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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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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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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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견승주와 새하얀 (1)

DUMMY

-오빠 저 고민 있어요ㅠㅠ


저 채팅을 결국은 읽어야만 할 것 같다. 나도 마침 할 말이 있고.


-하얀아 누나 너무 힘들다··· 상사가 너무 괴롭혀ㅠㅠ

-오늘 회사에서 잘렸어ㅠㅠㅠㅠㅠ 말랑이는 스스로 나와서 다행이야 그런 프로그램에서 탈출한 거자나 대단해ㅠㅠ


자꾸만 종종 올라오는 고민이 있다는 사람의 채팅을 읽었다.


괴롭힘으로 인한 고민들이 대다수였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어쩌다 보니 나가게 되긴 했네요···.”


우리 프로그램 이야기도 많았고.


-자꾸 저만 괴롭혀서 진짜ㅠㅠ 저 자퇴할까요??

“저도 자퇴해서 검정고시 봤어요. 저도 참 힘든 삶이었거든요.”


그 순간 올라오는 많은 물음표의 표시에 웃으면서 말했다.


이거 안 그래도 고아 이미지에 18살 나이에도 고졸이라는 사실에 나중에 한 소리 나올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들면 벗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 학교 다니면서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느라 힘들었거든요.”


어설프게 넘기면서 웃자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반응이었지만, 싸함이 느껴졌다.


그렇겠지.


누가 이런 고민 글에 막 신경 써서 말하겠나.


나는 상황이 상황이니까 하는 거지.


“그래서 검정고시 합격했어요. 대학도 지금 전공이나 다른 공부 하려고 가겠죠?”

-연습생 생활 힘들었겠다ㅠㅠ

-멤버들이랑 그래서 유독 친해 보였구나··· 말랑아ㅠㅠ 고생 많았엉ㅠㅠㅠ

-동정심 유발 오지네; ㄹㅇ 아이돌 하는 애들 다 그랬어 ㅋㅋㅋㅋ 님만 그런 줄 암?


알 수 없는 동정심에 다들 멤버들의 케미만 찾아다녔다.


그런 그들에게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른 채팅을 눈으로 훑으며 읽을 것들을 골라냈다.


-그럼 고등학교는 어디 고등학교였어?

“아, 네제고일 거예요. 거기서 한 2년 다녔었거든요.”

-어? 세이버에 엑스랑 같은 고 출신이네? 친구였어?

“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긴 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고 그 순간 사라지는 분탕 치던 댓글을 보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이야, 이것도 돈으로 되는 건가?


이건 엑스가 겁을 먹은 걸까. 소속사에서 멈춘 걸까.


“헉,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2부 시작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할게요!”


어찌 되었든 간에 더 이상 날 건드리진 않겠지.


생각이 있다면.


시한폭탄인 나를 더 건드리면 터진다는 무언의 압박을 줬으니까.


“형들, 요리 시간이에요.”


핸드폰을 그대로 들고 연습실의 문을 열자마자 땀 냄새가 훅 들어온다.


가을에 무슨 땀 냄새야?


찌푸린 얼굴과 달리 다들 무슨 말이냐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 사람들 요리 시간을 모르는 건가?


“요리를 막내만 하는 거지?”


진의 말에 왜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나 혼자 원맨쇼를 하라니 그건 진짜 아니지.


우리 멤버들 얼마나 먹성이 좋은데···.


“아뇨? 같이 해야죠. 심사위원은 전데요?”

“어? 우리들 알잖아. 라면 물도 못 맞추는 거···.”


하나의 눈동자가 잘게 떨려온다. 목소리도 조금 떨리는 것 같은데 유현과 정한만은 조용했다.


저 둘은 요리를 좀 할 줄 알던가?


“그러니까 하는 거죠. 못 하는 건 꿀잼이랬어요.”

“···잔인해.”


하나의 잔인하단 말과 함께 쓴웃음을 짓는 건 나였다.


괴식 만들어내면 다 먹어야 할 사람이 누군데···.


“먹는 건 저라서요. 저도 희생양이 아닐까요···?”


다 고통받자는 소리지.



* * *



열심히 요리하는데 마녀의 음식이라도 만드는 것처럼 국을 휘휘 젓고 있는 하나와 진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와, 붉고 초록색이 둥둥 떠다니는 액체 음식이다.”

