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생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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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글
그림/삽화
검글
작품등록일 :
2023.06.25 22:23
최근연재일 :
2023.08.15 21:33
연재수 :
3 회
조회수 :
135
추천수 :
5
글자수 :
8,969

작성
23.06.30 15:04
조회
34
추천
2
글자
6쪽

달빛

DUMMY

소년에게 이름은 없었다.


어디에서 태어났는지,언제 버려졌는지조차 소년은 기억하지 못했다.


소년이 아는 것은 단 하나, 살기 위해서는 남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거나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만은 알았다.


필사적으로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노력하던 소년은 어느 날, 자신의 운명을 바꿀만한 사건을 겪게 된다.


그 날은, 보름달이 높게 뜬 밤이었다.


오늘도 소년은 끼니를 재대로 채우지 못해 물 배라도 채우려 숲 속 개울가에 가던 중이었다.


채앵! 채앵!


그러던 중, 갑자기 숲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마치 마을 대장간을 지날 때마다 들리는 소리와 같았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였다.


소년은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나는 쪽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그곳에서는 갈색 삿갓을 쓴 검사와 온 몸을 검은 천으로 두른 복면인이 싸우고 있었다.


소년이 보는 그들의 움직임은 사라졌다 나타났다 를 반복하고 있었고,달빛에 반짝이는 검들은 서로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광경은 시정 잡배들의 싸움이나 보던, 소년에게는 너무나 신기한 광경이었다.


소년의 눈에 담긴 달빛에 반짝이는 검들은 마치 반짝이는 별 같았다.


소년의 가슴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그 광경을 한 장면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떴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삿갓을 쓴 검사의 검이 빨라졌고 복면인의 검은 점차 밀려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삿갓을 쓴 검사가 복면인의 검을 튕겨내고 달빛이 물든 검으로 복면인의 목을 벨 때 소년은 생에서 느껴보지 못한 설렘을 느꼈다.


그 이후, 목을 잃은 복면인은 몸은 쓰려졌고 삿갓을 쓴 검사는 떨어진 목을 줍고 서는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풀숲에서 보던 소년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며, 조심히 목이 잘린 시체 다가갔다.


그곳에서는 복면인의 튕겨나간 검이 보였다.


달빛이 비추는 그 검은 마치 아름다운 별이 바닥에 떨어진 듯했다.


소년의 손에 떨어진 별이 담기고, 소년은 운명을 느꼈다.


그의 가슴은 터질듯이 두근 거렸고, 손에서는 식은땀이,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검만을 들고서 바라봤다.


그때, 그의 머리 속에서 복면인과 삿갓을 쓴 남자의 싸움이 생생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소년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싸움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의 몸 동작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올랐다.


"웬 소리가 들리나 했더니 꼬맹이랑 시체!?"


그때 풀숲에서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 두 명이 나왔다.


"저 말라 비틀어진 꼬맹이가 저랬을 일은 없고...여기 누구 있었나?"


"야, 저 검, 좀 비싸 보이는데?"


"오! 오늘 운수가 좋네. 야, 꼬맹이 5초안에 그 검 내려놓고 튀면 살려는 주마."


그들은 홀로 다니는 행인이나, 규모가 작은 상인들을 습격하는 산적들 이였다.


하지만 정작 소년은 산적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미친 사람처럼, 검만 바라봤다.


이 순간에도, 소년의 머리 속에서는 갈색 삿갓을 쓴 검사와 검은 복면인의 싸움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재생되고 있었다.


달빛을 받아 춤추는 검, 서로의 목숨을 걸고 싸우는 그 모습, 소년의 뇌 속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 뇌리에 박히기 시작했다.


그때, 몸과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산적이 오른손에 든 도를 흔들거리며 다가왔다.


"...꼬맹아 내 말 안 들리냐?"


"야 이 병신아~ 걍 쳐 죽이고 뺏어."


"...시발 애새끼 죽이면 잠자리 사나운데"


한 손에 도를 든 산적이 자신의 1.5배 가량은 작은 소년 앞에 섰다.


그 순간, 소년은 검을 바라보던 얼굴을 홱 하고 들어 산적을 쳐다봤다.


산적은 순간, 흠칫 했다.


그 모습이 흡사 한 마리의 굶주린 맹수를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새끼 눈깔 하고는.."


산적이 소년에게 도를 휘두르려고 팔을 움직이는 순간.


"...어?"


소년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산적은 "달빛"이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시야가 돌아간다.


시야의 중앙에는 목을 잃고 쓰러지는 자신의 몸이 보인다.


"뭐...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남은 산적은 자신이 본 광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방금까지 도를 휘두르려던 동료의 목은 갑자기 하늘로 떠올랐고, 그 피가 자신의 얼굴에 튀었다.


그리고 동료의 시체 옆에 선 소년은 피를 둘러 쓴 채 황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흡사,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요괴와, 비슷했다.


"시..시발 오지마! 오지 말라고!"


산적은 들고 있던 도를 허둥지둥 소년에게 겨눴다.


그러자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소년의 모습이 갑자기 흩어졌다.


"죽일 생각을 했으면, 죽을 각오도 했어야죠."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더 이상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의 옆에서 나타난 소년이 단칼에 목을 베어냈기 때문이었다.


..털썩


목을 잃은 시체가 바닥에 떨어지서 소리를 내었다.


..두근..두근


소년의 심장이 미친 속도로 뛰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한 살인 때문이 아닌 검을 휘둘려 산적의 목을 베는 감촉이 너무나 좋아 가슴이 뛰었던 것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움직일 수 있었을까? 그저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하려 했을 뿐인데 마치 검술을 수년 한 사람처럼 능숙했다.


소년은 뒤를 돌아봤다. 밤하늘의 달빛이 시체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검을 쳐다봤다. 밤하늘의 달빛이 피로 물든 검을 비추고 있었다.


길바닥 버려진 음식이나 주워 먹으면서 삶을 이어가던 거지는 이제 없었다.


그저 검에 미친 "광인" 만이 서있을 뿐이었다.


소년은 한 손에 검을 꼭 쥐고서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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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발하임 23.08.15 19 1 12쪽
» 달빛 23.06.30 35 2 6쪽
1 프롤로그 23.06.27 82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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