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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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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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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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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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 혼수모어

DUMMY

4계 혼수모어


장우각을 대신해서 흑산군을 이끌게 된 장연은 겨울의 막바지를 알리듯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삭방군 임융을 공격했다.

임융에 주둔 중인 병사의 수는 천여 명이라서 겨우 백여 명에 불과한 흑산군이 이길 규모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공격했다.

눈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도 흑산이라 적힌 기를 나부끼며 임융에 나타나자 중년의 임융 태수는 군사를 이끌고 나타나서 큰 소리로 물었다.

“너희는 누구냐! 누군데 임융을 노리는 것이냐!”

앞으로 걸어나간 장연은 이백 보 떨어진 곳에서 멈춘 임융 태수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나는 흑산군의 장연이다.”

“흑산군!”

흑산군이란 말에 대경실색한 임융 태수는 학을 떼듯이 고함을 질렀다.

“모두 공격해라! 공격! 공격해라!”

거의 일 년 동안 병주와 서주 서쪽 일대를 오가며 당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습격한 흑산군이 처음으로 정면 승부를 걸어왔기에 이 기회에 물리칠 생각으로 무작정 공격하라고 명령했다.

병법을 배웠다면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적을 향해 무작정 공격하라고 하지는 않겠으나 휘하에 적보다 열 배는 많은 병력이 있기에 임융 태수는 앞뒤 생각하지도 않고 무작정 공격하라고 명령했다.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임융의 병사는 일제히 흑산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걸 본 장연은 임융 태수가 들으라는 듯이 외쳤다.

“후퇴하라!”

흑산군이 도망치자 임융 태수는 이겼다는 생각에 더 크게 고함을 질렀다.

“추격해라! 겁먹은 적에게 관군의 힘을 보여줘라!”

흑산군은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고, 임융의 병사는 그들을 추격했다.

후미에 서서 도망치던 장연은 도망치는 흑산군을 둘러보고서 임융의 병사와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 확인했다.

‘생각대로 되는군.’

빨리 도망칠 수 있게 무기조차 두고 왔을 정도라서 도망치는 속도는 추격하는 임융의 병사보다 빨라서 은근슬쩍 도망치는 속도를 조절하였다. 너무 빨리 도망치다가 임융의 병사가 추격을 포기하면 이 유인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기에 도망치면서도 서두를 수가 없었다.

맨 뒤에서 말을 타고 쫓아가던 임융 태수는 불현듯 불길해졌다.

“설마 유인인가?”

처음에는 공명에 눈이 어두워서 무작정 공격하라고 했으나 눈에 뻔히 보일 정도로 간단한 유인책에 당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은 임융 태수는 명령했다.

“추격을 중단한다! 정지! 정지! 멈추란 말이다!”

임융 태수의 명령을 받은 병사가 추격을 중단하자 장연은 혀를 찼다.

“체! 쉽게는 되지 않는 건가.”

달리기 쉽게 검을 칼집에 넣어두고 있던 장연은 검을 뽑아들고서 반대 방향으로 달려서 임융의 병사를 공격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천여 명의 병사가 몰린 곳을 단신으로 공격하는 것은 보통은 미친 짓이겠으나 장연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서 미친 짓이 아니었다.

장연의 별명은 자기 이름에 날 비자를 더한 비연으로 하늘을 나는 제비처럼 빠르단 뜻으로 한족이 날지 못하는 사람에게 날 비자를 붙일 때는 그 사람이 인간의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강할 때뿐이다.

“으악!”

바람처럼 달려들어서 검을 휘두른 장연은 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병사를 베고는 도망쳤다. 호전적인 무장이라면 안으로 파고들었겠으나 장연은 영리한 무장이라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대여섯 명을 베고서 거리를 벌리고 선 채로 손짓으로 덤비라고 도발하는 장연을 본 임융 태수는 대노했다. 듣도 보도 못한 도적인 장연에게 임융 태수인 자기가 농락당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분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저자를 당장 죽여라!”

