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아포칼립스의 무한 회귀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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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먼데이
작품등록일 :
2024.09.11 18:07
최근연재일 :
2024.09.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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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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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귀

DUMMY


좋은 전력이 되어주기 전에 나쁜 전력의 좀비가 되게 생겼다.


키가 190센티미터에 가까운 백도영은 좀비가 될 시 이보다 최악이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 편이어서 든든하단 말은, 바꿔말하면 적팀이면 존나게 조졌단 뜻이었다.


‘시, 시스템이 이것도 고쳐주나? 고쳐주니까 지금 나더러 구하라는 거겠지?’


고쳐주지도 않을 거면 쓸데없이 구하라고 할 이유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좀비 박진오와 눈이 마주쳤다.


좀비 박진오는 이미 몇을 물어 뜯었는지 입가에 피가 진득하게 흘러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좀비 박진오의 피였다면 검은색에 가까운 피를 흘리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의 뺨과 턱 밑, 목에 묻어있는 핏자국은 선연한 빨간색이었다.


막 피를 흘린 것 같은.


그런 따끈따끈한 색.


피부는 창백한 초록색을 띄고 있었고.


백도영에게로 달려드는 손톱 밑에는 살점이 붙어있었다.


김한결의 키보다 2센티미터 더 크고, 백도영보다는 대략 5센티미터 더 작다.


아직 은신 스킬을 사용할 때가 아니다.


백도영과 좀비 박진오의 거리는 참치캔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방금 복도에서 여기까지 나오는데 10초가 걸렸다.


백도영은 사람을 봐서 안심 했는지, 혹은 갑작스레 사람이 나와 집중이 풀렸는지. 백도영의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김한결은 휴대폰을 손에 꼭 쥐었다. 급한대로 너튜브에 들어가 시끄러운 피리 연주 영상을 틀었다.


볼륨을 최대로 높이자마자 휴대폰을 바닥에 두고 반대편으로 있는 힘껏 밀었다.


슝- 날아간다.


툭.


반대편의 멀리에 멈춰서며 피리 소리가 쨍-하게 울려퍼진다.


“······.”


뭐라 말하려는 백도영을 향해 쉿, 하고 검지를 들어보인 뒤 백도영의 멀쩡한 팔을 잡았다.


좀비는 시각에도 반응하지만 주로 청각에 반응한다.


사람의 주된 감각이 시각에 쏠려있다면.


좀비는 청각이다.


“오래 끌지는 못할거야. 소리 지르지 말고 날 따라와.”


“······.”


그렇지만 오래 집중되진 못할 것이다.


소리가 울려퍼지는 휴대폰이 먹잇감이 아니라는 걸 안 이후,

다시 먹잇감을 향해 시선을 돌릴테니까.


“크아아아악!”


젠장.


-쾅! 뿌드드득!


좀비 박진오가 화가 났는지 휴대폰을 잡고 바닥에 내리쳤다.


인간의 몇 배에 달하는 악력에 휴대폰이 아작났다.


휴대폰을 날렸다는 것에 대한 미련은 없다.


어차피 휴대폰은 하루가 조금 지나면 방전이 되고.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통신이 끊긴다. 이런 상황에선 휴대폰보다 튼튼한 라디오를 구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생각보다 좀비의 어그로가 쉽게 풀렸다는 게 문제였다.


‘5초면 돼. 많이 뛰었으니까.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돼.’


그러나 시스템 창이 낯설어 은신 스킬을 쉽게 찾지 못했다.


한결은 은신 스킬을 쉽게 찾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사이, 좀비 박진오의 걸음이 바로 지척에서 들려왔다.


‘은신! 은신 스킬이 어딨지!’


백도영보다 달리기가 느린 김한결의 어깨 위로 살벌한 기운이 느껴졌다.


젠장.


잡힌다!


제발 은신을 하게 해줘!


간절하게 빌 때였다.


슈우웅-


은신 스킬이 발동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몸에서 은은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오른쪽 아래로 은신 스킬모양이 떴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어깨 위의 기분 나쁜 그늘이 사라졌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킬 발동이 된다는 걸 깨는 것도 잠시.



10

.

.

.

9

.

.

.


튀어야한다.


백도영은 어리둥절한지 뛰다말고 좀비 박진오와 김한결을 쳐다보며 상황 파악을 하려 애썼다. 이 답답한 놈아! 이럴 때가 아니라고!


김한결은 얼굴을 와락 구기며 백도영의 팔을 잡고 세차게 뛰었다.


백도영 이놈은 답답하게 어어, 어, 하는 소리를 냈다. 덩치도 커서 쉽게 끌려오지 않았다.


6

.

.

.

5

.

.

.


“죽고 싶어?!”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백도영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여유롭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4

.

.

.


앞으로 두 발자국.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쾅!


문이 부서져라 닫았지만, 좀비 박진오는 이곳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 말은 사람 뿐 아니라 도구 소리에도 스킬의 효과가 있단 소리였다.


은신 스킬은 좀비의 집중에서 벗어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이 되었다.


‘근데 앞으로도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해야한단 거지.’


난 진짜 이런 거 딱 질색이란 말이야.


좀비를 마주하는 것도 싫고, 누군가를 구해내는 것도 자신 없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도망만 다니면서 살아왔는데!


