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말
세교(勢交)를 제목으로 삼아 아랫글을 남겼으나,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듯 하여 요정으로 소제목을 수정하며, 기왕 올린 글이니 독자님들도 한 번 읽어보시고, 좋은 시간 되셨으면 하는 의미에서 걔속 이 글을 남겨둡니다.
오교삼흔(五交三釁)
[출전] 《광절교론(廣絶交論)》
[내용] 이 성어는 중국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220~589= 한나라가 멸망한 220년부터 수나라가 중국대륙을 다시 통일한 589년까지)때 남조(南朝) 양(梁)나라에서 활동한 유준(劉峻 463~522)의 광절교론(廣絶交論)에 있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漢)나라 주목(朱穆:자 공숙公叔)이 당시 사람들의 교우(交友)가 돈독하지 못해 가볍게 벗을 버리는 것을 미워하여 절교론(絶交論)을 지었다. 양(梁)나라 유준(劉峻:자 효표孝標)이 세리(勢利)를 좇아 우정을 파고 사는 당시 지식인들의 장사치 보다 못한 세태를 풍자해 광절교론(廣絶交論)을 지어 그 뜻을 널리 폈다고 한다.
특히 양(梁)나라에서 이름을 날리던 임방(任房)이라는 문필가가 관직에 있을 때, 그는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여 거의 매일 글 쓰는 친구들을 불러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함께 시를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그들은 영원한 친구가 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얼마 후, 임방(任房)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들들을 보살펴주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임방(任房)의 네 아들은 아버지만큼 학문이 깊지 못했다. 임방이 죽은 후 집안이 순식간에 몰락하니, 그들은 한겨울에도 짚단 이불을 덮고 홑겹 옷을 입어야 했다.
어느 날, 유준(劉峻)이 길에서 임방의 둘째아들 서화(瑞華)를 만났다. 서화(瑞華)에게 그들의 형편을 들은 유준은 매우 분개했다. 그리하여 ‘광절교론(廣絶交論)’이라는 장문의 글을 써서 세태를 풍자(諷刺)했다.
유준은 ‘콩 반쪽이라도 나눠 먹으려는 자가 없고, 터럭 하나라도 떨어뜨려 주려는 자를 찾기가 어려웠다.(莫肯費其半菽 罕有落其一毛)’라 면서 오교삼흔(五交三釁)을 말한다.
먼저 우정에는 소교와 이교의 두 종류가 있다(友情所有素交而利交).
비바람 눈보라의 역경에도 조금의 흔들림이 없는 우정인 소교(素交), 속임수와 탐욕(貪慾)을 바탕으로 하여 제 이익(利益)만 추구(追求)하는 이교(利交)다. 지금의 세태는 소교(素交)가 사라지고 이교(利交)가 주를 이루어 세상은 어지러워지고 하늘의 조화마저도 잃게 되었다고 했다.
이교(利交)는 장사치의 우정으로 여기에는 다섯의 가지 유형(類型)이 있다.
첫 째가 세교(勢交)다. 권세(權勢) 있는 사람에게 달라붙어서 못 하는 짓이 없고 안 하는 짓이 없는 사귐이다.
둘째는 회교(賄交)다. 재물(財物) 있는 자에게 찰싹 빌붙어 온갖 아양을 떨어 그의 떡고물을 얻어먹으려는 사귐이다.
셋째가 담교(談交)다. 실력자의 주변을 맴돌면서 입으로 한몫 보려는 행태로 입방아 사귐이다.
넷째는 궁교(窮交)다. 궁할 때는 위해주는 척, 용기를 주는 척하다가 한순간에 등 돌리고는 제 잇속만을 차리는 배은망덕(背恩忘德)의 사귐이다.
다섯째는 양교(量交)다. 말 그대로 무게(斤量)을 재는 것처럼, 사귐으로 나에게 이득이 있으면 그 앞에서 살살거리고,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돌아서는 사귐이다.
이 다섯 가지 이교(利交)에서는 삼흔(三釁), 즉 세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는 ‘패덕진의, 금수상약(敗德殄義, 禽獸相若)’이니 덕과 의리를 무너뜨려 금수(禽獸)와 같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난고이휴, 수송소취(難固易虧, 脩訟所聚)’로 우정(友情)을 굳게 하기는커녕, 돌아서서 마침내 원수가 되어 서로 소송(訴訟질이나 하는 것이다.
셋째는 ‘명함도철, 정개소수(名陷倒綴, 貞介所羞)’다. 탐욕(貪慾)의 수렁에 빠져 뜻 있는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게 됨이다.
주공숙(朱公叔) 주목(朱穆)의 절교 시
북산에 올빼미가 있으니,
그 날개를 깨끗이 하지 않았다.
날 때는 바른 곳으로 가지 않고,
잠잘 때는 일정한 곳에 쉬지 않는다.
배고프면 나무 열매를 따 먹고,
배부르면 진흙탕에 엎드린다.
탐욕이 매우 많아 냄새나는 썩은 것까지 먹으니,
창자에는 기름이 가득해도 게걸스러운 식탐이 끝이 없네.
늘 봉황을 보고 탄식하며 봉황은 덕이 없다고 하네.
봉황이 가는 길은 너와는 다르니,
이제 길이 이별하여 각자 제 길에서 노력하길.
〔北山有鴟 不潔其翼 飛不正向 寢不定息 飢則木擥 飽則泥伏 饕餮貪汙 臭腐是食 塡腸滿膆 嗜欲無極 長嗚呼鳳 謂鳳無德 鳳之所趨 與子異域 永從此訣 各自努力〕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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