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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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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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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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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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빵셔틀 킬러?

DUMMY

유럽에서 나인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 영화를 즐겼다. 흔히 말하는 한류 빠돌이로 유럽에 한류 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한국 드라마와 예능 방송 VOD를 구해 마치 라디오처럼 들어 왔다.


유럽에서 나인은 피부색이 다른 아시아 이방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한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집착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한국말도 한국 드라마를 통해 거의 배웠다.



*


“빵셔틀? 2호?”


순댓국밥집에서 빨간 머리 양아치가 말한 빵셔틀 2호의 뜻을 나인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눈치껏 빵셔틀 2호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불량학생이 약한 친구들에게 빵 심부름을 시키는 빵셔틀. 그리고 그 빵셔틀 1호가 병태, 2호가 자신 그러니깐 동생이었을 거라는 추측이었다.


“나 기억 안 나? 강봉 고등학교 짱. 이명우.”


명우의 말에 병태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표정으로 보아 명우에게 괴롭힘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어 보였다.


“혹시 내가 너 같은 양아치 빵 심부름했냐?”


나인의 물음에 명우는 헛웃음을 짓고는 그대로 나인의 얼굴에 싸대기를 날렸다.


아니, 날렸는데 나인이 명우의 손목을 잡아채고는 그대로 우악스럽게 꺾어 버렸다.


“아악!”


부리질 듯 꺾여 버린 손목 때문에 명우는 그대로 무릎 꿇고 말았다.


“그 손 안 놔!”


함께 온 스포츠머리 양아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나인은 젓가락 하나를 들어 스포츠머리 양아치에게 날렸다.


젓가락은 스포츠머리 양아치 오른쪽 관자놀이를 살짝 스치며 지나가 그대로 벽에 꽂혔다. 순간 스포츠머리 양아치는 오줌을 살짝 지리고 말았다.


“넌 빠져라.”


나인의 눈빛과 목소리에 살기가 담겨 있었다.


그 살기에 스포츠머리 양아치는 꼼짝 못 하고 얼어붙었다.


예전의 나인이었다면 이 둘의 목숨은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한국 게다가 경찰 신분의 동생 몸이라 최대한 성질을 죽이고 있었다.


“다시 한번 묻는다. 내가 너 빵 심부름했냐?”

“미안해. 내가 잘 못 했어.”


팔목이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명우는 저항하지 못하고 용서를 빌었다.


“좋아. 대신 가서 빵 두 개만 사 와.”


손목을 놓아주며 나인이 말했다.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명우가 나인을 노려봤다.


나인은 신경 쓰지 않고 순댓국을 떠먹었다. 싸워서 이길 상대가 아니라는 걸 직감한 명우는 스포츠머리 양아치와 함께 슬금슬금 문 쪽으로 향했다.


“바나나우유도 사 와.”


잔에 소주를 따르며 나인이 말했다.


“너 이 새끼 딱 기다려. 죽여줄 테니까.”


가게 밖으로 나간 명우가 소리쳤다.


나인이 시선을 주자 명우와 스포츠머리 양아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쳤다.


아무래도 빵 심부름은 하지 않을 모양이었다. 나인 역시 기대하지 않았다. 쓰레기를 빨리 치우고 싶은 마음에 심부름을 시킨 것뿐이다.

그냥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게 나인의 방식이지만, 한국이라 참았다.


“태식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병태가 입을 열었다.


“어?”

“너 진짜 태식이 맞아?”


방금 일 때문에 병태가 나인을 의심하는 것 같았다.


동생의 유일한 친구라 가능하면 죽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정체를 의심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짱 멋있다.”

“어?”


이건 또 뭔 소리야? 라는 표정으로 나인은 두 눈을 껌벅였다.


“강력계 들어가더니 완전 상남자가 됐네.”


다행히 병태를 제거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것 같아.”

“명우 그 새끼 완전 쫄아서 도망가던데, 내 속이 다 시원하더라.”

