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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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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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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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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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41화. 반인족 울트의 계략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한편, 여기는 봄에 접어든 온대지역 (溫帶地域)의 리반인데, 반인족 중에서 이각족(二脚族)인 대추장 울트의 주거지다.


대추장의 직위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부족의 업무는 추장들과 밑에 있는 참모들에게 모두 맡겼다. 그리고 자신은 오직 천인족의 정보 수집, 다음 전투를 벌일 때를 대비한 대응 전략과 전사 육성(戰士育成)에 전념했다.


가장 큰 성과는 통역 교육을 하는 곳에 일부러 예쁜 여자들만 골라 투입해서 토납술에 대한 정보를 빼낸 것이다. 천인족 남자들에게 몸을 주고 꼬드겨서···.


물론 그 외에도 무기나 지도, 무술 등 여러 가지 자잘한 정보를 빼냈지만.


토납술로 단전호흡(丹田呼吸)을 하여 운기하는 것과 하단전에 축기하는 방법, 소주천과 대주천 및 그 혈자리들에 대해서 알아낸 것만 해도 매우 고무적(鼓舞的)인 일이었다.


통역을 배우는 과정에서 첩보를 빼 오느라 몸을 주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임신해서 출산한 아이들이 벌써 이십여 명.


통역을 배우다 임신을 하면 몸에 병이 들었다 둘러대고 대신에 다른 여자 첩보원을 계속 교체해서 집어넣었다.


이러다 보니 교육이 쉬 끝나지 않고 지지부진하게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천인족으로서는 정말 환장할 일이었다.


혼혈로 태어난 아이들 중에서 천인족처럼 털이나 꼬리가 없이 외형상 구분이 어려운 아이들 십여 명은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처음에는 천인족과 몸을 섞은 여자들을 모두 멸시하였고, 천인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돌연변이(突然變異) 취급을 당했다.


특히 하체에 털이 없고 꼬리가 없는 아이들은 당연히 원숭이 무리에서 꼬리가 없는 병신처럼 놀림감이 되었다.


그러나 대추장 울트는 그런 가족들만 별도로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모든 생활을 보조하면서 보살펴 주었다.


그리고 외양이 천인족과 똑같은 아이들은 특별 대우를 해 주면서, 별도로 조그만 수련 기관을 만들어 천인족의 말과 토납술도 가르쳤다.


물론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어떤 꿍꿍이를 가지고 말이다.


성질이 급한 울트지만 보기와 다르게 생각이 깊었고, 종족의 먼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저 아이들이 언젠가는 반인족을 위하여 큰 역할을 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특히 천인족과의 사이에서 말이다.


울트는 천인족을 겪으면서 반인족보다 육체적으로 더 진화하였고, 한층 더 성숙한 문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오늘은 카린데가 울트를 방문하는 날.


바로 이각족 최고수장인 칸드란을 맡고 있는 카린데가 울트의 천인족 대응책을 살펴보기 위해서 직접 방문하겠다고 사전에 통보한 날이다.


칸드란을 맞이하기 위하여 며칠 전부터 울트네 부족은 사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울트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목욕재계하고 반듯한 상의로 갈아입었으며, 하반신의 털과 꼬리털까지 깔끔히 손질했다.


칸드란이 들어올 대로(大路) 양쪽으로 짧은 몽둥이를 휴대한 경비 병력이 줄지어 늘어서고, 그 뒤로는 칸드란을 환영할 부족민이 줄줄이 들어섰다.


그때 멀리서 뿔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뿌우우우~ 뿌우우우~ 뿌우우우~


칸드란이 근처까지 왔다는 전갈이다.


울트는 부지런히 걸어 나가 맨 앞에 서서,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공손한 마음으로 상전을 기다렸다.


백여 장 앞에 흙먼지가 일더니 시리낙타를 타고 칼을 찬 칸드란 호위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백여 명에 이르는 근육질 전사들은 여러 색깔의 머리를 묶어서 뒤로 넘겼다.


날카로운 눈매는 사방을 주시하였고···.


