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후 코인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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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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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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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속박과 굴레를 벗어 던지고...

DUMMY


“다크 나이트.”


모니터를 바라보던 남자는 중얼거린 닉네임을 검색했다. 최근 검색 결과는 없다. 다크 나이트를 부르짖는 유저들은 많았지만, 다크 나이트는 글을 올리지 않았다.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드디어!!!”


블루라인 엔터테인먼트 조흥수 대표는 열 손가락을 흔들었다.

아무리 천문학적인 자산을 인증해도, 주작충 소리를 들었다.


다크 나이트가 올린 어마무시한 수익률 인증 사진에 묻히기 마련이었다. 일면식 하나 없는 모르는 사람이 빡칠 정도로 얄미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차피 지금 다크나이트를 찾는 사람들도 다크나이트가 망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 닼나 망함? 왜 며칠 째 보이지도 않냐? ㅋㅋㅋㅋ

- 현생 사느라 바쁜가보지.

- 현생 사는 놈이 본인 언급된 글에 1분마다 댓글 다는 게 말이 됨? ㅋㅋㅋㅋㅋ

- 닼나도 이번 명인이랑 같이 나락 간 거 아님? ㅋㅋㅋㅋ

- 나 닼나 누군지 아는데, 왕주성이랑 같이 호형호제 하는 사이더라. ㅋㅋㅋㅋㅋㅋ

- 지랄. 닼나를 네가 어떻게 알아. 익명 게시판이라고, 아는 척은 지랄 ㄴㄴ.


뭐가 뭔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관없다. 어쨌든 다크 나이트는 당분간 잘난 척이 금지된 것이 분명하다. 이제 ‘한강넷’ 주식토론방에서 1황은 조흥수 본인이다.


아무도 막을 자는 없다.

히히덕거린 조흥수는 그동안 열심히 캡쳐해온 수익률과 자산 인증 사진을 올리려던 찰나, 카트 옆자리에서 고함이 들렸다.


“아-, 깜짝이야!”


같이 라운딩을 하러 온 공춘식 대표가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오열을 부르짖는다.


“미쳤다. 미쳤어. 씨발!!”


골프 카트를 운전하던 캐디도 깜짝 놀랐다. 소중한 자료가 담긴 핸드폰을 비명에 떨굴 뻔 했다. 짜증반, 호기심 반으로 조흥수가 물었다.


“뭐야, 공 대표.”

“대박 났어.”

“뭐?”

“코인. 코인 이거 대박 났다고.”


뭔지 모른다. 비트코인이야 들어본 적 있지, 뉴스에서 계속 떠들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공 대표가 들어 올린 ‘발상’코인.


이게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 건지 모른다. 20년동안 주식만 주구장창하던 조흥수 대표가 물었다.


“그래서 얘네는 뭐하는 회사인데요?”

“그런 건 몰라요. 상관없고, 그냥 돈 넣고 돈 먹기 하는 게임이지. 돈만 벌면 됐지. 안 그래요?”


그건 그렇다. 주식도 코인도 어차피 다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거다. 그리고 주식이랑은 비교할 수도 없는 수익률을 보인다.


819%.


“어.... 수익률이 819%라고? 이거 한 2년 묵힌 수익률이에요?”

“비트코인도 아니고 이런 잡코인 2년 묵히면, 큰일 나요. 설거지 당한다고.”


그럼?


“돈 태운 지 한... 일주일 됐나?”

“일주일 만에 이런 수익률이 나온다구요?”

“코인은 원래 이래요. 한탕이라고. 뭐야, 조 대표는 그동안 코인도 안 했어요? 이게 노다지야. 노다지.”


공춘식은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들, 뒤통수 치기 딱 좋다고. 나중에 어쩌구, 저쩌구 법 생기면 골치 아파. 그전에 한탕 하고 빨리 빠져야지.”


그래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어쩐지 요즘 주식 토론방 글 리젠도 생각보다 많이 줄었더라-.