“이상하다. 김치랑 고춧가루, 고추, 고추장을 넣으면 맛있지 않나?”

“··· 뭘 만든 거예요?”

“아, 수제비!”


아무리 봐도 수제비가 되는 반죽이 보이지 않았다.


수제비 반죽 색은 왜 이렇게 또 초록색이고 국은 왜 이렇게 핏물처럼 빨간 걸까.


“··· 다음 음식이요.”


먹어볼 생각을 못 했다.


본인들이 먹으면서도 인상 찌푸리는 걸 내가 먹을 순 없었다.


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었다.


“자, 이게 바로 된장찌개인데.”

“오··· 색깔이 원래 이래요?”


잘하긴 개뿔, 된장 색 그대로 나온 국이 보였다.


이거 짜서 어떻게 먹지?


[괴식을 맛볼 ‘새하얀’의 몸을 위해 미각의 고통이 감소합니다.]


‘안 먹어. 안 먹는다고···.’


그대로 일어나서 된장국과 아예 돌릴 수도 없는 김치 수제비를 보며 새로운 냄비를 꺼낸다.


그냥 처음부터 내가 할걸.


“맛본다며?!”

“그거 먹고 저 식중독이나 위가 구멍 뚫려요.”

“에엥, 이거 그렇게까지 맛없는 음식은 아닌데.”


한 입 먹어보라고 주는 그 숟가락을 억지로 먹자마자 표정이 구겨졌다.


우웩. 반죽과 김치를 담근 국과 고추 향과 고춧가루의 텁텁함이 입안에서 따로 논다.


“콜록, 병원 가서··· 큼, 다들 미각 검사부터 할까요?”

“맛없어?”

“하하하.”


맛없냐는 슬픈 표정을 짓는 하나를 보며 고개를 돌렸다.


마음 약해져서 저거 수습한다고 난리치다간 십몇 인분이 나올 거다.


“··· 하, 물 더 가져오고 재료 더 가져와요.”

“우리 직원들 다 먹이고도 남는 양이 되겠지만.”


살려보자. 그래. 뭐 양이 늘어나면 다들 먹이는 거지.


결국 콘텐츠는 망한 음식 살리기가 되었고 음식을 살려서 맛있게 다들 나눠 먹었다.


“맛있당.”

“많이 드세요···.”


된장찌개도 복구하는 바람에 양이 뻥튀기되어 간단한 계란말이와 반찬들을 꺼내서 먹었다.


괜찮아, 활동 기간이니까···. 이 정도는 먹어도 될 거다. 아마도.

“이거 먹고 우리 운동하러 가야 해요.”


무서운 하얀의 말에 숟가락을 떨구는 진의 떨리는 손이 보였다.


왜 이렇게 운동을 싫어하는 거야?


“운동··· 그래, 운동. 해, 해야지.”


그게 다 라이브로 찍히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 * *



-ㅋㅋㅋㅋㅋㅋㅋㅋ어제 라이브 본 사람?

⤷요리했다면서? ㄹㅇ 요리 천재 새하얀 막냉이 못하는 게 없음 진짜

⤷내 남편임ㅎㅎㅎㅎㅎㅎㅎ

⤷뭔 소리야 우리 집 부엌에서 날 위한 요리 중임

⤷다들 먼솔임 지금 내 옆에 앉아서 티비 보는데 다들 헛소리 ㄴㄴ


-야, 근데 애들 왜 이렇게 요리 못하는 거임? 괴식 창조 잘하던데?

⤷말랑이가 요리 잘해서 그렇다는 피셜이 있더라

⤷너무 재능충 아님? ㄹㅇㅋㅋㅋ


-노래 자작곡 들어봤음? 찐으로 노래 미치는 줄 ㅠㅠ 겁나 좋음 ㅠㅠㅠㅠ

⤷그거 아무리 봐도 V.I.V 곡 아니냐? 진심 좋던데

⤷엥? 븨아븨 곡으로 하기엔 좀 느낌이 다르지 않아?

⤷아니, 딱 이현에게 어울리지 않았어? 딱 듣자마자 이거 이현! 이던데??