“그보다 나 고등학교 때 진짜 빵셔틀 했어?”


근육으로 탄탄한 동생의 몸을 보면, 절대 어디서 맞고 다닐 것 같지 않았다,


“너 학창시절 때 완전 약골이었어. 매일 책상에 앉아 그림만 그리니깐 명우 같은 새끼들이 빵셔틀 시키면서 괴롭혔잖아.”


동생은 그다지 순탄치 못한 학창시절을 보낸 모양이다.


그래도 나인보다는 나았을 거다. 그 나이 때 나인은 세븐데드의 킬러 양성소 럭키랜드에 있었다. 죽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지옥의 섬에.


“저놈 패거리들 아주 악질인데. 괜찮겠어?”


가게 이모가 서비스로 머릿고기를 내놓으며 말했다.


“악질이요?”

“응. 조폭 흉내 내는 놈들인데, 질이 아주 나빠.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니깐.”


양아치들 특성상 이대로 물러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아마 패거리를 끌고 와 복수를 하려고 들것 같은데. 나인으로서는 나쁠 게 없었다.


마침 동생의 몸을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었는데, 그 상대가 양아치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괜찮을 것 같았다.




*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온 나인의 눈에 명우가 보였다. 가게 건너편에 덩치 좋은 양아치 세 명과 함께 있었다.

아무래도 나인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모양이다.


“병태야.”

“어?”

“너 먼저 가. 넌 저 쓰레기들 좀 정리하고 갈게.”

“혼자 괜찮겠어?”

“걱정 말게나~”


나인은 기분 좋게 명우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태는 그런 나인을 말없이 바라봤다.


머리를 다친 후로 태식이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한 것 같았다. 소심남 강태식에서 마동성급 상남자 강태식으로.




“겨우 넷이냐?”


명우 앞에 선 나인이 물었다.


“허세 떨기는.”


명우 뒤로 덩치 큰 양아치 셋이 버티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명우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는데, 나인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덩치는 좋아 보였는데, 딱 봐도 20살쯤? 그냥 힘만 믿고 까부는 풋내기들 같았다.


“패거리 많다며? 저런 애들 말고는 없냐?”


나인이 말하자 뒤에 서 있던 양아치 한 명이 앞으로 나왔다.


얼핏 봐도 100킬로가 넘을 것 같은 거구였다.


“이 새끼가 죽으...”


양아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인의 발차기 양아치의 목으로 향했다.


준비 동작도 아무런 낌새도 없이 순식간에 날아온 발차기 한방에 거구의 양아치 목이 꺾이면서 그대로 풀썩 주저앉았다. 상태로 보아 기절한 것 같았다.


“세 명으로 되겠냐?”


나인이 다시 물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의기양양했던 명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 분명 숫자로는 우위에 있었는데, 싸우면 무조건 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는 진다. 무조건 진다.’


이 바닥에서 싸움 좀 해본 명우는 직감적으로 이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물러나자니 체면이 서지 않았다.


“보는 사람 많다. 다른 곳으로 가자.”


명우가 선심 쓰듯 말했다.


“가면? 패거리 좀 더 부를 수 있어?”

“그래. 자신 있으면 따라와.”

“좋지.”


나인은 명우를 따라갔다.


그사이 양아치 한 명이 어디론가 급하게 전화했다. 아마 패거리를 더 불러 모으려는 것 같았다.




*

같은 시각 국정원 회의실.


“찰스 김. 한국 이름은 김민성입니다.”


안차성 국정원장과 악수하면 민성이 말했다.


“CIA 팀장이라고 하길래 당연히 서양인일 줄 알았는데...”

“교포 3세입니다.”

“한국말 잘하네요.”

“아직은 좀 서툽니다.”

“그래요. 아, 이쪽은 해외정보팀 김인호 팀장”


안 원장이 옆에 서 있는 김 팀장을 소개했다.


