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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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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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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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3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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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돌 - 제9장 빗자루와 알로호모라

DUMMY

해리는 학기 첫 주부터 차가운 지하 감옥 바로 옆의 스네이프 사무실 안에서 잔뜩 화가 난 세베루스 스네이프에게 진실을 실토하라는 소리를 들으며 앉아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교수님-”

“또 앵무새처럼 오클러먼시가 뭔지도 모른다고 할 셈이냐?”


스네이프 교수가 안광을 번뜩이며 말했다.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것처럼 해리를 윽박지르며 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예. 저는 그게 뭔지-”

“그만, 그만!”


스네이프 교수가 버럭 화를 내더니 자리에 우뚝 멈춰 서서 말했다.


“좋아.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이걸 모두 설명할 수 있는 분을 불러야겠구나.”


그가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해리를 노려보더니 난로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난로가 위에 있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한 움큼 집어서 불꽃 속으로 홱 집어 던졌다.


“덤블도어 교수님!”


그가 불꽃을 향해 말했다.


“잠시 얘기를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해리는 안절부절 한 얼굴로 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불이 빙글빙글 돌더니 안에서 어떤 형체 하나가 나타났다. 잠시 뒤 벽난로에 덤블도어 교수의 얼굴이 나타났다.


“불렀나, 세베루스.”


덤블도어가 파란 눈으로 날카롭게 스네이프 교수의 사무실을 살피며 말했다. 해리를 발견한 덤블도어가 잠시 시선을 멈췄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예.”


스네이프교수가 화가 난 얼굴로 대답했다.


“포터가 제 수업시간에 오클러먼시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전-”

“넌 조용히 있어, 포터.”


스네이프 교수가 으르렁대며 주의를 주었다. 그 모습에 덤블도어 교수가 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검증을 했나, 세베루스?”

“물론입니다. 위즐리와 교차 검증했습니다.”

“...알겠네.”


덤블도어 교수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해리를 데리고 교장실로 오게. 세베루스.”

“알겠습니다.”

“교장실로 오거라,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따듯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빙글빙글 돌며 벽난로에서 사라졌다.


“따라와라.”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말하고는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는 이제 분노가 도를 넘어 차분하게 화를 곱씹는 것 같았다.


스네이프 교수를 따라서 성 위로 올라가, 커다란 모퉁이를 돌아 다시 올라가니 굉장히 이상하게 생긴 이무기 돌이 나타났다. 해리는 이곳이 교장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조용히 스네이프를 따라갔다.


“민달팽이 젤리!”


그가 외치자 이무기 돌이 움직이더니 뒤에 있는 벽이 둘로 쩍 쪼개지며 옆으로 비켜섰다. 벽 뒤에는 에스컬레이터처럼 위로 매끄럽게 움직이고 있는 나선형 계단이 있었고, 스네이프 교수와 함께 계단 에 발을 올리자, 벽이 쿵 하며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빙글빙글 돌며, 계속해서 위로 위로 높이 올라갔고, 마침내 약간 현기증이 날 때쯤, 눈앞에 놋쇠로 만든 그리핀 모양의 고리쇠가 달린 박달나무 문이 어슴푸레 빛나고 있었다. 마침내 돌계단에서 내려서자 해리는 주변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교장실은 매우 흥미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커다란 원형의 방안에서는 온갖 이상한 소리들이 났으며, 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긴 탁자 위에는 씽 하는 소리를 내며 연기를 뿜어내는 은빛 도구들이 잔뜩 놓여져 있었다. 사방이 벽에는 온통 역대 교장 선생님들의 초상화들로 뒤덮여 있었는데, 사진틀 속의 교장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또한 갈고리 모양의 다리가 달린 굉장히 큰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그 뒤쪽에 놓여있는 선반에는 다 낡아빠지고 해진 마법사 모자가 놓여 있었다. 바로 마법의 분류 모자였다.


스네이프가 빛나는 나무문에 노크를 하는 사이 뒤를 돌아보니, 횃대에 붉은색과 주황색으로 불꽃같은 깃털이 아른거리는 불사조가 앉아있었다. 퍽스는 해리를 잠시 쳐다보다가 곧 고개를 숙이고 부리로 날개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때 사무실 문이 스르륵 열렸다. 덤블도어 교수가 조금은 딱딱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그가 책상 뒤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을 때까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스네이프 교수, 포터 군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지?”

“예. 교장선생님.”


스네이프 교수가 잠깐 해리를 보더니 다시 덤블도어 교수를 보고 말을 했다.


“포터가 제 수업시간에 오클러먼시를 사용했습니다.”

“스네이프 교수, 설명을 해줄 수 있겠나?”

“이 자리에서 말입니까?”


스네이프 교수가 해리를 힐끗 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수업 중 제가 롱바텀의 마법약이 조합이 잘못된 걸 알고도 포터가 돕지 않아서 지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롱바텀과 위즐리는 포터가 지적을 할 생각도 없었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데, 포터는...”


스네이프 교수가 해리를 다시 한 번 쳐다보고 다시 말을 꺼냈다.


“자신이 롱바텀에게 몇 가지 말을 했지만 자신의 실수로 지적사항을 빼먹고 말해서 롱바텀이 실수를 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차검증 결과 포터는 롱바텀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오, 알겠네. 스네이프 교수.”


덤블도어 교수가 날가로운 눈으로 스네이프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선, 첫 번째. 수업시간에는 레질리먼시를 사용하지 말게. 아 그리고.”


덤블도어 교수가 무어라 말하려고 하는 스네이프 교수를 저지했다.


“자네가 걱정하고 있는 포터의 정신에 대해서는 내가 확인을 하고 알려주겠네. 되었나?”

“...알겠습니다.”

“그러면, 나는 해리와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으니 자리를 좀 비켜 주겠나?”

“....그러죠.”


스네이프 교수가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해리를 한번 노려보고는 돌계단에 올라탔다.



“아, 세베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내려가는 스네이프 교수에게 말했다.


“내가 부탁한 것 잊지 말게.”


스네이프 교수가 고개를 한번 까딱 하고는 내려가 버렸다.


“자, 해리. 잠시 얘기 좀 하자꾸나.”

덤블도어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업시간에 어떤 일이 있었니? 스네이프 교수의 입장이 아니라, 네 입장에서 말이다.”

“어.. 스네이프 교수님이 말씀 하신 대로 네빌이 마법약을 잘못 만들어서 냄비를 녹였어요. 그리고, 저에게 왜 네빌을 봐주지 않았냐고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점수를 깎으셨구요.”

“그러면 그때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니?”

“저는.”


