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새글

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최근연재일 :
2024.09.19 15: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60,316
추천수 :
1,767
글자수 :
236,984

작성
24.07.19 15:30
조회
3,013
추천
77
글자
13쪽

다시 조선에서. 2

DUMMY

“···이현로의 도움으로 다시 조선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아우의 말이 사실인가?”


“사실이옵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여서 언제 깨어나셨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내 이야기를 들으신 것 같았다.


“조선이 망하고, 미래의 나라 대한민국은 백성이 투표를 통해서 왕의 권한을 가진 직책인 대통령을 뽑아서 정치를 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습니다.”


“조선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다. 사대부와 양반들은 민중을 교화시킬 의무가 있고,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성리학이다. 대한민국은 양반, 중인, 천민의 차별이 없고, 기회가 균등하다고 하였는데 맞는가?”


“대한민국은 평등한 사회였습니다. 차별 없이 국민은 의무 교육을 받고, 생산성이 있는 일을 합니다. 성리학에서 천하게 생각하는 사농공상은 대한민국을 발전시켰습니다.”


“어느 정도의 발전인가?”


“대한민국보다 발전된 나라는 사람을 태워 달을 다녀왔습니다.”


형님전하는 내 말을 믿을 수 없었는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구나. 하지만 성리학의 문제를 알 수 있네. 양반, 중인, 천민이 있는 계층 간의 분리된 구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양반이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 아닌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교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과인의 말이 맞는가?”


“전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내 말을 들은 형님전하는 성리학의 본질과 문제를 정확하게 말하고 있었다.


“아우님이 왕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떻겠나?”


형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물었지만, 나는 부복을 하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과인의 말을 오해하고 있음이야. 진실로 아우님이 왕이 되는 것을 생각해 보았네. 세자보다 낫다고 보는데 어떻겠나?”


“신은 주공이 되고자 합니다.”


“주나라의 주문공을 말하는 것인가? 아우님의 뜻은 알았으나 대군의 힘으로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음이야.”


“신이 생각한 시점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준비를 마치고 실행하겠습니다.”


“··그러한가. 아우님이 일을 어렵게 하는 사람이었나? 알겠네.”


형님전하는 나를 보는 시선을 돌렸다.


“금일 의정부 대신과 종친을 부르셨습니다. 전하의 의중은 무엇이었습니까?”


“아바마마 자식 중에서 못난이가 있는가? 세자는 어리고 장성한 숙부들이 있네. 왕권의 강화보다 신권을 강화하여 고명대신을 두어 자네들을 견제하기로 마음을 먹었네.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면 실행되었을 것이네.”


“전하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형님전하는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확인했다.


“아우님의 표정을 보아하니 내가 그리했나 보군. 맞는가?”


“그러하옵니다. 전하.”


“솔직하게 말하라. 내가 모르는 것이 있는가?”


“역모가 있었습니다. 신은 강화 교동도에서 사사 당했습니다.”


“···수양인가?”


“그렇습니다.”


“세자는 어찌 되었는가?”


“···강원도 영월에서 사사 당하십니다.”


형님전하는 주먹을 꽉 쥐고는 신음성을 흘렸다.


“지금 당장 수양을 잡아들여서 죽이면 되겠는가?”


“신에게 맡기십시오. 수양과 관련된 자를 색출하여 일거에 처단하겠습니다.”


“자네가 말한 그 시기라는 것이 이때인가?”


“그렇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라. 내가 언제 죽는가?”


“역사에서는 금일 오시에 붕어하셨습니다.”


“내가 치료가 되고 있는것인가?”


“······.”


나는 대답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한가. 과인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안평아우에게 남겨 줄 것이 있다.”


형님 전하는 손을 뻗어서 서책 하나를 내밀었고, 무릎을 기어 서책을 받았다.


“군기시 호군 장영실은 과인이 숨겨둔 장소에서 무기를 제작하고 있다. 착호갑사, 채탐인은 과인이 죽는다면 흩어질걸세. 그러니 아우가 그들의 주인이 되거라. 몸이 불편하여 제대로 된 동작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나는 김서훈 실장이 내게 알려준 동작을 보여드렸다.


“동작은 맞지만, 말은 하지 못했네.”


“말이 있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하늘과 땅을 가르고 조선과 백성을 위해 북벌을 하겠다.”


나는 깜짝 놀랐다.


명나라를 사대하는 조선의 왕이 북벌을 계획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북벌을 준비하신 겁니까?”


“10년 동안 계획된 것이 있으나 과인이 삶이 여기서 끝나니 안타까울 뿐이네. 안평아우는 명을 사대하는 것을 당연시하지 말라. 고구려는 대국이었고, 조선 역시 대국이니라. 자네에게 과인의 짐을 넘길 터이니 잘해 줄 것이라 믿겠네.”


“전하. 성심을 다해 수행하겠나이다.”


