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포식으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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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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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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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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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성장의 지름길

DUMMY

“역시 초재생이었네.”


재생 속도가 범상치 않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초재생이었다.

자가 회복 계열 중에서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녀석이다.


태민이 상태창을 열어 확인했다.


[상태창]

‧ 이름 : 남태민

‧ 근력 : 12 → 17

‧ 체력 : 8

‧ 순발력 : 10

‧ 마력 : 10 → 14

‧ 스킬 : 사체 포식(NEW), 초재생(NEW)


새롭게 떠 있는 사체 포식과 초재생.

사체 포식은 고유 스킬이지만 개방 시점이 현재라 새로운 스킬로 분류된 듯했다.


[스킬 상세 설명]

‧ 이름 : 사체 포식

‧ 등급 : EX

‧ 레벨 : 1 → 2

‧ 설명 : 대상의 사체를 포식합니다. 포식한 대상의 능력 중 일부를 영구 획득합니다.


[스킬 상세 설명]

‧ 이름 : 초재생

‧ 등급 : A

‧ 레벨 : 1

‧ 설명 : 신체를 빠르게 회복합니다. 치명적인 부상에도 견딜 수 있게 되며 영구 손실된 신체도 재생할 수 있습니다.


사체 포식은 모든 성장의 근간이 되는 스킬이다. 끊임없이,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축적할 수 있어 시간만 충분한다면 최강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최악의 조건에서 시작한 전생에서도 바닥부터 한국 랭커에 오르는 데 10년이 안 걸렸으니 그 유용성은 확실하게 검증된 스킬.


문제는 당장 전력으로써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사체 포식은 성장을 위한 능력이고 실제 전투 상황에서의 쓸모는 거의 전무하다. 덕분에 일정 수준에 이르기까지 태민은 남들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싸워야 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초재생을 얻음으로써 상황이 달라졌다.


‘더 공격적으로 계획을 짜도 되겠어.’


초재생은 무려 A등급의 자가 회복 스킬. 과거 초재생 하나만으로 랭커에 도달한 이가 있었을 정도로 사기적인 스킬이다.

전해지는 말로는 심장이나 뇌가 파괴돼도 회복했다고 하니, 그쯤 되면 반쯤 불사신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오늘 죽은 박성민은 이 사기적인 스킬로도 전생에서 삼류 빌런으로 생을 마감했으니 결국 중요한 건 ‘누가 사용하는가’이지만 말이다.


‘초재생을 활용해서 초반 성장 기반을 빠르게 다진다.’


태민은 이미 전생에서 랭커에 오른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때보다 훨씬 어린 나이인 지금, 초재생을 가지고 다시 성장한다면 성장 속도는 물론이고, 고점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게 분명했다.


“벌써 회복이 끝나다니. 성능은 확실하네.”


의외로 인간의 맨손이란 건 굉장히 연약하다. 다른 사람을 때리는 것만으로 뼈에 금이 가거나 부서질 정도로.

때문에 태민의 주먹도 겉이 까지고 부어올라 있었는데, 초재생을 얻은 지 얼마 안 돼서 말끔하게 나았다.

어느새 욱신거리던 통증이 사라지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 봐도 아무렇지 않았다.

아직 레벨이 1밖에 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능이었다.


‘이제 그만 정리하고 떠야겠어.’


태민이 주변을 둘러봤다. 사체는 모두 사라지고 옷가지와 물건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그것들을 주워다 모두 강가에 던져버렸다. 괜히 들고 움직이거나 불태우려다가 적발될 수도 있어서 이게 가장 안전했다.


펄럭-


날아간 옷가지가 강물을 따라 떠내려간다.

이내 태민마저 떠난 자리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조금 전의 죽음들은 강물에 씻겨 사라진 꿈처럼, 도시의 소음 속으로 조용히 묻혀갔다.


*


‘도착이다.’


태민은 오래된 단독주택 앞에 서 있었다.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26살까지 살았던 집.

그리고 불타버려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집이었다.


철커덩-


낡은 담벼락. 녹이 슨 철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태민은 초인종을 눌렀다.


삐이이-


초인종 소리마저 아련함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오래되었다.

잠시 후 초인종 너머로 여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태민이니?

“예.”


짧게 대답하자 문이 열린다. 보이는 것은 아담한 마당. 작은 화분이 이리저리 불규칙하게 늘어서 있다.

돌길을 지나 현관문을 열자 그리운 냄새가 확 풍겨왔다.


‘집이다···.’


익숙하고 정겨운 풍경. 잊고 살았던 안락함.