해리는 솔직하게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핀도르 아이들 중에 누군가가 반발해서 더 점수를 깎이지 않도록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리고...”

“그리고?”

“아까 스네이프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혹시 뭘 잘못했는지 아냐고 물어보시면 제가 몇 가지를 말 해주었지만 빼먹은 것처럼 변명을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해리의 말에 덤블도어 교수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구나. 확실히 스네이프 교수의 말처럼 해리 너는 오클러먼시를 사용 할 수 있는 것 같구나.”

“어.. 하지만 저는 그런 걸 배운 적이 없어요.”

“물론 알고 있단다. 너희 이모나 이모부가 오클러먼시를 가르쳐 줄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가 웃으며 말을 했다.


“해리, 미안하지만 이걸 잠시 봐 주겠니?”


덤블도어 교수가 책상에서 작은 유리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 구슬은 주먹만 한 크기였는데, 투명한 유리 같은 형체에 중심에 빨간색과 하얀색, 그리고 녹색 깃털이 꼬여 있는 모습이 있었다. 그는 그 구슬을 잠시 보여주고는 양초를 꽂는 심이 없는 촛대 같이 생긴 은색 막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자 유리구슬이 잠시 뒤 떠올라서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슬에서 은은하게 붉은 빛, 흰 빛, 녹색 빛이 새어나오자 그가 손짓을 했다.


“지금 잠시 바라보렴.”


해리가 덤블도어 교수의 말대로 구슬을 바라보자 무언가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곧 마치 잠을 자지 못하고 맞이한 새벽녘처럼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되었다. 이제 그만 하렴.”


덤블도어 교수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그러자 구슬에서 나오던 빛이 사라져 버렸다.


“미안하구나, 해리. 설명을 해주는 것 보다는 먼저 해보는 게 중요했단다. 자, 이제 내가 걱정하던 것을 보자꾸나.”


덤블도어 교수가 구슬을 지팡이로 톡톡 건드리자 구슬이 천천히 떠올라서 그의 지팡이를 따라 이동했다. 구슬을 오목한 그릇에 이동시킨 덤블도어 교수가 이번엔 품에서 크리스탈 병을 하나 꺼내 은색으로 빛나는 내용물을 그릇에 주르륵 쏟아 넣었다. 그러자 구슬이 까맣게 변하며 짙은 은색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정신의 분화가 있었나?”


그가 지팡이를 살짝 퉁기며 연기에게 물었다. 연기는 퍽 소리를 내며 한 뭉치를 위로 쏘아 올렸다.


“어둠의 마법과 관계가 있나?”


“그렇다면- 고대의 마법과는?”


“그렇겠지, 그러면 한쪽이 우세한가? 그래.”


덤블도어 교수가 연기에 묻는 걸 끝내고 지팡이를 한번 크게 휘두르자 연기가 모두 사라지고 다시 투명한 유리구슬만이 남았다.


“기다렸구나. 사실 이런 마법 도구들은 강력하지만, 많은 조건들을 필요로 한단다. 그래서 나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한단다.”


그가 한 번 더 웃고는 다시 말했다.


“해리, 스네이프 교수를 너무 미워하지 말거라. 그는 네가 걱정이 되어서 그런 거란다.”

“스네이프 교수가요?”


해리는 도저히 스네이프 교수의 태도로는 느껴지지 않는 말에 놀라서 물었다. 물론 그가 릴리 포터를 깊이 사랑 했으며, 그 때문에 아들인 해리 포터를 지켜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오늘 보여준 태도는 그것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이다.


“그래. 이 이야기를 모두 해주기에는 네가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적절한 때가오면 모두 말해주마. 하지만, 오늘 나와 한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해줘야겠지?”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로 유리구슬을 가리켰다.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까... 해리, 세상에는 오클러먼시와 레질리먼시 라는 마법이 있단다. 이 두 마법은 정확히는 마법 이라기보다는 정신 방어술과 정신 공격술로 구분되는데 뛰어난 마법사라면, 이 두 가지를 익혀서 상대의 생각을 읽거나, 생각을 읽으려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 할 수 있단다. 레질리먼시는 상대의 생각 중 원하는 부분을 들춰내는 마법이고, 오클러먼시는 그걸 방어하는 마법이란다.”

“음.. 일종의 독심술 같은 건가요?”

“오, 그것과는 다르단다.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머글들은 독심술이라고 운운하며 타인의 머릿속을 유리 진열장 안의 상품이나 과자봉지 속의 과자처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레질리먼시는 독심술과는 다르단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네게 ‘이모’ 라는 말을 한다고 하자꾸나, 그럼 네 머릿속에는 무엇이 떠오르니, 해리.”

“당연히... 페투니아 이모가 떠올라요.”

“그래. 생각이란 외부에서 부르는 것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성질이 있어서 네가 이모를 떠올리고 싶지 않더라도 그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란다. 생각을 안해야지 라고 다짐하면 계속 생각나는 것과 같은 이치지. 레질리먼시는 그것처럼 사람의 사고라는 연못에 작은 돌을 던져서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수면위로 올라오게끔 하는 마술이란다.”

“....네.”


해리는 이 설명을 분명 스네이프가 하는 것을 책으로도 읽었고, 방금 덤블도어 교수가 하는 설명도 들었지만 아무리 들어도 독심술과 다른 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독심술은 책을 읽듯이 원하는 걸 읽는 기술이라면 레질리먼시는 원하는 키워드를 던져 넣고 그 반응을 본다는 느낌 정도였다.


“그래, 그리고 그것을 막는 게 오클러먼시란다. 아까 얘기로 돌아가자꾸나. 만약 누군가가 네 이모를 묻는데, 이모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니?”

“어.. 이모를 떠올리지 않아야 해요.”

“아니란다,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네 생각은 ‘이모’라는 말을 듣는다면 당연히 더즐리 부인을 떠올릴 거란다. 그렇다고 네가 아무 생각도 떠올리지 않는다면 상대는 어떻게 생각을 하겠니?”

“그야 생각을 막았거나 자신이 생각을 읽는 걸 막아냈다고 생각 할 거예요.”

“그래. 그렇기 때문에 오클러먼시는 그런 경우 전혀 다른 사람을 이모라고 생각하거나, 더즐리 부인이 죽은 것처럼 생각하는 상대가 납득할만한 형태를 전달하는 거란다.”

“아! 그러면 상대가 속아 넘어가도록 사실과 다른 생각을 넘겨주는 거로군요.”


해리가 이해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스네이프가- 죄송해요. 스네이프 교수님이 제가 한 변명은 자연스러웠지만 론과 네빌의 생각과 비교해서 틀렸다는 걸 아셨던 거군요.”

