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후 코인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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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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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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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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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수정.

DUMMY


내 회사생활을 드라마로 만들면 어떨까?

제목은 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생활.

오늘은 몇 화인지 모른다.


드라마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는 현성 엔터테인먼트.

현성 엔터테인먼트 사옥 배경 뒤로, 페이드 아웃.


아침부터 소란스러운 장면을 오늘의 에피소드로 정한다. 시트콤 포맷인 이 드라마는 오늘의 포커스를 제작&투자 팀 박대현 팀장으로 잡았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박대현 팀장과 본부장을 중심으로 많은 직원들이 뒤로 깔린다.

조연들로 분장한 직원들은 소중한 대사 한 마디를 부여 받았다.


“어떻게 된거야?”

“너 몰라? 며칠 전에, 박 팀장님 찾는 노부부 회사까지 찾아와서, 난리 났잖아. 박 팀장님이 노부부 전세금을 떼어 먹었대.”

“엥? 왜? 갭투자?”


백그라운드를 설명하는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 유엘 대란 주식 있잖아. 그걸로 날렸대.”

“어엉? 미친 거 아니야? 진짜?”


고개를 저었던 직원은 이제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스레 극 진행을 알린 조연들은 이제 카메라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 본부장이 박 팀장을 향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른다.


“너 진짜 미친 놈이냐? 어? 야, 박대현.”

“죄송합니다. 입이 열개라도 면목이 없습니다.”

“지금 네가 면목이 없다, 하면 넘어갈 줄 알아? 왜? 회삿돈도 아니고, 그냥 네 돈 날린 거니까. 회사가 너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박대현은 고개를 숙였다. 본부장이 그런 박 팀장을 향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날린다.

수많은 종이 뭉치들이 고개 숙인 박대현의 정수리를 향해 내다 꽂고, 박대현이 잘 볼 수 있도록 바닥에 떨어진다.


- 김준한 출연 기대작 ‘퍼즐’ 한국판 ‘머니볼’ 그리겠다.

- 험난한 풍파를 견디고 결정한 유엘의 선택 ‘퍼즐’은 어떤 영화?


“퍼즐 이거, 우리 회사에도 투자 제안 왔었다며? 왜 안했는데?”


본부장이 투자팀 직원을 향해 눈짓을 날린다.


“얘가 박 팀장한테도 이야기 한번 했다는데? 하루종일 주식창만 붙잡고 있느라, 정신이 나가버린 거야? 어?”

“죄송합니다.”

“계속 죄송한다고만 지껄이지 말고, 방법을 찾아야 할 거 아니야. 이대로 그냥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을 거야?”


박 팀장이 흐트러진 서류들을 주워, 정리하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퍼즐에 밀리지 않는 작품 찾아 올리겠습니다.”

“박대현, 너어- 씨발 진짜. 일과 시간에 주식이든 코인이든 또 딴짓 하기만 해봐. 알았어?”

“명심하겠습니다.”

“걸리기만 해. 박대현. 마지막 경고야. 대표님한테 내가 말해서라도, 무조건 내가 너 퇴사 시킨다. 어?”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바탕 난리 친 본부장이 올라가자, 사람들은 일제히 물러나간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 괜한 불똥을 맞기 싫은 사람들은 제 자리를 찾아 돌아간다.


멀찍히 박대현을 바라본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시야를 가렸던 사람들이 사라지자, 박대현과 나는 눈이 마주쳤다. 박대현은 불똥을 튀기지 않았다.


조용히 ‘씨발’ 이 한 마디만 중얼거리고서, 자리를 떠났다.

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지금 분풀이로 욕 한 사발 쏟아낼 때가 아닐 텐데-.


당장이라도 밖으로 나가, 돈 될만한 작품을 구해올 줄 알았던 박 팀장은 내 자리 바로 옆, 장 팀장을 찾았다. 박 팀장은 몇 자리 빈 자리를 확인하고, 마음 편히 입을 열었다.


“야, 장 팀장.”

“야-이씨. 박 팀장. 어떡할거야. 너 때문에 이제 회사에서··· 하-. 부업도 못하잖냐.”


이제 긴장이 좀 풀렸는지 박 팀장은 멋쩍은 미소를 올렸다.