그 시절에는 알지 못했다.

모든 것이 불타버리고 나서야 이곳이 그저 낡고 불편한 장소가 아니라 안식처가 되어주는 감사한 공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어서 와. 오늘은 일찍 왔네.”


주방에서 어머니 한옥순 여사가 나왔다. 이 당시엔 식당 일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일을 나가지 않은 듯하다.


태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엄마···.”

“얼른 들어와서 손부터 씻어. 배고프지? 저녁으로 김치찌개 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태민이 고개를 끄덕이곤 화장실로 갔다.

한옥순은 그런 아들을 잠시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무슨 일 있나?”


평소에도 딱히 기운이 넘치는 아들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뭔가 다른 느낌. 엄마의 감이었다.

본래 사춘기 이후로 어딘가 모르게 우중충해진 아들이지만, 오늘은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후 화장실에서 손과 발을 씻은 태민이 거실로 나왔다.


“다 씻었어?”

“예···.”

“오늘 뭔가 분위기가 다르네. 혹시 무슨 일 있니?”

“아무 일도 없었어요···.”


태민은 소용돌이치는 마음을 억눌렀다.

이전 생에서 태민이 26살이 되던 해. 어머니 한옥순은 빌런의 습격으로 죽고 이 집은 모조리 불타버린다.

새까맣게 타버린 어머니의 사체를 만지는 것으로, 태민은 사체 포식을 개방했다.

그리고 세상 모든 빌런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오직 빌런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었다.


“그래. 그나저나 오늘 동민이가 늦네. 학교 끝나고 바로 안 왔나?”


동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다. 태민의 한 살 터울 동생이었다.

태민과는 달리 평범하게 능력을 개화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헌터가 된다.

그리고 어머니가 죽기 2년 전인 태민이 24살이 되던 해.

동생 남동민 역시 빌런에게 죽는다.


공교롭게도 동생과 어머니 모두를 빌런에게 빼앗긴 것이다.


“다 같이 먹어야 하는데.”

“제가 전화해 볼게요.”

“그래줄래?”


고개를 끄덕이곤 스마트폰을 들었다.

전화번호부에 들어가니 ‘내 동생 동민이’라는 이름으로 저장이 되어 있다.

통화 버튼을 누르려던 찰나.


철컹-


밖에서 누군가 대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후 현관문이 열리고 반가운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민아. 때맞춰서 왔구나!”


들어선 남동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스레 태민과 마주치는 눈동자.


“···.”


남동민의 눈동자에 담긴 것은 멸시였다.


“엄마가 김치찌개 해 놨어. 오늘 오랜만에 쉬는 날이니까 다 같이 저녁 먹자.”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서 나가야 돼요.”

“그래도 밥은 먹고···.”

“밖에서 먹고 올게요.”


책가방만 집에 두고 동민은 그대로 다시 집을 나섰다.

한옥순 여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이내 태민을 향해 미소 지어 보였다.


“동민이는 아직 사춘기가 안 끝났나 보다. 그지?”


사실 동민이 저러는 이유는 사춘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형인 태민과 함께 있기 싫어서다.


‘그럴 만도 하지.’


태민은 학교에서 소문난 약골에 낙제생.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그런 약골과 같은 핏줄을 이어받았다는 건 큰 흠이다.


동민의 능력은 제법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따돌림을 떨쳐내고 홀로 오롯이 설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태민에게 시작된 괴롭힘은 동민에게까지 이어졌고. 때문에 동민은 태민과 함께 있는 상황 자체를 꺼리게 됐다.


이러한 과거 때문인지 동민은 헌터가 된 이후 몬스터와 싸우는 게 아닌, 정부 소속의 헌터가 되어 빌런을 사냥하는 일을 하게 된다.


평범하게 길드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사냥했다면 어느 정도의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었을 텐데.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보상은 적으면서 위험한 일에 뛰어든 것이다.


‘미안하다.’


태민은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외면했다. 정확히는 힘이 없어서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형이 되어서 동생의 방패막이 되어주기는 커녕 가시밭길을 만들어 버렸다.


‘이번 생에는 다를 거야.’


어머니 한옥순. 동생 남동민.

둘 중 누구도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이번에는 그럴 만한 힘을 가질 테니까.


꽈악-


태민의 주먹은 보이지 않는 결의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


“잠시 밖에 나갔다 올게요.”


식사 이후 태민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외출 준비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 한옥순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평소 학교에서 돌아오면 방에 박혀서 게임만 하던 아들이 다른 모습을 보이니 어지간히 놀란 모양이다.


