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군인이 깽판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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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4 15:32
최근연재일 :
2024.07.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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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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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

DUMMY

터덜터덜 마차는 계속해서 숲길을 달렸다. 나는 흔들리는 마차에서 상점에서 구입한 마법서적을 뒤적거리며 하품을 했다. 이곳은 마수 뿐만 아니라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로, 마법사들이 존재했다. 물론 고귀하신 몸들이라 귀족들이 고용했고, 보통 마탑에 속해있지만.


이런 길거리에 있는 서적들도 보통 고급정보는 아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손바닥 위에서 작은 불꽃을 점화시키고, 물방울을 모으는 하찮은 마법 또한 야산을 떠도는 사냥꾼들에겐 너무나도 귀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새로 산 마법서도 뭐 아직까지 특별할 내용은 없어보인다.


'비싼 값만 치뤘나.'


책을 마차에 넣어두며 말했다.


"밥먹자."

"만세!" 데이지가 만세를 했다.


나침반을 들고 손을 들어 바람의 방향을 체크했다. 바람이 남동풍으로 불고 있으니 숲에 있는 마물들이 고기 냄새를 맡고 쫓아오진 않겠지.


'오늘 저녁은 뒤베르크 스테이크다.'


마차 안 냉장 주머니에 조금 쟁여두었던 뒤베르크 등심 고기를 꺼내며 생각했다. 도마를 준비해 고기를 썰고, 향신료에 절였다. 뒤베르크의 안심에서 나는 약간의 누릿한 냄새만 잡는다면 부드러운 식감과 기름진 육질은 최고의 저녁 식사가 되어줄 것이다.


데이지는 요리도구를 바닥에 척척 꺼내기 시작했고. 할은 숲속에서 나무를 주워왔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얇은 돌판에 있던 고기가 노릇노릇 구워졌다. 핏기가 약간 올라오려고 할 때 잽싸게 뒤집어 뒷면도 익힌 뒤 칼로 조각을 내어 썰어둔 야채와 볶았다.


"요호호호호"


데이지는 음식을 기다릴 때 발을 쾅쾅 구르며, 늘 요상한 소리를 한다.


인간과는 다른 그녀의 갈색 귀가 파닥거렸고 세로로 좁아지는 고양이 같은 눈동자가 사냥감을 노리는 고양이의 동공처럼 동그랗게 커졌다. 그녀의 꼬리도 살랑거렸다.


할은 한손으로 주먹을 감싸쥔채 음식에 고도 집중을 하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에 집중한 곰같이. 그 또한 평범한 인간은 아니다, 고탄족과 혼혈인 반 거인이었다.


고기앞에서 침을 꿀꺽 삼키며 통나무 위에 두런두런 앉아있는 둘의앞쪽으로 고기를 밀어주었다.


"다 익었다. 식사 시작."


둘은 스테이크를 음미하며 행복한 표정을 했다. 둘이 저렇게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 이게 뭐라고 약간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좋아?"


데이지는 두 주먹을 양손에 모은채 '응,응' 하며 끄덕였고 할은 엄지를 척 들었다.


"하- 내가 이 맛에 대장이랑 다닌다니까."


할은 그런 말을 하며 순식간에 고기를 해치웠다. 그리고 양이 부족할까 봐 장작에 진흙을 둘러 구운 뿌리 채소인 '크기' 또한 맛나게 해치웠다.


크기는 붉은 색의 속살에 고구마보다 약간 달큰하고 부드러운 것이 또 별미다.


정리가 끝나자, 데이지는 마차를 끄는 카르토를 끌고 그들을 먹일 사냥감을 찾으러 나갔고. 할은 야영지를 만들고 있다.


뉘엇뉘엇 해가지고 나면 밤에는 푸른 달이 하나 흰 달이 하나 떴다. 흰 달은 여신 라에리의 달, 푸른 달은 남신 후스탄의 달이다.


달이 두개 뜨는 밤에는 밤에도 제법 훤한 편이다.


마차위에 누워 꼬이는 벌레들을 툭툭 치워내며, 달빛이 비치는 아래 옛날에 알던 노래를 흥얼거렸다. 할은 낮선 이국의 언어에 가끔 노래의 뜻을 물어보지만 사실 별거 없이 그냥 가요다. 가끔 그 멜로디에 중독 된 건지,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는데 발음이 다 틀려서 조금 웃기다.


