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께 복종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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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화C
그림/삽화
모툰이 사이트 AI 생성
작품등록일 :
2024.08.14 16:14
최근연재일 :
2024.09.19 09: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837
추천수 :
1
글자수 :
143,750

작성
24.08.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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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화. 살아갈 이유를 잃은 사람들

DUMMY

—과거의 어느 날—


용화가 20대 중반 K종합병원 인턴으로 있던 시절이다.

그는 담당 교수님과 다른 인턴들과 함께 환자들 회진을 돌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리에 깁스를 한 젊은 여성 환자의 차례였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서 창문 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섬세한 옆모습이 햇빛에 은은하게 비추어 아름답게 보였다.

이윽고 그녀는 누군가 다가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긴 속눈썹을 깜빡이며 용화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긴 검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며 가늘고 긴 목선이 보였다.

흰 피부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반사되어 용화의 눈에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그녀와의 첫 만남에 용화의 심장은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하였다.


‘정말 이쁘다.!’


담당 교수는 그녀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시작하였다.


“채화씨! 오늘 기분은 좀 어떠신가요?”


교수의 질문에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예, 많이 좋아졌어요.!”


“다행이네요! 식사와 약은 잘 챙겨 드셔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채화씨를 담당하게 될 새로운 선생님을 소개해 드릴게요!

용화 선생 이리 와 인사하지?.”


그는 자신을 부르는 담당 교수의 말에 깜짝 놀랐다.


“네!.... 네?”


“자! 앞으로 자네가 담당할 환자 채화씨야! 잘 챙겨 드리게!”


교수님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살짝 당황했지만,

이윽고 그녀의 담당의가 된 것에 내심 기뻤다.


“아, 앞으로 채화씨를 담당하게 될 강용화라고 합니다.”


그의 인사에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예, 선생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용화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온몸으로 경험한 날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용화가 채화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녀는 용화가 다가온지도 모르고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을 하고 있었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채화에게 말을 건넸다.


“흐, 흐음!~ 채화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어떠신가요?”


“아!~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습니다.”


그녀가 용화를 보며 방긋 웃어주자 용화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그는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그녀의 그림을 칭찬하며 담담한척하였다.


“옷 디자인이 너무 이쁘네요. 정말 잘 그리셨어요! 패션디자인 전공하셨나 봐요?”


“아! 아뇨. 저는 지금 S대학 모델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아! 어쩐지! 채화씨 일반인하고 체형이 좀 다르다고 느껴졌어요! 그런데 옷 디자인도 굉장히 훌륭해요! 멋집니다.”


채화가 그의 칭찬에 기뻐하며, 신난 얼굴로 변했다.


“사실 병원에 있으면서 이렇게 옷 디자인을 하나둘씩 그리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전공은 모델이지만 다리를 다친 덕에 제가 정말로 즐거운 일을 찾은 느낌이에요”


“즐거워하는 일을 찾았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저 그런데, 다리는 어쩌다 다치신 거예요?”


“학교 계단에서 굴렀어요. 어떤 이유로 굴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아이구! 저런!”


그때 누군가 입원실에 들어온다.

두 명의 여자였다.

용화는 그녀들이 채화의 친구인 걸 직감했다.

그중 한 여자가 용화를 보며 말을 한다.


“어머! 채화야! 담당 선생님 바뀌었네? 키도 크고 잘생기셨다. 선생님 여자친구 있어요? 없으면, 우리 채화 어때요?”


채화의 얼굴에는 당황함이 자리 잡았다.


“야! 송안목! 너 선생님께 실례야! 저 선생님 죄송해요. 제 친구가 무례했어요.”


용화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 괜찮습니다.”


안목은 채화의 말을 들은 채 하지 않고, 용화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희는 채화 같은 과 친구예요. 저는 송안목, 여기 있는 이 친구는 백정미. 앞으로 자주 봬요!”


“아 넵~! 그럼 저는 이만,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용화는 채화에게 인사를 하고 병실을 빠져나왔다.


그는 안목이라는 여자의 말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고맙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옆에 있던 다른 친구 ‘백정미’ 그녀에게서는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채화와 용화는 점점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노을이 이쁘게 물들 무렵,

용화는 채화의 휠체어를 밀며 병원 뒤뜰을 산책 중이었다.