대한민국에서 비해당 그룹에서 회의를 통해 세운 북벌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반드시 이뤄낼 것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전하. 어의 변한선이 탕약을 가져왔사옵니다.”


“들라 하게.”


변한선이 들어와 탕약을 건냈고, 형님전하는 몸을 일으켜 마셨다.


“지금 시간이 어찌 되었느냐?”


“묘시를 당도하였습니다.”


“알겠네. 그만 물러가게.”


변한선이 물러나고, 형님 전하는 내게 말했다.


“안평아우가 계획한 것 중에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


“전국적으로 저수시설의 확충입니다.”


“저수지를 짓겠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여름에 비가 집중될 때 물을 막아 홍수에 대비하고, 봄에 농사에 사용하겠습니다. 직파법이 아닌 이양법을 도입하여 이모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가을에 심은 보리를 수확하고, 봄에 저수지 물을 활용해서 벼를 심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조선의 발전 초석을 다질 수 있습니다.”


“저수지가 얼마나 필요한 것이냐?”


“조선 후기의 기록으로는 큰 저수지가 3,590개소, 작은 저수지가 2,265개소가 설치되었습니다.”


“지금은 수백 개의 저수지가 있을 것이다.”


형님 전하는 깊은 고민을 한 후에 내게 물었다.


“앞으로 큰 전쟁이 있는가?”


“북방의 여진만 신경 쓰면 될 것입니다. 큰 전쟁은 없습니다.”


“···알겠네. 과인이 가는 길에 아우에게 선물 하나 주고 가겠네.”


형님전하는 나를 보며 빙긋이 웃음을 보이셨고, 밤새 피곤하셨는지 눈을 감으셨다.


반시진 후.


“세자 전하 드시옵니다.”


문이 열리고 세자가 들어와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으로 물러났다.


“아바마마. 밤새 강녕하셨는지요.”


“세자는 어서 가까이 오라.”


세자는 전하께 가까이 다가가 서로 얼굴을 마주 봤다.


“세자는 지금부터 이 아비가 하는 말을 절대 잊어서는 아니 된다.”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세자는 안평숙부를 의심하지도 미워하지 말거라. 주변의 삿된 말에 현혹되지 말고, 아비를 따르듯 안평숙부를 섬기고, 왕위를 탐하지 말라.”


“분부 받들겠나이다.”


“안평은 조선이 부국강병을 할 수 있다면 스스로 왕위에 오르라. 대신 부끄럽지만 내 자식을 돌봐주게. 약속할 수 있겠느냐?”


“받아들일 수 없는 말씀입니다. 신은···.”


“참으로 허무하구나. 조선의 부국강병을 하여 명을 사대하지 않고, 고구려 옛땅을 다시 찾기를 부탁한다. 내 평생을 숨긴 의지였다. 할 수 있겠느냐?”


“그리하겠습니다.”


“좋다. 밤새워 수고하였느니라 안평은 그만 가서 쉬거라.”


“전하. 옥체를 보존하시옵소서.”


나는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밤새 자네와의 대화가 뜻깊었다. 고맙네. 아우.”


형님전하의 마지막 인사처럼 들려서 울컥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궁에서 나와 무계정사로 돌아왔고, 대문 앞에 나를 기다리는 이가 있었다.


“여행은 즐거우셨습니까?”


허름한 차림에 나를 보는 눈빛이 반짝였다.


목효지였다.


“좋은 인연이네. 내가 찾지 않아도 이리 만나러 와 주니 반갑기 그지없네. 내 집으로 들어가세. 자네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네.”


“소인보다 더 많은 것을 아시고, 배우셨으니 대답해 드릴 것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목효지와 사랑방으로 들어섰다.


“식사는 하였는가?”


“밤새 안평대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한가. 나 역시 아직 식전이니 함께 하세.”


나는 방문을 열어 망울이를 불렀다.


“손님이 오셨으니, 식사를 차려오거라. 그리고 이현로를 불러오라.”


“알겠습니다. 주인마님.”


망울이가 물러나고 나는 목효지의 안부를 물었다.


“지금 자네는 어디 있는가?”


“전농시(典農寺)에 노비로 있습니다.”


“내가 지시를 해 놓을 테니 걱정하지 마시게.”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안주와 술을 들이고 주변의 사람을 두지 않았다.


“자네에게 술 석 잔을 주고 싶은데 괜찮겠는가?”


“좋은 술은 열 잔이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좋네.”


나는 술병을 들고 목효지가 든 술잔에 술을 따랐다.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일세.”


목효지는 고개를 살짝 돌려 잔을 비웠고, 두 번째 잔을 따랐다.


“앞으로 자네가 나를 도와주게.”


“여부가 있겠습니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술병을 들고 목효지에게 물었다.


“대한민국에서 자네의 후손을 만났네. 이름이 이수호였네. 그 아이는 꿈속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지하는 능력을 갖춘 아이였네. 자네도 마찬가지인가?”