다크나이트, 이 자식도 혹시 코인 쪽으로 넘어간 거 아니야?

늘상 접속하던 ‘한강넷’ 새로 생긴 코인 토론방을 접속했다.


새로 고침하기 무섭게 글이 활발하다. 주식이 고이고 고인 판이라면, 코인 토론방 쪽은 달랐다. 주식 게시판에서 오직 독보적인 존재 다크 나이트만이 찬양 받는 평화로운 시대였다면, 코인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


네임드들이 넘쳐났고, 많은 유저들은 이 네임드를 추종했다.

아무것도 없는 뻘글에도 쓴 유저가 네임드라면, 좋아요가 무지막지하게 찍혔다.


조흥수도 마찬가지였다. 이들과 같이 남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다. 이들이라면, 자랑하는 사치에 관심을 마구 던져줄 것만 같았다.


이런 마음의 불씨를 지피는 걸, 아는 지 모르는 지 공 대표는 자꾸만 코인을 권유했다.


“조 대표, 우리 지난 번에 베트남 카지노 갔을 때처럼, 돈을 따기만 해도 미쳐. 조 대표, 베팅 실력이 여간 장난 아니잖아.”


공 대표가 매수가 들어간 코인을 비추며 흔들었다.


“이것도 도박이나 다름없다니까?”


못 이기는 척 홀린 듯이 물었다


“그래서 형님이 추천해줄 만한 건 뭔데요?”

“뭘 꼭 집어 추천해줄 만한 건 없고, 이 판은 그래. 트렌드 따라 움직여.”

“트렌드요?”

“응.”


공춘식이 돈을 묻은 코인을 넘겨가며 설명한다.


“이번 시즌 테마는 AI야. AI 좀 묻었다 싶은 코인들은 다 묻어.”


+


[조흥 뱅크 : 안녕하세요. 행님덜 ㅋㅋ]

[조흥 뱅크 : 주식하다 코인판으로 왔슴다. 저 지인이 ai 묻은 코인 다 사라는 데 이거 맞나요?]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메시지 대로 ai 좀 묻었다 싶은 코인을 다 구매한 계좌.


그 중 바칼 코인도 있었다.


바칼 코인


[Bakal : 34.00 KRW]

[보유 현황 : 176,470,588]

[매수가 체결 되었습니다]


일단 몸 풀기로 60억을 넣었다. 단 번에 많은 돈이 들어가자, 개당 34원이었던 바칼은 37원까지 올라가다 말았다. AI가 묻었다는 바칼은 아직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황을 보고 차근차근 매집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가격이 더 떨어지면, 물을 타야지. 선물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하기 바로 직전부터.


아직은 성급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도 성급한 걸까?

모니터 위로 껌뻑이는 파일, 사직서.

출력하기 위해 열어둔 사직서를 다시 한번 곱씹었다.


“아니.”


성급하지 않다. 충분히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다.

앞으로는 영화 작업도 그렇고, 현성의 아이돌이 아닌 나만의 아이돌, 투자를 하느라 바쁘겠지.


유엘이 정한 인수인계 기간도 돌아온다. 언제까지 현성에 매달릴 수는 없다. 그동안 정이 살짝 들기도 했다. 정확히는 회사보단 그동안 열심히 응원과 위로를 일삼던 연습생들이겠지.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죄가 없다.

시계를 바라봤다. 오전 11시. 아이들한테는 점심시간 전, 말해야겠지.


틀린 오탈자는 없는지, 문구가 자연스러웠는지 다시 한번 읽어두고서 프린트 출력을 눌렀다. 다행히 오늘 장 팀장은 출근했다. 복사기로 달려가 깔끔하게 인쇄된 출력물을 들었다.


“무진 씨.”


바로 옆으로 김민주가 달려왔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내 셔츠 소매를 붙잡고 말을 이었다.


“우리 이따가 점심시간에 타코 어떠....”


말았다.