“채화씨 바람이 많이 부는데. 혹시 춥지는 않아요? 들어갈까요?”


“아뇨 괜찮아요. 시원하고 좋은데요. 더 산책하고 싶어요. 저 노을이 다 저물 때까지만······. 선생님 노을이 너무 이쁘지 않아요?”


용화도 하늘에 물든 붉은 노을을 집중하며 쳐다보았다.


“네! 채화씨 말대로 정말 이쁘네요. 저 노을이 조금은 천천히 졌으면 좋겠어요. 채화씨와 같이 있으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요.”


용화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놀라 채화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아름다운 눈으로 계속 노을을 응시하고 있었다.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설레고 있다는 뜻이에요.”


“네!??”


용화는 그녀의 말에 마음을 들킨 것 같아 화들짝 놀랐다.

심장이 점점 더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뒤를 돌아보며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은 천사 같아 보였다.


“선생님! 저도 지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거 같아요.”


그녀의 말에 용화는 온몸으로 전율을 느꼈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용화는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향하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저······.. 채화씨 좋아합니다! 채화씨 말처럼 저는 매우 설레고 있어요. 사실, 채화씨 담당의가 된 그날부터 제 마음은 설레었어요. 그리고 오래 같이 있고 싶었습니다. 제가 당신을 욕심부렸어요.”


용화의 고백에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채화의 앞으로 자리를 옮겨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윽고 그녀의 깁스를 한 다리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채화는 그의 행동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순간 용화의 손에서는 오색빛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채화는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빛이 사라지고 용화는 채화의 깁스를 풀기 시작한다.


“채화씨 일어나 보세요.”


채화가 휠체어에서 천천히 일어나 본다.

자신의 다리가 다 나았음을 느끼고 매우 놀란 눈으로 용화를 쳐다보며 말한다.


“제가 지금 본 게 뭔가요? 기적이란 건가요? 아니면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꿈이 아니에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에게는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실 채화씨도 금방 치료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같이 있고 싶다는 욕심에 이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채화씨 퇴원을 하더라도, 저를 만나 주실 수 있을까요?”


채화는 미소 지으며 그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살짝 맺혀 있었다.

이내 그의 목을 감싸고 발뒤꿈치를 살짝 들어 올린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을 그의 입술에 맞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그렇게 그날의 노을이 지고 있었다.


—다시 시간은 흘러 K종합병원 장례식장—


뚜벅!~ 뚜벅!~

용화의 무거운 발걸음이 지하 장례식장으로 가는 계단의 적막을 깨뜨린다.

검은 정장과 검은 구두를 신은 용화는 지하 장례식장에 있는 채화의 빈소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의 빈소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와 정말로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이윽고 장례식장 문 앞에 섰다.

그의 손은 문고리를 향해 천천히 뻗어갔다.

손끝에 차가운 금속이 닿자 전신이 떨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차가운 공기와 향냄새들로 가득했다.

그것들은 채화가 죽었다는 사실을 더욱 각인시켜 주었다.

긴 복도를 지나 채화의 빈소 앞에 섰다.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채화의 영정 사진을 보자 용화의 심장은 멎을 것 같이 아팠다.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때 어디선가 여자 오열 소리가 들렸다.


“아흑흑······ 아!~흐흐흑···············..엄마············아빠··················.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맞은쪽 빈소였다.

용화는 그 오열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고개를 서서히 돌렸다.


그 빈소에는 검은색 한복을 입고 머리에는 하얀 리본을 단 여자아이가 힘없이 앉아 오열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녀를 보고 곧 자신의 치료 능력으로 살린 여학생 ‘정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부모님 영정사진을 보며 계속 오열을 하고 있었다.


‘저 여학생은? 내가 살린 그 아이······.. 대신······.. 난·········채, 채화를······’


용화는 그녀를 바라본 채 눈물이 고였다.

복잡한 심정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쳤다.


‘채화가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면········· 내가 저 아이에게 능력을 쓰지 않았다면······..’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게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용화는 눈물이 맺힌 채 멍하게 서서 계속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리의 오열은 조금씩 거칠어졌다.


“아!~흐흑!~ 엄마~! 아빠 나 이제 어떻게!~ 나 이제 어떡하냐고······.

