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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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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천지
작품등록일 :
2024.09.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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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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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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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골든 게이트

실화 같은 웹 소설을 쓸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시작했으니 끝까지 질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WE 카페에서 일하기 전이었다. 카페 여사장과 헤어진 장주동은 쿵다리 나이트로 돌아왔다.


나이트클럽의 특유한 어둡고 번잡한 분위기가 그를 맞이했다.


밖에서는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스며들고 있었고, 조명은 아직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아 어딘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무대 조명 공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장주동은 무대를 바라보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아침부터 시작한 작업이었는데, 이걸 백두산 웨이터에게 맡긴 게 실수였다.


저녁이 되었음에도 작업은 제자리였고, 무대는 여전히 반쯤 어두운 채로 남아있었다.


장주동은 백두산을 향해 물었다. 그는 곧잘 이런 일에 익숙해진 백두산이 작업을 완료할 줄 알았으나, 현실은 달랐다.


“작업 감독을 왜 안 한 거야?”


백두산은 그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새벽까지 일하고 잠을 자지 말라는 거야?”


그의 말투는 뻔히 책임을 피하려는 수법이었다. 둘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은 일촉즉발이었다.


백두산의 무책임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장주동은 그가 했던 말이 떠올라 입을 열었다.


“네가 점심 먹고 바로 나온다고 했잖아? 3일이나 영업 못 하면 사장이 가만있겠어?”


백두산은 장주동의 지적에 움찔하더니, 자신이 왜 유독 이 상황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지 항의하듯 소리쳤다.


“그러는 너는 왜 안 나왔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백두산은 물귀신 작전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만 곤란해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의 눈빛에 서려 있었다.


마치 물속에서 함께 끌어내리려는 듯한 태도였다.


장주동은 그런 백두산의 모습이 참으로 얄미웠다.


때가 왔음을 직감한 장주동은 마지막 한마디를 던졌다. 이제는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네가 다 관리해. 나는 사장님께 그만둔다고 할 테니까.”


백두산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장주동이 정말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한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그는 미소를 지으며 받아쳤다.


“그건 사장님이 결정할 일이야. 내가 아니거든?”


백두산 웨이터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장주동 때문에 눌려 있던 그의 기세가 되살아난 것이었다.


백두산의 눈빛은 승리감을 띠고 있었다. 이때까지 억눌린 기분이 이제야 풀리는 것 같았다.


장주동은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역시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심호흡을 한 후, 그는 간단히 사장에게 상황을 전했다.


“네, 접니다. 제가 사정이 생겨서 나이트를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사장의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무겁고 냉랭했다.


“와그러노?”


장주동은 사장의 물음에 무겁게 대답했다.


“귀국하시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백두산 웨이터에게 맡기고 가겠습니다.”


사장은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알았다.”


장주동은 전화를 끊고 숨을 내쉬었다.


WE 카페로 직장을 옮기는 것이 골든 게이트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라는 사실을 그는 국정원 수사관을 통해 깨달았다.


이곳에서의 일은 마치 작은 전투 같았지만, 더 큰 전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주동은 오늘 낮, 마약 수사 분실을 방문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평범한 음악 학원 건물이었으나, 내부는 일반 학원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중앙 대로변에 있는 이 학원은 평소와 달리 굳게 잠겨 있었다.


“똑똑!”


그는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문 안쪽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시죠?”


“폐기물 처리장에서 왔습니다.”


문이 열리자, 사무실 안에는 수사 요원들이 CCTV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예리하고 냉정했다. 장주동은 그들과 간단히 눈인사를 나눈 뒤, 테이블에 앉았다.


며칠 전에 만났던 국정원 요원이 먼저 말을 꺼냈다.


“장주동 씨, 택시 타고 오셨네요. 어디서 출발했죠?”


장주동은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은행 앞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요원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거짓말이네요, 그렇죠?”


장주동은 순간 영문을 몰라 눈을 끔벅였다.


그는 무슨 실수를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요원들의 분위기가 점점 그를 압박하는 느낌이었다.


언더커버 신분을 무시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요원들은 그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질문을 이어갔다.


“거기 두목의 부하가 되기로 했잖아?”


장주동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 굳게 결심한 듯 대답했다.


“그건 잠입이지. 언더커버가 어떻게 부하가 됩니까? 나는 잠입을 그만두겠습니다.”


화를 참지 못한 그는 벌떡 일어섰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요원들이 당황했다.