“그래. 그래서 오클러먼시를 사용할 때는 주변의 상황을 정확하게 생각하는 게 필요하지.”


덤블도어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 이제 이게 무슨 일을 한 건지 이야기 해주마.”


그가 지팡이로 유리구슬을 한번 톡 쳤다.


“해리, 너는 모르겠지만 볼드모트는 레질리먼시와 오클러먼시의 달인이란다.”

“그 사람이 말인가요?”

“볼드모트라고 하거라 해리. ‘그 사람’이라고 하는 말은 실체가 없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단다. 어쨌든 볼드모트는 레질리먼시의 달인이면서, 동시에 오클러먼시도 매우 뛰어났단다. 보통은 오클러먼시가 어느 정도 이상 강하면 레질리먼시가 통하지 않는단다. 물론 나는 뛰어난-미안하구나, 늙은이의 오만이라고 생각하렴- 레질리먼시를 구사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볼드모트가 호그와트에 재학 중일 때에도 생각을 읽지 못했던 것 같더구나.”

“볼드모트를 가르치셨나요?”

“그래. 당시에는 톰 리들 이라는 이름을 썼지. 그는 매우 뛰어난 오클러먼시를 구사했고, 스네이프 교수는 네게 그의 정신이 씌인게 아닌가 걱정한 거란다.”

“저한테요?”


해리가 물었다. 그러자 덤블도어 교수가 반달안경 너머로 해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단다. 스네이프 교수가 느끼기에 네가 사용한 오클러먼시는 학생레벨을 아득히 뛰어넘어, 볼드모트와 비견할만한 오클러먼시라고 생각을 한 거란다. 그래서 너에게 볼드모트의 정신이 씌인게 아닌가 해서 나에게 데려온 거지.”

“그러면...”

“네가 예상하는 대로란다. 해리.”


해리가 유리구슬을 쳐다보자 덤블도어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정신에 무언가 간섭이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단다. 물론 네 흉터 때문에 볼드모트의 무언가가 약간은 너에게 영향을 미쳤겠지만, 네 정신은 하나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태였고, 어둠의 마법도 아니었으며, 너희 어머니인 릴리 포터가 남긴 고대의 마법이 몸에 남아있는 상태란다.”

“고대의 마법이요? 저한테요?”

“그래. 하지만 그 얘기까지 모두 해주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어쨌든, 내가 본 바로는 해리 너는 뛰어난 오클러먼시를 구사하고 있고 간혹 선천적으로 그런 마법사들이 태어나지. 하지만 너는 아무래도 볼드모트의 재능이 어느 정도 너에게 더해진 것 같구나.”

“볼드모트의 재능이 저에게 더해졌다구요?”


해리가 사실은 그것이 저주의 영향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참에 확답을 받아 놓기 위해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해리, 그건 네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운 문제란다. 아마 나도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없을 것 같구나.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생각할 때는 볼드모트가 너에게 저주를 발사하고, 그걸 튕겨 맞으면서 너에게 자신이 가진 몇 가지 재능을 넘겨준 것 같더구나. 방금 말했던 오클러먼시의 재주라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매력적으로 말할 수 있는 점이나 위기 상황에서 비범하게 행동할 수 있는 행동력 같은 부분들 말이다.”


그가 잠시 쉬었다가 말을 계속했다.


“해리, 너는 어떤 변명을 생각하는 것처럼 상황을 생각하면 그렇게 오클러먼시를 구사할 수 있을 게다. 난 언젠가 네가 그 능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기쁘구나.”

“하지만...”


해리가 머뭇거리다 말했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님의 생각처럼 제가 볼드모트에게 씌인 상태라면 어쩌죠?”

“그건 걱정 말거라 해리. 난 처음부터 의심해 본 적 없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볼드모트는 절대로 동급생의 잘못을 뒤집어쓰기 위해서 오클러먼시를 사용할 위인이 아니란다. 아마 오히려 그 상황을 이용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했겠지. 네가 네빌을 위해 그런 변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볼드모트는 할 수 없는 정말 위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거란다.”


덤블도어 교수의 말이 끝났을 때에는 거의 열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어이쿠, 너무 오래 잡아두었구나. 학기 첫 주부터 나와 이렇게 말을 많이 한 학생은 네가 처음일 것 같구나, 해리. 이제 기숙사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스네이프 교수와의 관계는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이야기 해 놓을 테니.”


그가 시계를 보며 말하고는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혹시 나에게 해줄 얘기가 있느냐, 해리?”


해리의 머릿속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미래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소용돌이 쳤다.


“아뇨, 감사합니다.”

“그래 잘 자렴.”


해리는 덤블도어 교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교장실에서 나왔다. 그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게 느껴졌다. 복잡하게 소용돌이치는 머리를 붙잡고 해리는 기숙사로 가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 론에게도 덤블도어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다음날 그리핀도르 1학년생들은 불평불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마법의 약 수업만 슬리데린 학생들과 함께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포이를 거의 증오하고 있었는데, 목요일부터 시작하는 ‘비행’ 수업마저 슬리데린과 함께 듣게 된다는 벽보가 학생 휴게실에 나붙자 모두가 하나같이 투덜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슬리데린과 함께 듣는 수업이 하나라는 건 너무 적잖아.”

“걱정 마. 말포이는 자기가 퀴디치를 잘한다며 떠들고 다니지만, 난 그게 다 말뿐이라는 걸 알아.”


말포이는 확실히 ‘비행’에 대해 많이 말하고 다녔다. 그는 1학년생들이 기숙사 퀴디치 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며 큰소리로 불평하다가 끝에는 항상 그가 헬리콥터에서 머글들을 아슬아슬하게 구출했다는 등의 길고 허풍스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었다.


하지만 말포이만 그런 게 아니었다. 시무스 피니간은 어린 시절 대부분을 빗자루를 타고 시골을 날아다니며 보냈다고 했다. 심지어 론조차도 찰리 형의 낡은 빗자루를 타고 날다가 행글라이더와 부딪힐 뻔 했다고 말하곤 했다.


마법사 가족 출신 사람들은 하나같이 퀴디치에 대해 말했다. 론은 벌써 기숙사 방을 함께 쓰는 딘 토마스와 축구에 대해 큰 말다툼을 벌였었다. 론은 아무도 날지 못하게 되어 있고 공 하나만 갖고 하는 경기가 뭐 그리 재미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했다. 해리는 론이 딘의 웨스트 햄 축구팀 포스터를 막대기로 찌르며 그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걸 보기도 했었다.


