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트릭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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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game
작품등록일 :
2020.12.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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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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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o의 행방 (2)

DUMMY

< Pado의 행방 (2) >

neural-pathways-221719_1280 (season 2 - episode 3).jpg

Pado가 게임 속 NPC가 되었을 것이라는 Erik의 결론에 Bada는 Erik보다 훨씬 큰 충격과 혼란에 휩쌓여 있었다. Erik이 굳게 다문 입으로 회의장을 떠난 이후에도 Bada는 한 동안 허공을 응시하며 무슨 질문을 먼저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Bada님, Erik님의 결론에 모두가 동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외모 일치율이 98% 이상이 나오는 경우는 적어도 외모상으로는 쌍둥이 수준으로 닮았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rabbit이 조금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Bada에게 물었다.


"혹시 Pado님의 죽음과 관련하여 몇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Pado의 죽음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Bada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현실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rabbit님, 제 남동생 이야기는 제게는 ... 많이 버거운 이야기입니다."


"네, 충분히 이해합니다. 가족의 죽음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죠. 그럼 나중에라도..."


"아니요. 저도 이 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다만, 그 전에 Erik님이 하신 이야기에 대해 먼저 여쭤보고 싶습니다."


rabbit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Bada님, Erik님이 사생활을 정말 많이 신경쓰는 분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제가 Erik님과 Cain님 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동생분이 게임 속 NPC로 구현되었을 수 있다는 Erik님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설명해드릴 수 있습니다."


"네, 바로 그 이야기에요. 제 동생이 게임 속 NPC로 구현되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무슨 뜻이지요?"


"Bada님은 dayNnight에 적용된 커넥톰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으신지요?"


"커넥톰은 인간 뇌에 있는 신경 세포들의 연결 관계를 표현한 일종의 뇌 회로도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네, 사람의 뇌세포(뉴런) 들은 서로 간에 전기, 화학 신호를 전달하지요. 그 신호의 전달의 조합이 결국 우리의 인지, 운동, 기억, 학습 능력의 전부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정체성과 의식은 단순히 말하면 이 뉴런 간의 연결관계를 파악하면 알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기억도 그러한 조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겁니까?"


"기억의 분자적 기초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릭 캔들(Eric Kandel) 교수에 따르면 모든 기억들은 뉴런에서 뻗어나가는 축색돌기(axon)가 연결될 때 만들어집니다. 이 연결점들을 시냅스(synapse)라고 부르죠. 이 연결점들이 끊어지면 기억은 사라집니다. 완성된 커넥톰은 이러한 연결점까지 모두 파악해서 표현하는 것이므로 기억도 커넥톰에 의해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dayNnight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인간의 커넥톰을 바탕으로 NPC를 만든다는 건가요? 어떻게 그런 기술이 가능한거죠?"


rabbit은 조금 생각을 하더니 이윽고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저도 dayNnight에서 현재 어떠한 방식으로 NPC를 만들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공개된 정보가 아니고 개발자인 Cain은 보안에 아주 철저한 편이어서 저희도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커넥톰도 얼마든지 전자적으로 표현이 가능한 정보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를 그대로 컴퓨터 안으로 옮기는 거죠, 간단히 말하면."


"rabbit님 잠깐만요. 그러면 지금 제 동생의 뇌가 컴퓨터 안으로 그대로 옮겨졌고, 그 디지털 뇌를 장착한 NPC가 dayNnight 세상에서 걸어다니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Erik님의 가설이 그런 의미인가요?"


rabbit은 잠시 망설이더니 다소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답을 했다.


"Erik님이 어떠한 생각이신건지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Erik님이 게임 개발 초기에 Cain에게 직접 들은 바에 따르면, 지금 dayNnight 게임 속의 NPC들은 완전히 완성된, 그러니까 개인의 기억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 그런 상태의 디지털 뇌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맞아요, 지난 번에 일어났던 리브롱 사건 당시 문제는 결국 NPC들이 자신들이 디지털 세상에 갇힌 존재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 아닌가요? 만약 현실 세계에서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리브롱이 없었어도 당연히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저는 Erik님께서 무언가 놓치고 계시다고 봅니다. 아무리 dayNnight가 현실적인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NPC라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을 것입니다. 일단 근처에 돌아다니는 플레이어들 복장만 보더라도 현실에서 보기 드문 복장을 입은 자들이 태반 아닙니까?"


"그렇다면?"


