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안 테일즈 - 수인의 이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망고반쪽
작품등록일 :
2018.02.16 23:34
최근연재일 :
2019.04.13 10:42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906
추천수 :
49
글자수 :
334,185

작성
18.12.15 17:07
조회
79
추천
1
글자
18쪽

29: 첫번째 희망

DUMMY

"크... 으읏..."

무슨 소용이니? 그래봤자 손가락 마디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걸.

"닥쳐..."

앙칼진 웃음소리가 그녀의 노력을 비웃었다. 아무리 몸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봐도 마치 바위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는 듯 손가닥 마디 하나 꿈쩍도 않았다. 그녀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작은 화산을 마룡은 애교인 마냥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 계획이 그렇게도 좋았니? 아까 까지도 가만히 있더니만 갑자기 좋아서 몸부림을 치는구나.

"입 닥치라고!"

흐흐흐, 괜히 고생이구나. 이제 그만 받아들이지 그러니. 물론 난 이쪽이 훨씬 재밌지만.

이제는 마룡의 입에서 나오는 그녀 자신의 목소리가 마귀의 것으로 들려왔다. 언제부터 인가 마룡은 목소리도, 말투도 아리아 자신의 것과 비슷하게 바꿔 마치 그녀 자신과 대화하고 있는 것 처럼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어떻게든 비집고 빠져나오려고 하였다. 일이 이렇게 까지 된 것은 그녀의 잘못이거니와 더 이상 에인과 피아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벌레놈이 그렇게도 좋으냐? 너랑 혈연도 아니것만.

"네가 뭘 안다고..."

음?

"맞아, 우린 너 한테 비하면 벌레야. 그래도 최소한 우린 너 처럼 다른 사람 벌레 취급 해야지 속이 시원하진 않다고."

이젠 도발까지 하는구나.

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했지만 아리아는 마룡이 잠시 꿈틀하는 것을 느꼈다. 도발인걸 알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자기 밖에 믿을게 없는 너 보단 우리가 훨씬 나아. 두고 봐, 우리 오빠는 너한테 지지 않을거니까."

...

"이 멍청한 도마뱀아."

이 버러지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마룡이 빈틈을 보이자 아리아는 곧바로 자신의 몸을 되찾았다. 하지만 일어서려던 그녀를 마룡이 막아세우자 그들은 앞으로 넘어져 사람 하나 없는 도시에 먼지구름을 흩뿌렸다.

크윽, 이놈이-

"돼-됐다... 이제 어떻게든..."

마룡이 다시 몸을 강탈하려고 했지만 한번 빼았긴 몸을 되찾기는 그녀라고 해도 쉽지 않았다. 한편 아리아는 무슨 생각이 있는건지 악을 쓰고 버티며 주도권을 유지하려 했다.

그때 땅을 짚고 일어서려는 그녀의 손이 그대로 땅을 뚫고 들어가 파묻혔다. 그것 때문에 집중이 풀린 아리아는 결국 자신의 몸 안에 다시 갇히고 말았다.

"이 녀석... 입만 열게 해줬더니만 기어 오르려고 하는구나."

...!

마음의 쇠창살이 다시 그녀를 가둬버렸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마룡은 이번에는 그녀를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 그렇게 얌전히... 음?"

언뜻 방금 주저 앉은 땅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안에 있는 철창들의 파편들을 보아 지하 감옥으로 짐작되는 공간에 그녀는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했다. 손가락으로 돌무더기를 치운 그녀는 그 밑에 있던 사람을 눈 앞까지 들었다.

"네 녀석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사람은 펠리시아, 테나와 함께 그녀를 괴롭혔던 검은 머리의 검사였다.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히 자란 대다 돌무더기에 파묻혀 있었으니 그의 모습은 여간 초라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숨은 아직 붙어있었다.

"아직도 살아 있었다니, 놀랍다 못해 지겹구나.

분명 부활한 그날 이 도시의 모든 생명의 불씨를 꺼뜨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이렇게 살아 있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지금 정신을 잃은 채 그녀에게 반항할 수도 없었다.

덕분에 그녀는 아리아 때문에 치솟았었던 분노를 잠재웠다.

"그래도 장난감이 늘어서 나쁠건 없지."

----------

"다들 괜찮으세요?"

