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륙의 열도 2(3)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검의 전설 219화.
게임이 출시된 후 각각 마을의 이름이 올림포스 신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았을 때.
수많은 전문가는 예측했다.
무조건 거인족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등장한다고.
올림포스와 거인족은 떼려야 뗄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올림포스와 관련된 서적이나 정보를 찾아보면 무조건 이 전쟁에 관하여 서술되어 있을 것이다.
기간토마키아.
거인과 신의 전쟁.
워낙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쟁이었기에 게임 내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추측성 글이 난무하였었다.
“그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몸집을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는 거인족 하나가 보인다.
혼자서 수련하고 있는 모습 같았다.
“말을 걸어야 하나.”
너무 열심히 수련에 임하고 있는 모습을 감히 방해하기 미안했다.
그의 열정이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며 ‘무엇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마저 생각 한편에서 생겼다.
“어차피 저 거인도 동대륙의 힘으로 귀속된 퀘스트 목표물일 뿐이겠지만.”
많은 기대는 없다.
퀘스트를 위해 구속된 혹은 만들어진 존재에게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
기대가 클수록 상심도 큰 법이니 훌훌 털어놓고 가보자.
거인족의 수련을 뒤로한 채 일단 퀘스트부터 확인해보았다.
『-동대륙의 열도 세 번째 섬.
*대륙 퀘스트입니다.
*동대륙이 서대륙에서 건너온 플레이어 ‘박준호’의 강함을 인정하였습니다. 과연 플레이어 ‘박준호’가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 동대륙은 궁금합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 ‘박준호’를 시험합니다. 대륙의 시험을 완수하지 못할 시 대륙 밖으로 추방됩니다. 동대륙은 검성의 후예에게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륙에 인정받은 당신. 격이 다른 강함에도 위축되지 말고 전투하시길 바랍니다.
*동대륙이 플레이어 ‘박준호’의 강함을 인정하였습니다. 열도의 난이도가 급상승하였습니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 : 동대륙의 열도 세 번째 섬에 서식하는 거인족을 처치하십시오.
*퀘스트 클리어 보상 : 동대륙의 열도 네 번째 섬으로 이동, ???
*퀘스트 실패 시 페널티 : 대륙 밖으로 추방.』
일단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역시나 ‘거인족을 처치하시오’라는 문구이다.
싸우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해본 퀘스트 클리어 조건은 언제나 그렇듯이 꿈 자체를 통째로 없애버린다.
‘예상했던 일이니, 상관은 없지만.’
이미 그런 쪽에서는 면역 상태 100%이기 때문에 이젠 별 감흥도 없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동대륙에게 인정받았다는 문구.
두 개의 섬을 건너오면서 동대륙이 나를 인정했다.
어떤 면에서 인정한 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무조건 전투력은 인정한 상태일 거다.
두 번째 섬이 강함을 측정하기 위한 섬이었으니까.
‘근데 왜 난이도는 상승하는 건데. 인정했으면 편히 보내줘도 괜찮은 거잖아.’
너는 강하니깐 더 강한 놈을 붙여줄게!
이런 것도 아니고 대륙이 나랑 장난치는 건가.
“어휴!”
저런 문구라도 없었으면 그냥저냥 했을 것 같긴 한데. 뭔가 약 올리는 거 같아서 기분 나쁘다.
퀘스트를 확인했으니 이젠 이행할 뿐이다.
표적인 거인족을 다시 바라봤다.
쿵. 쿵.
무술 같은 것을 단련하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경건했다.
큰 몸집을 움직이며 날렵한 무술을 선보이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깨끗했다.
“대단한데.”
강제로 검술에 조예가 생겨버려 움직임을 잘 간파할 수 있게 되었다.
깔끔한 형태로 움직이는지, 얼마나 실용성 있는지, 검 혹은 주먹에 실리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저건 좀 많이 강한 거 같은데.”
수많은 강적을 만나온 내가 봐도 무술의 깔끔함은 극에 달해 있었다.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움직임이 움츠러들게 만든다.