그중 한 요원이 빠르게 말을 던졌다.


“잠깐! 성질도 급하시네.”


“놀리는 겁니까? 그동안 목숨 걸고 넘긴 정보가 쓰레기였다는 거예요?”


장주동의 얼굴은 분노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요원들을 노려보며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요원들은 그가 분노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안합니다. 저희는 심리전 요원입니다. 카페에서 싸운 불량배도 우리 쪽 액션 배우들이었어요. 잠입에 성공하셨으니,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합니다.”


장주동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국정원 마약 수사 요원들의 태도는 경찰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들의 대응 방식은 언제나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웠다. 장주동은 그들의 냉철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주동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국정원 마약 수사 요원들은 경찰과는 달랐다. 그들은 겉모습은 평범한 회사원 같았지만, 사람을 다루는 방식이 남다르게 세밀했다.


그들은 장주동의 반응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요원 중 한 명은 장주동의 분노가 가라앉은 틈을 타 다시 말을 꺼냈다.


“장주동 씨, 잠입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제공한 정보는 매우 가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부터 진짜 위험한 부분에 들어가는 겁니다.”


그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무언가 묵직한 경고를 담고 있었다.


장주동은 그들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곧 알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침묵 속에서 그들이 건네는 서류를 받아들였다. 그 서류는 그의 임무에 대한 더 깊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가슴에 권총이 살짝 보이는 요원이 테이블에 앉았다.


그는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사진 속 얼굴들을 잘 기억해 두세요.”


장주동은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범죄자들의 얼굴이 뚜렷하게 새겨진 사진이었다. 그 중 한 사진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아는 사람은 카페 여사장밖에 없네요.”


장주동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사장은 이미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고, 그녀가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그녀는 단순한 카페 운영자가 아니라, 야마구치파의 한국 아지트 총책이었다. 그의 임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었다.


요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여자가 한국 아지트 총책입니다. 야마구치파의 간부죠. 그녀가 당신의 잠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입니다.”


장주동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여사장이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녀가 상당히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제가 뭘 하기를 원하십니까?”


장주동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물었다. 그는 이 질문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요원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부산 항구로 들어오는 외국 선박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 주세요.”


그 말에 장주동은 잠시 멍해졌다. 부산 항구는 그가 알던 단순한 무역항이 아니었다.


그는 그곳이 국내외의 범죄 조직들이 사용하는 주요 통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건 해양경찰 소관 아닌가요?”


장주동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물음에 요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해양팀이 모르기 때문에, 장주동 씨가 잠입한 거죠. 해양경찰로부터 감시받지 않는 선박들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이제 장주동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의 임무는 단순히 야마구치파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든 통로를 감시하고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알아보겠습니다.”


그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음을 느꼈다. 이제 그의 임무는 단순히 정보 수집이 아니라,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요원들은 그의 대답을 듣고 더 이상 추가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그들은 장주동이 충분히 상황을 파악했다고 믿었다. 한 요원이 마지막으로 말을 이었다.


“오늘부로 회사는 철수합니다. 야마구치 조직도 우리 정보원을 주시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당신은 마주봉이 아닌 장주동 요원입니다. 기억하세요, 수사대가 노출되더라도, 장주동 요원은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게 당신의 임무입니다.”


장주동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국정원 요원들은 장주동이 WE 카페에 잠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 팀이었다. 그들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이젠 혼자 남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보다 책임감이 더 컸다.


장주동은 WE 카페로 출근했다. 기다리던 여사장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평온함이 감돌았다.


“장주동 씨 돌아오셨군요. 나이트는 잘 정리하셨나요?”


여사장의 물음에 장주동은 무심히 대답했다.


“나이트 사장님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습니다. 여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세요.”


장주동은 여사장의 안내에 따라 카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WE 카페는 평범한 커피숍처럼 보였지만, 내부에 흐르는 공기는 묘하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듯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무언가 감춰진 것이 있었다.


잠시 후, 그는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 주방 요리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그의 움직임에는 여유로움이 묻어 있었다.


“같이 일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어떤 일을 하나요?”


요리사가 물었다. 장주동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경호 업무로 보시면 됩니다.”


그 말에 요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무언가를 감추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번 WE 카페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등치들이 꼼짝 못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는 요리사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다시 경호 업무에 돌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밤이 되자 카페는 손님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에 모였지만, 장주동의 눈에는 그들의 움직임이 하나하나 수상하게 느껴졌다.