네빌은 한 번도 빗자루를 타본 적이 없었다. 그의 할머니가 빗자루 옆에는 가지도 못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그의 할머니의 생각에 동의했는데, 네빌은 두 발로 서있어도 수없이 사고를 내는 사고뭉치였던 것이다.


헤르미온느는 네빌 만큼이나 나는 것에 대해 겁을 냈다. 이것은 책을 암기해서 배울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목요일 아침 식사 때 그녀는 모든 멍청이들의 비행 이야기에 따분해졌다며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퀴디치’ 라는 책을 빌려 왔었다. 네빌은 혹시 나중에 빗자루에 달라붙어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목을 매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헤르미온느의 강의가 우편물 배달로 중단되자 매우 기뻐했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편지 이후 단 한통의 편지도 받지 못했는데, 말포이는 눈치가 빠르게도 그걸 알아챘다. 말포이의 수리부엉이는 항상 집에서 그에게 과자 꾸러미들을 가져다주었는데, 그는 그것을 보란 듯이 슬리데린의 테이블에 펼쳐놓았다.


외양간 부엉이 한 마리가 네빌에게 그의 할머니가 보낸 작은 꾸러미를 가져왔다. 그가 흥분해서 그 꾸러미를 풀자 하얀 여기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구슬 크기의 유리 공 하나가 나왔다.


“리멤브럴이야!”


그가 설명했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건망증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지. 이건 네가 잊어버린 게 있는지를 알려줘. 봐, 그걸 이렇게 꽉 잡았는 데 빨갛게 변하면... 어...”


리멤브럴이 갑자기 빨갛게 변했기 때문인지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네가 뭔가를 잊어버렸다는 뜻이야...”


네빌이 무엇을 일어버렸는지 기억해내려고 애쓰고 있을 때 드레이코 말포이가 그리핀도르 테이블 옆으로 지나가며 그의 손에서 리멤브럴을 홱 낚아챘다. 해리는 곧바로 말포이의 손을 탁 쳐내고 리멤브럴을 받아 잡았다. 해리는 리멤브럴을 보는 순간 말포이가 뺏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말포이는 자신이 낚아챈 동시에 날아온 해리의 손에 리멤브럴을 뺏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곧바로 맥고나걸 교수가 도착했다.


“무슨 짓이니, 포터.”

“교수님, 포터가 제 손을 때렸습니다.”

“말포이가 제 리멤브럴을 뺐었기 때문에 해리가 되찾아준 것뿐이에요, 교수님.”

“싸우지 말아라. 혹시나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있으면 점수를 깎겠다. 포터.”


맥고나걸 교수는 냉정하게 주변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너도 마찬가지다. 말포이.”


말포이는 맥고나걸 교수를 살짝 올려보고는 그대로 크레이브, 고일과 함께 꽁무니를 뺐다.


오후 3시 30분에, 해리와 론을 비롯한 다른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첫 번째 비행 수업을 받기 위해 급히 현관 계단을 내려가 정원으로 갔다. 해리는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비행을 잘 할 자신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그는 머리를 쓰는 것이라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지만 운동을 하는 것은 크게 자신이 없었다. 운동신경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가 자신 있었던 운동은 오랫동안 타왔던 ‘자전거 타기’나 ‘수영’정도가 전부였다.


그들은 줄을 지어 경사진 잔디밭을 내려가 ‘금지된 숲’으로 가는 정원 맞은편의 부드럽고 평평한 잔디밭 쪽으로 걸어갔다. 날씨는 맑았는데 산들바람이 불고 있어서인지 풀이 발밑에서 잔물결을 일으켰다. 멀리 보이는 금지된 숲의 나무들은 매섭게 흔들리고 있었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이미 와 있었고, 땅에는 스무 개의 빗자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학교 빗자루들은 너무 높이 날면 마구 흔들리거나, 항상 조금씩 왼쪽으로만 난다며 불평을 한 적이 있었다.


비행 수업 선생님인 후치 부인이 도착했다. 그녀는 작은 키에 백발이었으며 매처럼 노란 눈을 갖고 있었다.


“자, 모두들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그녀가 크게 호통 쳤다.


“모두들 빗자루 옆에 서라. 자, 어서.”


해리는 그의 빗자루를 흘끗 보았다. 그것은 작은 가지 몇 개가 이상한 각도로 삐어져 나와 있는 낡은 빗자루였다.


“오른손을 빗자루 위로 나오게 하고.”


후치 부인이 앞에서 소리쳤다.


“‘위로!’ 라고 말해라.”


“위로!”


모두가 소리쳤다.


다행히 해리의 빗자루는 즉시 그의 손안으로 날아들었다. 비록, 힘이 약간 부족해서 흔들거리긴 했지만 훨씬 낭패를 본 아이들이 많았다. 헤르미온느의 빗자루는 그저 땅 위로 굴러다녔으며, 네빌의 빗자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빗자루들도 탄 사람이 무서워하면 아는 것 같아서, 겁을 내는 아이들의 빗자루는 대부분 문제가 있었다. 특히 론이나 말포이는 힘 있게 빗자루가 올라왔던 것이다.


후치 부인은 그 뒤 그들에게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고 빗자루에 올라타는 방법을 보여주고는,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잡는 법을 교정해주었다. 해리와 론은 그녀가 말포이에게 오랫동안 자세를 잘못해오고 있었다고 지적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자, 이제 호각을 불면, 땅을 걷어차라. 세게.”


후치 부인이 말했다.


“빗자루를 흔들리지 않게 하고, 수십 센티미터 정도 올라갔다가,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숙여서 곧장 돌아 내려오는 거야. 호각을 분다- 셋- 둘-”


하지만 네빌은 땅을 떠나는 게 무서워 긴장할 대로 긴장하고 있었으므로, 후치 부인의 입술에 호각이 닿기도 전에 하늘을 세게 날아올랐다.


“돌아와라, 얘야!”


그녀가 이렇게 소리쳤지만, 네빌은 병에서 코르크 마개가 튀어나가듯이 곧장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3미터- 6미터. 해리는 하얗게 질린 네빌이 겁먹은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땅을 내려다보는 걸 보았고, 잠시 뒤 그가 숨이 넘어갈 듯 놀라서 그만 빗자루 옆으로 주르르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났고 네빌은 잔디 더미 위에 엎어져 있었다. 그의 빗자루는 여전히 높이, 높이 올라가더니 금지된 숲 쪽으로 둥실둥실 떠가다가 사라져버렸다.


후치 부인은 허리를 굽혀 네빌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얼굴도 그의 얼굴만큼이나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손목이 부러졌군.”


그녀가 중얼거렸다.


“자, 얘야. 괜찮다. 일어나라.”


