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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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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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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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행운과 어두운 그림자

DUMMY

"그나저나 큰일이구나···."


"마스터,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다이어 제국이 멸망했다는구나."


"네?!! 그 다이어 제국이요!!"


로버트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식을 라울은 그대로 믿기 힘들었다.


다이어 제국은 지난 백여 년 동안 중앙 대륙의 질서를 이끌어 오던 중앙 대륙 최대의 군사 강국이었다.


"어느 나라 가요?"


"벤젠 왕국이란다..."


"....."


보통의 공국보다 살짝 큰 정도의 영토를 가진 소국 벤젠 왕국이 다이어 제국을 멸망시켰다니 정말 믿기 힘든 소식이었다.


듣고 있는 자신의 귀를 의심케 만드는 소식에 라울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게 다 마도기 때문이다."


"다이어 제국에도 마도기 소유자가 있지 않았나요?"


"그 속 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마도기들 간의 상성이 좋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지..."


마도기는 과거 신의 권위에 도전하다 멸망한 마도 제국의 유산으로 대륙 곳곳에서 간혹 발견되어 왔었다.



새로운 마도기가 출현할 때마다, 마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적합자를 찾기 위한 아비규환의 사태가 벌어지곤 하였다.



접합자들은 강력한 힘을 지닌 마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마도기라도 접합자가 아닌 일반인 손에서는 단지 잘 만들어진 물건들에 불가하였다.



마도기들은 모두 각기 다른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모든 대륙의 사람들은 새로운 마도기의 출현과 접합자에 관한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여 왔다.



* ***** *



"그동안 얼마나 실력이 늘었나 한번 볼까?"


"네!"


훈련장에 들어선 라울은 오랜만에 마스터 앞에서 실력을 검증받는 자리여서 그런지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하였다.



합! 야하합! 합!


라울은 그동안 힘들게 갈고닦았던 검술을 짧은 기합과 함께 선보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펼쳐지던 검술 동작은 점차 힘을 받기 시작하자 빠르게 속도를 더해 갔다.



지금 라울이 펼치는 검술은 네드리아 기사단의 정규 기사들이 사용하는 검술이었다.


본디 라울은 할란드 가문의 검술과 오러 연공 법을 배우고, 수련하여야 했다.



그러나 부모님이 실종되신 당시 라울은 검술을 배우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다.


가문의 모든 것들을 들고 사라진 누나 때문에 라울은 할란드 가문 검술과 오러 연공법을 배울 기회조차 없었다.



"발이 멈췄다! 더 빠르게!"


"거기서는 검과 팔이 따로 움직이면 안돼!"


"온몸을 실어라!"


라울이 검술을 펼치는 중간중간에 로버트는 마스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지이잉...


라울이 땀방울을 흘리며, 후반부 검술 동작을 펼치자 아직은 희미하지만 오러의 힘이 실린 검 울음이 훈련장에 울려 퍼졌다.


오러는 칼 밥을 먹는 자라면, 그 누구나 동경하고 얻고자 하는 힘이었다.



오러는 소수의 뛰어난 전사나 용병들 그리고 귀족 가문의 비전 수련법을 익힌 기사들만이 소유한 힘이다.


연약한 인간들이 몬스터와 마수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힘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오러를 능숙하게 사용한다면, 신체 능력을 강화하거나 검으로 검기를 만들 수 있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자라면, 힘없는 노인 이라도 검기로 커다란 바위도 두 동강 내버릴 수 있는 능력이었다.



"짝짝짝, 나무랄 곳이 없는 검술 이였다."


"감사합니다. 마스터!"


"중간에 검술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 어딜 가서든 네 몸 하나는 건수 할 수 있겠구나."


"....."


"검을 휘두를 때는 매번 정확한 동작과 함께 호흡이 일치되어야 한다. 이점을 꼭 명심하거라."


"네! 마스터!"


"수고했다. 훈련 도구들을 마무리하고, 약초 공방에 가 보거라. 일손이 필요한 거 같더구나."


"네 마스터, 수고 하셨습니다."


