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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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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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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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강력3팀 짐덩이(3)

DUMMY

“그 말을 믿으라는 거야?”


막내 강태식 형사가 룸살롱 안의 조폭들을 혼자서 정리한 것도 모자라 개망치까지 검거했다는 김대평 형사의 말을 오 반장은 믿지 못했다.


“정황상 그렇다니까요.”


김 형사도 직접 눈으로 본건 아니지만, 정황상 확실했다.


“액션 영화 찍냐?”


김 형사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지만, 그래도 믿기 힘든 건 사실이었다.


김대평 형사의 지원요청을 받은 오 반장은 강력 3팀뿐만 아니라 기동대 병력까지 죄다 끌어모아 룸살롱으로 쳐들어갔었다.


그런데 이미 상황은 종료된 후였다. 처음에는 조폭들끼리 난투극을 벌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김대평 형사의 말에 따르면 막내 강태식 형사 혼자서 그 많은 조폭을 때려눕히고 개망치까지 검거했다는데. 오 반장뿐만 아니라 강력팀 형사들 모두 이를 믿지 못했다.


다른 조력자가 있었거나 조폭들 간의 다툼 덕에 어부지리로 얻는 성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검거된 조폭들의 말을 들어본 결과 아무래도 김대평 형사의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넌 뭐 하고 있었는데?”

“전 룸살롱 뒷문이 있는지 확인하러 갔었죠. 그 사이 막내가 혼자 들어가서 끝냈더라고요.”

“이건 뭐, CCTV도 없으니 확인할 수도 없고.”


룸살롱 안의 CCTV는 조폭들이 모두 꺼둔 상태였다.


그때 나인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막내야!.”

“네.”


나인은 오 반장 책상으로 향했다.


“다친 데는 없고?”

“네.”

“진짜 괜찮아?”

“멀쩡합니다.”

“그 많은 놈하고 싸웠는데, 멀쩡하다고?”

“숫자만 많았지 약하더라고요.”


나인의 말에 오 반장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오 반장의 반응이 이해되는 나인이었다.


나인이 생각해도 오늘 일은 조금 오버한 면이 있었다. 나인에게는 조금이지만, 오대두 반장과 김대평 형사에게는 아주 놀라운 일이었던 모양이다.


딱히 상관없었다. 동생의 이미지를 바꿀 생각이었고 이렇게 된 거 그냥 강봉 경찰서 최강의 형사가 되면 그만이다. 어차피 경찰은 잠시 머물다가 가는 직업에 불과하니.


“정말로 너 혼자 한 거야?”

“아니요. 선배님과 함께했습니다.”


김대평 형사를 가리키며 나인이 말했다.


“난 다 끝난 후에 들어갔잖아.”

“저희는 팀입니다. 그러니 보고서에는 선배님과 함께 검거한 거로 올려주십시오.”


오 반장은 말없이 나인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 둘이 팀이니깐 실적도 공유해야지. 대평이 너도 불만 없지?”

“저야 상관없는데...”

“그럼 됐고. 막내야.”

“네.”

“니가 보여주겠다는 거 충분히 봤다. 그러니 더는 무리하지 마. 넌 이제부터 강력 3팀 에이스다. 됐지?”

“네.”


일주일도 안 걸려서 나인은 동생 강태식 형상의 이미지를 180도 바꿔놓았다.


강력 3팀의 짐덩이에서 강력 3팀 에이스로.




*

한편, 이번 개망치 검거에 가장 신이 난 것 마득필 서장이었다.


이전 공팔이 건으로 승진 가능성이 커졌는데, 여기에 1급 지명수배범까지 검거했으니 본청으로 영전은 거의 따놓은 단상이나 다름없었다.


“오 반장.”

“네.”

“내가 요즘 강력 3팀 때문에 행복해 죽겠어.”

“감사합니다.”


오 반장과 김대평 형사 그리고 나인이 서장실에 모여있었다.


“김대평 형사.”

“네. 서장님.”

“나 본청으로 가기 전에 우리 김 형사 꼭 승진시켜 주고 간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잖아.”

“감사합니다.”


요즘 마득필 서장의 별명이 악마에서 천사로 바뀌었다.


이제 더는 실적으로 형사들을 쪼는 일이 없었고 경찰서 사람들에게도 무척 잘해줬다. 본청으로의 영전을 앞두고 이미지 쇄신하려는 모양이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가끔 밑에 사람들 문제로 승진에 물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마득필 서장은 그것마저 원천 봉쇄할 생각이었다.


정말로 승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용의주도한 인물이었다.


