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계 어찌 아니 좋을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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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highd
작품등록일 :
2021.08.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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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4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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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복수#4

DUMMY

‘알고 있어. 대단해. 김자량이가 목숨줄이 길기는 긴가 봐. 무당을 하는 연화라는 동생이 있는데. 진짜 동생은 아니고 동생같이 친하게 지내는 아이야. 연화가 얘기하는 바에 따르면 김자량이 전생에 덕을 많이 쌓은 덕에 목숨줄이 길다고 하네. 웬만해서는 죽지 않고 천수를 누릴 거라고 하네. 경비장. 경비장도 잘 아는 바와 같이 나도 서방님의 은혜를 많이 입었어. 그래서 이 한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은혜를 갚고 싶었어. 나는 이 세상에 걸리적거리는 게 하나도 없어. 그래서 서방님에게 몹쓸 짓을 골라서 한 김자량을 처단하는 것만이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다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연화의 도움을 받아서 김자량에게 훼방을 놓았어. 그런데 어쩐 일인지 끄떡도 없어. 오히려 만인지상이 되었다는 소문만이 들려오네. 천하무적이야. 연화 얘기로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는군. 본인이 이 일에 끼어 들어야 한다는 거야.’

‘본인이요? 그거는 거의 불가능한 얘기 같습니다. 마님에게 말씀드리며 쌍지팡이를 짚고 말릴 겁니다.’

‘내가 서방님에게 찾아갔던 것도 가장 큰 이유는 서방님을 설득하는 것이었어. 씨알도 안 먹히더군.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어.’

‘무슨 방법이지요.’

유갑석이 호기심이 동하는지 다가앉는다.

‘연화가 모시는 신들이 본인이 동의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거야. 그래서 형이에게 도움을 받기로 했어.’

‘형이요?’

유갑석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형이가 그러자고 하던가요.’

‘형이는 제 아버지보다 더 분하게 생각하고 있어. 기꺼이 동참하기로 했지. 그렇다고 그 아이를 이 일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자는 얘기는 아니고. 약간의 도움을 받는다는 거지.’

‘그럼 저는 어떤 도움을 드려야 할까요?’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유갑석의 몸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사람이 자꾸 늘어나면 계획이 새 나갈 위험이 있어서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거사를 치를 생각을 하고 있어. 경비장은 가능하다면 거기서 조그만 일 하나만 맡아 주면 돼.’

‘마님. 마님의 생각이 그러시다면 저는 기꺼이 일을 맡겠습니다. 그렇지만 김자량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예요. 몇 번 당했기 때문에 극도로 조심할 겁니다.’

‘그럴 거라는 각오는 하고 있어. 이번에는 미인계를 쓰려고 해. 김자량이 색을 밝힌다고 하니 최대한 무장해제를 시켜야지. 일은 저와 연화가 꾸밀 거야. 경비장은 힘쓸 일만 도와주시면 돼. 또 일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경비장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쨌든, 일을 꾸며놓고 내가 연락을 할게.’


‘언니.’

‘언니라니. 곱단이라고 불러라. 그 인간 앞에서 언니라는 말 나올라.’

‘그 정도야.’

‘그래 무슨 말이냐?’

‘곱단아 우리 고향 한 번 다녀올까? 거사를 치르기 전에 관계도 돈독히 할 겸. 나도 무당일을 당분간 그만두기로 했다.’

‘아씨 좋은 생각이에요.’

곱단이가 연화에게 장단을 맞춘다.

‘곱단아. 너나 나나 사고무친 아니냐? 의지가지할 곳이 어디 있니. 이제 이 일을 잘 치러내고 동기간 같이 의지하며 살자꾸나.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같이 손잡고 저승에 가서 일가 피붙이들을 같이 만나자. 아마 염라대왕님도 손잡고 온 우리를 보면 잘 왔다고 좋은 일을 하다 왔다고 환영하실 거야.’