왜? 나만 살아난 거야!~ 왜 나만! 나도 엄마, 아빠 따라서 갈래!~ 나 혼자는 도저히 못살아.

그래!~ 나도 갈래!~”


하리는 뭔가 굳은 결심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기 시작하였다.

용화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에 있는 과도를 발견하더니 그쪽으로 몸을 재빨리 옮겼다.

오른손으로 그 과도를 잽싸게 집더니 이내 왼손의 손목을 긋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엄마, 아빠 내가 금방 따라갈게···.. 기다려······..”


하리는 힘을 주어 왼쪽 손목을 칼로 긋기 시작한 그때······

용화는 하리에게 다가가 과도를 든 손목을 잡고 칼을 빼앗아 바닥으로 던지며 소리쳤다.


“지금! 이게 부모님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하리는 용화의 손을 뿌리치려고 힘을 주고 울며 소리질렀다.


“놔!~ 이거 놔!!!! 나도 엄마, 아빠 따라가야 된다고!”


“정신차려!!!~그걸 말이라고 해!!”


그녀는 더욱 거세게 저항하며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놔~! 놓으라고. 부모님 없이 어떻게 살라는 거야!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부모님을 잃었어!!.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 내가 이제 살 이유를 잃어버렸다고!!!!!~”


용화가 하리의 어깨를 잡으며 소리친다.

하리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었다.


“살아!!!!~ 이유 없이 그냥 살아!~ 오늘을 살고 내일을 또 살아!!!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살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찾아지는 거야!!!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


하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른다.

그리고 용화에게 소리친다.


“아저씨가 뭘 알아!? 아저씨가 누구인데??? 아저씨 누구인데 나한테 살라고 해!

아저씨 누구냐고????”


용화도 하리에게 소리친다.


“나도!!!!!”


그의 고함 소리에 하리가 멈칫하고 눈물 젖은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용화가 힘겹게 말을 이어간다.


“나도······. 너처럼 오늘 살아갈 이유를 잃은 사람······..”


용화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의 댓글은

제가 글을 쓰는 힘이 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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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께 복종하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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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하리와 화연의 갈등 NEW 9시간 전 3 0 11쪽
27 27화. 백화연의 인성 24.09.18 7 0 12쪽
26 26화. 뒤엉킨 그들의 감정선 24.09.17 9 0 12쪽
25 25화. 회식 그리고 만남 24.09.16 9 0 11쪽
24 24화. 준비된 인재 24.09.13 11 0 12쪽
23 23화. 새로운 동료 24.09.12 12 0 11쪽
22 22화. 은혜 입은 과거 24.09.11 12 0 13쪽
21 21화. 의문의 지원자 24.09.10 11 0 11쪽
20 20화. 살아갈 이유 24.09.09 15 0 11쪽
19 19화. 새로운 기회 24.09.06 15 0 11쪽
18 18화. 우리 평소와 같이······. 24.09.05 15 0 11쪽
17 17화. 놀라운 하반기 사업계획 24.09.04 15 0 12쪽
16 16화. 하리의 고백 24.09.03 15 0 12쪽
15 15화. 사고의 추악한 진실 24.09.02 16 0 13쪽
14 14화. 채화와 하리의 연결 고리 24.08.30 23 0 12쪽
13 13화. 오디션의 이유 24.08.29 19 0 11쪽
12 12화. 다시 시작된 악연 24.08.28 18 0 12쪽
11 11화. 아저씨의 신비한 능력 24.08.27 23 0 11쪽
10 10화. 채화의 새로운 꿈 24.08.26 19 0 12쪽
9 9화. 질투의 화신 24.08.23 22 0 11쪽
8 8화. 과거의 라이벌 24.08.22 26 0 11쪽
7 7화. 하리의 특이취향 24.08.21 25 0 11쪽
6 6화. 무작정 동거 24.08.20 26 0 11쪽
5 5화. 후원자의 정체 24.08.19 32 0 11쪽
4 4화. 약속의 그날 24.08.16 34 0 11쪽
3 3화. 도움의 손길 24.08.15 80 0 10쪽
» 2화. 살아갈 이유를 잃은 사람들 24.08.14 134 0 12쪽
1 1화. 사고의 그날 24.08.14 18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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