“강태식 형사.”

“네. 서장님.”

“저번 공팔이 건 때도 큰 활약을 했다고 하던데, 개망치 검거에도 큰 공을 세웠다고?”

“운이 좋았습니다.”

“운도 실력이지. 아, 그보다 머리는 괜찮아?”

“네. 병원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 그래도 절대 무리하지 말고.”

“네.”


강태식 형사를 내근직 부서로 돌리라고 지시했는데, 오 반장의 설득에 그만뒀다.


공팔이와 개망치 검거의 일등 공신인데, 그런 강 형사를 강력계에서 내보내는 건 그림 상 좋지 않았다.

내근직으로 돌리더라도 지금은 아니었다.


“오 반장.”

“네.”

“3팀 회식 좀 해.”


서장 전용 법인 카드를 내밀며 마 서장이 말했다.


“저녁에 팀원들 소고기 좀 먹여.”

“감사합니다.”


확실히 승진을 앞에 두고 천사가 된 마득필 서장이었다.




*

오 반장은 강력 2팀 이석현 반장과 가까운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같이했다.


“무슨 일이냐? 니가 밥을 다 사고.”


짠돌이로 유명한 이 반장이 점심을 사겠다고 하자 의심부터 하는 오 반장이었다.


“대두야.”

“왜?”

“너희 팀 막내 말이야.”

“막내가 왜?”

“진짜로 룸살롱 조폭들을 혼자서 정리한 거야?”


이전 오 반장이 룸살롱으로 지원 나갔을 때, 강력 2팀 형사 일부도 함께 지원을 나갔었다.


아마도 그때 나갔던 2팀 형사들에게 막내 강태식 형사의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었다.


“그래.”

“그게 말이 되냐.”

“뭐가?”

“그 막내 형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짐덩어리라고 니 입으로 말했잖아.”

“그랬지.”


머리를 다치기 전의 막내 강태식 형사는 분명 3팀의 짐덩어리였다.


“그런데 갑자기 슈퍼 히어로라도 된 거야? 그게 말이 되냐고.”

“말이 안 되지.”

“그럼, 뭔데?”

“나도 몰라.”


솔직히 말하면 오 반장도 조금 혼란스러웠다.


그때 식당 안으로 한지오 강력 1팀 반장이 들어왔다.


“대두 형.”

“어.”

“치사하게. 저도 같이 밥 좀 먹읍시다.”


넉살을 떨며 한 반장이 자리에 앉았다.


“넌 또 어떻게 알고 왔냐?”


이 반장이 한마디 했다.


“형님들 가는 곳이냐 뻔하죠.”


1팀 한지오 반장.

오대두 반장보다 세 살 어린 후배지만, 진급은 오 반장보다 빨랐다.


머리 좋고 능력 좋고 게다가 처세술까지 뛰어난 덕에 마득필 서장으로부터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었다.


조금 재수 없는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오 반장에게 깍듯이 해서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보다 대두 형.”

“왜?”

“강태식 형사. 저희 팀에 주세요.”

“뭐?”

“전에 다른 부서로 돌릴 거라고 했잖아요.”

“그랬지.”

“저희 팀으로 보내면 제가 책임지고 키울게요.”


한 반장도 룸살롱 소문을 들은 모양이었다.


“그러지 말고 우리 팀에 보내. 내가 조카처럼 잘 키울게.”


이 반장이 끼어들었다.


참고로 강력 1팀과 2팀은 실적을 두고 매년 피 터지게 경쟁하고 있었다. 3팀이야 실적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 경쟁에 끼지도 못했다.


“일 없다.”

“뭐가?”

“막내 내가 계속 데리고 있을 거다.”


둘을 보니 절대로 막내를 넘겨주고 싶지 않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막내 강태식 형사를 끝까지 데리고 있을 생각이었다.


“왜? 짐덩어리라며.”

“짐덩어린 줄 알았는데, 풀어보니 안에 금덩이가 있더라.”

“그러지 말고 우리 팀에 줘요.”

“내가 술 살게. 우리 팀에 줘라.”


이 반장과 한 반장 모두 거머리처럼 졸랐댔지만, 오 반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오 반장이 나인을 불렀다.


“막내야.”

“네.”

“혹시라도 1, 2팀 반장이 밥 사준다고 하면 무시해.”

“네?”

“술 사준다고 해도 무시해.”


나인은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그 두 놈하고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넌 누가 뭐라 해도 강력 3팀 형사야. 그것도 에이스.”


그제야 나인은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네. 전 3팀 에이스죠.”




