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인데 용사 파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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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작품등록일 :
2023.11.21 08:43
최근연재일 :
2023.11.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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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었는뎁쇼

DUMMY

"...?"


분명 자신이 소멸할 것을 생각하고 있던 마왕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알기론 악마들은 인간들과 달리 죽음을 맞이하면 소멸하기에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뭐래도 자신은 사후세계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왜냐고? 소멸된 악마가 어떻게 의식이 남아있으며 심지어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겠는가. 물론 이것도 이상하지만 더욱 이상한 것은 하나 남아있었다.


"이, 이게 무슨?"


자신의 목소리라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얇은 목소리. 심지어 눈앞에 보이는 비실비실한 팔다리는 자신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의문을 뒤로한채로 마왕은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에 있는 거울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 이상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얼굴은 이 상황을 이해시킬 수 없었다.


"...데이먼?"


거울에 비춰지는 얼굴은 분명히 자신이 알고있는 얼굴이었다. 용사의 동료였으나 그를 배신하여 용사를 시련에 빠뜨린 자, 데이먼이 틀림없었다. 아직은 앳되보였으나 분명 데이먼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여긴?"


자신이 데이먼의 육체에 깃들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마왕은 주변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모든 물건에는 검, 지팡이와 같은 무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문양이 새겨져있었다. 이 문양은 분명히 용사를 키워내는 아카데미, 하르마게돈의 문양이 틀림없었다.


"설마 데이먼의 육체에 들어온 것인가...?"


데이먼은 용사의 각성제로 쓰기위해 하르마게돈에 보낸 악마였다. 아주 하찮은 악마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하르마게돈에 입학 할 수 있었다. 쥐꼬리만한 '마기'[魔氣]는 그가 악마인지도 모르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크아아악! 개씨발!!!"


태어날때부터 막대한 힘을 가지고있었기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던 마왕. 그렇기에 그는 바람만 불기만해도 부서질것같은 이런 육체를 가지자마자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폭하게 변하였다.


"나는 마왕, 데모고르곤이란 말이다! 어떤 개새끼가 이런 몸에 나를 쳐 넣은거야!!"


난폭하게 변한 마왕, 아니 데이먼은 그 즉시 주변의 물건을 집어던지며 날뛰었다. 그러나 데이먼의 연약한 육체는 잠시 격렬한 움직임을 하였다고 금새 지치고 말았다.


"나 왔다. 데이먼."


제 풀에 못이겨 바닥에 탈진한 상태로 누워있던 데이먼의 방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들어왔다. 들어오는 사람은 데이먼도 잘아는 사람이었다.


"카엘...!"


그는 휘장찬란한 금발과 차분한 벽안을 지닌 미남이었다. 데이먼의 표정은 그를 보자마자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그는 자신을 이 빌어먹을 육체에 들어오게 만든 장본인인 용사였으니 말이다.


"어...잠시 나가줄까?"


갑작스러운 적의에 당황한 카엘은 방문을 닫고 나가려고했다.


"크아아! 죽어라! 이 빌어먹을 새끼야!"


데이먼은 연약할지라도 악마이긴했다. 그렇기에 악마의 힘인 마기를 운용할 수 있었고, 그는 즉시 쥐꼬리만한 마기로 기력을 회복하고는 카엘에게 달려들었다.


퍽!


본래라면 이런 최하급 악마일지라도 평범한 인간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다. 그러나 그가 달려든 카엘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하르마게돈의 수석 입학자이자 엄청난 기연들로 17세의 나이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반사적으로 내뻗은 주먹이 데이먼을 그 즉시 기절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야! 야! 정신차려!"


카엘은 쌍코피를 흘리며 평온한 표정으로 기절한 데이먼의 뺨을 때리며 정신을 차리게 하려했으나, 불행히도 살짝 치기만해도 일반인들은 뼈가 부러지는 그의 힘은 데이먼을 더욱 깊게 기절하게 만들었다.


***


프린세스 메이커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인계에서 제작한 게임인데 간단히 말하면 딸을 입양하여 공주로 만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왜 이것을 설명하냐면 마왕, 데모고르곤이 이를 감명깊게 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깊게 감명을 받았는지 몰래 인간 귀족으로 위장하고, 딸을 입양하여 공주로 만들어서 프린세스 메이커 실사판을 직접하기도 했다.


