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롤 : 중세의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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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선
작품등록일 :
2016.03.16 16:57
최근연재일 :
2016.03.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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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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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 경비병 (7)

DUMMY

잭스필은 그에게만 어젯밤 일을 전부 털어놓을 생각이었다.


‘이 녀석은 믿을만하고, 제2경찰서가 아니라 경찰국에서 근무하니까’


“린델, 내가 어저께 너희 경찰국 간부로부터 받은 게 있다.”


다른 일행들이 따로 몰려서 떠들고 있을 때 구석에서 슬쩍 명함을 꺼냈다. 늦은 밤에 갑자기 경정이 들이닥치고 경위가 방에 따로 불러내서 했던 얘기까지.


“이게 어떤 상황인지 짚이는 거 있어?”


린델은 잠자코 그의 말을 들어주었지만, 딱히 아는 것은 없는 듯했다.


“글쎄, 어렵네. 우리 같은 말단끼리 뭘 더 알겠냐. 나는 최근까지 입원해있었고.”


역시 별 소득 없었다.


“그거 무슨 얘기야?”


잭스필이 흠칫 돌아보자, 옆에서 누군가 엿듣고 있었다. 아까 린델이 입원했었다는 것을 알려준 친구다.





린델이 그 친구를 보고 말했다.


“아, 그래. 얘가 나랑 같이 경찰국에서 일하거든. 방금 얘기 들었지? 혹시 래필드 경위라고 알아?”


“못 들어봤어. 경찰국에 사람이 워낙 많잖냐.”


“너희들, 이거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라. 그냥 잊어.”


잭스필이 당부해두는데, 그 친구는 영 미심쩍다는 눈이었다.


“뭐냐.”


“아니, 가만 듣자니 좀 이상하네. 모르는 간부들이 그냥 몇 가지 묻다가 가버렸다고?”


“그래.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데”


“으음.”


그 친구는 잠시 생각에 잠기며, 뜸을 들였다.


내가 지어내기라도 한다고 의심하는 건가? 약간 불쾌해질 즈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경정이라는 분, 성함이 뭐였지?”


“···모르지. 내가 경정 이름을 어떻게 물어봐.”


“서명을 받아둔 게 있을 거 아냐.”


서명···? 그거 받아뒀어야 됐나?


“안 받았다고? 그럼 경정이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잭스필은 두 줄의 양익을 펼치고 있는 독수리 문장을 떠올렸다.


“제복에 경정 계급장이 있었으니까. 왜?”


“내가 경찰국에서 정문 출입기록 담당이거든. 아, 원래 이런 거 막 말하고 다니는 거 아닌데··· 일단 불시감찰은, 그런 식으로 안 해. 다 절차가 있는 거고”


이어지는 뒷말에 수수께끼로 빠졌다.


“어젯밤에는 경찰국에서 경정이 나간 적이 없어. 감찰 얘기도 없었어.”





* * *





초저녁의 도시 풍경.


가로등과 가게의 조명들이 하나둘 켜지고, 거리는 더욱 흥에 취해가는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경비병들은 일찌감치 술집을 나섰다.


술집 밖에는 다른 도시의 경비병들도 한 무리씩 가게 앞에 나와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7시 안에 다 돌아가야 하거든. 이중엔 야간에 근무 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시민들은 통금이 있고.”


“난 그런 거 통제하는 사람 없는데.”


“자네 혼자 떨어져서 그런 점은 좋구만.”


“밤 새고 들어가도 되나? 잭스필 군, 우리 바라크barracks로 가서 계속 할까?”


아저씨들이 술병을 흔들어보이자 잭스필은 웃어넘겼다. 현지 쪽에서 특별히 제제하고 있진 않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가 알아서 선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잭스필, 아까 그 얘긴 너무 신경쓰지 마. 나도 뭐 이곳 사정을 꿰고 있는 건 아니거든.”


“알았어, 너희나 신경쓰지 말고 그냥 잊어. 다른데 흘리지 말고.”


“빈민가 쪽으로 가냐? 강도 안 당하게 조심해라.”


“경비병이 강도당하면 어쩌라고. 간다.”


그렇게 작별하고는 잭스필 혼자 일행에서 떨어져나왔다.