참 눈치가 빨랐다. 1부, 2부로 일부러 나누기도 했고 이현에게 줄 곡인데 그걸 알아차린 팬이 있음에 놀랐다.


기사엔 벌써 가득한 세이버에 대한 기사가 보였다.


연습실 앞에서 서서 조용히 사과 패드를 들고 넘기면서 올라온 것들을 눌러보며 보고 있었다.


[새하얀의 폭로 ‘대세 아이돌 에르피아 새하얀과 세이버 엑스 알고 보니 같은 동창사이···’]


벌써부터 떴네. 폭로라고 할 만큼 뭔가 없는데.


어그로를 끌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하는 거로 보였다.


“흐음···.”


악플이 줄어든 것이 확실히 보인다.


생각보다 일찍 접은 것 같았다.


여전히 세이버를 띄우려는 기사는 많았지만.


“이상하네···.”

“무슨 일 있어요?”

“예능에서 주간돌 마스터라고 하는 프로그램에서 하얀이 네가 언급됐다네?”

“저요?”


눈을 깜빡이면서 그게 무슨 소리냐고 이야기하자 매니저의 찌푸려진 미간이 보인다.


“혹시 엑스랑 친구야?”

“네?”

“너랑 친구 사이라고 친하다고 말했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표정을 와락 구겼다.


사과 패드에 보이는 기사들이 또다시 기다렸다는 듯이 바뀌어간다.


저것도 다 돈이겠지.



[세이버의 ‘엑스’는 에르피아 ‘새하얀’과 친해··· 학폭 당하던 하얀을 도와줬었다. 내게 고마워 하던모습이 떠올라.]


S.P Ent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아이돌 SAVER(세이버)는 이름 그대로 음악 시장을 구조하고 구원하겠단 뜻으로··· 저녁 6시에 방영된 ‘주간돌 마스터’ 프로그램에서 에르피아 ‘새하얀’과 친해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학폭이란 것이 있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막기 위해 몸을 날렸다. 그렇게 친해지고 나서야 에르피아의 ‘새하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당시 ‘새하얀’은 음침하고 고아라는 평이 많았던 만큼 오해했었다고. 그때도 여전히 외모는 그대로여서 몇 번이나 감탄했지만, 하얀은 제게 칭찬이 인색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좋은 친구가 잘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는 말을 꺼내어 화제다. 엑스와 새하얀이 다닌 고등학교는 네제고이며···.



끝까지 읽은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이야, 이걸 이렇게 덮으려고 들 줄은 몰랐는데, 교묘하게 나에 대해서 까고 자신은 정의로운 사람으로 둔갑했다.


“하··· 진짜. 이 X끼가 미쳤나.”


웃음밖에 안 나왔다.


최대한 소속사와 멤버에게 피해 안 가려고 노력한 걸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기사를 퍼트리고 있었다.


-와, 어쩐지 애가 음침한 느낌이 들더니 이래서 이런 건가? ㄹㅇㅋㅋㅋ 관상 틀린 적 없죠?

⤷누가 봐도 애가 화사한데 무슨 음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 관상이나 보셈


-올바른 청년이네요. 좋은 이야기에 오랜만에 마음이 따듯하고 좋네요.


-엥? 하얀이 영상 올라오는 거 보면 애가 착하고 형들 되게 챙기던데?

⤷이미지겠지ㅋ 연예인 이미지를 아직도 믿는 애가 있네ㅋ

⤷그렇다고 하기엔 이현이랑도 되게 친하잖음 븨아븨랑도 되게 친하더만

⤷연예인 생각만큼 부질없는 거 없음 ㅅㄱ


-이미지 마케팅 그럼 잘한 거네. 고아에 음침했으면 빼박 아님?

⤷학폭도 이런 거 보면 당하는 데에 이유가 다 있는 듯ㅋㅋㅋㅋㅋㅋ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댓글들을 보며 이 정도면 많이 참았단 생각이 들었다.


이거 더 참으면 더 망치려 드는 건 아닐까?


“한수 형.”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하는 건 뭘까.


이미 내 이미지를 망가트리면서 자기 이미지를 챙겨가고 있는 이 X끼를 위한 지뢰밭은 뭘까.


“어?”