허공을 내지르는 그의 주먹이 바람을 만들 때마다, 그 바람이 머리를 휘날릴 때마다 짜릿한 느낌을 느꼈다.
-투기가 상승 중이군.
검성을 물려받은 나는 강적을 만나면 상승하는 스텟이 무려 2종류나 가지고 있다.
투지 스텟과 용기 스텟.
최근에는 미동조차 하지 않는 투지 스텟은 본래 강자와의 전투에서 승리할 때마다 상승했었다.
근력 스텟보다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투지 스텟은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과 같은 존재였다.
그 투지 스텟보다 더 좋은 성능을 자랑하는 것이 바로 용기 스텟이었다.
강자와의 전투가 심해질수록 용기 스텟은 상승하고 강자를 꺾을 수 있는 이로운 효과를 부여해주었다.
스텟 능력치 상승,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등 너무나도 좋은 버프를 주었기에 용기 스텟이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죽음을 맛봤을지 모른다.
검성은 이 두 개의 스텟을 투지라고 합하여 말한다.
그렇다.
거인족을 보고만 있어도 상승하는 용기 스텟과 강적이라 인식하며 요동치는 투지 스텟을 느낀 거다.
“쉽지 않겠네.”
씨익 웃는 준호 곁에 두 자루의 검이 떠오른다.
이기어 검술의 발현이었다.
두 자루의 검은 강한 투쟁의 의지가 있다.
검성의 검기로 발현되었기에 검성의 성격을 닮고 있었다.
“그래. 가자.”
웅웅.
재촉하는 두 자루의 검.
강자와의 전투가 너무나도 기대되는 나머지 주인을 재촉하고 만다.
이기어 검술이 이토록 강한 의견을 표출할 정도면 얼마나 거인족인 강한 건지.
하지만 왜인지는 모르게 불안감이 없다.
승리를 확신하고 있거나 하는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패배할 확률이 더 높아 보였다.
한데 왜?
생각해보니 간단했다.
열도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
투쟁의 감정, 승리의 욕구를 이번에 강력하게 느끼고 있었다.
다량의 인구를 학살하는 것이 아닌 그저 1대1로 붙는, 실력을 그 상대에게만 쏟아붓는 정정당당한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렜다.
강자와의 전투를 즐기고 피가 난무하며 죽을 고비를 넘기는, 짜릿한 전투를 즐기는 성격은 아니다.
오히려 안정적인 걸 더 좋아하고 무난한 걸 선호하는 스타일인데도 불구하고.
가끔가다 이런 감정이 확 몰아칠 때가 있다.
검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건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그냥 즐기면 되는 거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
“사참, 사참, 사참,”
3개의 검에서 발현되는 죽음의 힘이 거인족을 향해 쇄도한다.
하데스 신의 권능과도 같은 죽음의 힘이 검에 담기자마자 거인족이 고개를 획 돌렸다.
“하데스 신. 죽음의 힘이라.”
아무런 타격 없이 가볍게 막아낸 사참의 3 연격을 바라보며 잠깐 생각한다.
검술에 담긴 힘을 분석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분석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건 분명하다.
사참에 담긴 힘이 죽음의 힘인 건 바로 알았으니까.
다만 힘의 근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잠깐 고민했던 것이었다.
“감히 내 앞에서 그딴 힘을 선보이는가. 이는 거인족을 능멸하고 무시하는 행위임을 알고 한 행동이겠지?”
온화, 평온함에 가깝다고 느꼈던 거인족의 첫인상.
근데 죽음의 힘을 느끼자마자 무섭게 일그러지며 사악함을 감추지 않았다.
쾅!
거인족이 발을 한 발짝 나를 향해 내디뎠다.
단지 그뿐이었다.
어느새 바로 코앞까지 도달한 거인족이 손을 자연스레 뻗었다.
깔끔하고 정교한 정권이 보이는 데 대응할 수가 없다.
쾅!
또 거인족이 한 발짝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나는 저 멀리 나무에 처박힌 상태였다.
‘뭐지?’
체력이 20%나 깎여 있다.
