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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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최근연재일 :
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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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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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vs 경찰

DUMMY

달빛 아래 드러난 모습을 본 그레이트 머스탱이 동공 지진을 일으킨다. 푸르스름한 올백머리와 검은 바탕 위에 독수리를 연상하게 만드는 노락색 문양은 어떤 플라스틱 장남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앞에서 x크 시온! 이라며 경례를 할 것이다.


다만 헤어스타일과 옷만 같을 뿐이었다. 통통하고 짧음이 문제였다. 튀어나온 뱃살 덕에 옷이 탱글탱글하다. 소년은 그의 말투에 위화감을 느꼈다. 분명 성대모사였다. 거기다 오른손에 커다란 철제가방을 들고 있다.


갑자기 튀어나온 자가 말한다.


“반갑다. 난 김철중이다. 16살이고 사이드X의 총수이자 리더다. 우리들의 동료가 된 것을 환영한다. 너의 실력은 잘 봤다. 꾀하는걸.”


그레이트 머스탱이 박철수를 보면서 진짜냐며 눈짓하자 대답한다.


“맞다. 의심할 필요는 없다. 우리들의 조직 이름은 ‘사이드X’ 그리고 이 녀석은 리더가 확실하다.”

불신 가득한 사인을 알아차렸는지 김철중이 불쾌한 표정으로 그레이트 머스탱을 향해 소리높였다.


“벌써 날 과소평가하는가? 뭐 상관없다. 진정한 실력자라면 티 내지 안는 법. 어쨌든 다시 한번 환영한다.”


김철중이 그레이트 머스탱을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 소년은 망설임 없이 주먹을 맞닿으며 답했다.


“훗, 하는 수 없지. 동료!”


제주 경찰서장 직무실에서 두 사람이 경찰서장으로부터 끝없는 설교를 듣고 있다.


“하~ 귀가 먹었냐? 좋게좋게 넘어가는데 왜 자꾸 들쑤시고 다니는 거야? 한라산 괴사건은 잊으래도!”


앞의 두 사람은 김창렬과 안위준이다. 김창렬이 결렬하게 항의한다.


“마이클 존 일가족이 살해된 이 사건을 두고 어떻게 눈감으라고 하는 겁니까? 경찰 맞아요?”


경찰서장이 괴로워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 답답아! 말 좀 들어 운 좋게 위에서 사건을 덮으라고 지시했는데 이제와서 더 들쑤시고 다니는 심보는 뭐냐? 이 사건 때문에 그렇게 밥줄 떨어질까 걱정하더니, 그러니까 만년 경감인거야 이 모질아!”


분명 서장 말이 맞는 것 같다. 굴러들어온 행운이 자신의 실책을 덮어주는 것은 안중에도 없고 청개구리처럼 엇박자로 뛰는 것이 성격이 꾀나 꼬였다.


김창렬은 한술 더 떠 고래고래 소리친다.


“정의를 지키는 자로서 명예를 더럽힐 순 없습니다!”


그는 서장실을 박차고 나온다. 김창렬이 이러는 이유가 있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자신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자신만의 환상이 있는 것 같다. 보통 일감이 없으면 편한 직장생활을 그리며 만세를 내지를 것이다.


전에 마이클 존의 경호 임무도 김창렬이 떼쓰는 바람에 간신히 넘겨받은 건데 아니나 다를까 일이 큼지막하게 불어난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잘 아는 것이다. 그가 트러블 메이커란 것을 그가 섞이면 단순 분쟁도 전쟁으로 변한다. 이거라면 괜찮겠지라며 맡겼는데 정말 기도 안 차는 괴사건으로 변한 것이다.


경찰서장이 친히 김창렬을 막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다. 그의 옆을 지키는 안위준도 참 안타까운 신세다. 안위준이 근심 가득하게 묻는다.


“선배님, 이래도 되는 걸까요? 모처럼 찾아온 행운을 이런 식으로 차버리는 것이.....”


“훗, 위준아 잘 생각해봐라. 절호의 찬스이니 이렇게 움직이는 거다. 다행히 내 실패가 무마되고 난 자유가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중대한 사건을 덮을 권력자라면 나 때문에 사건을 덮었겠느냐? 그들은 나 따위 안중에도 없을 거다.”


훌륭한 궤변이었지만 맞는 말이다. 높으신 권력자가 졸개 같은 경감 따위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안위준의 표정이 환해진다.