이 시대 사람들의 생활패턴 자체가, 해가 떨어지는 것이 곧 하루의 끝을 의미하므로 밤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오히려 드물다. 저녁만 되어도 이미 주민들은 물론 경비병들까지 집에 갈 준비고, 밤이 되면 텅 빈 거리에는 패트롤 간부들만이 순찰을 다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당부 때문인지 해질녘의 빈민가는 더욱 으슥해보였다.


‘린델 녀석, 농담이 아니잖아.’


실제로 밤이 되면 거리의 범죄율이 올라간다. 아무리 그래도 설마 패트롤을 상대로 덤비겠냐마는.


잭스필은 약간 오한을 느끼며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 * *





3. 도로





이튿날.


다시 아침해를 맞이한 도시에서, 잭스필이 배속돼있는 웨스트 구 관문 방면 지구대는 언제나처럼 가동 중이다.


농부는 밭으로. 일꾼은 일터로. 각자의 위치에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도시는 돌아가고 있다.


지구대의 오전은 별 일 없었다.


경졸 수준의 일이 주어졌고, 잭스필은 그것을 언제나처럼 처리했다.


“지구대장님, 부르셨습니까.”


“그래, 잭스필 경병. 이리와 앉게. 요즘 생활은 어떤가?”


“원만히 지내고 있고, 건의사항은 없습니다.”


정례적인 안부에 모범답안으로 돌려주었다.


“간만의 휴일이었을 텐데, 어제는 뭘 하며 잘 보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말이야.”


“어제는 모임에 갔었습니다.”


잭스필은 간략하게 지인들을 만난 얘기를 했다.


“그것 말고 다른 일은 없었나?”


잠시 복잡한 표정이 스쳤다가 답했다. “예.”


“알았네. 곧 점심인데 안에서 대기하다가 식사 맛있게 하도록 하고. 아, 참.”


지구대장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저번에 미처 묻지 못한 게 있는데”


“그젯밤 말씀이십니까.”


기다렸다는 듯 잭스필의 말이 돌아온다.


“···그렇네. 불시감찰 때 왔다는 간부들 말이지.”


애초에 이걸 물어보려고 부른 거 같은데 말이지.


경졸들은 모두 외부작업을 나갔고, 그 중 잭스필 혼자 지구대장에게 불려온 참이라 현재 이 지구대 사무실에는 지구대장과 경장 한 명만 남아있었다. 단순히 안부나 묻자고 불렀으리라 생각되진 않았다.


경졸들은 모두 외부작업을 나갔고, 그 중 잭스필 혼자 지구대장에게 불려온 참이라 현재 이 지구대 사무실에는 지구대장과 경장 한 명만 남아있었다. 단순히 안부나 묻자고 불렀으리라 생각되진 않았다.


잭스필은 약간 긴장하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구대장은 약간 뜸을 들이다가, 어렵게 생각해내서 물었다.


“그 뒤로도 뭐라 하던가?”


“? 아니요, 특별히···”


그 뒤로는 만난 적이 없는데.


“그런가. 그때 나왔다는 지적사항이 더 없나 궁금해서···”


그거라면 모렌 경위가 이미.


그날 야간근무를 끝내고 퇴근하기 전, 밤동안의 일들은 다음 근무자에게 제대로 전달했다. 이는 당일 지구대장이 아침에 출근하고 당연히 보고됐을 터이다.


감찰팀은 아예 자신들에 대해 함구하라고 일렀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지구대의 책임자인 지구대장에게 그 일을 숨기기는 어려웠다. 단, 감찰에 대한 것은 그때 인수인계한 게 다였다. 방 안에서의 얘기는 빼고, 지구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갔다는 것까지만.


더 뭐가 궁금하신 건지.


사족으로 어제 모렌 경위가 지구대장한테 불려가서 세차게 정강이를 까였다는 얘기도 들었다. 감찰방문 당시 모렌 경위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어물어물 넘어가려는 것을 지구대장이 한눈에 간파했던 것이다.


“그래, 알겠네. 그만 일 보게.”


면담은 그렇게 끝났고 잭스필은 말없이 경례하여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를 이동하려던 잭스필은


지구대장의 자리에는 장막 같이 개인좌석으로


깜짝이야. 어 뭐야 언제부터 저기 있었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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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경비병 (7) +1 16.03.19 126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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