그는 카페 여사장의 경호 업무를 맡아 주변을 예의주시했다.


그는 한쪽에서 여사장이 한 고객과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진지한 표정이 가득했다. 장주동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방콕 라이언 선박입니다.”


“선장님! 위도와 경도를 알려 줘요.”


그들의 대화에서 나온 선박의 이름은 그에게 중요한 정보였다. 그 순간 장주동은 이 카페가 단순히 커피숍이 아니라, 국내 카르텔의 중요한 아지트임을 확신했다.


카페 영업이 끝날 시간이 다가왔다. 주방 직원들은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그때 여사장이 장주동을 불렀다.


“숙소를 옮기세요!”

“어디로 이사합니까?”


그녀는 냉정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카페 2층에 보면 창고 안에 방이 있어요. 짐은 전부 버리세요!”


장주동은 옷을 챙기기 위해 벤츠 승용차에 올랐다. 그의 목적지는 연립 주택 숙소였다.


이 모든 것은 그의 잠입 임무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상징하는 일이었다.


벤츠 승용차는 쿵다리 나이트를 지나 바닷가 항구 쪽으로 향했다.


그 순간 장주동은 이 여정이 그를 더 깊은 위험으로 이끌고 있음을 느꼈다.


창밖으로 바닷가의 어두운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조용한 밤바람이 차 안에 불어 들어왔고, 그 바람 속에는 어딘가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운전사는 말없이 핸들을 돌리며 바닷가로 향하고 있었다.


장주동은 목적지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이처럼 불투명한 여정은 그를 긴장하게 하였다.


그는 운전사에게 물었다.


“어디로 갑니까?”


운전사는 짧게 대답했다.


“보스가 생선회를 사주라네요. 바닷가로 갑니다.”


그 말에 장주동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생선회 한 끼로 보스를 만난다는 것이 수상하게 느껴졌다.


“밥 생각은 없는데, 카페로 돌아가죠.”


장주동은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운전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난 아이스 킴인데,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운전사의 차가운 목소리에 장주동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태도에서 무언가 거스를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이 아지트가 단순한 범죄 조직이 아니라, 철저한 규율을 가진 군대와도 같은 조직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보스의 명령은 곧 법이었다.


“알겠습니다.”


장주동은 침묵 속에서 그들의 목적지가 어디일지 예상해 보려 했지만, 불안감만이 그의 머릿속을 채웠다.


바닷가로 향하는 차 안에서,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얼마나 깊은 위험 속에 들어왔는지 깨달았다.


그의 눈에는 창밖으로 어두운 바다가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차는 자갈치 시장 앞에 멈춰 섰다. 서면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남해횟집은 자정이 넘었음에도 몇몇 손님들이 있었다.


횟집 안으로 들어서자, 바닷바람에 실려 온 비릿한 생선 냄새가 장주동의 코를 찔렀다.


그 냄새는 그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운전사는 장주동을 향해 말했다.


“보스가 올 겁니다.”


운전사는 그 말을 하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주동은 창밖을 바라보며 대기했다. 어두운 밤바다 위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고요한 풍경 속에 어떤 불안이 스며들고 있었다.


얼마 후, 카페 여사장이 낯선 남자 두 명과 함께 횟집에 들어섰다.


그들은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무언가를 속삭이기 시작했다. 대화의 대부분은 일본어로 이루어졌다.


‘한 명이 일본 사람이군!’


장주동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곳에서의 대화가 단순한 회식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그들의 행동을 예의주시했다. 여사장의 얼굴은 무언가 심각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듯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기 횟집이 접선 장소구나.’


장주동은 생각했다. 여사장과 일본 남자가 주고받는 대화는 매우 조용하게 이루어졌고, 그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엿보였다.


음식이 나오자, 여사장은 식사를 시작했다. 40대 남자와 장주동 또래로 보이는 청년이 함께 있었다.


그들은 서로 잔을 주고받으며 무언가를 속삭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그때, 여사장이 술잔을 들며 청년에게 물었다.


“준비는 잘 됐나요?”


청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문제없습니다.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여사장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의 대화는 한편으론 일상적인 대화처럼 보였지만, 그 속에 감춰진 무언가가 있었다.