“오오오~ 선배 말을 들어보니 그렇네요. 그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서 일개 경감 따위를 신경 써서 일을 덮겠어요. 선배 역시 예리해요.”


자신의 말에 맞장구치는 안위준 기특하지만 어쩐지 말속에 불쾌감이 있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심정일 것이다. 그가 애매한 기분을 떨치며 안위준에게 말한다.


“위준아, 장비 챙겨라. 등산가게.”


지금 한라산은 통제상태다. 특히 정상 부근은 군인들이 빼곡히 둘러서서 삼엄한 경비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조용한 나날에 갑작스런 일련의 사태는 다양한 소문을 낳았다. 헌터물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게이트가 열렸다는 소문이 돌았고 미스터리물의 오컬트들 사이에서는 UFO가 착륙했을 것이란 소문이 팽배하게 퍼져있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종교계 인사들이 종말의 날이 찾아왔다며 축 휴거를 부르짖으며 신의 부름을 받아 한라산 정상에 열린 천국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며 군과 대치 중이다.


김창렬과 안위준은 그런 삼엄한 경비를 뚫고 정상에 올랐다. 요령은 일성 장군 사칭이었다. 그는 경찰이다. 경찰의 정보망을 충분히 활용한 작전이었다.


또 기막힌 우연으로 자신과 똑 닮은 일성 장군의 신상명세까지 확보한 것이다. 김창렬이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 쪽을 보자 군의 중대 전술 기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김창렬은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훗, 느껴진다. 국가 차원의 진한 범죄 냄새가.’


그의 옆에는 육군 소위로 변장한 안위준이 초조하게 있다. 저렇게 불안해할 거면 안 따라나서도 될 것을 휘둘리며 졸졸 따라가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내 중대 전술 기지의 입구에 도달하자 군기 바짝 들어간 이등병의 암구호 외침이 들린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바보온달!”


김창렬이 유유히 암구호 화답을 한다.


“한강공주!”


이등병이 오래되고 촌스러운 군용 후뤠시를 켜고 모자의 은색 별을 확인하자 거수경례를 하고 떠나갈 듯 소리를 지른다. 암구호를 어디서 확인했는지 모르지만 정답이었다.


“추웅성!”


한참 숙면 중이던 병장이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 사태를 확인한다. 그리고는 가짜 준장에게 경례를 붙인다.


“충성! 아니 갑판칠 준장님이 여긴 어찌 오셨습니까?”


병장의 반가운 표정을 보니 그는 갑판칠 준장과 아주 잘 아는 사이로 보인다. 김창렬에게 찾아온 위기였다.


경찰밥 먹은지 12년 그는 유연하게 대응했다.


“사찰 왔다. 어디 허술한 것은 없겠지?”


대답을 들은 병장이 어쩐지 맹한 얼굴을 했지만 이내 강아지 마냥 헥헥 거리면서 말한다.


“헤헤헤 완벽합니다. 그런데 갑 준장님 못 본 사이 몰라보게 젊어지셨습니다. 새장가라도 드셨습니까?”


김창렬은 병장의 행동을 보면서 요줌 병장은 장군한테도 맘먹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비록 가짜 장군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센스있게 병장을 한번 떠본다.


“요즘 의학기술이 놀랄 정도로 발전해서 말이지 너도 제대하고 피부과 한번 들러봐라. 그런데 여기 입구가 어디인가?”


“네 여기 쭈욱~ 가시다가 두 번째 천막에서 오른쪽을 도시면 바로 연구실 입구입니다. 헤헤헤 제대하고 피부과 상담 한번 받아봐야겠습니다.”


김창렬은 병장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그래 수고해라”


김창렬은 전술기지 안으로 들어섰다. 병장을 한번 떠봤는데 생각 이상의 것이 걸려들었다. 입구와 연구실 그 함축적인 의미만으로도 김창렬의 뇌리에는 이미 한편의 SF과학소설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침내 입구에 도달했다. 강렬한 네온사인이 둘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옆에서 고분고분 따라오던 안위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가 느끼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으리다.


“선배, 이만 돌아가죠. 느낌이 안 좋아요”


“시끄러 임마,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잔말 말고 따라와!”


권총을 빼들고 이리저리 연구실 내부를 수색했다. 그가 보기에도 값비싼 장비들이 가득했고 무엇보다 다수의 비명을 확인했다. 촉이 온 것이다.


김창렬은 샘솟는 사나이의 로망에 고무되어 갔다. 한 명의 영웅이 되어 국가급의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고독한 주인공처럼 말이다. 마침내 그가 한 연구실을 타깃으로 삼았다.


