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롤 : 중세의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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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선
작품등록일 :
2016.03.16 16:57
최근연재일 :
2016.03.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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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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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로 (3)

DUMMY

이름은 정확히 모르지만 늑대보다 약간 크고 곰보다는 작은, 개과의 몬스터인데 신진대사가 활발한지 옆에 가기만해도 헥헥 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안젤린 경위가 약간 무서워하는 기색을 보이자 테이머는 호쾌하게 말했다.


“하핫, 괜찮소. 이 애들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으니까. 아직도 강아지요 강아지!”


개라고?


“몬스터 아니었어요?!”


그녀도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몬스터라니. 개라도 기분 상합니다. 보시오, 섭섭하다잖소.”


크르르릉 하고 이빨을 드러내며 한 쌍의 안광을 번뜩인다. 히익.


“힉! 그럼 죄송하다고 좀 전해주실래요···!”


“무슨 종인데 이렇죠?”


잭스필은 최대한 표현을 골라서 물었다.


“데인저하운드라고···”


위험한 이름이잖아.


패트롤에서도 와치독이라는 훈련된 경비견들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건 못 이기겠다.


“아무튼 든든한 아군이라 다행이네요.”


“아군이라 다행이네요.”


그래서, 우리가 잡아야할 적은?


담소는 이쯤하고 슬슬 본론이다. 석궁에, 사냥꾼 길드에, 위험한 사냥개까지 나오니 잭스필의 불안은 점점 높아만 갔다. 이중 그 혼자 아무런 정보가 없던 것이다. 대강 사냥, 포획이 관련돼있을 거라 짐작만 할 뿐.


“그러고보니 잭스필 경병에게는 아무 설명을 못했습니다.”


말을 한 것은 뒤늦게 나타난 펠트로 경장. 그가 오면서 이로써 내일 여정에 함께 할 6인이 다 모였다.


“채비는 끝났니?”


“예. 내일 아침에 급식소를 들러서 식량만 받으면 되는데, 6인분에 한 끼입니다. 예전엔 5명이서 가기도 했는데 말이죠.”


“그랬지. 사실 출장업무에 이 애까지 넣을 필요는 없었는데.”


‘뭐야, 나 불청객이야?’


“저도 지구대장님이 이렇게 하루 전에 갑자기 파병군인 저를 끼워넣은 건 좀 이해가 안 되긴 합니다만.”


“뭔가 생각이 있으신 거겠지? 아무튼 우리가 할 일을 설명해줄게.”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패트롤이 진출해있는 지역에는 도시 한가운데 관청이 들어서고, 이 관청으로 매일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온다.


- 물건을 도난당했다.


- 거리에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 포장도로를 깔아달라.


- 몬스터가 인근 야산에서 내려와 사람을 해친다.


이 민원의 처리야말로 패트롤의 존재의의이자 주된 업무이다.


그러나 가까운 도시권 내에서는 바로바로 출동이 가능하지만 외진 지역은 그러기가 힘든 것이다.


특히 도시보다 작은 게 마을이고 마을보다 작은 게 촌락인데, 이 촌락보다 작은 곳도 있다. 행정구역으로 인정하기도 어려운 그런 오지에는 아예 지구대가 들어서지 않는다.


또 그렇다고 위에서 그런 외딴 곳을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는다. 그것은 패트롤의 영역과 영향력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일이니까. 따라서 가끔씩 출장을 나가주는 수밖에 없는데,


사실 산짐승이나 몬스터에는 그런 바깥 지역일수록 취약한 법이다.


도시 서쪽에 떨어져있는 어느 작고 조용한 촌락마을.


이곳에 몇 년 전부터 흉포한 몬스터가 나타나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패트롤 당국이 매년 소탕작전을 벌여 개체수를 줄이고자 노력했으나, 끈질긴 번식력 때문에 이제는 이맘때쯤의 정기적인 퀘스트가 된 상황이다.


그 흉포한 몬스터란,


“와일드보어Wild Boar다. 놈들은 민가로 내려와 작물을 망치고 사람을 공격하지.”


“멧돼지인가요···”


이곳 사람들은 신화나 전설에 등장할 법한 환상종뿐만 아니라, 단순히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생물체 부류를 몬스터라고 칭하고 있다. 그나저나,


‘웨어울프Werewolf 같은 고위험종의 몬스터라도 잡는 줄 알았더니 이건 좀 실망··· 아니, 안심이네.’