일개 도적 한 명에게 농락당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임융 태수는 이것이 계략이든 아니든 장연을 잡아 죽이는 걸 우선시했다.

임융의 병사가 다시 쫓아오자 장연은 옳거니 하며 도망쳤다.


흑산군은 당연하다는 듯이 산으로 도망쳤고 임융 태수는 끝까지 추격하지 못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섣불리 산으로 부대를 이동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괜히 산으로 갔다가는 지형의 불리함으로 다수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데다가 유인책에 걸릴 수도 있어서 그냥 돌아왔다.

관청으로 들어온 임융 태수는 소수긴 해도 병사만 잃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나서 투구를 벗더니 그대로 던져버렸다. 벽에 부딪힌 투구는 튕겨 나와 땅으로 떨어졌다.

“빌어먹을 흑산적 놈들!”

분노를 참지 못하는 임융 태수에게 한 문관이 쭈뼛거리며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저, 태수님.”

“왜!”

“태수님이 출진하신 동안 군량고에 습격이 있었습니다.”

“뭐라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이 나타나서 군량고를 털어갔습니다.”

“털어갔다면 피해는 어느 정도냐?”

“피해는 확인 중입니다.”

“으악!”

이건 처음부터 군량미를 노린 흑산군의 양동 작전임이 분명했기에 임융 태수는 고함을 지르며 분노를 표출했다.


손쉽게 군량미를 모은 장연은 흩어진 흑산군을 소집했다. 그 동안 먹일 군량미가 없어서 수를 늘리지 못했으나 이렇게 군량미를 확보했으니 수를 불릴 수 있었다.

순식간에 일만으로 수를 불린 장연은 제휴 관계였던 손경과 왕당의 세력을 합세해서 이만으로 그 수를 늘렸다. 그리고는 진양을 습격해서 병주자사 등성의 목을 베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사의 목이 베어졌으니 황궁은 발칵 뒤집혔으나 황건적을 토벌하느라 당장 흑산군을 칠 병력이 없었다. 게다가 장연이 서찰을 통해 황제의 수족을 자처하였다.

흑산군은 근본이 도적이라서 토별하려고 하면 다시 산으로 들어가는데다가 황건적만으로도 골치가 아프기에 수족을 자처하는 흑산군을 무리해서 치는 것보다는 휘하에 받아들이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라서 황궁에서는 장연을 평난중랑장에 임명하였다. 이걸로 황궁은 장연의 병주 지배를 인정한 것과 진배없게 되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오두막이나 다를 것이 없는 산채에서 지냈으나 지위가 올라가니 저절로 사는 것이 달라져서 장연은 진양에서 가장 좋은 집이자 등선의 집이었던 곳에서 머물게 됐다. 장연의 곁다리인 선우명 또한 그의 집에서 머물게 됐으나 이 호사스러운 집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즐길 수가 없었다.

“으~.”

어린애 혼자서 쓰기에는 큰 침상에 누운 선우명은 신음을 내며 괴로워했다. 한동안 괜찮더니 지병이 재발해서 병상에 누웠다.

의원이 와서 진찰해도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거라서 보양제를 지어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머리에서는 열이 나고 몸에서는 오한인 선우명은 움직일 힘이 없어서 말 그대로 숨만 쉬고 있었다. 그가 이러는 동안 중원은 전장으로 변해갔다.

태평성대를 노래하며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원하는 태평교도와 토벌군의 전투는 토벌군에게 유리하게 진행되었으나 모닥불에 남은 숯처럼 전쟁의 열기가 쉽게 꺼지지 않았다.

“내가 일어나야 하는데.”

슬슬 황건적 토벌에 실패한 동탁이 실각할 때이고, 이때가 가장 그를 제거하기가 손쉬울 때라서 움직여야 하는데 몸이 이러니 움직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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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 올라가기 전까지 가장 많이 선택된 것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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