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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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ha
작품등록일 :
2024.05.0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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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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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다음 날 아침.


의사를 불러 진료를 받던 그녀에게 리온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바이올렛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밤새 악몽이라도 꾼 것인지 깨지 못하고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는 이야기를 듣고, 쉬어버린 목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수가 나왔어요."



떠올리기도 싫은지 미간을 찌푸리며 힘겹게 토해내는 그녀의 말에는 공포가 깔려있었다.



"아무래도 이스터스에서의 일이 충격이 컸을 테니까."



리온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원한다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수면제를 처방해 주겠다는 말과 함께.



"약 먹고 자는 건 싫어.."



어린아이처럼 불평하던 그녀는 정신이 퍼뜩 돌아온 듯, 그녀에게 배정된 여관을 찾았다.



"조, 조는요? 조는 어딨어요? 설마 죽었어요?"


"그 애는 갑자기 왜... 아니야. 당신이 먹을만한 음식을 가지러 갔어."


"조.. 꿈에서 조가..."


"그 여관이 꿈에서 죽은 거야?"



바이올렛은 몸을 오들오들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식사를 가지고 올라온 조를 보자 그녀는 안도와 함께 다시금 몰려온 공포에 흐느껴 울었다.

영 상태가 좋지 못한 바이올렛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리온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리온.."


"칸나."


"바이올렛 왕녀님께 간밤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문 앞에 서서 망설이던 칸나의 손을 붙잡고 리온이 답답함을 토로하자, 그녀가 직접 대면해도 괜찮을지 조심스레 물었다.

여전히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는 바이올렛이 신경 쓰인 리온은, 칸나의 제안을 거절하려다 돌연 마음을 바꿨다.



".....지금은 좀... 아니, 그래. 당신이 가서 얘기를 좀 나눠봐."



바이올렛에게 조심스레 한 걸음씩 옮기던 칸나는, 울고 있는 왕녀를 안아주는 조와 눈이 마주쳤다.



"?"



표정의 변화는 없었지만, 눈동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이 다가오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한 조의 눈동자를 보는 칸나의 머릿속에 의문이 들 무렵, 맡아본 적 있는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이건..?'



칸나는 조심스레 바이올렛의 앞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경계하는 조의 손을 그녀의 어깨로부터 떼어놓고 바이올렛의 눈동자를 살피던 칸나는,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척하며 입가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



'악마의 나팔꽃과 블러디 머시룸..'



이내 싸늘한 얼굴로 조를 빤히 보던 칸나는 그녀가 가져온 수프를 빤히 쳐다보았다.



"왕녀님께서 몸이 안 좋으시니, 지금은 의사가 처방해 주는 약만 먹고 식사는 나중에 하는 것이 좋겠네요."


"........."


"그리고 몇 가지 당부사항이 있으니 당신은 좀 나를 따라오겠어요?"



영문을 모르는 리온을 뒤로하고, 칸나와 조는 바이올렛의 방을 나섰다.


자신의 방으로 데려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칸나는 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백설공주가 머무는 성의 동쪽 편으로 향했다.

의문과 걱정이 앞선 조가 참지 못하고 조심스레 어디를 가시는 거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백설공주의 방 앞에 도착한 칸나가 그제야 돌아서서 조에게 명령했다.



"당신의 주인에게 돌아가. 뭘 꾸미는지 모르겠지만, 왕녀님을 해칠 수는 없다고 전해."



조는 방문 너머에 있을 스카드를 생각하자 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려왔다.

무릎을 꿇고,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빌었으나 칸나는 말없이 방문을 열었다.



"?!"



죄인이 되어 꿇어 엎드린 조와, 함께 있는 칸나를 보고 당황한 것은 스카드도 마찬가지였다.


백설공주와 함께 인형놀이를 하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노크도 없이 문을 여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냐며 항의하려 했지만, 백설공주는 그보다 앞서 칸나를 보자마자 달려 나갔다.



"엄마!!"



칸나는 온화한 미소로 백설공주를 안아주며 따뜻한 말로 인사를 나눴다.


조를 보던 스카드는 상황을 파악하고 일어나 조심스레 눈짓으로 그녀를 다시 왕녀의 방으로 보냈다.

백설공주에게 정신이 쏟아진 틈을 타서 재빨리 사라진 조를 불만스럽게 보던 칸나가 스카드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공주님, 오늘은 조금 일찍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회의가 잡힌 모양이에요."



스카드는 태연히 공주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고 유모에게 부탁한 뒤, 조용히 '가실까요' 라는 말로 칸나와 자리를 벗어났다.



"........."



불만과 따질 말이 잔뜩 있지만, 딱히 반응이 없는 그녀를 보고 그 역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답답한 침묵이 가슴속에서 더 화가 되는 것처럼 느껴진 칸나가 돌아서서 스카드를 노려보았다.



"무슨 짓입니까."


"......네?"



