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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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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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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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가루20

DUMMY

“야- 또 골 때리는 계획서가 왔습니다!!!”


연구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대는 그에게 수많은 시선이 꽂혔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았다.


“아, 또 뭔데. 내놔”


제안서를 본 동기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액체 연료... 관을 통해 뿜어내어 화공을 할 수 있는 장치... 그 장치를 싣고 전투를 치를 수 있는 전함... 썩을”


두 번째 세 번째야 그다지 어려울 게 아니다. 어차피 액체를 뿜어낼 수 있는 장치야 풀무 등의 장치를 개조해서 만들면 금방 만들어질 것 같기는 했다. 그걸 탑재한 전함이야 적당히 탑재해서 만들면 될 문제고.


하지만 첫 번째 조건은 조금 난해했다.


상세한 내용을 보니 단순히 기름 먹인 불 수준을 기대하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쉽게 소화되지 않고... 쉽게 흘러내리지 않게 인화성과 점성을 할 수 있는 한 극대화시켜라...”


애초에 지영이 생각한 무기의 모티브가 ‘그리스의 불’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요구였다.


그리스의 불은 단순한 화공과는 차원이 다르다. 쉽게 꺼지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으며 물에서도 타오를 만큼 강하고 효과적이다. 배 위에서 화염방사기처럼 뿜어내면서 다니면 배 한두 척 태워버리고 끝나는 화공과는 차원이 다른 살상력을 보유할 수 있으리라.


물론 지영도 아직은 양심이라는 기관이 열심히 일하는지라 거기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 효과의 반만 되어도, 적함이 아니라 갑판 위의 전투원만 싹 태울 정도가 되기만 해도 해군 인원을 증가시키지 않고 더 강한 전력을 보유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그 편이 더 좋다. 나포한 배는 곧 돈이 되니까. 하다못해 재료라도 얻을 수 있으니까.


“다행인걸”


“뭐가 말입니까?”


“우리는 조선쪽 부서라서 이거 만들 일은 없잖아. 우린 배나 만들자.”


그는 진심으로 다행이라는 듯이 이 계획서를 전부 화학무기 연구부에 보냈다.






806년 7월 8일 부산


“저... 시장님?”


“뭔가?”


“신문이 잘못 나온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신임 부산시장 김규는 신문을 받아들어 펼쳤다.


‘서북 국경 요새화!

국왕 전하께서는 나날이 심해지는 서방의 위험을 경계하시며 평안도와 황해도의 방어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군단을 정식으로 창설하여 신민의 안전과 국토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회의에서 말씀하셨다.’


‘한국 27년! 2대 내무성 총리 신후 남작 취임!

이번 회의에서 그동안 훌륭하게 국정을 이끌어오신 설차 공작님이 은퇴하시고 새로이 내무성 총리로 신후 남작께서 취임하셨다. 내무성 총리를 맡기 이전에 신후 남작께선 국토부 장관으로서 국토개발사업을 지휘하셨으며 총리직을 맡아 더욱 살기 좋은 한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새로운 정부! 새로운 피! 젊은이들의 출세 가도가 지금 시작된다!

이번 개각으로 인해 새로운 인재들이 대거 등용되었다. 대표적인 인물로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헌, 한국은행 총재 진소화, 국방과학 연구소장 구진현, 재무부 차관 대인수, 군수사령관 소장 사휴, 1 함대장 대령 궁복 등이 있다.


비서실은 학교를 졸업하고 공부하여 시험을 통과한 자들이 점차 정부의 중책을 맡아가고 있다며 그 기회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적법한 한국 신민 모두에게 열려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그러며 교육이 부족한 곳에 추가로 학교를 개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물건을 살 때마다 무거운 쌀, 불편한 옷감이여! 이제는 안녕!

내년 7월 1일부터 국왕 전하께서는 새로이 화폐를 도입하여 한국 내의 상거래와 납세 등의 공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임을 명시하셨다. 쌀과 옷감은 부피도 크고 불편하며 시간이 지나면 변질됨을 지적하시며 구리로 정교히 주조한 동전을 이용하면 여러모로 편리함을 강조하셨다.


화폐의 원활한 이용과 신뢰를 위해 내년 7월 1일부터는 세금과 국가 관료 월급 지급 등의 공적인 목적의 거래는 모두 발행한 화폐로만 이행될 것이며 민간에서의 사용을 위해 미르와 대기업들의 거래에서도 모두 화폐를 이용한 거래만을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말씀하셨다. 이를 위해 새로이 한국은행이 설립되었으며 화폐는 가까운 미르 지점에서 내년 1월 2일부터 교환할 수 있다. 밑의 삽화는 새로이 발행되는 화폐들을 나열한 것이다.’


“...뭐야, 뭐 문제 있어?”


“그 밑입니다, 밑”


그 말에 김규는 신문을 더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더 안전한 한국! 행정안전부 출범!

이번 개각에서 국왕 전하께서는 신민의 안전과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 행정안전부를 신설하고 장관으로 김창헌을 임명하였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지방행정을 담당하여 한국 신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26년 만에 관제가 변경되다! 더욱 넓은 사람들에게 열린 출셋길!

이번 개각에서 26년 전과는 달리 지금의 한국은 더욱 커지고 복잡해져 그에 맞는 관제가 필요하다고 국왕 전하께서 말씀하시어 새로운 관제가 적용되었다. 새로운 관제는 더욱 체계적이고 더 많은 관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2년에 한 번씩 9급 보통관료 시험과 7급 보통관료 시험을 시행하여 더욱 많은 기회를 한국 신민들에게 열기로 하였다.’