카르토를 끌고나간 데이지는 커다란 들쥐같이 생긴 레렛을 사냥해 왔다. 카르토는 맛있게 먹겠지만, 저 고기는 영 누려서 사람이 먹을 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데이지는 레렛의 날고기도 싫어하지 않았다. 일단 가리는 고기는 거의 없는 편이다. 할은 날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채식을 좋아하고.


뭐 없을 때는 뭐든 가릴 것이 없지만.


쥐, 바퀴벌레, 비둘기, 고양이 ... ... 눈에 보이는 건 다 먹던 시절이 있었지.


과거를 회상하며 달구경을 하는동안. 밤새의 울음소리가 꾸옥꾸옥 울려왔다. 데이지가 돌아왔으니 슬슬 들어가서 자도 될 때다.


밤에 강한 것은 데이지이기 때문에 항상 불침번은 그녀의 몫이니까.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눈으로 귀를 쫑긋이며 주변을 살핀다. 대신 낮에는 푹 늘어져서 잠을 자지만.


낮에도 언제나 선잠을 자는 듯 작은 기척에도 화들짝 일어나긴 한다.


고양이처럼 뇌의 반씩 자기라도 하는 모양이지.


덕분에 나는 인간답게 안심하고 잘 수 있어서 다행이다.

주행성인 할과 그대로 꾸벅꾸벅 잠들었다. 나는 그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난다.


동이 트기 전 일어나서, 남아있는 불씨를 뒤적이며 다시 아침으로 먹을 크기를 진흙에 빚어 넣었다. 내가 일어난 것을 본 데이지는 '이제 잘래'하며 짐수레 위로 올라가 뻗어서 자기 시작했다.


내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할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늘어지게 기지게를 피고 간단하게 만든 야영지를 정리 했다. 할에 의해 천막은 다시 수레 위에 덮어졌고. 데이지는 그 안에서 그대로 잔다.


카르토를 묶어서 마차에 연결한 할은 한손으로 크기를 까 먹으며 채찍질을 시작 했다.


달그럭 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나는 집어넣었던 마법서를 다시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마법서를 읽던 나는 종이의 자글자글한 부분을 햇빛 아래 비추어 보았다.


괴짜같은 마법사 놈들이 이런식으로 무언가 숨겨 놓는 것을 좋아하기 떄문이다.


'흠 이건 아닌데. 진짜 꽝인가.'


마법서의 표지는 견고하고 무거운 가죽으로 만들어졌으며, 가장자리에는 금박이 섬세하게 둘러져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급스러운 양피지의 질감이 손끝에 전해졌다. 도시도 아닌 작은 서점에서 발견하기엔 아주 고급스러운 책었다.


하지만 가끔 귀족들을 노린 돈쳐바른 바른 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경우 이건 그냥 사치품이다.


'역시 겉보기에 허름한게 진퉁일때가 많다니까.'


그때 할이 심심하기라도 한지, 내가 평소 흥얼거리던 음정으로 콧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흘이 꼬박 넘게 걸리는 길을 갈 때는 뭔가 노래라도 필요한 세상이다.


귀족들은 일부러 먼 길을 갈 때 음유시인을 태우고 가기도 한다.


나도 한번은 가는 길에 며칠 음유시인을 태워준 적이 있는데, 끊임 없이 노래를 부르고 전설을 이야기 했다. 그래서 가는 길이 후딱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에게 빌 은화 다섯닢을 쥐어주었지.


그랬더니 그가 감사의 의미로 자신의 피리를 주었다. 자신은 또 사거나 만들면 된다나. 학생때 단소나 리코더는 배운적이 있으니 대충 음지를 짚는 법은 금방 익혔다.


오늘은 갈 길 도 멀고 마침 마물이 많지 않은 길목이니 책을 놓고 그를 위해 피리를 불어주기로 했다.



#



우리 일행은 눈에 띈다.


귀를 쫑긋 거리는 아루루족인 데이지 또한 인간 마을에 그리 흔한 것은 아니며, 2미터가 넘는 키를 가진 고탄족 혼혈인 붉은 머리 할은 존재감이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그 사이 15세를 막 넘긴 어린 소년, 물론 이 세계에서는 이정도면 성인으로 친다지만.