그녀는 시치미를 떼는 스카드에게, 왕녀가 먹은 것은 악몽을 꾸는 재료였다고 말하며 화를 냈다.

모를 리 없는 당신의 사주로 비롯된 일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아.... 그래서요?"


"그래서..?"


"그간 왕녀님께서 계속 악몽을 꾼다며 불평하셨습니다. 대책을 마련해오라는 말씀에 저희로서는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여겨집니다만."


"그게 무슨..!"


"압니다, 저도 그 재료가 악몽을 꾸게 만든다는 것은. 그런데 마녀에게 듣자 하니, 같은 재료라도 마법을 사용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스카드는 웃으며 조용히 반박해 나갔다.


악마의 나팔꽃과 블러디 머시룸을 사용한 음식을 섭취하면, 악몽을 꾸게 된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한다면, 그 꿈 안에서 불안과 공포를 야기시키는 대상을 이길 수 있도록 바꿔준다.

꿈을 꾸지 않도록 하여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악몽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왕비님께서도 잘 아실 텐데요."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칸나 역시 알고 있는 방법이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더욱이 왕녀가 원했으며, 상호 간에 합의간 된 일이었다고 하니 더 할 말은 없었다.


물론, 마법이 정말 사용된 것인지 아니면 악몽을 꾸는 재료들만 섭취한 것인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설령 왕녀와 합의가 된 사항이었다 해도 리온에게 먼저 이야기했어야 하지 않나요?"


"왕녀님이 드시는 약은 일일이 전하에게 보고할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왕녀님 개인의 문제니까요. 정 불편하시면, 지금이라도 전하께 가서 고하세요."



스카드는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칸나는 눈치챌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는 할 수밖에 없는 도박이었다.


계속해서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왕녀를 리온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성 안에 놔둘 수는 없으니까.

또한 이사벨과의 국교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은 제르만에서는 절대 그녀를 쉽게 내어줄 리가 없었다.


리온 분명 자신이 원하는 것이 정해지고, 그것을 얻을 때까지 '보호' 라는 명분으로 바이올렛을 억류할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그녀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있어야 한다.

심신 모두 아주 '건강'하게.


결국 이 모든 건, ‘왕녀 스스로 나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헤르나의 곁에 머물고 싶다’ 고 요청한다면 절대 거절하지 못할 리온의 입장을 계산한 스카드의 연극이었다.



아직 둘의 연합을 모르는 칸나는, 그가 왕녀를 위협하거나 해쳐서 이득을 꾀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는 한층 누그러진 태도로 스카드의 눈을 바라보며 확실하게 물었다.



"왕녀님을 해칠 생각이 아니라는 거죠?"


"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래..


뮐러 후작을 생각한다면, 지금 그의 대답은 진실일 것이다.

그는 헤르나에게 언제나 호의적이니까.


자신의 여동생처럼 여기는, 동맹이자 사촌인 그녀가 곤란해질 만한 일은 하지 않겠지.



"좋습니다. 그런데... 안타깝지만, 방법이 성공하진 못한 것 같네요."


"그래요? 그럼 왕녀님께서 여전히 악몽을 꾸셨다는 건가요?"


"그도 그렇고..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요. 공작의 말대로 계속 악몽을 꿔왔다면, 더 버텨낼 정신력도 없을 겁니다."


"저런... 다른 방법을 구해야겠네요."



스카드는 다른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아니 생각조차 않은 것처럼 안타까운 얼굴로, 바이올렛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칸나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거들었다.



'이젠 네 차례야, 바이올렛. 살아남는 것에 민감한 네가 다음 해야 할 일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을 테니까.'



조용히 복도를 거닐던 두 사람 앞으로 리온을 모시는 여관 한 명이 급하게 달려왔다.



"전하께서 공작님을 찾으십니다."



만면에 드러나야 마땅할 기쁨을 감추며, 무표정을 유지한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여관을 따라 먼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칸나는 사라진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바이올렛 왕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어떤 것일지 생각에 잠겼다.


누군가의 계략이나 술수로 악몽을 꾸는 거라면 차라리 나을 텐데.

본인이 겪은 일이 트라우마가 되었으니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게다가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그녀에게 안정을 줄만한 게 뭐가 있을까...




서류를 들여다보던 리온은 스카드의 인사를 받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향해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저택에 사람을 보내려고 했더니, 오늘 성에 와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말이야."


"전하께서 바쁘시다기에 공주님을 먼저 알현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게 아니고... 바이올렛 왕녀가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식사도 거부한 채 방에 틀어박혀 있거든. 시중드는 사람들도 내쫓고."


"왕녀님께서 악몽에 시달리신다는 이야기는 뮐러 후작에게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그래, 그거야. 하며 문제를 짚은 리온은 곤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계속 헤르나에게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어."


"!"



그렇지..!


하지만 스카드는 반색이 아닌 난색을 표하며 현재 헤르나 후작은 부상으로 요양 중이라 왕녀님을 모실 수 없을 것 같다고 거절했다.