‘한국의 어머니여! 자매들이여! 여러분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새로이 신설된 한국은행의 총재로 진소화가 임명되었다. 그녀는 이전에 유복 정육의 부사장이었고 이번 화폐 발행에 있어 지대한 공적을 세웠다. 각 부서의 장관들이 투표한 결과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한국에선 왕비님을 제외하면 최초로 차관급 이상의 자리에 여성이 임명된 것이다.


그녀는 ‘먼 옛날, 여러분들의 어머니께서는 여러분을 품에 안으시고 너른 세상을 가르쳐 주었을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하였을 것입니다. 모든 고민을 해결하고 세상의 포악함으로부터 지켜주셨을 것입니다. 저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떨치고 일어나 한국을 지키고 수호하며 사랑하는 위대한 일에 동참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라고 외치며 우리 한국이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제는 여성도 집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장을 비롯한 시설이나 혹은 정부의 관료 등에 도전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국왕 전하께서는 국법에 ‘적법한 자격을 갖춘 한국의 신민은 관료 시험에 응할 수 있고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적법한 자격을 갖춘 한국의 신민에는 결코 여성이 제외되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시며 진소화 총재의 취임을 축하하며 더욱 많은 여성이 더 많은 것에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 여자가 차관급 관료? 세상에...”


실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저 내용이 무려 중앙정부 장관들이 과반수가 동의하여 진행된 것이고 모두에게 존경받는 전하께서는 응원한다고까지 했다.


“그대로... 게시판에 붙입니까?”


“그럼, 뭐 자르기라도 할 생각인가? 아서게.”


그런 짓을 했다가는 목이 달아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건은 무려 국왕 전하께서 진행하시는 일이다. 그걸 중간에 자르고 위조해? 그것만큼 신박한 자살시도가 없었다.


“미리 군에 연락하게. 혹시 모르니 대비나 하세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는 터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군을 준비하자는 의견에 그 관료는 거무죽죽한 낯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한국의 주간신문이 발행되기 시작한 이래로 이토록 흥행했던 적이 없었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아니 어떻게 여자가 벼슬길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인가!”


“고구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자가 장수도 한다더만!”


“거긴 고구려잖소! 여긴 한국이고!”


“한국이라고 안 될 게 뭐 있소? 전하께서도 허용하셨고 총리, 장관분들도 동의한 사항 아닌가! 그대가 장관분들보다 똑똑하오?”


“아무리 장관분들이라 할지라도 남의 집 안까지 어찌 알겠소?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오!”


“그게 언제 적 말인가! 우리는 매일 새로워지고 있거늘!”


이렇게 언쟁을 하는 것 정도는 정말 고운 편이었다. 그래도 나름의 근거가 있고 나름 토론같지 않은가.


하지만 한국인 모두가 이렇게 교양넘치는 신민들은 아니었다.


“뭐? 못 배워먹은 어린놈? 이 늙은이가 뭐라고 국법과 정부에서 결정한 일에 토를...!”


“뭬야? 늙은이? 이 고얀 놈! 부모도 없는 놈 같으니!”


“감히 이 수구 꼴통이 부모를 욕해!”


이렇게 곱지 못한 언어를 서로 교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이런 씨부랄 놈!”


“쳤냐? 이 망할 놈이!”


서로 주먹을 주고받는 경우도 아예 없지 않았다.


지영에게 다행인 점이 있었다면 우선 시대적으로 여성 인권이 상대적으로 높던 시대였다는 점이다.


당의 여성 인권은 법 조항으로 비추어볼 때 썩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어찌 되었건 여제가 있었고 한국에도 여왕이 엄연히 존재했다.


거기에 한국은 지난 27년간 유학의 영향을 꾸준히 지워나갔고 법률상에도 여성의 권리는 비교적 높게 명시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성인 남녀는 휘하 자녀나 봉양해야 할 부모의 인원에 따라 농토를 임대받을 수 있었고 도시에 살면서 방직공장에 취직하는 여성의 수도 슬금슬금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 탓에 생각보다는 찬성파가 많기는 했다.


물론 지금의 다툼은 어찌 보면 그 찬성파가 많아서 일어나는 일이기는 했지만 여튼 싸움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래도 어지간히 찬성파가 적지는 않다는 것이니까.


“알겠네, 계속 추세를 보고해주도록”


“알겠습니다. 그... 싸움이 일어난 자들은...”


“싹 다 구치소에 가둬서 정신 차리게 하게. 법대로 하면 되잖나, 법대로”


안 싸우고도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생각했을 때 굳이 싸우는 이들을 너그러이 봐줄 필요는 없었다.


“그래, 비서실장 노릇은 할 만 한가?”


그 말에 김양순은 그저 웃으며 답했다.


“하하, 전임자가 워낙에 잘해놓고 가서 좋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군. 이상하게 비서실장만 하면 피곤하다는 사람이 많단 말이야.”


“그것참 이상한 일이군요.”


“그렇지? 그건 그렇고 일본에 언제 한 번 가볼까 하는데...”


“... 예?”


“아무리 그래도 장인어른 돌아가시기 전에는 뵈어야지 않나”


김양순은 비서실장이 피곤한 것은 전적으로 저 국왕 때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잠을 너무 오래 잤는지 머리가 아프네요...ㅠ
너무 오래 자는 것도 좋지만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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