즉 공격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아니. 공격한 건 알고 있었잖아.’
뭔지 모르겠다.
분명 공격하는 과정은 모두 보였다.
한데 빠른 것 같지 않았음에도 대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공격당한 직후가 아예 기억에 없다.
‘이럴 수가 있나?’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 건가?
투둑. 투두둑.
날아오며 부서져 버린 나무들이 떨어진다.
몇 그루나 떨어지는지 셀 수도 없었다.
‘이렇게 멀리까지 날아왔다고?’
수룡의 힘이 담긴 하르로 만들어진 방어력을 무시한 것도 놀라운데, 이곳까지 날아오는 과정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취하지 못했다는 게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터벅터벅.
당황해하고 있는 내게 천천히 다가오는 거인족.
내게 발을 내디뎠을 때와 비슷한 속도였다.
‘저런 걸음걸이로 나를 공격했는데, 반응하지 못했다고?’
재차 떠오르는 의문.
똑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가질 않고 있었다.
“끄윽!”
다친 몸을 힘겹게 일으킨 후 다가오는 거인족을 바라봤다.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일어나니 등 뒤에서 이기어 검이 받쳐주고 있었다.
‘지켜주고 있었구나.’
검성의 검기로 만들어져 투쟁심이 굉장한 건 사실이었지만, 주인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더욱 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검성의 검기도 주인에게서 나오는 것이었으니.
‘이기어 검이 반응할 수 있었는데 내가 반응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혼란은 지속되었다.
이기어 검이 막아줄 수 있었다는 건 나도 충분히 피하거나 막을 수 있었다는 건데.
무슨 원리로 공격했는지 도통 모르겠다.
“하데스의 힘을 사용하는 자여. 이곳에 찾아왔다는 건 거인족을 몰살시키기 위함이라 판단해도 되는 것이겠지?”
“뭔가 착각하고 계신 거 같습니다.”
“착각? 하하!! 이제는 기사단장이라는 족속이 하는 말이 그것밖에 되지 않는가!! 3 주신도 평화에 찌들었군!”
아무래도 사참을 사용한 건 큰 실수였던 것 같다.
나를 하데스 신의 기사단장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듯한데.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면 역시 거인족과 올림포스는 적대적인 관계임은 분명하다.
“거인족이 왜 동대륙에 있는 겁니까?”
화제를 돌렸다.
어차피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봤자 믿어주지도 않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우리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고향?”
동대륙이 거인족의 고향이라고?
도대체 동대륙에서 얼마나 많은 강자가 나오는 거지?
무슨 인재의 땅도 아니고 이렇게 설정을 몰아줘도 되는 건가?
아니면 혹시 서대륙도 발견되지 않은 강자들이 널리고 널린 건가?
대륙 간에 차이는 분명히 있을지라도 이렇게 크지는 않을 거란 말이다.
‘하긴 서대륙의 전설들도 아직 한 명도 밝혀내지 못했고.’
검성과 현자는 전설보다 한층 높은 단계에 도달한 사람들이었다.
“당신도 대륙의 힘으로 강제되어 이곳에 갇혀있는 것입니까?”
“대륙의 힘이라.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구나. 한데 하데스의 기사단장 주제 감히 누구랑 말을 섞는 거지?”
“젠장.”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다시 일그러지는 거인족의 표정.
발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단 저 움직임부터 막아야 한다.’
어떠한 수법으로 공격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움직임 자체를 봉쇄하면 되는 것이었다.
“우주의 검기.”
주작의 성스러운 불길이 주변을 장악했다.
“해참, 해참.”
그리고 이기어 검들의 검술이 주작의 불길과 같이 바다를 만들고 검기의 물줄기들을 대거 발생시켰다.
“일단은 천천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서열 정리 좀 해봅시다.”
거인족은 강하다.
맞아본 나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레비아탄과 오베론만큼은 아니다.
“용참.”
그렇다는 건 이길 수 있다는 거다.
해참과 주작의 불길로 움직임이 봉쇄된 거인족에게 용의 일격을 재현한 검술이 쇄도한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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