피아, 샨 그리고 오웬은 스파다 쪽으로 빠져 나와 다행히 안전한 곳에 있었다. 펠리시아도 이곳에 있는 것을 보아 테나가 먼저 이곳이 안전한 것을 보고 그녀를 내려 놓고 그 후 셋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다들 갑자기 움직여 조금은 지쳐 보였지만 직접 공격을 받지는 않았다.

"어쩐지 조용하다 했더니만... 역시 꿍꿍이가 있던거야."

테나가 숲을 향해 째려보며 혼잣말을 하였다. 마룡이 했던 말을 보아 그 정도 네메시스들은 간단히 해치워 버릴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보낸 것 같았다.

"오웬, 샨, 괜찮아?"

"예, 일단은..."

티아는 곧바로 샨과 오웬에게 달려가 그들을 살폈다. 샨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급하게 움직여 조금 무리를 한 모양이었다.

"샨..."

"별거 아냐, 신경 쓰지 마."

그의 눈이 어째서 인지 흔들리고 있었다. 티아는 그가 방금 기습 때문에 그랬다고 잠시 생각했지만 이윽고 그것이 아님을 알아챘다. 눈 돌리고 있던 그도, 애써 그것을 쳐다보려 하지 않던 오웬도 스파다의 잔해를 느끼고 있었다.

티아도 멀리서 보고 있을 때는 괜찮았다 생각했지만, 막상 가까이 와보니 추억의 족쇄는 생각했던 것 보다 무겁게 그녀의 발목에 걸려 있었다.

그녀가 애써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의 눈에 들어온 테나와 펠리시아, 그리고 멀리 보이는 그들이 쓰러뜨린 네메시안들의 사체들은 그녀의 마음 속에 깃든 감정의 형태만 바꿔버렸다. 입술을 깨물으며 그것을 잠재운 그녀는 일단 눈 앞에 있는 문제를 직시했다.

"일단 모두들 다치신 것 같진 않군요."

에인이 한 차례 상황을 살핀 뒤 말했다. 피아는 조금 놀란 듯 했지만 그 외에는 괜찮았고, 부상이 있는 오웬과 샨은 지쳐 보였지만 그래도 문제는 없는 모양이었다. 펠리시아도 테나가 먼저 안전한 곳으로 데려왔기에 공격 받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이따금 신음 소리와 함께 손가락 끝을 움찔거리며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것을 보였다.

"지친다, 지쳐."

테나가 주저앉으며 한탄했다. 계속되는 싸움과 긴장 되는 순간들, 거기다 이제는 마룡이 기다리다 지쳤다니 완전히 화산의 입을 향한 외길이었다. 모두들 몸도, 마음도 지쳐 땅만 쳐다보고 있는 와중 티아 혼자만 다시 숲을 향해 눈을 돌려 죽은 네메시스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은 끝난 것 같으니까 잠시-"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테나를 낚아채 사라졌다. 그리고 그들이 미처 반응할 수 있기도 전에 또 하나의 적이 그들 한가운데 착지하여 에인을 걷어 차 멀리 날려버렸다.

"오빠!"

"보호막 세워, 피아!"

에인이 검을 땅에 박아 더 멀리 날아가지 않도록 몸을 지탱하며 소리쳤다. 그가 괜찮은 것을 본 그녀는 곧바로 보호막을 세우려 했지만, 적은 이미 그녀의 목을 향해 손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때 티아가 앞으로 나서서 적을 향해 봉을 휘둘렀다. 놈은 손을 거두고 반대쪽 손으로 그것을 붙잡아 가볍게 후려쳐 부려뜨렸지만, 그 틈새 덕에 피아는 보호막을 세울 수 있었다. 그것이 올라가는 것을 본 티아도 서둘러 뒤로 물러서 그것 안에 들어왔다.

"고-고마워요."

"... 오라고 말해놓고선 진짜는 뒤에 숨겨놓은 건가."

곧이어 기습을 뿌리친 테나가 다시 그들 근처에 착지했다. 그녀를 공격했던 네메시안은 테나의 것 보다 훨씬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천천히 자신의 동료의 머리 위로 내려오는 한편 그의 동료는 팔짱만 낀 채 그들을 노려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 이거 위험하겠는걸."

테나가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혼잣말을 하였다. 거대한 날개를 지닌 남자는 보나 마나 공중에서는 그녀도 간단히 제압할 만한 맹금류로 보였고, 에인을 날려버린 여인은 일단은 맹수에 체구도 테나가 펠리시아를 처음 보았을 때 보다 더 컸다. 그런 네메시안들이 있다는 기억이 없던 테나는 필시 마룡이 그들을 만들어 냈을 거라 생각했다.