“··그렇습니다.”


“이 능력은 전승이 되는가?”


“몇 대에 걸쳐서 예지력을 가진 이가 태어납니다.”


나는 세 번째 잔을 따랐다.


“앞으로 이 조선을 잘 이끌어 나갈수 있도록 그대의 가문에게 부탁해도 되겠는가? 내 섭섭지 않게 후대하겠네.”


“영광입니다.”


“고맙네.”


술잔을 비운 목효지는 술병을 들고 내게 한 잔 따라 주었다.


술잔을 비우고 내려놓자, 목효지가 말했다.


“강화도 정수사 동굴 아래의 땅은 수양대군 부부인 가문의 재산입니다.”


“기회가 있을 것일세. 내가 가져오겠네. 정수사 동굴의 작업은 언제부터 가능한가?”


“준비한 것들이 있어서 바로 가능합니다.”


“혹시 동굴을 더 크게 할 수는 없나?”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얼마나?”


“예상하기는 3개월을 소요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알겠네.”


나는 좌식 책상 아래 은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서 목효지에게 줬다.


“재물이 필요할걸세. 언제든지 필요하면 요청하게.”


“알겠습니다.”


밤새 형님전하와 대화하고 돌아와 식사와 술을 마셨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전농시에 가있게 내가 서찰을 써서 사람을 보낼테니 그후로 강화도로 가서 일을 진행하게.”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목효지를 보내고 잠이 들었고, 밖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떠서 나오니 나를 보며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는 인물을 확인했다.


이현로였다.


대한민국에서 함께 생활했지만, 반지를 통해서 혼이 넘어왔기에 진정한 그를 볼 수가 없었다. 이리 만나니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서 오게.”


“전하께서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셨습니다. 전국의 수리시설을 확충하는데 북방의 경계는 강화하고, 노역, 군역의 인원을 모두 투입하셨습니다.”


“알고 있네. 들어오시게.”


나는 방으로 들어와 앉았고, 이현로는 맞은편에 앉았다.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이현로가 불편한지 고개를 좌우로 돌리다가 내게 말했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습니까? 무슨 연유로 정인을 보듯 흐뭇한 시선으로 보시는 겁니까?”


“오랜만에 보는 듯하여 반가워서 그러네.”


“무슨 말씀입니까? 삼 일 전에도 이곳에서 술 한잔하셨지 않습니까?”


“그러한가. 자네는 요즘 무엇을 하고 있는가?”


“파직당하고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러한가.”


뇌물을 받아 장리(贓吏)에 이름을 올린 이현로였다.


“자네 전농시의 목효지를 알고 있는가?”


“알고 있습니다. 아주 건방진 놈입니다. 천민주제에 풍수에 대해서 지껄이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내가 서찰을 써줄 테니 전농시에 전해주고, 그를 따라서 강화도에 다녀오게.”


“무슨 연유로 제가 그와 강화도에 다녀와야 하는 겁니까?”


이현로는 마지막까지 나의 책사였고, 혼으로 대한민국까지 왔던 그였다. 숨길 이유가 없었다.


“내가 말일세. 먼 미래를 다녀온 이야기를 하고자 하네.”


이정민으로 빙의되었고, 반지에 혼이 있던 이현로를 찾았던 일. 조선으로 돌아오기 위해 준비했던 시간을 모두 이야기했다.


이현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절을 올렸다.


“신 이현로가 안평대군께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잘해 줄 것이라 믿네. 또한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되는 말일세.”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지금 당장 전농시에가서 목효지를 데리고 강화도로 가겠습니다.”


“수고해 주시게.”


나는 서찰을 써서 이현로와 함께 보냈다.


저녁 늦을 때쯤에 한 인물이 나를 찾았다.


“주인마님. 집현전 학사 보한재(保閑齋)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들어오라.”


신숙주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고, 그 옆으로 푸른 옷을 입고 있는 소년이 신숙주보다 먼저 자리에 앉아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단종 즉위. 7 +5 24.08.02 1,915 56 13쪽
10 단종 즉위. 6 +5 24.08.01 1,948 48 13쪽
9 단종 즉위. 5 +5 24.07.31 1,995 49 13쪽
8 단종 즉위. 4 +5 24.07.30 2,144 57 12쪽
7 단종 즉위. 3 +5 24.07.29 2,215 55 12쪽
6 단종즉위. 2 +6 24.07.26 2,367 59 13쪽
5 단종 즉위. 1 +5 24.07.25 2,509 62 12쪽
4 다시 조선에서. 4 +6 24.07.24 2,424 66 12쪽
3 다시 조선에서. 3 +7 24.07.22 2,670 66 13쪽
» 다시 조선에서. 2 +7 24.07.19 3,014 77 13쪽
1 다시 조선에서. +11 24.07.18 3,560 8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