‘불길한 얘기는 하지도 마세요.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렇지? 송악산 성모 할망에게는 딸이 둘 있었대. 어렸을 때는 형제간에 많이 싸우잖아. 먹을 것 갖고도 싸우고 입을 것 같고도 싸우고. 그런데 그 자매는 너무나 우애가 좋았대. 언니는 동생을 보살피고 동생은 언니를 잘 따르고. 그런데 자매가 시집을 가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는 거지. 언니는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서 떵떵거리며 살게 되었고 동생은 찢어지도록 가난한 집에 시집을 가서 갖은 고생을 하며 살게 되었다는 거야. 어릴 때 같았으면 서로 이해하고 서로 보듬어주고 하며 살았을 거야. 그런데 시집가서 갈라지고 나니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야. 언니는 가난하게 살아가는 동생을 모른 체하고 동생은 그런 언니의 온갖 험담을 하며 다니고. 엄마는 황망한 거야. 누구 편을 들어줄 수도 없고 안 들어줄 수도 없고.’

‘어릴 때 우애가 그렇게 좋던 자매가 그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요?’

‘주변이 바뀌니 그렇게 변하는 거지. 자식새끼 낳고 그거 먹여 살릴라니까 생각이 달라지는 거지. 그래서 성모 할망이 한가지 꾀를 생각해 냈대.’

‘그래서 자매의 사이가 좋아졌나요.’

‘성모 할망이 가난한 딸의 집 앞에 매일 매일 그날 먹을 양식을 놓아두고는 언니가 다녀간 흔적을 남겨 놓았다는 거야. 그런데 쌀을 변통할 궁리를 하다가 둔갑술을 써서 옥황상제의 창고에서 쌀을 훔치고 그 쌀을 가지고 가난한 딸의 집에 갈 때는 천근이 나가는 무쇠 투구, 무쇠 갑옷, 무쇠 신을 신고 천지사방이 다 울리도록 쿵쿵거리며 쌀가마니를 지고 갔는데 이것이 염라대왕에게까지 알려져 염라대왕이 노하여 골탕을 먹이려고 가난한 딸 집에 성모 할망이 가져가는 쌀가마니만큼 언니의 곡식 창고에서 빼내서 하늘 창고에 쌓아 놓았다는 거야.’

‘왜 하필이면 무쇠 신이야. 짚신을 신고 살금살금 가야지.’

‘그러게 말이야. 아마 하늘로 오르려면 그런 중무장이 필요했던 모양이야. 어쨌든 창고에서 쌀가마니가 자꾸 없어지는 것을 눈치챈 언니가 꾀를 내어 쌀가마니에 쌀이 한 톨씩 새 나가도록 자그마한 구멍을 뚫어 놓았다는 거야. 그래서 자기네 집 창고에서 사라진 쌀가마니가 동생의 집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지. 그래서 언니는 꾀를 내어 할망의 무쇠 신을 하늘의 기둥에 묶어 매 놓았다네. 그것도 모르고 무쇠 신을 신고 한발을 내디디자 하늘을 받치던 기둥이 빠졌다는 거야. 난리가 난 거지. 그 통에 하늘은 무너지고 그 밑에 살던 성모 할망의 딸들이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는 거지.’

‘아.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만 했더라면.’

‘그러게 말이야. 그래서 제단을 쌓아 놓고 두 딸의 명복을 빌던 성모 할망이 인간 세상의 조화만이 아니라 하늘나라의 조화까지 알게 되는 신통력을 얻게 되었다는 거야. 그래서 지금도 그 신통력에 기대려고 송악산에 오른다는 거야.’

‘아씨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동안 쌓은 정을 허물지 말아요.’


‘애기씨. 빨리 편지 좀 봐요. 그 인간이 무슨 말을 적어 놓았는지?’

‘그 인간이 마음먹고 거기서 우리를 기다렸던 것 같아. 편지까지 써놓고. 그래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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