'네메시안 까지 만들 수 있다면 진짜 큰일이야. 거기다 아까 그런 말을 해놓고선 공격을 해오다니... 뱀 같은 녀석.'

그녀의 반대편에는 에인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량의 마력을 사용해서 그들을 상대할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지금 저 두 네메시안들을 에워싸고 있는 것은 그들임에도 도저히 공격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더 이상 기다릴 의지가 없어진 네메시안들이 움직이려 하자 결국 에인은 그들에게 번개를 날려 주의를 자신에게 끌었다. 당연히 둘 모두를 상대할 수 없었기에 테나도 날아올라 날개의 네메시스에게 달려들었다.

한편 네메시스 여인은 덩치에 걸맞지 않는 말도 안되는 속도로 순식간에 에인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높이 든 손을 보고 그가 검을 비스듬히 세워 공격을 흘려 보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였는데도 그녀의 공격은 어찌나 강했는지 그는 옆으로 밀려 한번 굴러서 다시 자세를 회복했고 그가 서있던 곳 옆의 땅은 갈라지다 못해 그녀의 손이 아예 땅 속에 박혀버렸다.

펠리시아도 비교도 안되는 강함에 소름이 돋은 그의 목을 타고 식은 땀이 흘렀다. 가까이서 보니 그녀의 머리 위의 동그란 귀와 줄무늬가 있는 꼬리를 보아 호랑이인 듯 보였지만, 그녀가 무슨 네메시안인지는 지금 이 상황에 의미가 없었다. 그 보다 머리 두개는 더 큰 키와 눈빛만으로 검이 쪼개질 것 같은 날카로움에 그는 펠리시아나 마룡 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감을 느꼈다.

그때 그녀가 갑자기 뒤돌며 상체를 뒤로 굽히더니 자신의 머리가 있었을 곳을 향해 날아온 무언가를 낚아 챘다. 피아가 마법창을 날린 것이라 짐작한 그는 그녀가 다시 자세를 일으키기 전에 손에 마력을 모아 그녀에게 번개를 쏘아냈다. 하지만 팔뚝으로 그것을 막아내며 직접적인 피해를 막은 그녀는 옆으로 구른 뒤 달려나가 그의 연이은 공격을 피해냈다. 그녀를 수세에 몰았다고 잠시 생각한 그는 눈을 깜박인 그 찰나에 그녀가 다시 눈 앞에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피할 수 없는 것을 직감한 그는 보호막을 올리는 동시에 마력을 전신에 분산 시켜 공격에 대비했지만, 그녀의 무릎은 그의 보호막을 단숨에 뚫고 그의 복부에 충돌했다. 그 공격으로 피아가 있는 곳 까지 날려온 그는 일어나려다 통각에 구토를 하였다.

"오빠!"

"괘-괜찮아..."

놈이 그들에게 달려 오려는 것을 보고 피아는 곧바로 태세를 전환하여 보호막을 내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양의 마법창을 쏘아내기 시작했다. 놈의 공격을 보호막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건 맞는 판단이었지만, 그녀가 사출해내는 수십개의 마력 창들도 네메시안은 맨주먹과 다리로 부수며 멈추지 않고 그들에게 접근해 왔다.

한편 테나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힘도, 속도도, 비행 실력도 모두 압도당하며 그녀는 일방적으로 밀리다 결국 다시 추락하여 땅에 쳐박혔다. 가벼운 몸무게 덕에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정신을 차릴 기세도 없이 그는 곧바로 강하하여 그녀의 머리를 밟아 으스러뜨리려 하였고 그녀는 팔 힘으로 자신의 몸을 땅에서 일으켜 세워 간발의 차로 그것을 피했다. 일어서며 그녀는 그를 향해 다수의 얼음 창을 날렸지만 그는 어느새 다시 하늘 높이 날아올라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길..."

오웬이 성벽에 등을 기댄 채 주먹을 움켜쥐었다. 명색이 비질이란 자들이 부상 당해 사실상 네메시스인 적들을 손가락이나 빨며 지켜보고 있자니 답답하다 못해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샨도 같은 기분인지 굳은 표정으로 싸움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마침 보호막이 사라진 틈을 타 갑자기 티아가 어디론가 달려 나갔다.

"루크레티아 비질님?!"

"여기 있어."