칼을 어깨에 걸친 채 혹시 무기를 소지한 자가 없는지 눈 여겨 살피는 것이다.


칸드란 앞에서는 허락 없이 쇠붙이 무기를 소지할 수 없었다. 발각되는 즉시 암살 혐의로 처형되는 것이 당연했으니.


호위대가 지나온 길에 먼지가 가라앉을 무렵, 우르들소 여덟 마리가 커다란 마차를 끌고 나타났다.


그 양옆으로는 칼을 차고 시리낙타를 탄 친위대가 마차 뒤로 삼십 장까지 늘어서서 호위를 하고 있었다.


나무로 만든 마차는 얼마나 큰지 마치 집 한 채를 통째로 끌고 오는 듯하여 그 위용이 대단했다.


드디어 그 거대한 마차가 울트 대추장 앞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소리도 없이 매끄럽게 열리는 문!


그 안에서 먼저 칸드란인 카린데가 내리는데, 육 척이 넘는 키에 팔십 줄의 노인인데도 근육질의 풍채를 지녔다.


붉은 털로 뒤덮인 하체에 뒤로 둥글게 말아 올린 꼬리, 빨간 동물의 털로 만든 상의와 모자에 인자한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매.


이것이 드러난 칸드란의 외모인데 그래도 눈빛에는 정기가 어려 있었다. 칸드란 뒤로는 쥰드란을 맡고 있는 울루와 샤드란을 맡고 있는 사와가 내리고 있었다. 이어서 따라 내려서는 것은 대추장들 몇 명과 시중을 드는 시비들······.


반인족은 이각족과 사각족(四脚族)이 각각 별도의 권력 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최고위 권력자는 칸드란과 쥰드란 샤드란이지만, 쥰드란과 샤드란은 칸드란을 지원하고 자문하는 관계로 칸드란이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였다.


칸드란 밑에는 이십여 명의 대추장(부족민 이십만 명)이 있고, 그 아래에 이십 명의 추장(부족민 일만 명)이, 또 그 아래에는 이십 명의 촌장(부족민 오백 명)이 있었다.


그러나 부족민의 수와 관리자의 수는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변했다.


쥰드란은 휘하에 수백 명의 주술사를 거느리고 적과의 전쟁을 지원했다. 전장에서의 환자 치료와 적을 방어하기 위한 진법 설치 등도 병행했고.


샤드란은 일반인에 대한 환자 치료와 죽은 자의 영혼을 부르는 일, 출산을 돕는 산파와 독(毒)의 관리 등을 행했다.


그 외에도 중독과 해독, 점성술 및 예언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촌락 단위로 이런 샤먼 업무를 담당하는 무녀가 한 명씩 주재(駐在)하고, 일부 간단한 주술도 행하고 있었다.


이런 무녀들의 대표자 격인 대무녀(大巫女)를 샤드란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팔십 줄에 들어선 칸드란이 이제 육십 줄에 들어선 울트 대추장 앞으로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어왔다. 마차에서 뒤따라 내린 사람들도 다소곳이 그 뒤를 따른다.


마중나와 있던 울트가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예를 올리는데······.


“대추장 울트가 칸드란님을 뵈옵니다. 어서 오시옵소서.”


“울트 대추장! 오랜만이오. 그동안 천인족을 대응할 업무를 추진하느라고 고생이 많았소. 잘되어 가고 있지요?”


“예, 칸드란님. 모두 칸드란님의 배려 덕분이옵니다. 쥰드란님과 샤드란님, 그리고 여러 대추장들께서도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셨소이까?”


서로 반갑게 인사가 오간다.


이때 하얀 장옷 같은 긴 옷을 머리부터 뒤집어쓴 샤드란이 신기가 어린 눈으로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벌써 육십 줄에 들어선 여인답지 않게 고운 얼굴로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여기는 터가 매우 좋군요. 밝고 강한 기운이 사방에 넘쳐흘러서 삿된 기운이 범접을 못 하겠어요.”