“저 사람 좀 찾아줄 수 있어요? 진짜 급한 건데요.”

“회사에서 따로 알아볼 수 있지.”

“그러면 사람을 좀 찾아줄 수 있어요? 좀 급한데.”


그 당시에 본 사람이 몇 명이었던가.


전교생이 다 봤는데, 그가 이렇게 거짓말로 하늘을 가리려 든다면 나는 그게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보여줘야겠다.


“네제고 중심으로요. 거긴 엑스와 저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요.”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는 거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내는 한수의 얼굴이 두 개로 겹쳐보였다.


아, 또 이런다. 왜 또 이러는 걸까.


“제가 학폭을 당했어요. 견승주 말처럼.”


말을 꺼낸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친다.


갑갑했다.


말을 꺼내는 그 한마디 한마디마다 무거운 족쇄처럼 점점 내 목을 조여온다.


덜덜 떨리는 몸에도 지지 않으려고 몸에 힘을 줬다.


난 말을 해야 하고 그를 무너뜨려야 한다.


“고생 많았겠네···. 그래서 그렇게 다쳐왔었구나. 그래서 엑스가 막아준 거고?”

“견승주가··· 학폭을 막지 않았어요. 형.”


그게 무슨 말이냐고 눈을 크게 뜨는 한수를 보며 떨려오는 몸에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그를 본다.


떨려오는 몸이 심하게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절 폭행한 사람이 견승주니까요.”


그 순간 몸에서 힘이 주르륵 빠진다.


왜 아픈 건지 잘 몰랐었는데, 이젠 조금 감이 잡힐 것 같다.


공통점이 없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통증이 점점 날 덮쳐온다.


“과거가 문제···.”


말을 마저 잇지도 못하고 눈이 감긴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 보이는 선명한 상태창이 보였다.


‘그래, 이번엔 뭘 보여줄 건데?’


[주의! 기억들이 폭주하여 강제 휴식 모드로 돌립니다!]

[해결하기 위해 기억을 열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 마음대로 해라. 뭐든 도움 되는 기억이었으면 좋겠네.’


[‘견승주’와 ‘새하얀’에 대한 오래된 과거를 열람합니다.]



* * *



어린 새하얀은 네제 중학교에 처음 입학한 이후로 계속 친구가 없었다.


그러다가 마주친 견승주는 자연스럽게 어깨에 팔을 얹으면서 웃었다.


부모님이 돌아간 뒤의 하얀은 죽어라 연습생 생활만 했고 그 모습에 자연스럽게 견승주도 연습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야, 나도 너 있는 곳에 합격했다.”

“··· 그래.”

“별거 아니던데? 금방 데뷔할 것 같고.”


데뷔라는 말에 살기를 띠는 하얀을 보며 움찔거린 견승주는 스스로 기분이 상했지만, 그것보다 하얀과 친해지고 싶었다.


재밌는 애가 자꾸 자신을 피하고 말도 안 거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돈도 많고 이만하면 잘생겼고 키도 크고 성적도 중상위권인 내가 뭐가 모자라서?


“그러니까 우리 사이좋게 같이 데뷔나 하자는 말이잖아.”

“야···.”


하얀의 살기를 띤 두 눈이 승주를 향했다.


그 두 눈에선 자신을 꿰뚫는 것만 같아서 섬뜩한 감각이 온몸을 휘저었다.


맹수여야 하는 견승주가 얼굴 빼곤 가진 것도 없는 X끼한테 쫄고 있었다는 것이 기분이 더러웠다.


“데뷔 같은 거 못 한다고.”


새하얀의 두 눈에서 불쌍한 애가 죽어도 못 넘을 산이라도 넘보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건 새하얀 본인을 향한 동정이었고 슬픔이었다.


데뷔하려다가 죽은 내 부모님은? 그런데도 포기하지 못하는 내 꿈은?


다 억울하고 슬펐다.


“야, 세상에 돈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게 어딨어?”

“돈 많으면 가능하겠지. 그렇게 해서 데뷔하면 무슨 소용인데?”


새하얀은 데뷔를 못 한다. 돈도 없으니 이렇게 어린 나이에 데뷔?


꿈도 못 꾸는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을 바꿨다.