에인과 피아는 호랑이 네메시안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어 그녀가 사라진 것을 알아 채지도 못하였다. 오웬이 이것을 그들에게 말해줘야 하나 생각하는 도중 갑자기 에인이 소리쳤다.

"피해요!"

피아의 귀찮은 공격에 진저리가 났는지 네메시안이 아예 공격을 쳐내며 그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에인 자신도 공격을 더하여 그녀를 늦추는 동안 오웬은 샨을 부축해 옆으로 빠져 나갔고 그들이 비킨 것을 본 에인과 피아도 양 옆으로 굴러 네메시안의 반격을 피했다.

일어나면서 에인은 확인도 하지 않고 자신의 뒤로 검을 휘둘렀다. 과연 네메시안은 마치 관성을 무시라도 한 듯 곧바로 그를 공격하려 하고 있었고, 그의 예측 덕에 그녀는 잠시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곧바로 자신의 몸에 미리 마력을 순환시키고 있던 그는 전력으로 자신의 다리를 그녀의 허리를 향해 내질렀다. 하지만 한손으로 그것을 막아낸 그녀는 마치 가소롭다는 듯 찡그리며 그를 휘둘러 반대쪽으로 내던졌다.

그가 땅에 충돌하지 않도록 피아가 얇은 보호막 여러 겹을 겹쳐 그를 받아주었다. 큰 부상 없이 땅에 착지한 그는 곧바로 다시 달려나가 네메시안이 피아를 노릴 수 없게 그녀 앞에 섰다.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을 네메시안이 낚아챘다. 이어서 날아오는 화살을 그녀가 손으로 쳐내며 생긴 빈틈을 놓치지 않고 피아와 에인은 동시에 마력과 번개를 그녀에게 쏘아냈고 이번에는 미처 전부 피하지 못해 두어개가 그녀의 어깨와 허벅지에 박혔다.

곁눈으로 보니 티아가 언제 도시에 들어갔다 나온 것인지 성벽의 틈에 서서 활을 겨누고 있었다. 거기다 그녀의 허리와 등에는 검과 창 같은 무기 여러개가 메어져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서인지 화살은 얼마 구하지 못한 모양이었고 그것은 금방 바닥났다. 그러자 그녀는 활을 버리고 창을 들고 네메시안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금 무슨-"

그녀의 자살과도 같은 행동을 멈추려고 에인이 소리 치는 그는 티아가 곁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지금 그와 피아에게 기회를 주고 있었다.

"피아, 저 놈 한번에 날려버릴 만한 마법 준비해봐."

"... 알았어."

티아 혼자서는 절대 놈을 상대로 몇합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곧바로 그도 다시 몸에 마력을 순환시켜 돌진해 나가 티아보다 먼저 네메시안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가 휘두르는 검을 공중제비를 뛰어 피한 그녀는 곧바로 왼손톱을 위로 휘둘러 반격을 가했고 이번에는 반대로 그가 그것을 옆으로 피하는 사이 도착한 티아가 네메시안의 옆구리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그녀가 오른손으로 그것을 잡아내자 티아는 망설임 없이 그것을 놓아버리고 뒤로 물러서며 허리에서 단검을 뽑아 그녀에게 던졌다.

고개를 숙여 그것을 피한 그녀의 머리에 에인의 발꿈치가 내리 꽂혔다. 하지만 그의 온 힘을 다한 공격을 받고도 그녀는 쓰러지기는 커녕 되려 일어서는 힘으로 그를 압도해버렸다. 그가 공중에 뜬 사이 그녀가 다시 손톱을 그에게 휘두르려 했지만 그녀의 오른팔에 또 하나의 단검이 날아와 박히자 에인은 마력탄을 날려 반동으로 거리를 벌렸다.

"비켜!"

피아의 외침을 들은 에인과 티아가 곧바로 뒤로 물러서며 거리를 벌렸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무기를 던지고 번개를 쏘아내어 놈이 피아의 공격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파이는 자신이 만들어낸 백여개의 마법창들을 단번에 호랑이 네메시안을 향해 쏟아내었다. 소나기 보다도 강렬하게 쏟아지는 금색 비에 파묻힌 네메시안은 곧 그것들이 사라지자 형체 조차 알아볼 수 없는 고깃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피아가 탈진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에게 신경 쓸 틈새도 없이 이번에는 테나의 비명소리가 그들의 눈을 돌렸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던 그녀는 목덜미를 날개의 네메시안에게 붙잡혀 있었다.