그러면서 가만히 울트를 바라보는데···, 그 말이 무엇을 암시하는지 모두 머리를 굴리면서도 태연한 척했다. 대무녀가 괜히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을 텐데···.


“정말 그런가요? 울트 대추장님은 좋으시겠습니다.”


속내를 감추고 이 사람 저 사람이 축하를 하는데, 그래도 몇 명은 기분이 좋지 않은지 싫은 표정을 지었다.


울트 대추장이 우선 준비된 막사로 안내하여 간단한 다과로 담소를 나누었다. 그리고 준비한 것들을 보여 주기 위해서 직접 설명하며 안내에 나섰고.


우선 커다란 대형 막사가 여러 개 줄지어 있는 곳을 보여 주는데, 문을 열자 육백여 명이 앉아서 눈을 감고 수련을 하고 있었다.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는 천막 안.


“여기가 바로 천인족에서 입수한 토납술을 수련하는 곳이옵니다. 10여 년 동안 수행하여 벌써 제법 진기를 축적하였고, 일반 병사보다 날쌔게 움직이며 싸울 수 있는 전사들이옵니다.”


“이런 전사를 얼마나 양성하였소?”


“이 뒤에 있는 막사들까지 전부 합하면 삼천 명에 이르옵니다.”


“이런 전사들을 더 양성할 수 있으면 계속 늘리도록 하시오.”


“알겠사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막사에 이르니 그곳에선 수련생들이 대련을 하고 있었다.


모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데, 그 동작들이 그동안 보아 온 반인족의 동작보다 무척 빠르고 힘이 넘친다.


일반 병사들 다섯을 붙여서 싸우는 경우에도 전사 한 명을 당하지 못하였다.


칸드란과 쥰드란, 샤드란은 기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반면에, 뒤에 서 있는 대추장들 몇 명은 얼굴이 마치 썩은 생선을 모르고 씹어 먹은 듯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경쟁자가 전보다 더 강해졌기 때문일까?


이어서 근처의 다른 막사로 들어서는데 거기에는 전면에 커다란 지도가 붙어 있고, 각 위치에는 천인족의 문자 아래로 반인족의 기호 문자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여러 자루의 칼과 검이 전시를 하듯이 줄지어 놓였다.


“이것이 바로 천인족이 최초로 만들었다는 이 대륙 전체의 지도인가?”


“예, 그러하옵니다. 종족의 여러 여자들이 자신의 몸을 바치면서 겨우 빼낸 귀중한 자료이옵니다.”


“우리 종족이 오랜 세월을 이곳에서 살았거늘 아직까지도 대륙 전체의 모습이 어떠한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참으로 대단한 종족이로다. 이것을 잘 다듬어서 타 종족에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엄중하게 관리하시오.”


그러면서 앞에 늘어 놓은 칼과 검을 들어서 빛에 비추어 보기도 하고 날을 손끝으로 만지며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 온 무기보다 훨씬 단단하고 예리해 보이는구려. 이제는 성능이 천인족과 같은 수준에 이르렀소?”


“우리 종족이 쓰던 칼보다는 월등(越等)하오나 아직 그들의 무기에는 미치지 못하옵니다. 쇠에 다른 금속을 섞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비율(比率)을 알아내지 못하여 계속 바꿔 가면서 개량을 하고 있사옵니다.”


“참으로 중요한 일들이오. 어떤 일보다 앞서 지원을 해 줄 것이니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하시오.”


“감사하옵니다.”


계속되는 전폭적인 지지에 이제는 뒤에 늘어선 몇몇 대추장들의 얼굴 표정이 아예 똥을 씹은 듯한 표정이 되었다.


‘이러다 저 울트가 칸드란이 되면?’


“다음은······.”


여러 가지 수집한 정보들을 추가로 확인하고 조그만 부락으로 들어섰다.


새로 지은 것인지 나무로 지은 제법 크고 예쁜 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주변에는 나무 울타리도 만들어져 있고.