격한 훈련 때문에 온몸이 쑤셔 왔지만, 아직 수습 기사 신분인 라울에게는 무술 수련 이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어떤 때는 주방에서, 가죽공방에서, 대장간에서, 약초 공방에서, 마구간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일손을 도와야 했다.





"아···.시원하다."


네드리아성 인근 숲에 있는 작은 폭포수에서 흘러나온 물줄기는 늦가을의 차가운 공기를 머금었는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연못 물은 너무나 투명하고 맑아 바닥에 깔린 자갈돌 사이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 하나하나까지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한가로운 시간은 정말 오랜만이네."


약초 공방 연금술사 영감의 지시로 허브 몇 종과 약초를 구한 라울은 차가운 폭포수 연못물에 발을 담그고 오랜만의 사색에 잠겼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위로는 새하얀 뭉게구름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었다.



"몇 달만 지나면, 드디어 정식 기사가 되는 건가?"


"서임을 받고 나면, 할라드 성에도 다시 한번 보고 싶..."


"우아악! 사람 살려!"


"응? 헥터 님의 목소리잖아!"


라울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겨진,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과거의 기억들을 회상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다급히 들려오는 헥터의 목소리에 라울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서둘러 허리에 검대를 차고, 손에 전투용 활을 챙긴 후 비명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급히 뛰어갔다.



"역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


조금 달려가자, 저 멀리에서 무릎까지 올라온 풀숲을 헤치며, 황급히 뚜어가는 헥터의 모습이 보였다.



꾸에에엑! 꾸엑!!!


그 뒤로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괴성을 지르는 진한 갈색 털을 가진 거대한 짐승이 보였다.


창날처럼 날카롭고 길쭉한 송곳니를 가진 숲멧돼지였다.



놈은 건강한 황소 만큼 덩치가 매우 컸다.


수백 킬로의 몸무게를 실어 곡도 처럼 휘어진 송곳니로 들이받는다면, 웬만한 몬스터들은 일격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X발! 무슨 멧돼지가 저렇게···. 헥터님! 이쪽입니다!"


"라울형!!"


"빨리!! 이쪽으로 뛰어오세요!"


어린 나이에 죽음의 공포와 마주쳤던, 헥터의 얼굴은 흙과 눈물이 뒤엉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이 자리에 라울 이외에 사람이 없었기 망정이지, 다른 누가 보게 된다면 헥터의 명예에 흠집이 생길만한 일이였다.




꾸이이이잌!!!


"허!"


초심자의 행운이 따른 건지, 라울이 날린 화살은 바람을 가르고 날아가 숲멧돼지의 왼쪽 눈에 틀어박혔다.



왼쪽 눈에 생긴 상처 때문에 화가나 숲멧돼지는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준 라울을 향해 돌진해 오기 시작 했다.



"미친!"


작은 나무 등을 그대로 박살을 내며, 무섭게 달려오는 놈의 모습에 라울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거 같았다.



연이어 날아간 두 발의 화살 모두 숲멧돼지에게 명중하였다.


그러나 두터운 가죽과 지방층 때문인지, 조금 비틀 거릴뿐 이었다.


무섭게 달려오는 놈의 기세는 꺾지 못했다.



슈우우욱!


꾸에에엑!!! 쿠웅!



라울에게 다시 한번 더 행운의 여신이 찾아와 주었다.


마지막으로 날린 화살이 놈이 긴 혀를 내밀며, 입을 활짝 벌리는 순간 입속으로 꿰뚫고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숲멧돼지는 끔찍한 비명을 길게 내질렀다.



놈은 달려오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육중한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꼬꾸라졌다.


그리고 라울의 바로 근처까지 굴러온 놈은 울부짖으며 발광하다가 서서히 죽어 갔다.



"정말로 지독한 놈이네... 라울형, 역시 대단해!"


"헥터님, 조심하세요! 아직 놈이 살아 있습니다."


어느새 라울에게 다가온 헥터는 이제는 안정을 찾은 듯 평소의 장난기 많은 도련님으로 돌아와 있었다.


어디서 주워 왔는지 기다란 나뭇가지로 숲멧돼지를 찔러 보며, 라울을 칭찬하기 바빴다.