장주동은 그들의 대화에서 중요한 정보를 캐내려 애썼다. 그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새벽 1시가 되자, 청년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의 움직임은 빠르고 조용했다. 장주동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들이 뭔가 접선하고 있는 게 분명해.’


긴장한 장주동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운전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여사장과 일본 남자는 다시 술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점점 더 비밀스럽고, 민감한 주제로 넘어가는 듯이 보였다.


사라진 청년은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여사장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성호를 그었다.


‘접선이 성공했군···.’


장주동은 긴장 속에서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여사장이 그를 불러세웠다.


“파이터 장! 이분은 일본에서 온 사장님이고, 여기는 맥가이버 박이야! 나이가 같으니 서로 친하게 지내세요.”


여사장은 여유롭게 그들을 소개했다. 장주동은 먼저 일본 남자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저는 장주동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일본 사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두꺼운 볼과 짙은 눈썹이 특징적이었다.


냉정한 기운이 흐르는 그의 태도에서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장주동은 청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소개받은 장주동입니다.”


청년은 그의 손을 잡으며 미소 지었다.


“네, 저는 박달수라고 합니다. 잘 지냅시다.”


그와 악수를 나눈 장주동은 그가 단순한 인물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 청년의 손에는 무언가 깊은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그들은 잠시 서로의 손을 맞잡고 눈빛을 교환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여사장은 두 남자에게 술을 건넸다. 그러고는 일본 남자와 함께 테이블에서 사라졌다.


이제 테이블에는 장주동과 박달수만 남았다.


횟집 주인이 도다리회가 담긴 접시를 가져왔다.


장주동은 음식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순간, 무엇이 그의 앞에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둡고 위험한 임무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술잔을 기울이던 박달수가 먼저 말을 꺼냈다.


“형씨, 한 잔 더 하죠?”


장주동은 고개를 끄덕이며 술을 받았다.


“좋습니다.”


맥가이버 박은 엔진오일 냄새를 풍기며 술잔을 들었다. 그의 냄새와 태도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었다.


장주동은 그의 속마음을 읽으려 했다. 그의 직감은 박달수가 단순한 선박 엔지니어가 아니라, 무언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맥가이버 박의 머릿속에는 선박이 관련된 여러 정보가 혼재하고 있었다.


장주동은 그가 외국 배들과 무언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깨달았다.


장주동은 침묵을 깨고 물었다.


“기계를 다루는 일을 하십니까?”


박달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엔진 수리를 하죠. 외국 배들은 점검 후 도선사가 배를 끌고 나갑니다.”


그의 말에 장주동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도선사와 수리공이라는 두 직업은 항만청의 검색을 피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는 이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했다.


장주동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일본 분은 선장인 것 같은데요?”


맥가이버 박은 그의 질문에 무심하게 대답했다.


“아, 그분은 보스의 애인이에요. 우리는 나이가 같으니 서로 말을 놓죠.”


박달수는 자연스럽게 말을 놓았다. 장주동은 이 작은 변화가 두 사람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임을 깨달았다.


그가 박달수의 경계심을 허물기 위해 그가 원하는 대로 맞추기로 했다.


“그럽시다. 그런데 보스 애인이 한국엔 왜 온 건가?”


장주동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러나 박달수는 잠시 머뭇거리며 대답을 피하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런 박달수의 행동을 보며 장주동은 무언가 더 중요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박달수는 결국 말을 아꼈고, 장주동은 그의 침묵 속에서 의미를 파악하려 했다.


침묵을 깨려는 듯 장주동은 소주를 따르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대단한 사람 같아. 나도 언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박달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주동의 잔을 채워주었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쉿, 형씨만 알고 있어. 그 사람, 야마구치파의 코부치 간부야.”


그 말에 숨이 멎는 듯했던 장주동은 태연한 표정을 겨우 유지했다.


박달수의 말을 듣고 나니 그 일본 남자가 단순한 상사가 아니라, 야쿠자 조직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마약 수사대의 사진에서 본 적 없던 이 인물은 지금까지 파악되지 않은 새로운 위협이었다.


장주동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분이 여사장하고 연관이 있는 거군요.”


박달수는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


장주동은 그의 말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이 인물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더 알아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맥가이버 박은 잠시 잔을 비우고 나서 제안했다.


“여관에 가서 양주나 더 마셔야지?”


장주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횟집을 나와 좁은 여관 골목으로 향했다.


그 골목 끝에 있는 장미 모텔은 이미 장주동에게 친숙한 이름이었다.