통상 이각족은 나무 위에 조그만 집을 짓는다. 나무가 없는 곳은 높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나무와 풀을 이용하여 움막을 지어서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린다. 일부는 아직도 땅굴 속에서 살지만.


그런데 이곳 집들은 땅에서 세 자쯤 띄워서 지었고, 안에는 여러 개의 방이 연결된 형태의 큰 집이 아닌가?


이 정도면 추장들이나 살 법한 좋은 집이었다.


모두 웬 집들이 이리 좋은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둘러보는데······.


“여기는 우리 종족을 위하여 희생한 여자들을 위하여 만든 마을이옵니다.


제가 시켜서 종족을 위하여 첩자 노릇을 하다가, 이종족을 꼬드기느라고 살까지 섞다 보니 원치 않은 자식까지 낳은 불쌍한 여자들이옵니다.


그 희생을 외면하고 모두가 마치 벌레를 보듯 하여 제가 조그만 배려(配慮)를 하였사옵니다.”


칸드란이 가만히 울트 대추장을 바라보다가 고개만 끄덕였다.


앞으로 걷다 보니 조그만 막사가 하나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십 명 정도의 아이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털도 꼬리도 없이 아래까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십여 명이나 섞여 있었다. 그냥 보기에는 꼭 천인족 같았다.


앞에서는 젊은 여자가 한참 무엇을 가르치다가 깊숙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데, 칸드란이 손짓으로 계속하라는 표시를 했다.


뒤따라 들어온 사람들이 털도 꼬리도 없이 아래까지 옷을 입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어~ 어~ 저게 뭐야?”


깜짝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질을 하다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한편에서는 불구자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측은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뒤에서는 대추장 몇 명이 ‘병신들이 많네’ 하면서 속닥거리는 것을 칸드란이 매서운 눈매로 훔쳐보고 있었다.


누구는 꼬리도 털도 없는 병신이라고 하고, 누구는 앞으로 종족이 진화할 유전자를 가진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지금 이런 조그만 인식(認識)의 차이가 미래에는 커다란 변화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과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바로 안목(眼目)의 차이 말이다.


이 작은 생각의 차이가 때로는 금수저가 흙수저로 떨어져서 비참한 삶을 살게 하고, 누구에게는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게 하는 길을 열어 준다.


물론 흙수저냐 금수저냐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안목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씨 도둑질로 다른 종족의 우성 유전자를 훔쳐 낸 울트는, 칸드란이 말없이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비록 첩보전에서 의도치 않게 얻어 낸 결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밖으로 나와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돌아오면서 칸드란이 입을 열었다.


“울트 대추장이 한 일 중에서 이게 제일 잘한 일이오. 지금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오.”


그러면서 곁눈질로 속닥거리던 대추장들을 바라보니 그들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하면서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저들이 언젠가는 우리 종족을 위하여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러한 것뿐이옵니다.”


“아무튼 노고가 많았소.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리다. 출출한데 밥 한끼는 준비했지요?”


“이미 준비를 하고 있사오니 어서 가시옵소서.”


울트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그러나 다른 대추장들은 다시 밀리는 것 같으니 별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그 뒤를 따랐다.


경쟁자에서 겨우 밀어 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경쟁을 하려면 경쟁 상대에 걸맞게 자신의 생각부터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 * * * *


한편, 여기는 비월족 영역.


적도(赤道)를 기준으로 반인족과 반대편에 사는 비월족의 주거지는, 요즘 가을이 다가왔지만 아열대 지역이라 낮에는 아직도 무척 더웠다.


특히 열대 지역의 끝자락에 위치한 비샤는 비욜보다 더 더웠고.


그러나 분위기가 매우 냉랭하여 꼭 무슨 사고라도 터질 것 같았다.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마수와 요수, 신수들까지 비샤 위쪽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들의 행동에 제약(制約)이 생겼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접촉은 없지만 전에는 어느 곳에 있는 나무든지 자유롭게 내려앉아서 휴식도 취하고 열매도 따먹으면서 편하게 살았다.