어느날, 데모고르곤은 이내곧 이 것이 자신의 평생 숙원을 해결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데모고르곤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 그 자체였다. 그의 막강한 힘은 단신으로 천계를 침공했음에도 천계를 멸망시킬 정도였으며 마계와 인계에서 가진 권력은 고금을 뒤져봐도 없을정도의 권력이었다.


그렇기에 데모고르곤은 지루함을 거의 평생동안 느꼈다. 하물며 쥐꼬리만한 권력을 가진 귀족들도 지루함을 못이겨 마약을 하는데 그는 더더욱 심각한 지루함을 느꼈다.


이로써 그의 숙원은 더이상 지루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 되었는데 프린세스 메이커 실사판은 그의 숙원을 이뤄줄 귀중한 단서였다. 과연 프린세스 메이커가 아닌 히어로, 즉 용사 메이커를 한다면 어떨까?


용사에게 귀중한 기연들을 듬뿍주며 탄탄대로를 걷게만듬으로써 자신을 죽일정도로 강하게 막든다면? 그러면 용사는 자신을 이 지루한 인생, 아니 마생을 구원해줄 만큼 짜릿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물론 자신이 죽을 수도 있지만 그정도의 짜릿한 경험을 겪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었기에 데모고르곤은 그 즉시 히어로 메이커를 실행하였다.


***


"끄으으...여기는...?"


힘겹게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 자신을 마주하고있었다. 그의 옆에는 누군가가 서서 그의 몸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주입하고 있었다.


"...짐이 얼마나 기절하고 있었나?"


자신의 몸에 주입되고있는 액체의 정체가 포션인 것을 깨달은 데이먼은 옆의 사내에게 질문하였다.


마왕이 하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은 아무리 데이먼이라는 약한 육체로 빙의되어도 당연한 것이었다.


"여기는 5천년 후 미래라네."


옆의 사내는 데이먼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해주었고, 데이먼도 순간 '5천년 후 미래구나...'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납득할 뻔했다.


"...뭣?! 5천년 후 미래? 이런 씨발?"


"껄껄, 농담일세."


5천년 후의 미래라는 개소리를 철떡같이 믿고 데이먼은 또다시 날뛸뻔했지만 이내곧 사내의 말에 겨우 진정했다.


"자네는 고작 5시간만 기절하고있었다네. 뭐, 이미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카엘의 손찌검에도 5시간만 기절한거면 기적이긴하지만."


"..."


데이먼은 눈을 감고 생각에 빠졌다. 자신이 어째서 데이먼의 육체에 들어왔으며 어떻게하면 마왕의 육체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말이다.


물론 고작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였지만 말이다.


"하아...일단 짐의 육체를 회복시켜준 것에 고마움을 표하겠다. 그대의 이름은?"


도저히 답이 안나오자 데이먼은 한숨을 쉬고 옆의 사내에게 질문하였다.


"보건교사, 세루나 림몬일세."


세루나는 하대에 그닥 기분이 상하지 않는 듯,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


세루나 림몬. 분명 머릿속에 있는 이름이었다. 차 마실 시간이 지나자 겨우 데이먼은 그 이름을 떠올렸다.


"아! 그래! 짐이 보냈던 그 의사로구나!"


그는 히어로 메이커를 할때 자신이 보냈던 악마였다. 마계에서 의사가문으로 유명한 림몬 가(家)의 인물로써 히어로 메이커에서 카엘에게 영약들을 듬뿍 먹이는 인물이었다.


"에...?"


뭔가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루나. 그때 데이먼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의문을 가지지 말거라. 짐이 마왕이다."


세루나는 데이먼이 악마인 것은 알고 있었다. 마왕이 자신을 보낼때 데이먼이라는 악마가 카엘과 친하게 만들라는 임무 또한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데이먼이 자신에게 하대를 하여도 세루나는 그닥 상관을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의 최후는 카엘에 의한 소멸이었으니 불쌍한 사람에게 적선이라도 하는 셈으로 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데이먼은 머리에 총이라도 맞았는지 자신이 마왕이라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뭐, 내가 마왕께서 보낸건 맞지만 내가 알고있는 마왕님은 자네가 아닌데?"