“김인호입니다.”

“김민성입니다.”


둘은 가볍게 악수하며 이름을 주고받았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안 원장이 말했다.


“그러죠.”


자리에 앉자마자 안 원장이 김 팀장에게 눈치를 줬다.


“CIA가 우리와 공조하려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김 팀장이 질문을 던졌다.


“세븐데드에 관해서는 이미 충분히 아실 거라 믿고 생략하겠습니다.”


민성의 말에 안 원장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킬러 나인을 쫓고 있습니다.”

“어째서요?”

“그 부분은 최고등급 보안이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공조하는데 비밀이 있으면 안 되지 않을까요?”


김 팀장의 말에 민성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뭔가 착각을 하시는 것 같군요.”

“?”

“저희가 공조를 요청하기는 했지만, 정확하게는 도움을 드리는 겁니다.”


민성은 안 원장을 한번 보고는 말을 계속이었는데, 한국말이 서툴러서 영어를 섞어가며 말했다.


“저희 CIA는 유럽 정보국과 함께 오랫동안 세븐데드의 정보를 수집해 왔습니다. 그들에 관한 정보라면 차고 넘치지요. 그에 반해 한국 국정원은 어떤가요?”


무시하는 듯한 질문이었지만, 안 원장도 김 팀장도 할 말이 없었다.


세븐데드에 관한 정보가 전무했다. 이번에 수집한 정보도 대부분이 CIA에서 제공해 준 것들이었다. 만약 CIA의 정보가 없었다면 나인의 입국 사실조차 몰랐을 거다.


“한국에 입국한 킬러 나인. 단순히 실력 좋은 킬러가 아닙니다. 장담컨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또 강한 킬러입니다. 그리고 그가 암살할 사람 중에는 고위급 정치인들도 있었습니다.”


민성의 말에 안 원장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몇 개월 후에 대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인이 한국에 입국한 이유가 어쩌면 그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합니까?”


안 원장이 물었다.


“저희가 수집한 정보로 판단한 거라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민성의 말에 안 원장은 생각에 잠겼다.


현재 여야 대선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일 정도로 접전을 달리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정치인 암살 사건이라도 일어나게 되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근거가 있습니까?”


김 팀장이 물었다.


“아직은 추측에 불과합니다.”


안 원장과 김 팀장은 말이 없었다.


김민성이 하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몰랐다. 자체 정보가 없다 보니 김민성의 말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고 만에 하나 이번 대선과 관련된 정치인이 암살이라도 당하면, 그 책임을 안 원장이 모두 지게 될 수도 있었다.


이 둘에 비해 민성은 여유가 있었는데, 나인이 한국 대선과 연관됐을 거라는 말은 국정원 원장을 흔들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민성이 팀장으로 있는 특수 0팀은 오래전부터 나인을 쫓고 있었다. 한국에 온 것도 나인 때문이었는데, 일을 원활하게 하려면 먼저 한국의 첩보기관인 국정원을 적당히 흔들어 줄 필요가 있었다.


분명한 건 정보를 가진 첩보기관과 정보가 없는 첩보기관의 차이. 즉 갑과 을이 명확하다는 점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갑은 CIA고 을은 국정원이었다.


“CIA에서 원하는 건 뭡니까?”


안 원장의 물음에 민성은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저희가 나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인을 잡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대신, 나인을 잡게 되면 신변을 저희 CIA에게 넘겨주십시오.”


본색을 드러내는 민성이었다.


민성의 말에 안 원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무리 내가 국정원장이라도 이런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릴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조금 시간을 주면 답을 드리지요.”

“알겠습니다.”


킬러에 이어 CIA까지 여러 가지로 골치가 아픈 안 원장이었다.


작가의말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다가 다시 글을 쓰려니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준비한 이야기를 끝까지 완결지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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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22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5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1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8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7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3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6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4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3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2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4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7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5 46 12쪽
»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10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50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3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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