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포식으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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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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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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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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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 회귀자의 던전 공략(1)

DUMMY

마침내 시작된 여름 방학.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노트를 꺼내 확인하는 것이다.


[사건 노트]


태민이 ‘사건 노트’라고 이름 붙인 이것은 회귀한 그날 작성한 노트다.

현재부터 회귀하기 직전인 대략 18년 동안 일어나는 사건을 기억나는 대로 정리했다.

태민은 여기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사건을 찾아야 한다.


“이번 여름 방학에 눈여겨볼 만한 사건은 이건가.”


태민은 노트 앞부분에 적힌 내용을 주목했다.


▶폐지구 던전 브레이크 사건


정확한 시기는 모른다. 무려 18년이나 지난 일이었으니.

다만 여름 방학 기간에 벌어진 것만은 확실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 들썩였고 태민 역시 관심을 가졌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강무혁의 손녀 강하린이 이 사고로 죽지.”


1세대 헌터로 활약하며 영웅이라 불렸던 강무혁. 그에게는 태민과 동갑이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손녀, 강하린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강하린은 태민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같은 학교 학생이라 해도 반이 달랐고, 그녀는 슈퍼스타인 반면 태민은 최약체에 낙제생이란 별명을 달고 다녔으니까.


‘아니, 어쩌면 존재 자체는 알고 있을지도.’


전혀 다른 의미긴 하지만, 태민 역시 유명인이니 강하린도 그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 던전 브레이크 사건이 태민에게 있어 제법 좋은 기회라는 점이다.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했다는 건 장시간 던전이 방치됐다는 의미야. 즉, 아무도 그 던전의 존재를 몰랐다는 거지.’


아무도 모르는 던전.

그 던전을 먼저 찾아낼 수만 있다면,


‘학생 신분으로도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본래는 헌터 라이센스를 따기 전까지 던전 공략이 불가하다.

학생 수준에서는 학교에서 관리하는 실습용 던전에 들어가는 게 최선.

그런 곳에 있는 몬스터는 거의 초식동물 수준이라 별다른 위협이 안 되고 성장에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던전을 선점하면 지금 당장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보스를 포식해서 괜찮은 스킬을 얻을 수도 있어.’


능력치 상승과 더불어서 새로운 스킬 습득을 꾀할 수도 있으리라.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완벽해 보이는 계획에도 문제점이 있는데, 바로 지금의 태민이 홀로 던전을 공략할 수 있는가-이다.


‘기억이 맞다면 던전 수준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아. 기껏해야 E등급이나 D등급 던전 정도.’


던전이 특별히 위험한 건 아니다.

당시에도 화제가 됐던 건 던전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강하린의 죽음이었으니까.


‘문제는 지금 상태로는 그런 던전에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거지.’


태민은 아직 약하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완성되고 성숙한 상태라 한들, 몬스터를 상대로는 스펙이 받쳐주지 않으면 활약하기 힘들다.


‘어떻게든 해봐야지.’


태민은 내친김에 상태창을 열어 확인했다.


[상태창]

‧ 이름 : 남태민

‧ 근력 : 22

‧ 체력 : 19

‧ 순발력 : 23

‧ 마력 : 29

‧ 스킬 : 사체 포식, 초재생, 점멸 이동, 충격파 발산


능력치는 거의 그대로인 상황.

하지만, 실제 태민의 수행능력은 비교할 수 없이 성장했다.

이제 슬슬 기초 체력은 거의 완성 단계로 처음 목표했던 엘리트 체육인과 거의 비슷해진 상황.


‘초재생 덕분에 예상보다 빠르게 바닥을 다졌어.’


그 어떠한 피로도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는 초재생으로 인해 온종일 한계에 가까운 훈련 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 여름방학이 지나면 기초 체력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문제는 그릇이 완성됐으니 물을 담아야 하는데, 학생 신분으로는 그게 어렵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몬스터 사냥이 필수다.

하지만, 헌터 라이센스가 나오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니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해야 할지도 몰랐다.


‘어떻게든 이번 방학에 던전을 공략하고 능력치를 올린다.’


육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그때부터는 기술 훈련과 정보 습득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이번 방학에 던전 공략은 필수적이었다.


‘던전을 찾아서 공략하고 더 빠르게 강해지는 거야.’


주먹을 움켜쥔 태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또 운동가니?”