"나도 그래서 곤란하던 참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모두 거절하고 있거든. 최선책은 아니지만 공작과 혼담이 있었으니, 당분간 그쪽에라도 가 있으면 어떨까 싶은데."


"괜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왕녀님께서는 저를 싫어하고 계시는데, 소문에라도 휩쓸려 본인의 결혼에 지장이 있으면 용서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는 바이올렛과 자신이 적대적인 관계에 있음을 은근슬쩍 흘렸다.

골치 아파하는 리온을 보던 스카드는 잠시 동안의 침묵 끝에 마지못한 뉘앙스로 대책을 내어놓았다



"후작이 직접 모실 수는 없지만, 왕녀님의 거처를 뮐러 저택으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안정을 위해서요. 그리고 왕녀님을 모시는데 부족하지 않도록, 요양 중인 후작을 대신해서 사용인과 물질적인 부분은 저희 프로이센 가에서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헤르나를 위해서일까.

공작으로서 외교적인 행동일까.

...곤란에 처한 나를 위해서는 아닐 테고.


어찌 됐든 리온은 혹여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길지도 모르는 바이올렛을 떠안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라 여겼다.

성 내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온전히 그가 책임져야 했으니까.



"좋아. 그럼 바이올렛에게 함께 가도록 하지. 그녀를 설득시켜서 마차에 태워. 오늘 밤부터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헤르나의 곁에서 안전하게 있을 수 있다는 말에 바이올렛이 여관의 부축을 받으며 뮐러 저택으로 향했다는 이야기는 금세 성 안팎으로 퍼졌다.

리온과 칸나 모두 예상치 못한 상황에 찜찜함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바이올렛의 안위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불안감보다 위에 있었다.




"여깁니다."



스카드가 바이올렛에게 머무를 방을 안내하는데, 그녀가 홱 몸을 돌려 뺨이라도 칠 듯 손을 올렸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숨을 골랐다.



“나쁜 놈.”


"........."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면 좋잖아?"



아니. 뭐..

거친 방법이라고 듣긴 했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잔인한 방법이라는 얘긴 못 들었다고.

한 편이라 생각할 사람을 보내놓고, 죽는 걸 눈앞에서 보게 하다니. 물론 꿈속이었지만.

생판 남이 죽을 때보다 더 충격받으라고 한 행동이잖아, 이건.



"....알고 있었으면, 어딘가 조금은 부자연스러워 보였을 겁니다. 저도 왕녀님을 직접 봤을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안쓰러웠으니까."

"공작의 에스코트를 따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나를 원망하는 눈길로 노려본 덕분에 리온에게 의심 사지 않을 수 있었고요."



마차 안에서도 불편한지 식은땀을 흘리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스카드는 미안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기서는 저의 저택과 마찬가지로 공주님께 위해를 가할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안심하세요. 식사도 잠자리도 최상급으로 제공될 겁니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소리가 이런 거지.

아무리 날 위한 거라지만, 자기가 사지로 몰아놓고 달래기는.



“알다시피 난 왕녀라 까다로울 거야. 편한 잠옷부터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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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그의 이름 24.09.16 3 0 10쪽
35 작은 걸 주십시오 24.09.09 3 0 11쪽
34 누구랑 손을 잡아? 24.09.01 5 0 11쪽
» 빼돌리기 24.08.25 7 0 13쪽
32 계획된 악몽 24.08.22 9 0 10쪽
31 마음과 입을 맞췄습니다 24.08.11 10 0 11쪽
30 베갯머리 송사 24.06.16 18 0 12쪽
29 너, 내 편이 돼라 24.06.15 19 0 12쪽
28 그를 죽여줘 24.06.14 23 0 13쪽
27 똥개 24.06.13 19 0 13쪽
26 조세핀 랑 24.06.13 17 0 11쪽
25 그날, 키스 24.06.12 18 0 11쪽
24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4.06.12 16 0 12쪽
23 돌팔이 약사 24.06.11 16 0 14쪽
22 핑크빛 세상 24.06.07 14 0 13쪽
21 또라이들의 광견들 24.06.06 18 0 11쪽
20 마녀? 지오니 24.05.30 21 0 11쪽
19 마녀, 이다 24.05.26 25 0 12쪽
18 마녀와 마녀 24.05.26 22 0 10쪽
17 또라이와 또라이 24.05.25 19 0 13쪽
16 비꼬고 있습니다 24.05.25 20 0 11쪽
15 안돼. 하지 마. 멈춰! 24.05.21 22 0 15쪽
14 눈 왜 그렇게 떠? 눈 감게 해 줘? 24.05.19 24 0 15쪽
13 어찌됐든 평화 24.05.19 24 0 14쪽
12 거울아 거울아 (Mira? Mirror?) 24.05.16 25 0 18쪽
11 나쁜 X 24.05.16 24 0 11쪽
10 첩자 24.05.14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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