"이거 봐! 이제는 죽었는걸!"


"네, 혹시 모르니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라울은 검에 검기를 끌어올려, 섬광처럼 빠르게 숲멧돼지의 목을 갈라 버렸다.



숲멧돼지의 거대한 몸통에서 검붉은 선혈과 함께 머리통이 분리되어 툭 하고 떨어졌다.


거칠게 뿜어져 나오는 놈의 피가 바로 앞에서 장난을 치고 있던 헥터의 온몸을 적셨다.



"라울형! 이게 뭐야···! 에이..."


"으흠···. 안전을 위해서..."


헥터에게 핀잔을 듣게 된 라울은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라울도 설마 이렇게까지 피가 뿜어져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 ***** *



"정말로 최고였어!!"


"휙 하고 검을 내지르...."


성안의 커다란 창고 앞에 모인 많은 사람은 헥터가 숲에서 오늘 겪은 이야기를 듣는 중이다.


사실보다 과장되게 꾸며진, 라울의 활약상 이야기에 사람들은 연신 감탄하며 놀라워하였다.



"라울, 헥터님의 말이 사실이냐?"


"꺄아아! 라울 수습 기사님 너무 멋져요!"


"뼈와 가죽을 제외하고도 고기만 500킬로가 넘더라고!"


"우와! 이 정도면 잔치를 벌여도 다들 충분히 먹을 수 있겠는걸."


"이제는 코흘리개로 볼 수 없겠군."


"라울도 몇 달 후면, 성인식을 치를 나이야."


"확실히, 아이들은 빨리 자라지."


사람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지만, 대부분이 칭찬 일색이었다.


정작 이야기의 주인공인 라울은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이 빨간 사과처럼 붉어져 있었다.


거대한 숲멧돼지와 라울에 관한 이야기는 이후 보름 가까이 네드리아 내성 식솔들 사이에서 회자되었다.



라울은 수리가 필요한 수련용 철검들을 가지고, 가문 직영 대장간을 찾아갔다.


이곳 대장간은 네드리아 가문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사용하는 전투용 무구들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수리하는 곳이다.



대장간 안에 들어가자, 대장장이들이 진땀을 흘리며 뜨거운 열기와 싸우고 있었다.


붉게 달아오른 쇠붙이를 한 명이 철 집게로 붙잡고, 나머지 여러 사람이 함께 망치로 두드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이쿠! 이게 누구야? 네드리아성의 영웅 라울님이 아니신가?"


"보리스님..."


"하하하.... 그 고물들은 저쪽에 내려놓거라."


이곳 대장간의 수석대장장이 보리스는 오랜만에 얼굴을 본 라울을 살짝 놀려 주었다.


라울이 몹시 당황해하는 표정을 보자 보리스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잠시 이쪽으로 와 보거라."


"제 도움이 필요 하신가요?"


"네가 입을 갑옷을 한 벌 만들어야 하거든."


"네에? 보리스 님이 제 갑옷을요?"


"그래, 영주님께서 이번에 있었던 일에 대한 보상으로 라울 너의 갑옷을 만들어 주라고 명하셨다."


"하···. 하하하, 믿겨 지지가 않네요. 제가 아닌 누구라도 헥터님을 위해 앞으로 나섰을..."


"아무튼! 이리 와 보거라. 신체 치수를 확인해야 하니."


"네."


"영주님께서 특별히 좋은 재료를 사용하라고 명하셨으니, 나도 오랜만에 특제품 하나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올해 43살인 보리스의 태생은 중앙 대륙이 아닌 바다 건너 위치한 북 대륙에 있는 나라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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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예상치 못한 먹구름 1 +2 23.05.11 2,395 50 12쪽
6 소가주의 목숨값 +6 23.05.11 2,532 50 11쪽
5 전생과 이능 +5 23.05.10 2,749 59 11쪽
4 네드리아성의 위기 +6 23.05.10 2,790 62 11쪽
» 행운과 어두운 그림자 +7 23.05.10 2,885 60 11쪽
2 수습기사 라울2 +4 23.05.10 3,158 68 12쪽
1 수습기사 라울1 +10 23.05.10 4,387 7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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