뒤에서 어머니 한옥순 여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민은 신발끈을 묶으며 대답했다.


“산책 좀 하다가 오려고요.”


그때 다가온 한옥순이 태민의 등에 매달린 가방을 확인했다.


“세상에, 이렇게 무거운 걸 메고?”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요즘 열심히 하는 것 같으니 좋기는 한데. 엄마는 걱정이야.”


그제야 태민이 돌아봤다.

걱정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처럼 어머니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나는 그냥 태민이 네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다른 사람이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태민은 거의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거슬러 돌아왔으니.

어머니가 보기엔 하루아침에 사람이 180도 달라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운동 열심히 해서 몸도 좋아지고. 원래도 잘 생긴 우리 아들 얼굴에서 이젠 광이 나고. 성적도 올랐더라. 태민이가 점점 멋있어지는 것 같아서 좋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 자꾸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네.”


한옥순은 평소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태민이 학창 시절 내내 잉여 인간처럼 방에서 게임만 해도 우리 아들이 최고라며 늘 해맑은 미소로 대해줬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지금은 길 잃은 아이처럼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다.


“...”


태민은 신발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야. 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냥 해본 말인···.”


순간 어머니 한옥순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

태민이 그녀를 꼭 끌어안은 것이다.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태민아, 나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호강시켜 드릴게요. 식당 일도 안 나가도 되게끔.”


한옥순은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였으면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그럴 필요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해.”

“아니에요.”


태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수년 전, 태민이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로 어머니는 홀로 형제를 키웠다.

고된 노동과 가사를 병행하면서 어머니가 했던 말은 그저 ‘건강하고 착하게만 자라면 된다.’-가 전부다.

이전 삶에서 성인이 된 후에도 방에서 게임만 하는 태민에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던 사람인 바로 어머니 한옥순이데.

그런 그녀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내몰렸을 게 분명했다.

하긴. 모든 걸 바쳐서 키운 아들이 다른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면 어느 부모가 불안하지 않을까.


‘그래도 훈련을 멈출 수는 없어.’


어머니에겐 죄송한 일이지만, 태민은 이제 남들처럼 평범한 아들로 자랄 수 없었다.

어깨에 얹어진 짐. 지고 있는 목숨이 너무나 많았으니.

그래도 태민은 가능한 살가운 아들이 되고자 노력하기로 했다.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게요.’


그것이 두 번의 삶동안 희생한 어머니에게 보답하는 최소한의 도리였다.


*


밖으로 나온 태민은 곧장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폐지구.


‘폐지구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난번처럼 폐지구 근처를 맴도는 게 아니라 아예 안쪽으로 들어간다.

정확히 던전 브레이크가 어디서 발생하는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태민이 아는 정보는 그저 폐지구 어딘가에서 발생한다는 게 전부.


‘직접 발로 뛰면서 찾아야 해.’


시간이 그리 여유로운 건 아니었다.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2주 정도. 어쩌면 그것보다 더 이를 수도, 조금 더 늦을 수도 있다.

정확한 시기를 모르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찾아서 공략하는 게 좋았다.


‘폐지구를 여러 구역으로 쪼개서 샅샅이 뒤진다.’


일단은 닥치는 대로 뛰면서 던전을 찾는다.

브레이크 시점을 생각하면 던전은 진작에 열려 있을 것이다.

태민은 회귀 이전에도 마나를 감지하는 능력만은 뛰어난 편이었기에 인근에 던전이 있으면 높은 확률로 감지할 수 있다.


“후···.”


하지만, 생각과 달리 던전을 찾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이 근방은 마나가 짙고 뒤틀려있다. 이러면 근처에 던전이 열려도 모를 확률이 높아.’


폐지구는 과거 던전 브레이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폐허가 된 구역.

그 탓인지 공기 중의 마나가 불안정했다.

회귀 이전, 던전이 터질 때까지 방치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훅! 훅!”


규칙적으로 호흡을 내뱉으며 다리를 쉬지 않고 움직인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그리 좋지 않은 게 사실이나, 어째서인지 태민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훈련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야.’


이곳은 그야말로 천연 훈련장. 마나 감지 훈련과 체력 훈련에 특화된 장소였다.

불안정한 마나의 흐름 속에서 정확하게 원하는 것을 캐치하는 능력.

그리고 장기간 짙은 농도의 마나를 호흡하면서 자연스레 신체를 더 마나 친화적으로 만들고 마력 상승을 꾀할 수 있다.