내가 들고 있는 사직서를 확인했다. 살짝 놀란 표정이다. 아니, 이제 보니 살짝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굳은 표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점심으로 타코, 나쁘지 않은데.


“타코요?”

“퇴... 하시게요?”


적잖은 충격을 받았는지 김민주는 말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다. 목이 메였는지, 내뱉으려던 말을 중간 삼키기도 했다.


“네.”

“그렇군요.”


제일 먼저 물어볼 줄 알았던 이유는 묻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1팀장이 먼저 우리를 향해 관심을 내던졌고, 오랜만에 밀린 일을 하던 장 팀장도 나를 향해 돌아본다.


고개를 숙인 김민주는 조용히 몸을 돌렸고, 장 팀장은 물었다.


“무슨 일이야? 백 대리.”


판이 깔렸다. 어차피 말하게 되면, 다들 알게 될 소식이었다.


“저, 퇴사하려고 합니다.”

“어?”


1팀장은 마시던 커피를 떨어트렸고, 장 팀장도 쥐고 있던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그게 무슨 소리야? 퇴사한다니. 지쳤어?”


직속 상사인 장 팀장으로선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겠지. 당장 개발 2팀을 책임지던 직원이 퇴사하겠다고 나섰으니.


오랜만에 출근한 홍 대리는 예전 퍼포먼스를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장 팀장은 나를 따로 불렀다.


1팀장과 김민주 모두 아직까지 우리가 들어간 회의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장 팀장은 이런 시선을 부담스러웠는지, 블라인드를 내렸다.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한번 가다듬고, 장 팀장은 정적인 분위기를 타고 말했다.


“집에 무슨 일 있는 거야?”

“아닙니다.”

“그래? 그럼... 지난 파혼 때문에... 그런 건 아니겠고, 여태까지 잘 나왔잖아? 갑자기 이러면 우리도 많이 곤란한 거 알면서.”

“죄송합니다. 저도 오늘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 많이 했습니다.”

“알지. 백 대리가 이런 결정 갑자기 내릴 사람 아니라는 거. 그런데 나도 하...”


담배가 마려운 장 팀장은 바지 주머니를 한번 뒤적거리고, 담배 연기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쉰다.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려도, 장 팀장도 이미 알고 있다. 지금 내 선택을 막을 수 없다는 걸.


“그럼 갑자기 퇴사를 하는 이유는 뭐야?”

“갑자기는 아니고, 제 일을 하고 싶어서요.”

“응? 백 대리 일?”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모양인지, 장 팀장의 질문은 끊이질 않았다.


“백 대리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게, 사업을 말하는 거야?”

“네.”

"휴가 줄게. 많이 써도 돼."

"괜찮습니다."

"백 대리..."


이해한다. 황당하겠지.


“백 대리, 뭐. 백 대리도 주위 친구들 이야기 때문에 알겠지만, 유튜브 하고 싶다고 퇴사한 애들, 그런 애들 다 끝이 어떻게 된 줄 알아? 다시 취직해. 자기 월급보다도 못한 수익 찍으면서 현타 받는다니까. 시급으로 따지면, 어우....”


수익 찍힌 걸로 보자면, 현성은 진즉에 그만둬야 했다. 오히려 무급 봉사를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걱정해주시는 건, 감사합니다.”

“하아-, 진짜 후회 안할 자신 있어? 백 대리, 이 바닥 좁아.”


이 바닥으로 돌아올 생각은 있지만, 그곳이 적어도 현성은 아니다.


“괜찮습니다.”

“그동안 알고 지낸 세월이 있으니까, 새 출발하겠다는 건 응원하겠는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그러네. 어떻게... 말 한 마디도 없이.”


서운함을 표하던 장 팀장은 갑자기 ‘아’ 짧은 단말마 비명을 지르고, 나를 붙잡았다.


“혹시 백 대리, 코인 대박 난거야?”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태연하게 고개를 저었다. 장 팀장 귓가에 뜬소문이 들어가봤자 좋을 거 하나 없다.


