다르게 로빈은 금방 10개의 화염의 구를 소환했다.

하늘에 유유히 떠있는 화염의 구를 바라보며 내무관은 입이 떡 벌어졌고 이후 침착한 눈빛을 하고 있는 로빈과 눈이 마주쳤다.


"어서 내려가라! 화염의 구를 피해 들어오는 놈들이나 도주하는 놈들을 처리해!"

"예! 소영주님"


소영주의 화염의 구가 몰려 있는 오크 무리로 쏟아지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내무관과 앙헬은 더 이상 말을 더하지 않고 망루에서 내려갔다.


"입구를 방어하자!"


그래도 기사단 출신인지라 앙헬은 크게 두려워 하지 않고 병사들을 이끌고 방어선에서 가장 취약해 보이는 마을 입구로 향했다.


-끼이이익 쾅!


오크들의 돌진에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마을의 입구가 박살 나며 일부 오크들이 마을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려고 하고 있었다.


"막아! 입구가 뚫리면 안된다!"


앙헬의 외침에 자경단과 병사들 모두 입구로 몰려가 방패를 들고 오크들의 진입을 막아 섰다.


"으아아악!"

"꾸에에!"


오크들의 도끼가 여기 저기 날아들며 일부 병사들과 자경단이 목숨을 잃기도 했지만 선두가 죽으면 그 다음 인원이 빈 자리를 메꾸며 입구는 뚫리지 않고 있었다.


-화르르르륵 화르륵


"꾸에에엑! 퀘에엑"


한 10분을 버텼을까 싶었던 순간에 입구로 밀려오는 오크들의 압력이 훨씬 줄어들었고 그들의 뒤에는 타오르는 불길이 거칠게 오크들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


"이때다! 밀어 붙여라!"


점점더 많은 오크가 불타고 이제 서 있는 오크들이 몇 남지 않게 되자 앙헬은 자신있게 명령을 내리고 돌진했다.

서너 마리의 오크를 처리하고 앞을 본 앙헬은 엄청난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불 지옥을 만드셨구나"


들판에는 아직 꺼지지 않은 잔불이 여기저기 퍼져 있었고, 불타버린 오크들은 미동도 없었다.


"오크들을 모두 죽였다!"

"오크들을 격퇴했다!"

"만세!"


승리를 확인한 개척촌 사람들은 만세를 외치며 기뻐했다. 자경단도 병사들도 모두 전투의 승리를 기뻐했다.

로빈도 망루에서 내려와 자신이 불태운 오크들의 시체를 확인했다. 200에 가까운 오크들이 제대로 퇴각하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소영주님 마법은 언제 익히신 겁니까?"

"틈틈이"

"대단하십니다. 마법을 제대로 본 건 거의 처음인데 실로 엄청난 위력이군요"


내무관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아드리아 영지가 속한 라마르 왕국은 마법보다 검술에 치우친 국가였다. 물론 왕실 소속의 마법사들은 있었지만, 아드리아 영지안에는 마법사가 없었으므로 내무관이 마법을 보고 놀라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누구에게 배우신 겁니까?"

"독학했다."

"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말입니까?"

"마법서가 있다. 그만 물어봐라 지금은 일단 뒷수습이 우선이다"

"예. 소영주님"


마법을 독학했다는 말에 내무관은 상당히 놀랐다. 잘은 모르지만 마법은 매우 어려워 스승이 전담해서 알려줘도 배우기 쉽지 않은 학문이라 들었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최근 소영주의 기운이랄까..... 기세가 확실히...'


갑작스럽게 마법을 쓰는 소영주를 보며 내무관은 의심이 피어올랐다.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다가 어쩌면 지체 높은 마법사가 소영주로 변신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뻗어나갔는데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쓴웃음을 짓고 넘어갔다.


-슈우우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로빈을 바라보고 있던 내무관은 그의 주위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오크들의 시체를 보며 깜짝 놀랐다.


'시...시체를 수집하는 건가?'


분명 로빈이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는 것과 동시에 오크들의 시체가 사라졌다. 시체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병장기도 함께 사라졌는데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니 풍문으로 전해들었던 마법사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소위 흑마법사라고 하는 자들은 죽은 자들의 시체를 수집해 극악무도한 마법을 시전하고 연구한다고 했는데 지금 로빈의 모습이 딱 그러했다.


'내 터무니 없는 상상이.... 진짜라면...?'


끊임없이 오크들의 시체를 수집하는 로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무관의 심경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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