우측 하단에 있던 은신 카운트다운이 빛을 내면서 삑-삑-삑- 경고음을 냈다.


3

.

.

.

2

.

.

.


[<시스템> 좀비가 이곳을 발견하기 전에 바리게이트 쉴드를 사용하세요.]


바리게이트 설치할거면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


무슨 1초를 남기고 알려주냐!


[<Lv1> 바리게이트 쉴드

스킬설명: 문에 사용 가능하며, 최대 문 2개에 적용 가능합니다.

좀비 3명은 거뜬하게 막을 수 있습니다.

체력: 10감소

재사용대기시간: 1시간]


바리게이트 쉴드를 사용했다.


이번에는 침착하게 쉴드를 찾아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희미한 노란빛으로 된 자물쇠와 쇠창살이 문을 감쌌다.


그리고 스킬을 사용하자마자-


.

.

.

1


띵-


토스트기계가 식빵을 다 굽고 나오는 맑은 소리가 울렸다.


그와 동시에 좀비 박진오의 걸음이 다시 이쪽으로 향하는 것도 들려왔다.


화장실 미닫이문의 1/3을 차지한 윗부분은 불투명한 유리창으로 되어있었고. 아랫부분은 뭔지는 잘 모를 합성소재로 되어있었다.


불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좀비 박진오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한다.


좀비는 청각을 주로 사용한다는 특징도 있지만.


한 가지 더.


한 번 꽂힌 사냥감은 쉽사리 놓아주지 않는다.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나고, 들리지 않게 되는 구간으로 도망가면. 좀비는 포기하고 다른 사냥감을 찾는다.


지능은 매우 낮은 걸로 보이지만. 간혹 핏자국을 따라오는 좀비도 있었다.


입술 위로 검지를 치켜올려 백도영에게 숨을 죽이고 있으라고 신호를 보냈다.


아까 은신 스킬을 사용해서 스킬이 꽤 끝내주는 효과를 낸다는 걸 경험하긴 했지만.


문 하나를 두고 좀비와 대치하고 있으려니. 스킬을 온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2년동안 꾸역꾸역 살아남은 자의 학습된 공포라고 해야할까


백도영은 피를 흘리고 있어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작게 까딱였다.


미니맵으로 빨간색 원이 이곳을 서성거리는 게 보인다.


서서히 포기하고 돌아가려나 싶을 때쯤.


-삐이이이이익!


백도영의 바지주머니에서 이상한 경고음이 갑자기 터져나왔다.


아까 회귀하자마자 들었던 문자 소리였다.


재난문자 안내소리라는 걸 깨닫는 동시에 화장실 문이 쿵! 하고 세게 흔들렸다.


다시 한 번 더.


쿵쿵


문짝을 부술 듯한 소음에 심장이 벌렁댔다.


백도영은 더욱 더 창백해진 얼굴로 문가를 바라봤다. 아픈 몸으로 어떻게든 문을 막아보려는지 문에 손을 대려고 했다.


그러나 문은 좀비가 몇 번이고 몸으로 치받아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끝, 끝내주는데?’


확실한 스킬 효과에 감탄하기도 잠시.


백도영은 자신이 비로소 안전한 공간에 왔다는 걸 깨달았는지 바닥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윽···. 큭.”


백도영이 오른쪽 상완근을 잡으며 거의 반쯤은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구해줘서 고마워···. 나는 쟤를 따돌리려다가···. 하 씨발. 존나 아프네.”


백도영의 상태는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었다. 그는 오른쪽 팔꿈치 아래로 팔이 없었다.


튜토리얼은 아직인가?


살리는 것까지가 튜토리얼이겠지?


‘시스템! 이제 어떻게 해?’


허둥지둥하는 사이로, 시스템이 간결하게 답했다.


[<시스팀> 튜토리얼 90% 진행중.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김한결은 마지막 과제를 기대했다. 마지막 과제가 분명 백도영의 팔을 고쳐주거나, 그런 부류의 치유일 거라고 소망했다.


백도영의 팔을 붙여주는 거겠지?


감염도 어찌저찌 회복시켜주는 거고?


좀비가 아니라 아직 잠복기니까! 회복이 가능할 지도 몰라!


그럼 내 역할은 잠복기 상태의 사람들을 치료하는 건가?


그렇게 해서 모두 좀비 면역 상태로 만들면 되는 건가?


그러나 시스템은 김한결의 희망을 잔인하게 부수고 말았다.


[<시스템> 사망 시 죽음으로부터 3시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사망하시겠습니까?]


‘뭐, 뭐?’


[<시스템> 사망은 대한민국 표준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당일 최초 사망 시점에서 최대 3시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사망하시겠습니까?]


아니 난 그걸 물은 게 아니야!


사망 기준을 물어본 게 아니라고!


[<시스템> 튜토리얼 2/3 진행 중...... 신속하게 사망하여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이게 어떻게 시간 낭비야! 남의 목숨을 구하려면 내 목숨도 구해줘야지!


시스템은 더 대화하기 싫다는 듯 행동으로 모범을 보였다.


툭.


하늘에서 총이 툭, 떨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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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튜토리얼 24.09.11 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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