그녀는 일제히 네빌을 바라보고 있는 반 아이들에게로 돌아섰다.


“내가 이 아이를 병동에 데려갈 동안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있도록 해라! 빗자루는 건드리지 말고 그 자리에 놓아두어라. 그렇지 않았다가는 ‘퀴디치’라는 걸 해보기도 전에 호그와트에서 쫓겨나고 말 테니까. 자, 얘야.”


네빌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손목을 부여잡고, 그에게 팔을 두른 후치 부인과 함께 절름거리며 걸어갔다.


그들이 저만치 멀리 사라져버리자 말포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 멍청이의 얼굴 봤니?”


다른 슬리데린 아이들도 끼어들었다.


“입 닥쳐, 말포이.”


패르바티 패틸이 날카롭게 말했다.


“오, 너 롱바텀을 두둔하는 거니?”


뻔뻔스러운 슬리데린의 여학생인 팬시파킨슨이 말했다.


“네가 뚱뚱한 울보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걸, 패르바티.”

“이것 좀 봐.”


말포이가 쏜살 같이 달려가 잔디밭에서 뭔가를 움켜쥐며 말했다.


“롱바텀의 할머니가 그에게 보내준 그 멍청이 같은 물건이야.”


그가 리멤브럴을 들어올리자 그것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제발, 말포이 애처럼 굴지 마.”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모두 말하는 걸 멈추고 해리를 바라보았다.


말포이가 심술궂게 미소 지었다.


“난 롱바텀이 찾을 수 있는 어딘가에 두려고 하는 거야. 저기- 나무 위는 어때?”

“한심하구나.”


해리가 말했지만, 말포이는 빗자루 위로 뛰어올라 날아올랐다. 말포이는 예상대로 잘 날았다. 오크 나무의 맨 꼭대기 가지 근처를 떠다니며 그가 외쳤다.


“와서 가져가, 포터!”


해리는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빗자루를 움켜잡았다.


“안 돼!”


헤르미온느가 큰소리로 말했다.


“후치부인이 조용히 있으라고 했잖아. 네가 그렇게 하면 우린 모두 혼나게 될 거야.”


해리는 그러나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이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곳에서 말포이를 납작하게 눌러야 해리는 퀴디치 수색꾼으로 뽑힐 테고, 그 때문에 열 받은 말포이가 결투를 신청할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헤르미온느가 바닥을 확인 할 테고, 그래야 마법사의 돌을 지키기 위해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플러피를 넘을 것이다. 그는 빗자루에 올라타 땅을 힘껏 박차고 위로 날아올랐다. 머리카락과 망토자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그는 말할 수 없이 안심했다. 비행은 기본적으로 자전거와 매커니즘이 똑같았다.


손잡이를 왼쪽으로 기울이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오른쪽으로, 움직였고, 몸을 숙이면 속도를 냈다. 해리는 자전거나 마찬가지라는 확신을 가지자 빗자루 위가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그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빗자루를 잡아당기며 몸을 숙이자, 나선 형태로 움직이며 말포이 주위를 한 바퀴 돌며 상승했다. 저 아래에서 여자아이들의 비명소리와 론의 감탄하는 함성 소리가 들렸다. 그는 공중에서 빗자루를 급하게 돌려 말포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말포이는 깜짝 놀란 것처럼 보였다.


“이리 주렴.”


해리가 말했다.


“쓸데없는 치기 때문에 일을 크게 만들지 말고.”

“아, 그래?”


말포이는 애써 코웃음 치기는 했지만,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해리는 꼭 오랫동안 탄 자전거를 타는 느낌이었다, 아니 오히려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더 편했다. 그가 몸을 숙이고 양손으로 손잡이를 조이자 빗자루가 말포이 쪽으로 홱 날아갔다. 말포이가 간신히 피하자 해리는 빗자루를 한 바퀴 돌려서 다시 말포이 앞으로 돌아왔다. 아래에서는 몇몇 사람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제발, 그러다 떨어지면 다칠 거야. 네가 아무리 쓰레기 같은 짓을 해도 널 다치게 하고 싶진 않아.”


해리가 외쳤다.


말포이는 부아가 치미는 것 같았다.


“그럼, 이거나 잡아봐!”


그는 이렇게 소리치고는 리멤브럴을 하늘 높이 던져버렸다.


해리는 그 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다시 떨어지는걸 보았다. 그는 자전거와 같은 빗자루를 잘 다루는 거지 운동신경이 좋은 건 아니었으므로, 던지자마자 재빨리 몸을 앞으로 숙여 리멤브럴을 쫓았다. 그리고 빗자루 손잡이 부분을 아래로 하자, 리멤브럴이 떨어지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잡을 수 있었다.


밑 에서는 비명 소리와 탄성이 터져 나왔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지면은 아직 오, 육 미터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빗자루를 몰아 아래로 내려와 착륙했다.


“해리 포터!”


해리는 순간 깜짝 놀랐다. 리멤브럴을 잡기 위해 너무 집중했던 탓이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 쪽으로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몹시 화가 난 것 같았다.


“한번도- 내가 호그와트에 온 이후로 한번도-”


맥고나걸 교수는 충격으로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 안경 너머로 그녀의 눈이 미친 듯이 번득였다.


“-어떻게 겁도 없이- 그대로 떨어질 수도 있었는데-”

“해리 잘못이 아니에요, 교수님.”

“조용히 해요, 패틸 양-”

“하지만 말포이가-”

“그만 하면 됐어요, 위즐리 군. 포터, 날 따라와요, 당장.”


해리는 말포이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한번 흘끗 바라보고는, 과연 퀴디치 팀으로 뽑혔을 때 말포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며 성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갔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걸어서 현관 계단을 올라가, 내부의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고 나서 복도를 쭉 걸어간 뒤에 한 교실 문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실례합니다. 플리트윅 교수님. 잠시 우드를 데려가도 될까요?”


우드. 해리는 일이 제대로 풀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우드는 플리트윅 교수님의 수업에서 나와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짤막하게 5학년 그리핀도르 학생임을 소개했다.


“너희 둘 다 따라와라.”


맥고나걸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은 복도를 따라 걸었다. 우드는 이미 대충 상황을 파악했는지 해리의 신체조건을 눈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 안으로.”


맥고나걸 교수는 그들에게 피브스가 혼자서 칠판에 정신없이 음담패설을 쓰고 있는 교실을 가리켰다.


“나가요, 피브스!”


그녀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피브스는 분필을 쓰레기통에 큰소리 나게 던져 넣고는 욕을 하며 나갔다. 맥고나걸 교수는 문을 쾅 닫고 두 소년에게 돌아섰다.