그 사이 뜬금 없이 낀 소년이 앞머리를 덮수룩 가리고 코끝 그 경계에 횡으로 큰 흉터를 가지고 있으니, 이 세명의 조합은 어딜 가든 시선이 집중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성문에서 우리를 알아봤다.


병사가 물었다.


"소문의 그 늑대들인가?"

"그렇소만."


할이 나서서 대답했다. 그가 주는 위압감이 있다보니, 보통 첫 대면을 하는 사람들은 그가 상대하는 편이다.


"수레안에 있는 건 뭐지? 마물인가?"

"아니오, 부탄에서 사온 와인과 염료요."


병사는 수례에 씌인 막을 거두었다, 거기엔 커다란 나무통 여러개가 존재했다.


"부탄의 염료와 염료라.. ... 제법 값비싼 것들이로군, 통행세는 와인 통당 2튀르, 염료 3튀르요."


할은 잠시 인상을 구겼다가 25튀르를 꺼내서 그에게 건내었다.


"세금이 오른 것 같군."


그가 우리를 흘겼다.


"거- 부탄은 아직 좀 평화롭겠군, 이쪽은 최근들어 제법 흉흉하오. 세금이 오르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지."

"무슨 일이길래??"

"최근 이 지역에 도적떼가 출몰하고 있소. 상인들과 여행자들을 습격해 물건을 약탈하고, 성에도 위협이 되고 있지. 게다가 국경 근처의 놈들도 틈을 타 기승이니.. 들어갈 군비가 늘었소."


쯧, 나는 둘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며 마차 위에서 혀를 찼다.


뭐 그래도 남는 이곳 시장에서 팔아치운다면, 우리가 이곳까지 온 비용을 더하고 남을 것이었다. 주변을 보니 상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우리를 갸웃거렸다. 푸르하에는 제법 큰 시장이 있으니 우리는 그곳으로 가서 물건을 팔아치운 뒤 또 필요한 물건을 사서 떠나면 된다.


그리고 시장으로 갔다. 진짜 도적때의 습격이 있었는지 몇 사람들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아 보인다. 물건을 펴 놓으려고 할 때, 두리번 거리던 한 남자가 우리쪽으로 뛰어왔다.


그는 헐떡이며 할의 팔을 붙잡았다.


"자네들의 소문을 들었네. 웬만한 용병보다 뛰어나다지? 나는 하로소로 가는 길인데, 혹시 나를 그곳까지 데려다줄 수 있겠나? 이 물건들을 값비싸게 사고 추가 비용도 주지."


어두운 금발을 남자의 차림새는 한눈에 상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긴 여행을 마친 듯한 모습으로, 먼지가 묻은 가죽 코트를 걸치고 있었지만 코트 아래에는 실크로 만든 고급스러운 셔츠가 보였으며, 허리에는 무거운 주머니가 달린 벨트를 차고 한손에는 장부로 보이는 것을 들고있었다.


머리는 단정하게 빗어 넘겼지만, 눈가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내가 슬쩍 고개를 내밀어 답했다.


"하르소..라... 하르소 근처에는 사냥할 곳이 없습니다만. 우린 사냥꾼이지 용병이 아닙니다."


그쪽은 도성 근처로, 주변 사냥할만한 만한 곳이 죄다 귀족들의 사냥터다. 즉 사냥도 할 수 없으며 잦은 토벌로 고만고만한 마물들이나 나온다는 소리다.


남자는 크게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알겠네. 하지만 혹시 생각이 바뀌면 나를 찾아주게. 나는 저쪽 주점에 있을테니."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는 우리의 생각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 것 같았고, 그의 예상은 어쩌면 적중했다 도적떼로 인해 많은 상인들이 이곳에서 재고를 처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급과잉으로 인해 우리들의 물건 값은 대폭락이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좀 곤란한데."


나의 말에 데이지도 입매를 구기며 공감했다.


"그러네. 손해보겠는걸?"


그때 할이 말했다. "이거 딱 봐도 이거 사실상 우리가 여기서 값싸게 매물을 쓸어서 하르소로 가는게 이득 아닌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그렇게 한다면 상인 길드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적당히 오가며 한수레 정도는 봐주지만. 이런 곳에서 큰 기회를 갑자기 노린다면 말이다. 우리 셋으로 그정도 물량을 옮기는 게 가능할리도 없고.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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