여사장이 묵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 듯 보였다.


그들은 편의점에 들러 양주를 사고 모텔로 향했다.


모텔 안은 적막했다. 장주동은 이곳이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조직의 은밀한 활동을 위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텔로 들어가며 장주동은 고개를 돌려 박달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 남자가 단순한 수리공이 아닌, 조직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국정원이 찾고 있던 미확인 선박과의 연결고리가 바로 이 박달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모텔 방에 들어가자, 박달수는 양주 병을 열고 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는 가벼워 보였지만,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장주동은 박달수가 언제 중요한 이야기를 꺼낼지 기다리며 술잔을 기울였다.


“형씨, 내가 물어볼 게 하나 있어.”


박달수가 무심하게 말을 꺼냈다. 장주동은 그가 진지한 질문을 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


“뭔데?”


박달수는 잔을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형씨는 원래 이런 일에 어떻게 들어오게 된 거야? 나이트클럽만 봐서는 이런 일을 할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장주동은 그 질문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이곳에 왔는지에 대한 의심은 조직 내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냥···. 사정이 있었지. 사장이 이런 일을 할 사람을 찾고 있어서, 나한테 기회가 왔던 거야.”


그의 대답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자연스러웠다. 박달수는 잠시 그의 말을 곱씹는 듯 보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런 경우도 있겠지.”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그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달수가 다시 잔을 채우며 말했다.


“형씨, 우리가 이 바다를 통해 들여오는 물건들이 뭔지 알지?”


그 말에 장주동은 속으로 긴장했다. 이 순간이 바로 박달수가 중요한 정보를 흘릴 타이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대한 태연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알고는 있지. 그렇지만 다 알지는 못해.”


장주동은 의도적으로 자신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려 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중요한 정보를 더 많이 털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박달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단순히 마약이나 그런 것만 취급하는 게 아니야. 우리 조직은 그 이상이야. 이 항구는 우리 조직이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야.”


그 말에 장주동은 속으로 놀랐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박달수는 그가 이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리라 생각한 듯했다.


“형씨, 이 바다는 단순한 해양 경계선이 아니야. 여기는 우리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이야.”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자부심과 자신감은 장주동에게 이 조직의 규모가 상상 이상임을 깨닫게 했다.


박달수는 조직 내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취급하는 인물이었다.


장주동은 이 대화를 통해 그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더 명확하게 깨닫고 있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그러면 그 일본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야?”


박달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 사람은 야마구치파의 간부 중 하나야. 여기서 우리가 처리하는 모든 일을 그 사람에게 보고해. 보스와도 깊은 연관이 있지.”


장주동은 그의 대답을 들으며, 조직 내에서 일본과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박달수가 제공한 정보는 그가 국정원에 넘겨야 할 매우 중요한 정보였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박달수는 더 많은 정보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선박 수리 업무가 단순한 기술적인 일이 아니라, 조직의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가 처리하는 선박들이 어떤 화물을 싣고 다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얻을 수 없었지만, 그가 말하는 바다의 "자유로운 통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장주동은 박달수와의 대화를 통해 중요한 단서를 얻었지만, 이 임무가 얼마나 위험한지 또한 실감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박달수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양주를 채우며 대화를 이어갔고, 장주동은 그가 풀어놓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이 모든 정보는 장주동이 국정원에 넘길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었고, 그의 잠입 임무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었다.






독자님의 성원을 부탁합니다.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글을 쓰려는 큰 용기를 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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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통나무 카페-1 24.09.14 18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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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12. 여성 인질 구출 작전 24.09.14 14 1 15쪽
11 011. 인신매매 24.09.13 14 1 14쪽
10 010. 타친보(立ちんぼ)의 죽음 24.09.12 14 1 12쪽
9 009. 미치코 직업소개소 24.09.11 18 1 14쪽
8 008. 야쿠자 스미요시 구미 24.09.10 19 1 14쪽
7 007. 일본 밀항 +2 24.09.10 19 1 14쪽
6 006. 킬러의 흔적 +1 24.09.10 14 1 16쪽
5 005. 야쿠자의 암약 24.09.09 18 1 17쪽
» 004. 골든 게이트 24.09.08 26 1 26쪽
3 003. WE 카페 24.09.07 24 1 19쪽
2 002. 잠입 수사 24.09.06 25 1 12쪽
1 프롤로그, 001 나이트클럽 24.09.05 41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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