“포터, 이쪽은 아까 소개한 대로 올리버 우드다. 우드, 내가 우리 팀 수색꾼을 데려왔다.”


우드의 표정이 환희로 가득했다.


“정말이세요, 교수님?”

“그럼.”


맥고나걸 교수가 힘 있게 말했다.


“이 아인 타고난 빗자루 주행자야. 난 여지껏 그렇게 잘 타는 1학년을 본 적이 없었다. 빗자루를 타 본 게 오늘이 처음이었지, 포터?”


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애는 놀랍게도 15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구슬을 횡 회전으로 캐치 한 뒤 속도를 줄이기 위해 배럴롤 기동을 통해서 속도를 줄이고 멈춰 섰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우드에게 말했다.


“그런데 겁을 먹은 흔적도 없단다. 찰리 위즐리도 주행만큼은 그렇게 까지 못 할 거다.”


우드는 이제 그의 모든 꿈이 단번에 이루어진 것처럼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퀴디치 경기 본 적 있니, 포터?”


그가 흥분해서 물었다.


“우드는 그리핀도르 팀의 주장선수란다.”


맥고나걸 교수가 설명했다.


“이 아인 딱 수색꾼 체격이네요.”


우드가 이제 해리 쪽으로 걸어가 그를 이리저리 뜯어보며 말했다.


“가벼워 보이네요. 이 아이에게 좋은 빗자루를 사주셔야겠어요, 교수님. 님부스 2000이나 클린스윕 세븐이 좋겠군요.”

“덤블도어 교수님게 말해서 1학년 규칙을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아야겠다. 금년엔 맹세코 작년보다 우수한 팀이 필요해. 작년 시합에서 슬리데린에 패배한 뒤로, 난 몇 주 동안 세베루스 스네이프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단 말야...”


맥고나걸 교수가 안경 너머로 해리를 엄하게 바라보았다.


“네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구나, 해리. 그렇지 않았다간 마음을 바꿔 네게 징계를 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녀는 표정을 바꿔 엄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침에 말한 뒤 바로 사고를 치다니 그건 어쩔 수 없단다. 징계감이지만 그리핀도르에서 10점 감점이다.”


그녀가 말하고는 이번에는 우드를 보내고 조용히 말했다.


“네 아버지는 뛰어난 퀴디치 선수였단다. 아버지가 보셨으면 자랑스러워 하셨을 거야.”



“거짓말 마.”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해리는 론에게 막 맥고나걸 교수와 정원을 떠난 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준 참이었다. 론은 스테이크 한 조각과 강낭콩 파이를 입으로 반쯤 가져가다, 입을 벌린 채로 그만 먹는 걸 까맣게 잊고 말았다.


“수색꾼?”


그가 말했다.


“하지만 1학년생들은 절대로-넌 아마... 최연소 선수일거야.”

“100 년 만이래.”


해리가 입에 샌드위치를 넣으며 말했다.


“우드가 말해 주더라고.”


론은 어찌나 놀라고 감동했던지, 그저 앉아서 입을 딱 벌린 채 멍하니 해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훈련은 다음 주에 시작이래.”


해리가 말했다.


“우드 말로는 비밀로 하고 싶다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론, 너니까 말해 주는 거야.”


론이 잠시 감동을 받고 있는 사이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식당으로 들어오며 해리에게 다가왔다.


“잘했어.”


조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드가 우리에게 말해주었어. 우리도 팀원이거든. 몰이꾼이지.”

“금년에 확실히 우리가 저 퀴디치 우승컵을 따게 될 거야.”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찰리 형이 졸업한 이후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지만, 금년 팀은 멋지게 해낼 거야. 네가 정말로 잘하나보던데, 해리. 우드는 너무 좋아서 우리에게 말할 대 거의 깡충깡충 뛰다시피 했거든.”

“어쨌든, 우린 그만 가봐야겠어.”

“잠시만-”


떠나려는 프레드와 조지에게 해리가 말했다.


“찰리 형이 얼마나 잘했는지 알려줄 수 있어? 나는 빗자루를 잘 탄 거지 수색꾼을 잘 할지 잘 모르겠어.”

“글쎄- 찰리 형과 비교하는 건 좀 그렇지.”

“맞아. 찰리 형은 수색꾼을 위해서 태어난 사나이였어. 민첩하고, 시야가 넓고, 빗자루를 잘 다루고-”

“그리고, 블러저를 맞아도 끄떡없었지. 근육이 많아서 블러저를 손으로 쳐냈거든.”

“거짓말 하지 마.”


론이 툴툴댔다.


“하지만 형들이 말한 건 대부분 맞는 이야기야. 찰리 형은 프로 팀에서도 연락이 왔었으니까.”


론이 떠나는 프레드와 조지를 보며 시무룩하게 말했다. 곧 말포이가 양쪽에 크레이브와 고일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났다.


“마지막 식사중이니, 포터? 머글 세계로 돌아가는 기차는 언제 탈거니?”

“세상에, 아직도 시비를 걸고 다니니? 나잇값을 하렴. 언제까지 여섯 살짜리 애처럼 굴 거야.”


해리의 말에 론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네 비행실력은 여섯 살짜리 애보다 못한 것 같았지만 말야.”


해리가 말을 덧붙이자 론이 폭소를 터트렸다. 말포이가 얼굴이 빨개져서 론을 노려보고 말했다.


“원한다면 대결이라도 할래? 일대일로 말야.”


말포이가 느릿느릿한 말투로 말했다.


“오늘 밤이라도 좋아. 마법사의 결투법으로 요술지팡이만 갖고 하는 거야. 몸싸움 없이. 왜? 마법사의 결투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니?”

“물론 들어봤지.”


론이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근데 나는 해리의 2번 타잔데, 너의 2번 타자는 누구니?”


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을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크레이브야.”


그가 말했다.


“자정이야, 알았지? 트로피 보관실에서 보자. 그곳은 항상 열려 있으니까.”


말포이가 가버리자, 론과 해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녀석이 꽤 화난 것 같지?”

“그래, 너는 여전히 점잖게 놀려주는데 선수구나.”


론이 말했다.


“잠깐 실례할게.”


그들 둘 다 위를 올려다보았다. 헤르미온느였다.


“밥은 좀 편안히 먹을 수 없겠니?”


론이 물었다.


헤르미온느는 그를 본체만체하고 해리에게 말했다.


“너와 말포이가 하는 말을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는데 말야-”

“그랬겠지.”


론이 빈정거렸다.


“-그런데 밤에는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 안 돼. 그러다가 들켜서,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되겠지만, 너 때문에 또 감점을 받게 될 그리핀도르를 생각해봐. 그건 정말로 이기적이야. 너는 벌써 15점을 잃었어.”