그런데 이제는 잘못하면 공격을 받는 일이 많아졌다. 특히 마수(魔獸)나 요수(妖獸)가 몰려 있는 우르산맥의 북쪽 초입(初入)이 매우 위험했다.


마수와 요수는 비월들을 마치 먹이 사냥하듯이 했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험악하게 생긴 생명체들이 보이지 않게 은신해 있다가 갑자기 덮쳐 오니 조심해도 당하기 쉬웠다.


그래도 신수들이 사는 쪽은 겁을 주어서 쫓아내는 경우는 있어도 죽여서 잡아먹는 경우는 없었다. 신수들도 살생을 하면 자신들의 수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자주 생기고 벌써 몇십 명이 비명횡사(非命橫死)하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점점 험악해지면서 천인족을 규탄하는 소리도 높아졌는데······.


전에는 없었는데 천인족이 나타나고 부터 출현한 것들이라 모두 천인족을 따라온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즐기는 종족이었지만 이제는 천인족을 한번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무리 천인족이 잘 싸우는 종족이라고 하더라도 하늘에서 공격하면 속수무책(束手無策)이 아니겠는가?


화살이 닿지 않는 높이에서 대규모로 한번 공격을 하자는 것이다. 잘하면 멸족을 시킬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러나 비욜만 하더라도 비샤와는 분위기가 정반대였다. 서북쪽 바닷가에 위치해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그곳은 쥬맥과 인연을 맺은 금령월이 좋은 소문을 내고 토납술도 전파하면서 천인족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다.


비욜에서는 요즘 토납술을 배워서 운기조식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고, 날마다 수십 명이 비류월 모자를 찾아와서 토납술을 배웠다.


요즘 비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비류월과 금령월 모자였다.



오늘도 비샤 인근의 여러 비월(飛月 대추장 격, 부족민 사십만)들이 나뭇가지 위에 둘러앉아서 회의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비월이 기유월이었다. 종족수도 몇 안 되고 날지도 못하는 녀석들을 한번 본때를 보여 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당하지만 말고 우리도 한번 시원하게 후려 패자고!”


그러자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도 왕께서 자중(自重)하라고 하지 않으셨소? 조금 더 참읍시다.”


“무슨 소리요? 다른 종족들이 그렇게 덤비다가 다 당한 것이 아니오?”


“······.”


“······.”


모두 용기가 없는 것인지 비겁한 것인지 너도 나도 반대다. 기유월은 그들을 바라보니 참으로 기가 찼다.

41화 울트 대추장 주거지 위치 지도.png

41화 울트 대추장 주거지 위치 지도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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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재회 그리고 새로운 출발 21.06.29 1,367 4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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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회상(回想) 21.06.29 1,367 48 18쪽
46 46화. 복수 준비와 떠날 준비 21.06.29 1,394 47 20쪽
45 45화. 비월족의 패전 대책 21.06.29 1,401 48 19쪽
44 44화. 주작이 준 기연(奇緣) 21.06.29 1,410 48 18쪽
43 43화. 청룡(靑龍) 출현 +1 21.06.29 1,399 48 19쪽
42 42화. 비월족의 습격(襲擊) 21.06.29 1,414 48 18쪽
» 41화. 반인족 울트의 계략 21.06.29 1,444 48 18쪽
40 40화. 또 하나의 경지를 넘다 21.06.29 1,430 48 19쪽
39 39화. 무공(武功) 수련과 첫 전투 +1 21.06.29 1,429 48 19쪽
38 38화. 친구들의 동태 21.06.29 1,424 47 19쪽
37 37화. 생사현관(生死玄關)을 뚫다 +1 21.06.29 1,460 48 20쪽
36 36화. 친구의 선물(膳物) 21.06.29 1,421 48 18쪽
35 35화. 비월족(飛月族) 금령월 21.06.29 1,437 48 18쪽
34 34화. 거인족 사절단(使節團) 21.06.29 1,433 48 20쪽
33 33화. 새로운 신공(神功) 수련 21.06.29 1,461 4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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