"당연하다. 짐은 미래에서 히어로 메이커를 성공하고 죽음을 맞이한 마왕이니 말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비천한 육체에 들어왔지만."


"흐음...그렇다면 당신이 미래의 마왕이라는 증거를 대보시오."


회귀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가장 위대한 72개의 가문의 가주들도 고작 시간을 엿보는 것이 최대이니 말이다. 그러나 마왕이라면 가능 할 수 도 있었다. 고금을 통론하여 최고의 권능을 가진 마왕이었으니 말이다.


"증거라...어떤걸 원하는가."


"당신의 마기를 보여주시오."


마기는 영혼의 힘이기에 위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데이먼이 마왕인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서 마왕의 마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쉬웠다.


"짐의 마기는 모두 데이먼의 마기에 잠식되었기에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내가 당신의 말을 믿을 이유도 없..."


"그러나."


데이먼은 이어지는 세루나의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말했다시피 짐은 미래에서 히어로 메이커를 성공시키고 이곳에 왔다. 그렇기에 과거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알 수 있지."


"그렇다면 평범한 악마라면 알 수 없는 과거를 말해보시오."


"짐이 단신으로 천계를 멸망시킨 날. 지쳐있던 짐에게 가장 위대한 72가문의 가주들 찾아왔다. 그리고는 이제 마계도 왕정체제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도입해야한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며 죽이려고 하더군."


"..."


"물론 아무리 지쳐도 짐은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마왕이기에 그깟 놈들이 덤비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죽기 일보직전까지 만들었지."


데이먼은 72가문의 가주들, 즉 대악마들이 바닥에 기어다니며 살려달라는 것이 생각났는지 클클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적어도 100년간은 요양을 해야할 것이 분명한 부상을 입은 가주놈들이 이상하게 다음날에 멀쩡히 걸어다니더군."


"..."


세루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데이먼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짐은 한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저들이 멀쩡히 걸어다닐려면 치료의 권능을 가진 유일한 가문, 림몬 가의 힘이 필요하다는 결론 말이다."


72가문의 가주들이 반역을 꿰했다가 실패하였다는 것은 극비였다. 마왕의 자리는 정정당당한 결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자리다.


그런데 위대한 가주들이 암습을 통해 마왕의 자리를 얻고, 왕정체제를 폐지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사실이 만약 일반 악마들에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개돼지같은 악마들은 마왕에게 더더욱 충성하며 72가문을 적대할 것이 뻔했다.


"왜 림몬 가의 힘을 빌렸냐고 한다면 자신들이 만약 마왕에게 덤볐다면 이렇게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겠냐고 주장하기 위해서였겠지."


"하아..."


한숨을 쉬며 담배를 한대 물어든 세루나는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뭐, 짐은 그 일을 트집잡을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별의미 없는 행동이 되었지만 말이다...이 정도면 믿을만 한가?"


데이먼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담배연기를 내뿜는 세루나를 바라보았다.


"뭐, 일단은 믿어드리겠습니다. 그 일은 72가주와 림몬 가의 일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일이니 말이죠."


당시의 72가주와 림몬 가는 한가지 맹세를 했다. 이 일을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외부에 유출하지 않고, 만일 이 일을 유출한다면 소멸한다는 맹세를 말이다.


그렇기에 세루나는 그 일, 마계혁명때 있었던 일을 말하는 데이먼이 마왕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래서, 마왕님. 이제 무엇을 할 예정입니까."


세루나는 다 핀 담배꽁초를 휴대용 재떨이에 비비며 데이먼에게 물었다.


"히어로 메이커를 그대로 진행할 수는 없을 듯하다. 데이먼은 용사의 각성제역할을 하기에 소멸이 필수적인데 또 소멸을 당하기는 싫다."


"그렇다면?"


"짐만 알고 있는 플랜 T-21를 실행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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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왕이었는뎁쇼 23.11.21 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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