**

프랑스 파리.

센느강이 내려다보이는 2층 카페 테라스.


주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카페 사장인 에바 르도앤이 혼자 앉아 있었다.


금발 머리에 지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미인이었다. 나이는 40대 중반이지만,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 30대 초반처럼 보였다.


평범한 카페를 운영하는 그녀의 진짜 신분은 세븐데드 최강의 암살 조직 넘버 소속 서퍼. 코드명 제로(zero). 바로 나인의 파트너 제로였다.


그녀는 서퍼이면서 또 넘버의 팀장이다. 그리고 세븐데드 소속 최상위코드 킬러를 관리하는 조직의 핵심 인물이면서 교주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나인의 시신은 확인하셨나요?”


낭랑하면서도 또렷한 발음으로 제로가 물었다.


- 확인했다.


핸드폰 너머로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세븐데드의 정점에 서 있는 절대 권력자 바로 교주였다.


“나인이 죽기 전에 교주님에게 전해달라는 말이 있었어요.”

- ?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래서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교주님을 꼭 죽이겠다고 하더군요.”

- 재밌군.

“나인답다고 해야죠.”

- 제로.

“네.”

- 신을 믿나?

“아니요. 믿지 않는데, 한 번쯤은 믿어 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핸드폰 너머로 교주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교주님은 신을 믿으세요?”

- 예전엔 믿었지. 하지만 지금은 믿지 않아. 만약 나인이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다시 한번 신을 믿어 보도록 하지.

“저도요.”

- 그보다 나인을 대체할 킬러는?

“몇몇 후보가 있기는 한데, 넘버에 들어올 만한 실력은 되지 못해요.”


현재 세븐데드 소속의 최상위코드 킬러 중에 넘버에 들어올 정도의 실력을 갖춘 킬러는 없었다. 무엇보다 나인을 대체할 수 있는 킬러를 찾는 건 불가능했다.

나인의 실력은 넘버에서도 압도적이었다. 그의 코드 등급이 말해주듯이 말이다.


나인의 코드 등급은 X코드. 전 세계에 단 4명 밖에 없는 최상위코드다. 그런 나인을 대체할 킬러를 당장 찾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 마땅한 후보가 없으면 공석으로 두도록 해.

“네.”

- 나인에 대해서는 계속 비밀로 하고.

“저 말고 장로들 입이 문제죠.”


나인이 제거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교주와 7인회 장로들 그리고 제로뿐이다.


- 장로들 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비밀이 새나갈 일은 없을 거예요.”

- 그래. 그리고 제로.

“네.”

- 너는 배신하지 마라.

“그럼요.”


통화를 끝낸 제로는 식어 버린 찻잔을 들었다.


통화를 통해 제로는 한 가지 정보를 얻어냈다. 교주는 나인이 조직을 배신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너는 배신하지 마라.’ 즉 나인은 배신했지만, 너는 배신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누구보다도 나인을 잘 아는 제로였다. 나인이 조직을 배신하려고 들었다면 가장 먼저 제로가 눈치를 챘을 거다. 그런데 제로는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장로 데카르의 암살. 그 암살 용의자로 나인이 지목되었지만, 나인은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그 알리바이가 조작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확률은 낮았다.


그런데도 교주는 나인을 범인으로 그리고 배신자로 확정 지었다. 왜? 어떤 근거로?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나인이 정말로 죽음에서 돌아온다면. 그땐 나도 배신이나 해볼까?”


새초롬하게 웃는 제로.

도저히 속을 알 수 없는 무서운 여자였다.


작가의말

저의 최애캐가 두 명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앞으로 등장할 엘라.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제로입니다.

 

아쉽게도 제로는 이번화를 끝으로 오랫동안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소설의 구조 때문입니다.


킬러 형사 나인은 총 두 개의 파트(part)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동생 강태식 형사를 대신해 양부모의 죽음과 그 진실을 밝히며 복수를 하는 다소 순한맛의 나인의 이야기입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있을 세븐데드와의 싸움을 준비하는 과정이 함께 다루어집니다.

 

두 번째는 본격적으로 세븐데드와 싸우는 파트입니다. 이때부터는 굉장히 매운맛의 나인이 그리고 다양한 능력을 가진 킬러와 서퍼들이 등장합니다.

 

제로 역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전 나인의 무기명 채권을 세탁해준 찰리 황도 이때 다시 등장합니다.

 

파트3도 생각을 했었는데, 소설 분량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파트2로 완결을 지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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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22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5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1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8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8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3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7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4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3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2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5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6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5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7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5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10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50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3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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