“밖에 나가려고?”

“예. 운동하려고요.”

“그래. 다치지 않게 조심히 다녀와.”


어쩐지 해맑아 보이는 한옥순 여사를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기초 체력부터 단련해야 해.’


초기 목표는 기초 체력 단련.

크게 성장하기 위한 바닥을 다지는 일이다.


각성자는 능력치가 성장하면 인간을 초월한 괴물 같은 힘을 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각성자가 어릴 때부터 능력치를 올리는 것에 집중하지만, 사실 이는 잘못된 성장 방식이다.


‘아직 능력치가 성장하지 않은 어릴 때. 기초 체력과 근력을 최대한 올려둬야 해.’


능력치라는 건 절댓값이 아니다.

가령, 똑같이 100의 근력 수치를 지닌 각성자 둘이 있다고 하자. 그럼 둘의 완력을 측정해 보면 같은 값이 나올까? 그런 일은 결코 없다. 심할 경우엔 근력 100이 근력 200보다 더 강한 힘을 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능력치 수치가 일종의 배수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능력치는 근육에 붙은 증폭기 같은 것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사람과 꾸준히 운동한 사람.

둘 다 똑같이 ‘능력치’라는 증폭기의 혜택을 받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평소 운동을 하던 사람이 훨씬 강한 힘을 지니게 될 것이다.

이런 격차는 차후 능력치가 높아졌을 때 더더욱 심하게 벌어지기에 미리 초반부터 기초를 잘 다지는 게 중요했다.


‘그러니 기초 체력은 최대한 어릴 때 올려둬야 해.’


능력치가 일정 수준을 넘기면 이런 일반적인 훈련으로는 체력을 단련하는 게 힘들어진다.

성장이란 신체에 부하가 일어나야 하는데, 이미 성장한 상태에서는 그 부하를 주는 것이 압도적으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직 나이가 어리고 능력치가 낮은 이때가 신체를 단련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다.


‘사체 포식으로 능력치를 올리는 건 나중에 해도 돼. 지금은 단련에만 집중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지금 당장은 사체 포식으로 능력치를 올리는 것보다 체력을 단련하는 게 훨씬 더 중요했다.


‘초재생이 여기에 날개를 달아줄 거야.’


훈련 과정에서 찢어지고 파열되는 근육을 초재생은 순식간에 치유한다. 초재생과 지금 가진 지식이라면 남들보다 다섯 배. 아니, 열 배는 더 빠르게 성장할 자신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것.

오직 이 시기에 왔기에 주어진 기회.

이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그 녀석들을 막아야 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빌런 세력들.

그중 한국에 자리 잡은 지옥불 사도들과 그 수장 제이든 하퍼. 종말의 괴수 이그니소르를 현신하려는 놈들의 계획을 저지한다. 그것이 태민의 일차적인 목표였다.


“훅, 훅!”


제이든 하퍼. 마치 뱀과도 같은 놈의 얼굴을 떠올리며 태민은 뜀박질을 이어갔다.


체력이 얼마나 약한지, 그리 빠르게 달리지 않았음에도 벌써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생각 이상으로 부실하네.’


이 정도면 각성하지 않은 평범한 고등학생보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지금 능력치를 유지한 상태에서 3km를 10분 안에 뛴다. 그걸 시작점으로 둬야겠어.’


지금은 3km를 뛰어서 완주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체력 상태. 3km 10분 안에 도달하는 건 엘리트 체육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태민은 각성자이고 초재생이라는 최고의 스킬을 손에 넣었으니 그 시기를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삐-


타이머를 확인하고는 다시 뛰는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훅! 훅!”


규칙적인 심호흡과 함께 달리는 태민의 눈빛은 굳건했다.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이 달리고 있는 이 평범한 길이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1

  • 작성자
    Lv.5 elyfelix
    작성일
    24.09.20 12:43
    No. 31

    심장이나 뇌가 파괴 되어도 초재생 된다면 주인공은 어떻게 죽인거야??
    머리와 몸을 분리시켰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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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 허무한 삶 +19 24.07.22 25,452 541 13쪽
5 5화 - 회귀자는 바쁘다 +28 24.07.21 25,949 492 14쪽
4 4화 - 오래 기다리지 않는 사람 +32 24.07.20 26,459 505 15쪽
» 3화 - 성장의 지름길 +31 24.07.19 28,367 498 12쪽
2 2화 - 첫 포식, 그리고 잭팟! +30 24.07.18 29,411 574 13쪽
1 1화 - 회귀자가 되었다 +31 24.07.18 40,792 52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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