“그럴리가요.”

“혹시라도 대박난 거면, 내가 입 꼭 다물고 있을 테니까. 어? 제발. 나 힌트라도 알려주면 안될까?”

“힌트라 드릴 것도 없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걸요.”


아니라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도 모른다. 사람 질릴 정도로 확실한 답을 들어서야, 장 팀장은 포기했다.


“그럼 인수인계는 어떻게 할까요?”


더 이상 콩고물이 떨어질 게 없단 걸 확인한 장 팀장은 입술을 삐죽였다.


“뭐... 다행히 지금 크게 바쁜 것도 없고 해서, 길게 잡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아. 연습생 관리 백업만 잘 해뒀으면, 크게 뭐. 한... 일주일이면 되겠지.”


한 달을 생각했던 나로서는 개꿀이라 생각했다. 먼저 일주일을 제안했는데, 굳이 한 달을 먼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동안 고생했어. 백 대리.”


인사를 끝으로 회의실을 나왔다. 단순히 문을 열고 나왔을 뿐인데, 투자의 신에 빙의한 것처럼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잠깐.


발신표시제한은 말했다.

앞으로 AI코인이 뜰 거라고. 그렇다면 주식에도 이 메타가 돌지 않을까?


“... 넣을까?”


나는 나를 뒤따라 나오는 장 팀장이 들을까, 입을 급하게 가렸다.

엔비디아도.


현재 엔비디아 주가는 38달러.


작가의말

전 편 결말을 수정했습니다.

시간 괜찮으시다면 다시 열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답하게 느껴졌던 부분을 다 쳐내고, 새로운 방향으로 에피소드를 구상하느라 연재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답답한 구간이 없도록 시원하게 나가겠습니다.






명절 연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푸딩똥파님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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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호구 형. +7 24.09.18 10,427 302 11쪽
»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속박과 굴레를 벗어 던지고... +10 24.09.17 14,010 326 12쪽
26 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수정. +27 24.09.16 17,174 375 10쪽
25 긁? +18 24.09.15 17,955 399 11쪽
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7 24.09.13 20,001 417 10쪽
23 왕주성 1열 직관. +13 24.09.12 20,666 462 11쪽
22 화가 난다. +12 24.09.11 21,412 487 13쪽
21 그릇이 너무 작아요. +11 24.09.10 21,932 472 13쪽
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3,492 461 13쪽
19 오르는데요? +14 24.09.07 23,081 482 13쪽
18 한강물 따듯하냐? +9 24.09.06 23,664 482 11쪽
17 오랜만이야. +17 24.09.05 25,320 466 13쪽
16 번데기 앞에서 주름. +15 24.09.04 24,289 481 14쪽
15 파국이다. +18 24.09.03 23,967 514 11쪽
14 제가 책임집니다. +19 24.09.02 23,772 472 13쪽
13 둠스데이, 그거 오늘입니다. +13 24.09.01 24,208 465 12쪽
12 네가 거기서 왜 나와? +12 24.08.31 23,921 440 12쪽
11 조금만 참지 그랬어. +9 24.08.30 24,444 420 14쪽
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5,162 415 12쪽
9 그렇게 용하다고? +13 24.08.27 24,881 416 9쪽
8 세상 진짜 좁다. +12 24.08.26 25,129 452 14쪽
7 사람이란 게 그래, 아무리 말해줘도 안 듣더라고. +13 24.08.25 25,113 437 15쪽
6 수 십억이라니, 백 억이다. +11 24.08.24 25,397 408 10쪽
5 이 집, 잘하네요. +9 24.08.23 26,515 437 13쪽
4 사부라 불러도 되요? 백 사부. +14 24.08.22 27,194 434 12쪽
3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10 24.08.21 27,936 425 11쪽
2 뜨거워요, 내 손이. +14 24.08.20 29,750 4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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