내가 돈이 없고 돈이 많아도 그렇게 치사하게 데뷔하지 않았을 거라고.


“야···.”

“꿈 깨고 말해. 돈 많은 너랑 다른 나는 같이 데뷔 못 하니까.”

“야··· X발, 너 지금 뭐라고 했냐?”


돌아서는 새하얀을 불렀지만 돌아보지 않는 하얀을 죽도록 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가진 것도 없어서 매번 비교당하는 형과 자신이 싫은데 꿰뚫어 본 것 같았다.


부모님, 엘리트형이 번 돈으로 사고만 치고 다니는 머저리.


“X발··· 들켰나? 아냐, 아직 알려진 건 없는데···.”


그게 자꾸만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었던 새하얀은 쉬지 않고 데뷔를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잘 시간을 줄여가며 악착같이 살아야만 했다.


‘돈도 없고 부모도 없는 고아니까.’


그렇게 살아야만 했다. 그럴수록 견승주는 새하얀이 짜증 나고 거슬렸다.


돈도 없고 부모도 없는 X끼가 날 보며 동정하고 못 한다고 말하며 무시하는 것이 싫었다.


난 다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쫄지 않고 꺽이지 않는 새하얀 그 자체가 싫어졌다.


“야, 새하얀!”


퍽-


쿠당탕-


온갖 소리가 들려오고 책상에 처박힌 새하얀이 앓는 소리를 냈다.


눈이 내리는 날, 학년이 바뀔 때가 다 되어갈 때쯤 처음으로 사람을 때렸다.


그토록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가 돌이킬 수 없는 원수 사이가 되어버렸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화가 나서···!”

“이게··· 왜 나 때문인데? 맞은 건 나고 하루하루 피 마르는 사람 때린 건 너잖아.”


처음 분노를 표출하게 만든 새하얀은 내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


무시해서 미안하다고.


네가 나보다 가진 것이 많아서 그랬다고.


그렇게 말만 해주면 봐주려고 했었다.


“사과를··· 안 해?”

“내가 사과할 게 뭐가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넌 왜 날 괴롭히는데, 그거에 대해선 사과도 없으면서 나보고는 없는 잘못을 말하고 사과를 하라고?”


새하얀은 절뚝거리면서 옆구리를 잡고 일어선다.


휘청거리는 다리와 널브러진 책상,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


모든 것이 어수선하고 어지러웠다.


“웃기지 말라고 그래. 처음부터 날 괴롭히고 따라다니면서 힘들게 한 건 너잖아.”

“야! 새하얀!!”

“그렇게 내가 힘들게 사는 거 알면서··· 돈 자랑하고 부모님 이야기만 한 것도··· 다 너잖아.”

“네 부모 없는 게 자랑이야? 돈 없어서 너 맡아줄 가족도 없는 X끼가 무슨 가오를 부리냐고 주면 쳐 받아. 거지 X끼가 불쌍해서 받아주려고 했더만.”


그 말에 아무런 말을 못 하는 새하얀이 작아 보였다.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작아 보여서 비뚤어진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었다.


새하얀이 네게 처음으로 보인 반응이었다.


“··· 그러니까 부모가 교통사고 당해 뒤진 거야. X신.”


몸이 떨리는 하얀을 보며 만족하며 웃었다.


그러니까 애초에 내 말을 듣고 내 지시에 따르고 친구 해준다고 했을 때 받았으면 됐잖아.


온갖 감정들이 자신에게 피가 통하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뭐? 이 X끼 지금 뭐라냐?”


웃으면서 옆에 있는 친구를 향해 보다가 새하얀을 향해서 손가락을 뻗었다.


저 꼴 좀 보라는 말에 그 친구도 웃는다.


거봐, 다들 재밌어하잖아.


나만 그렇게 꼬였던 게 아니라니까?


“우리 부모님 교통사고··· 당한 지 어떻게 아냐고.”

“뭐?”


멱살을 잡는 새하얀이 당황스러워 힘이 안 들어가는 건지 밀치자마자 바닥으로 떨어지는 새하얀이 이상했다.


“기사 한 줄도 안 나갔던 그 사고를 네가 어떻게···.”


작가의말

마지막 12시 업로드입니다.

다시 12시에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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