하긴 고위험종이 출현했더라면 패트롤 1개 중대는 동원됐을 것이다. 일개 지구대 주관으로 시행돼오지도 않았을테고. 늑대인간은 최소 경찰서에서 담당해야할 사건이다. 이런 6인파티 수준의 스케일이라면 멧돼지 선이 적당하지.


“하지만 짐승 포획이 패트롤의 전문분야는 아니잖아. 그래서 이분들이 필요한 거야.”


레인저란 산림경비대원—정식 패트롤은 아니지만 주민자경단 성격의 집단으로 이 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시 경비대와 공조해왔다고 한다. 모두 수렵전문자격증을 취득한 사냥꾼 길드의 베테랑들이기도 하다.


“어지간해서는 굳이 멀리 거기까지 사냥을 나갈 일이 없어서, 대신 우리가 편의를 제공하는 거지. 도시 밖으로 나가는 건 모험이라구.”


“가는데는 사실 문제가 없소. 우리도 타고온 말이 있거든.”


레인저의 말에 잭스필은 살짝 놀랐다. 일반시민이 말을 갖고 있다니, 험하게 살아온 것처럼 생겨선 의외로 중산층인가.


“수렵길드의 법인마馬지만. 아무튼 멧돼지 무게가 상당하단 말이오.”


“사람보다 크지. 암.”


말은 길드의 공동소유라는 모양이다.


“사냥 후 돌아올 때 멧돼지들의 운반이 문제인 거군요.”


“거기서 바로 해체해서 중량을 최소화해야 하고, 가능하면 현지에서 처분해서 화폐나 곡물로 바꾸는 것도 좋고. 아무튼 최대한 가볍게. 갈 때는 마차를 말 한 마리가 끌지만, 올 때는 두 마리가 끌어야 할 거요.”





* * *





3 / 6 화

· 출발, 도시 밖 마을, 멧돼지 ✓



지구대의 뒷마당에는 마굿간과 코치하우스Coach House라 불리는 마차 차고가 있다. 일렬로 주차된 관용마차들 중 3호 짐마차를 끌어냈다.


“그럼 난 지구대장님께 출발보고를 드리고 올 테니···”


안젤린 경위는 잠시 지구대에 들어갔다.


“지구대장이 지금 시간에 출근해있나요?”


“어제 당직이라 날새고 있을 겁니다.”


“아하.”


잭스필과 경장은 마차에 기대고 서서 기다렸다.


누군가 하품을 하고, 눈도 한 번 비비고.


아직 동이 트기 전인 새벽이다.


시민들이 거리에 나오기 전, 살짝 어둑어둑하고 고요한 도시에 두 경비병만이 서있다. 공기는 이슬을 머금은 듯 촉촉하고 서늘했다.


“일단 마차 안에 들어가있죠.”


“어, 그래도 되나요?”


펠트로 경장의 제안에 잭스필이 먼저 차문을 열고 올라탔다. 뒤따라 경장이 자기 옆자리에 앉는 것을 물끄러미 보았다.


‘안젤린 경위가 직접 운전하는 건가?’


마차는 2인승의 뒷좌석, 마부가 앉을 앞좌석으로 나눠진 구조다.


프레임은 목재고 가죽천막으로 지붕을 댄 4륜 마차로 그 안은 꽤 안락했지만, 마차 앞부분의 마부석은 거의 바깥에 노출되어있다. 머리 위에 지붕만 처마처럼 튀어나와 비와 햇빛을 가려주는 정도다.


외형은 흡사 트럭을 닮았다. 네모난 부스 안에 두 좌석이 있고, 그 뒤쪽으로는 지붕 없이 화물을 싣는 짐칸이 길게 뻗어나있다. 마차의 종류에는 캐리지, 웨건(짐마차), 옴니버스(승합마차), 채리엇(전차) 등이 있는데 이건 아마도 웨건으로 분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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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도로 (3) +1 16.03.22 84 0 7쪽
12 3. 도로 (2) +1 16.03.22 109 0 7쪽
11 3. 도로 (1) +1 16.03.20 141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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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 경비병 (6) +1 16.03.19 118 5 8쪽
8 2. 경비병 (5) +1 16.03.19 172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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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 경비병 (3) +1 16.03.18 208 6 7쪽
5 2. 경비병 (2) +1 16.03.18 182 6 7쪽
4 2. 경비병 (1) +1 16.03.18 217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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