“충고 고마워.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겠어.”


해리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잘 가.”


론이 말했다.


해리는 딘과 시무스가 잠꼬대하는 소리를 들으며(네빌은 병동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훨씬 늦게까지 자지 않고 누워서 플러피를 확인 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깨어 있었다. 론은 그날 저녁 내내 ‘그 녀석이 네게 저주를 퍼부으려고 하면, 얼른 몸을 피하는 게 좋아, 왜냐하면 그것들을 어떻게 막는지 잘 모르겠거든’과 같은 조언을 해주었다. 해리는 필치나 고양이 ‘노리스 부인’에게 들킬 가능성이 많았으므로 계획과 달리 들키면 어쩌나 걱정은 했지만 결국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11시 반이야.”


론이 마침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가는 게 좋겠어.”


그들은 잠옷에 가운을 걸친 해로, 지팡이를 들고 살금살금 방을 빠져 나와, 나선형 계단을 내려간 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들어갔다.


벽난로에는 타다 남은 재들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어서, 집요정들이 잘 정리한 안락의자를 비추고 있었다. 그들이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에 거의 다 갔을 때 가까이 있는 의자 쪽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이렇게 행동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해리.”


전등이 깜빡거리며 켜졌다. 헤르미온느가 핑크빛 가운을 입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너!”


론이 몹시 화가 나서 말했다.


“가서 잠이나 자!”

“난 이미 네 형에게 말했어.”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퍼시는 반장이니까, 너희를 말릴 수 있을 거야.”


해리는 퍼시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싶었지만 그냥 생각을 접기로 했다.


“일단 가자.”


그가 론에게 말했다. 그는 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를 밀어 열고 그 구멍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그렇게 쉽사리 포기하려들지 않았다. 그녀는 론을 따라 그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가며, 꼭 성난 거위처럼 투덜거렸다.


“너희들은 그리핀도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도 않니? 너희들은 자신들만 중요한 거야? 난 슬리데린이 우승컵을 타길 바라지 않아. 너희들 때문에 변신술 수업에서 맥고나걸 교수에게 어렵게 받은 점수들을 모두 잃게 될 거야.”

“저리 가.”

“좋아. 하지만 난 경고했어. 내일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라탄 뒤에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없어. 너희들은 정말-”


해지만 헤르미온느는 말을 마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안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 쪽으로 돌아섰을 때 그 그림이 텅 비어 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 뚱뚱한 여인은 야간 산책을 하러 가고 없었으므로 헤르미온느는 그리핀도르 탑 밖에 그냥 있어야 했다.


“이제 어떡하지?”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알 바 아니지.”


론이 말했다.


“이런. 그럼 우리랑 가자. 우리도 말포이의 얼굴만 보면 바로 돌아올 거야. 여기서 혼자 기다리는 건 무섭지 않겠니?”

“세상에, 해리 저애를 데리고 가면 늦을 거야!”


론이 놀라며 말했다.


“우린 가야 해. 이미 조금 늦었어.”

“알았어. 같이 갈래.”


그녀가 말했다.


“안 돼.”

“아냐, 빨리 와.”


해리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재빨리 뒤로 따라붙었다.


“잠깐. 무슨 소리가 났어.”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들이 소리 나는 쪽의 어둠 속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 윤곽이 잡혔다. 가까이 가보니, 그건 네빌이었다. 네빌은 바닥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가 그들이 살금살금 다가가자 갑자기 깨어났다.


“고맙게도 너희들이 날 찾았구나! 난 이 바깥에서 몇 시간을 있었어. 침실로 들어가는 새 암호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말야.”

“쉿. 네빌. 암호는 ‘돼지 코’야. 하지만 지금은 뚱보 여인이 어디로 사라져서 들어갈 수 없어. 팔은 어떠니?”


해리가 물었다.


“좋아.”


네빌이 팔을 보여주며 말했다.


“폼프리 부인이 단번에 고쳐 주셨어.”

“잘됐다. 네빌 우리는 어딜 좀 가야 하는데 여기서 기다릴래 아니면 따라올래?”

“따-따라갈게.”


네빌이 급히 일어서며 말했다.


“여기 혼자 있고 싶지 않아. 피투성이 바론이 두 번이나 지나갔단 말야.”


론이 손복시계를 들여다보며 화가 나서 헤르미온느와 네빌을 노려보았다.


“너희들 중 누구라도 우릴 들키게 했다가는, 퀴렐이 말했던 보기스의 주문을 배워서 너희들에게 반드시 써먹고 말테니까 알아서 해.”


헤르미온느가 론에게 보기스의 주문을 정확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려고 했지만, 해리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며 주의를 주었다.


그들은 높은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달빛 때문에 창살의 무늬가 생긴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갔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해리는 필치나 노리스 부인과 마주치지 않도록 주의했고, 덕분에 재빨리 3층으로 올라가 트로피 보관실로 갔다.


말포이와 크레이브는 와 있지 않았다. 크리스탈 트로피 케이스가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났다. 우승컵과 우승 패와 각종 조각품들이 어둠 속에서 은빛 금빛으로 반짝였다. 그들은 방 양쪽에 있는 문에서 눈을 데지 않고, 벽에 바짝 붙어서 걸어갔다. 해리는 어차피 말포이가 오지 않을 걸 알고 있었으므로 슬슬 돌아가려고 했다.


“그 녀석이 늦는데, 어쩌면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선 것인지도 몰라.”


론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 때 옆방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와 모두 깜짝 놀랐다. 해리가 지팡이를 막 들어 올렸을 때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말포이가 아니었다.


“냄새를 맡아봐, 녀석들이 한쪽 구석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건 노리스 부인에게 말하고 있는 필치였다. 해리는 다른 세 명에게 빨리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들은 조용히 필치의 목소리에서 멀리 있는 문 쪽으로 종종걸음 쳐 달려갔다. 네빌의 망토가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자마자 필치가 트로피 보관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애들이 여기 어딘가에 있어.”


그들은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숨어 있겠지.”

“이쪽으로!”


해리가 다른 아이들에게 손가락질을 하자 그들은 겁에 질려가 갑옷으로 가득 찬 긴 진열실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가기 시작했다. 필치의 발소리가 점차 가까워졌다. 네빌이 긴장이 폭발했는지 우는 소리를 내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걸려 넘어지며 론의 손목을 잡는 바람에 둘 다 어떤 갑옷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철커덩, 쾅. 성 전체를 울리는 커다란 소리가 퍼졌다.


“달려!”