“뭐야. 저거 조깅하는 거야?”

“겁대가리를 상실했네.”


그 순간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태민은 이미 그들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덤으로 능력치를 올려주는 이벤트도 발생하는군.’


사체 포식을 사용하고 싶어도 대상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는데.


‘여기엔 벌레들이 잔뜩 있으니 마음껏 먹을 수 있겠어.’


알아서 포식 대상이 나타나주니 굉장히 고마웠다.


탁, 타닷!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두 남자.

몸을 뒤덮은 문신이 목 끝까지 올라와 있고, 얼굴에는 흉터와 피어싱이 가득하다.


‘전형적이네.’


이 정도면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빌런 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양아치 부류다.

이 경우에 대게 9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잡범이었다.


“누가 우리 구역에서 고라니 새끼마냥 뛰어다니라고 했냐? 정신 사납잖아.”

“일단 가지고 있는 것부터 오픈해 볼까?”


멘트를 보니 확실하다.


“지금 먹기 딱 좋은 놈들이네.”

“뭐?”

“저 새끼가 뭐라냐.”


태민은 대답 대신 뒤집어쓴 후드를 벗었다.

형형하게 빛나는 눈동자.

그 아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태민이 폐지구를 조사한 지 어느덧 열흘 째.

그는 아직까지 던전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쉽지 않네.”


확실히 과거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했을 만하다.

이 당시에도 한국은 던전 관련 기술 분야에서 선두주자였고, 특히 던전 탐지와 관련해서는 세계 정상급이었다.

탐지율 99퍼센트.

국토가 좁은 만큼 거의 100퍼센트에 가까운 확률로 던전을 찾아냈는데.

그 1퍼센트가 어째서 이곳에서 발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능력치는 착실하게 올려서 다행이야.”


다행히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중이었다.


[상태창]

‧ 이름 : 남태민

‧ 근력 : 26

‧ 체력 : 28

‧ 순발력 : 27

‧ 마력 : 36

‧ 스킬 : 사체 포식, 초재생, 점멸 이동, 충격파 발산, 소리 흡수


능력치가 전반적으로 고루 상승했다.

그동안 포식한 빌런은 7명.

딱히 강한 녀석이 없어서인지 능력치 상승폭이 그리 크진 않았다.


‘그래도 청소 측면에서 나쁘지 않지.’


폐지구에서 생활하는 놈들은 사회로 나오지 못하는 범죄자들이다.

아마 경찰서로 가면 높은 확률로 수배가 되어 있으리라.


‘추가로 스킬도 하나 얻었고.’


게다가 포식한 빌런 중 하나가 나쁘지 않은 스킬을 남겼다.


[스킬 상세 설명]

‧ 이름 : 소리 흡수

‧ 등급 : D

‧ 레벨 : 1

‧ 설명 : 주변의 소리를 흡수해 일시적으로 무음 상태로 만듭니다.


D등급이고 전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스킬은 아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굉장히 유용할 수 있는 스킬.

태민은 개인적으로 능력치보다 이 스킬 하나가 더 값진 획득이라고 생각됐다.


“이제 던전만 찾으면 완벽한데.”


도대체 던전이 어디 있을까.

왜 찾지 못하는 걸까.

이미 지상은 대부분 훑었다.

그런데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남은 답은 하나다.


‘지하인가.’


땅 속에 던전이 묻혀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된다.


‘계획을 바꿔야겠어.’


마나 농도가 유독 짙거나 뒤틀림이 심한 장소부터 차례대로 건물 지하로 내려가볼 생각이었다.

이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욱 서둘러야 했다.


그렇게 몇 개의 건물 지하실을 뒤지고 다닌 태민은 이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찾았다.”


그의 앞에서 던전 포탈이 신비로운 푸른색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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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 허무한 삶 +19 24.07.22 25,460 541 13쪽
5 5화 - 회귀자는 바쁘다 +28 24.07.21 25,958 492 14쪽
4 4화 - 오래 기다리지 않는 사람 +32 24.07.20 26,469 505 15쪽
3 3화 - 성장의 지름길 +31 24.07.19 28,376 498 12쪽
2 2화 - 첫 포식, 그리고 잭팟! +30 24.07.18 29,418 574 13쪽
1 1화 - 회귀자가 되었다 +31 24.07.18 40,804 52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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