"저도 정확한 기술은 모르겠지만 Cain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 다수의 커넥톰 정보를 바탕으로 일종의 평균적인, 변형 가능한 프로토타입 형태의 커넥톰을 만들어 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그러한 프로토타입 형태의 커넥톰을 변형해서 다양한 NPC를 만든 거라고 보입니다."


"그게 가능한가요?"


"글쎄요, Cain의 천재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는 시행착오를 통해 프로그래머 본인도 정확히 이해를 못하지만 어쨌든 기능은 하는 작품들이 만들어진다고들 하더군요."


Bada와 rabbit은 모두 잠시 자신만의 생각에 빠졌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상상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영역의 대화를 나누는 터라 각자 대화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잠시 후 rabbit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어쨌든, 지금 dayNnight에 돌아다니는 NPC들은 실제 개인의 뇌를 디지털화해서 장착했다기 보다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뇌를 바탕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제가 본 것은?"


"그건 이제부터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는 사안인 것 같구요. 저는 조사가 끝난 후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ada는 조금은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머리 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죽은 동생이 비록 게임 속이지만 눈 앞에서 멀쩡히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의 그 혼란스러움이 아직 전혀 가라앉지 않은 터였다.


작가의말

이미지 출처: free image from pixabay (라이선스 링크인 https://pixabay.com/service/license/ 에서 2021.2.27.자로 관련 라이선스 내용 확인함)


이미지 URL: Image by Gelart from Pixabay (https://pixabay.com/illustrations/neural-pathways-artistically-think-22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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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Episode 6: 두 개의 현실 (1) 21.05.18 28 2 7쪽
62 Episode 5: 커넥톰 도시 속 인간아이 Atlantis (6) 21.05.11 39 2 7쪽
61 Episode 5: 커넥톰 도시 속 인간아이 Atlantis (5) 21.05.04 27 2 7쪽
60 Episode 5: 커넥톰 도시 속 인간아이 Atlantis (4) 21.04.27 35 3 7쪽
59 Episode 5: 커넥톰 도시 속 인간아이 Atlantis (3) 21.04.20 37 3 7쪽
58 Episode 5: 커넥톰 도시 속 인간아이 Atlantis (2) 21.04.17 40 2 8쪽
57 Episode 5: 커넥톰 도시 속 인간아이 Atlantis (1) 21.04.13 66 3 9쪽
56 Episode 4: 들개와 폭풍의 조종자 Anubis Corporation (4) 21.04.10 43 2 9쪽
55 Episode 4: 들개와 폭풍의 조종자 Anubis Corporation (3) +2 21.04.06 41 3 7쪽
54 휴재 공지 (2021.3.16.~2021.4.5.) +6 21.03.13 53 3 1쪽
53 Episode 4: 들개와 폭풍의 조종자 Anubis Corporation (2) 21.03.13 37 2 8쪽
52 Episode 4: 들개와 폭풍의 조종자 Anubis Corporation (1) 21.03.11 33 3 7쪽
51 Pado의 행방 (3) +2 21.03.09 34 4 7쪽
» Pado의 행방 (2) 21.03.06 29 3 7쪽
49 Episode 3: Pado의 행방 (1) 21.03.04 35 3 8쪽
48 플라톤 프로젝트 베이비 Abel - 적은 우리 안에 (4) 21.03.02 38 3 8쪽
47 플라톤 프로젝트 베이비 Abel - 적은 우리 안에 (3) 21.02.27 42 3 9쪽
46 플라톤 프로젝트 베이비 Abel - 적은 우리 안에 (2) +2 21.02.25 42 2 7쪽
45 Episode 2: 플라톤 프로젝트 베이비 Abel - 적은 우리 안에 (1) 21.02.22 48 2 8쪽
44 Bada와 Pado - Pado의 죽음 (2) 21.02.19 49 3 7쪽
43 Episode 1: Bada와 Pado - Pado의 죽음 (1) 21.02.18 42 3 8쪽
42 시즌 1 등장인물, 조직 및 연대표 정리 21.02.17 65 2 8쪽
41 시즌 2 프롤로그: 파도가 바다를 부른다 21.02.16 43 2 1쪽
40 Bada님을 dayNnight로 파견합니다 (5) 21.02.16 40 2 8쪽
39 Bada님을 dayNnight로 파견합니다 (4) 21.02.15 37 2 7쪽
38 Bada님을 dayNnight로 파견합니다 (3) 21.02.12 47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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