해리가 소리쳤고, 그들 넷은 필치가 따라오는지 뒤돌아보지도 않고 진열실 쪽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그들은 문설주를 빙 돌아,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해리를 선두로 복도를 뛰어갔다. 해리는 애초에 말포이가 목적이 아니었으므로, 가는 길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벽걸이 융단을 끼고 모퉁이를 돌아 내려가자 마법 수업을 듣는 교실 옆을 지나칠 수 있었다. 그제서야 그들은 트로피 보관실에서 꽤 긴 거리를 지나온걸 알 수 있었다.


“필치가 못 따라오는 것 같아.”


해리가 차가운 벽에 기대어 헐떡거리며 땀을 훔쳐냈다. 네빌은 엎어진 채로, 씩씩거리며 힘들게 푸푸 하고 호흡했다.


“그것-봐.”


헤르미온느가 숨이 막히는 듯 가슴을 움켜쥐고 말했다.


“내가 뭐랬어.”

“그리핀도르 탑으로 돌아가야 해.”


론이 말했다.


“가능한 한 빨리.”

“말포이가 널 속인거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말했다.


“이제 알았니? 그 녀석은 널 만나러 오지 않을 거야. 필치는 트로피 보관실에 누군가가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말포이가 일러바친 게 분명해.”

“알아. 아니, 이제 알았다는 거지.”


해리가 대답했다.


“가자.”


그러나 몇 발자국 안 갔는데 문손잡이가 덜컥덜컥 움직이며 앞 교실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역시나 피브스였다. 그는 그들을 발견하자 기뻐서 소리를 빽 질렀다.


“조용히 해, 피브스.”


피브스가 낄낄대며 웃었다.


“1학년생들이 한밤중에 돌아다닌다? 쯧쯧쯧, 버릇없군. 버릇없어. 너흰 들킬 거야.”

“네가 조용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 거야, 피브스.”

“필치에게 말해야 해. 그래야 하구말구.”


피브스는 성직자처럼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의 표정은 좋아 죽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

“저리 비켜.”


론이 피브스를 힘껏 치며 날카롭게 말했다. 이게 큰 실수였다.


“학생들이 침대에서 나왔어요!”


피브스가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침대에서 나와 여기 마법 교실 복도에 있어요!”


그들은 피브스 밑으로 몸을 홱 숙이고 달려서 3층 복도 끝의 문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문은 잠겨있었다.


“끝장이야!”


론이 말했다.


어찌해 볼 수도 없이 애꿎은 문을 두드리며 론이 투덜거렸다. 그리고 뒤에서는 필치와 피브스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알로호모라!”

“너-”


해리가 재빨리 자물쇠를 두드리며 주문을 외우자 자물쇠가 딸깍 하고 열렸다. 헤르미온느는 해리에게 뭐라 말하려 했지만, 필치의 목소리가 더 가까워지자 모두 문 안으로 들어가 바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녀석들이 어느 쪽으로 갔지, 피브스?”


필치가 말하고 있었다.


“빨리, 말해.”

“‘제발’이라고 하세요.”

“엉터리 같은 짓 말고, 피브스. 그 녀석들이 어디로 갔지?”

“‘제발’이라고 말 안하면 아무 것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피브스가 흥얼거리며 귀에 거슬리게 말했다.


“좋아- 제발.”

“아무 것! 하하하! ‘제발’이라고 안하면 ‘아무 것’도 말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 하하! 하하하하!”


그리고 그들은 피브스가 휙 하고 사라지는 소리와 필치가 화가 나서 욕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 문이 잠겼다고 생각하나봐.”


해리가 속삭였다.


“이제 가자, 네빌.”


해리가 소매를 세게 잡아당기는 네빌 방향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플러피를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천장과 마룻바닥 사이의 공간을 가득 채운, 높이가 3미터는 되고, 몸길이가 6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그 개를 볼 수가 있었다. 플러피는 세 개의 머리로 성난 듯이 해리 일행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누런 송곳니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약간 당황한 듯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해리는 물론 이 상황을 예측했지만, 플러피가 너무 커서 잠시 몸이 굳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플러피가 배 이상은 컸던 것이다. 해리는 재빨리 플러피의 바닥에 문이 하나 있는 걸 확인 하고는 손잡이를 찾아 문을 열었다. 그리고 모두가 빠져나온 걸 확인하고 문을 닫자 자물쇠가 저절로 딸깍 하고 잠겼다.


그들은 최대한 빨리 달려서 정신없이 7층에 있는 그리핀도르 탑의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로 돌아왔다. 그 앞이 돼서야 모두들 숨을 헐떡이며 달리는 걸 멈췄다.


“너희들 모두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니?”


그녀가 그들의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가운과 헐떡대는 숨, 흠뻑 젖은 땀을 보며 물었다.


“상관 말아요- 돼지 코, 돼지 코”


해리가 헐떡이며 말하자 그 초상화가 앞으로 흔들거렸다. 그리고 서둘라 학생휴게실로 들어가 부들부들 떨며 안락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한참동안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특히나 네빌은 다시는 말을 하지 않을 것처럼 하얗게 질려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학교에 그런 괴물을 가두어 두다니, 누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론이 마침내 말했다.


“저 개는 물론이거니와, 개라면 다 운동이 필요할 텐데 말야.”


헤르미온느도 숨을 돌리자 제 나쁜 성깔이 돌아왔다.


“눈은 뒀다 뭐에 쓸래?”


그녀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 개가 무엇을 밟고 서 있는지 보지도 못했니?”

“문 말야?”

“그래. 그건 마룻바닥이 아냐. 지하실 문을 밟고 서 있었어. 그건 분명 뭔가를 지키고 있는 거야.”


그녀가 일어서서 그들을 노려보았다.


“이제 됐니? 우린 모두 쫓겨날 수도- 아니 더 심하게 죽을 수도 있었다구. 특히 네가 알로호모라 마법으로 자물쇠를 따는 바람에 말야. 괜찮다면, 난 이만 가서 자야겠어.”


론이 입을 벌린 채 멀어져 가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래, 어서 가서 자.”


그가 말했다.


“해리가 아니었으면 우리 모두 집에 가는 열차를 탔을 텐데 말야. 기가 막혀서.”


하지만 해리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헤르미온느의 말대로 잘못하면 모두 목숨을 잃을 뻔 한 것이다. 물론 원작처럼 살아났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보면 그의 행동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는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걱정도 되기 시작했다. 원래는 헤르미온느가 열었어야 할 자물쇠를 너무 급한 나머지 해리가 열었던 것이다. 헤르미온느는 그것까지 원망하고 있었다. 해리는 혹시나 트롤을 해치워도 헤르미온느와 가까워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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