흰 가운을 걸친 다수의 인물이 실험대 위에 고박되어 이상한 장치를 둘러쓰고 괴성을 지르는 나체의 남성을 지켜보고 있었다.


김창렬은 나체의 남자를 보면서 있지도 않은 동정심을 내보이며 생각했다.


‘이 자식들 선량한 시민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기어코 총부리를 뻗으며 연구실에 난입했다.


“이 자식들 거기까지다! 전부 대가리 박아!”


그의 돌출행동에 안위준도 덩달아 총부리를 내지르며 어울린다.


“대, 대가리 박으라고! 안 들려?”


흰 가운 무리 속에 연구소장 이길조와 부소장 김태훈도 있다. 둘은 갑자기 나타난 맞은편의 두 사람을 보더니 질색한다. 그렇다고 두 괴한의 행위에 동요한 것은 아니다.


김창렬의 눈에는 태연하게 서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우두머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저 두 놈만 제압하면 게임 끝이다.’


김창렬은 선글라스에게 다가서서 소리지르며 대상의 이마에 권총 손잡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닿을 일은 없었다. 어떤 강력한 물리력이 그의 팔을 뒤틀었다. 손목을 꽉 쬐는 아픔에 권총을 떨어트린 김창렬이 풀려나서 안위준을 찾으며 소리쳤다.


“안위준 이 자식 뭐 하고 있는 거야?”


그가 찾는 안위준은 이미 구석에 찌그러져 기절한 상태다. 거기에 철벽처럼 서 있는 검은 신형, 얼핏 낯이 익다. 다름 아닌 검은 여우 제삼 기동타격대 대령 박상우였다.


김창렬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위기였다. 자신 앞에 서 있는 상대로 전력을 가늠해본다. 본인도 결코 단련을 개을리하지 않았다. 거기다 돈에 눈이 멀어 이런 어둠의 조직과 손을 잡은 파렴치한이라면 해볼만한 상대라고 결론을 내린다.


김창렬이 몇 번의 주먹질을 했지만 닿을 일이 없었다. 그럴 것이 박상우 대령은 실제 사선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백전용사였다. 거기에 침투 암살에 있어서 국내에는 적수가 없었다. 그의 손에 목이 떨어져 나간 사람도 수백에 이를 것이다.


감창렬에게 악몽이 따로 없었다. 지칠대로 허공에 주먹만 연신 휘두르던 그가 이내 결심한 듯 맹렬히 박상우 쪽으로 점프한다. 이어서 화려하게 회전을 주며 날아 차기를 선보였다.


그제야 처음으로 우락부락한 백전용사가 행동을 취했다. 공중에 붕 뜬 김창렬을 행해 몸을 날리더니 굵은 팔뚝으로 균형 잡고있는 김창렬의 다리를 감아 체중을 실어 바닥에 꽂았다. 싱거운 싸움이었다.


바닥에 꼬꾸라진 김창렬은 일어나지 못했다. 완패였다. 싸움을 관람하던 과학자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길조가 금테안경을 들썩이며 말했다.


“이야~ 백전용사라는 말이 호칭만은 아니었군요. 마치 개 한 마리를 조련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하하.”


박상우는 과묵했다. 과학자들의 칭찬에도 일색으로 대할 뿐 김창렬과 안위준의 발목을 각 손에 쥐고 질질 끌고 나갔다. 그의 뛰어난 머리는 잠시 스친 인연이었지만 두 사람이 누군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제주 경찰청 소속 경찰이란 것도 기억한다. 그렇다 해도 그는 규정대로 할 뿐이다. 국가기밀시설에 무단으로 침입한 괴한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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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영웅 김창렬 18.11.10 70 0 11쪽
10 강대국의 위협 18.11.09 84 0 11쪽
9 동료 추가요. 18.11.06 91 0 11쪽
8 질투와 약탈의 화신 18.11.05 87 0 11쪽
7 고블린 소굴 18.11.04 113 0 11쪽
6 수련과 업그레이드 18.11.03 129 0 11쪽
» 군 vs 경찰 18.11.02 184 0 11쪽
4 동료다! +1 18.11.01 319 4 12쪽
3 탄생! 그레이트 머스탱 18.10.31 418 3 11쪽
2 초능력의 시발점 +2 18.10.30 617 7 11쪽
1 <더 프롤로그> +3 18.10.30 695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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