"테나 씨!"

방금 호랑이 네메시안 에게서도 느낀 것이지만, 이들은 마룡이 여태까지 만들어낸 네메시스나 조종해온 네메시안들 과는 달랐다. 싸움도 무작정 달려들지 않았고, 지금 이 날개의 네메시안은 아예 테나를 인질로 잡고 있었다.

"..."

하지만 말을 할 의지와 지능은 남아있지 않은 것인지 그는 그들을 노려보기만 하였다. 그들이 계속해서 그를 경계하자 그는 테나의 목을 더 세게 움켜쥐었고 그가 다시 비명을 지르자 에인은 이것이 그가 원하는 거라 생각하고 무기를 버렸다. 과연 그러자 그는 일단 그녀의 목을 조이는 것을 멈추었다. 티아는 여전히 창을 손에 들고 있었지만, 네메시안은 그녀를 위협으로 보고 있지 않는 모양이었다.

'제길... 이제 어쩌지?'

일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력을 계속해서 몸에 순환시키고 있었지만, 그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괜히 움직였다간 놈은 테나의 목을 으스려뜨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를 죽인다 하더라도 마룡을 쓰러뜨릴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와 놈의 날개에 박혔다. 순간 에인은 티아가 그것을 쏘았나 했지만, 놈은 분명 티아도 시아 안에 두고 있었고 다음 순간 여러개의 화살이 연속으로 날아와 그의 몸에 박혔다. 누가 그것들을 쏘았든, 덕분에 그는 테나를 손에서 놓고 말았고 에인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놈에게 접근한 그는 그가 날아오를 수 있기 전에 그의 발목을 붙잡아 땅에 내려 쳤고 날개를 발로 짓밟아 부러뜨렸다. 그리고 곧바로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낸 그는 그것을 그의 목에 꽂아 즉사시켰다.

"끄-끝났다..."

그도 숨이 끊어진 것을 본 에인이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 몸을 땅바닥에 뉘였다. 그렇게 누운 채로 화살들을 누가 쏜 것인가 고민하던 찰나 그의 왼쪽으로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본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푸른 군복과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에인 씨 맞으십니까?"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확실히 비질들이었다.

"당신들은··· 설마?"

"예, 그레고르 사령관님이 찾고 계십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네메시안 테일즈 - 수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3월 연재 공지 19.03.03 43 0 -
공지 휴재(01.12.18) 18.12.01 56 0 -
공지 공지: 길어졌던 휴재에 관하여 +1 18.09.20 73 0 -
공지 휴재 (22.06.2018) 18.06.21 210 0 -
공지 읽으시기 전에 18.02.16 157 0 -
45 네메시안 테일즈 -에필로그- 19.04.13 47 1 14쪽
44 39: 수인의 이야기 (완) 19.04.13 36 1 17쪽
43 38: 소원 +1 19.04.06 38 1 20쪽
42 37: 마지막 희망 19.03.30 37 1 14쪽
41 36: 죽음을 맞이하며 +2 19.03.23 53 1 20쪽
40 35: 끝 +2 19.03.16 52 1 20쪽
39 34: 두번째 희망 +2 19.02.23 60 1 16쪽
38 33: 마지막 새벽 19.02.09 77 1 12쪽
37 32: 어둠 속으로 19.01.26 61 1 12쪽
36 31: 사람의 마음이란 2 +2 19.01.12 76 1 11쪽
35 30: 화 +2 18.12.29 73 2 12쪽
» 29: 첫번째 희망 +2 18.12.15 80 1 18쪽
33 28: 끝의 시작 18.11.17 65 1 15쪽
32 27: 사람, 삶 3 +2 18.11.03 74 1 16쪽
31 26: 엇갈림 +2 18.10.19 81 1 13쪽
30 25: 어제의 적 18.10.12 68 2 17쪽
29 24: 구원 2 18.10.05 81 1 17쪽
28 23: 구원 1 18.09.28 70 2 16쪽
27 22: 패배 +2 18.07.27 80 1 17쪽
26 21: 재격돌 18.07.20 84 1 15쪽
25 20: 수인 18.07.13 92 1 16쪽
24 19: 사람, 삶 2 18.07.06 95 1 15쪽
23 18: 기다림 18.06.29 77 1 21쪽
22 17: 격노 18.06.15 71 1 16쪽
21 16: 쟁탈 18.06.08 93 1 2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