“부업? 아, 그것 참. 미안하게 됐다. 그건 그렇고, 너희 올해 시간 비는 S급 배우 있어?”

“S급 배우? 왜 이래, 우리 아이돌 파트야. 없지.”

“내가 몰라서 물어? 배우로 키울 만한 원석이 없냐는 소리야.”

“왜?”


장 팀장은 인중을 긁으면서, 탁상 달력을 가져다 집었다.


“퍼즐 그 좆같지도 않은 영화 이겨야 할 거 아니야. 지금 투자 받는 작품들 중엔 돈 될만한 싹이 없어.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제작 해야지. 발에 치이는 시나리오 중 좋은 시나리오는 종종 있으니까.”

“그래서 직접 투자보단 제작으로 가겠다?”

“지금 일 안한다는 이미지 잡혔잖냐. 이거 뒤집을 만한 건 제작 밖에 없어. 열심히 갈려나가는 모습 좀 보여주면, 잘하면 대박이고, 성적 살짝 아쉬워도 알지?”


박 팀장이 웃는다.


“열심히 했잖아, 한잔해~. 소리 나오는 거지.”


대사 한 마디에 들고 있던 커피가 맥주잔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가 투자를 받으려면, 군침 당길만한 카드는 필요하니까. 이번에 배우 데뷔할 애들 있을 거 아니야. 2팀.”


팀장들끼리 공치사를 미리 작업 쳐두는 흔한 잡담이었다. 익숙한 이름이 들려올 때까진.


박 팀장이 그동안 눈여겨본 신인개발 2팀을 꺼내올린다.


“2팀에 걔 있지 않아? 배우 출신.”

“아, 유희재? 맞네. 처음에는 걔가 배우 테크 타긴 했는데-.”


말투를 보아하니, 딱히 박 팀장을 향해 넘길 것 같진 않다. 오디션이라는 게, 귀찮은 일이거든. 캐스팅을 주선해준다 치더라도, 박 팀장은 엄연히 투자팀장.

설령, 유희재가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배우 관리는 계속해서 우리가 가져간다.


뭐-, 이런 걸 다 떠나서, 애초에 유희재를 넘겨서는 안 될 중요한 이유가 있다. 내가 이미 점찍었거든.


이런 내 마음을 알 리 없는 장 팀장이 일어나, 나를 향했다.


“백 대리, 우리 그... 유희재 평가표 좀 볼 수 있을까?”

“네.”


아무렇지 않은 척, 평가 관리표를 건넸다. 처음부터 장 팀장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안돼. 안돼. 이미 글렀어.”

“그 정도야? 연기 꽤 잘하는 것 같은데.”

“이 정도 연기하는 애는 요즘 쎄고 셌어. 어차피 우리가 100% 단독 제작할 거 아니잖아.”

“제작사도 그렇고, 알아봐야지.”


박 팀장이 머리를 헝클었다.


“단독으로 나갔다가, 진짜 일 잘못되면, 국문성 그 자식이 나 가만두지 않을 걸? 가뜩이나 벼르고 있을 텐데.”

“알아 본 곳은 있고?”

“명인.”

“명인?”


이건 나도 전혀 예상치 못한 조합인데.

박 팀장의 잔머리가 돌아간다.


“명인 요즘 이미지가 개죽쑤고, 거기도 자금난 일 걸? 이럴 때 당장이라도 남한테 빌붙고 싶을 거야.”

“그래서? 빌붙을 동아줄을 건네겠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제작실력, 명인만한 데도 없어. 배우 부족하면 거기서 채워도 되고.”


박 팀장이 답답한 듯이 옥상을 향해, 고갯짓을 돌린다.


“나가자. 일 얘기 하니까, 또 답답하네. 요즘 진짜...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날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라니까.”

“온라인?”

“‘한강넷’ 내가 거기서 글 좀 쓰는데. 하아-.”


벌써부터 담배개비를 사탕 마냥 문 장 팀장이 나를 향해 말했다.


“백 대리, 이따가 내가 문자 하나 보낼게. 그렇게만 해줘.”

“네.”


한숨과 함께 연기처럼 사라지는 둘, 역시 내 감은 맞았다. 박 팀장이 다크나이트. 박 팀장 전세 사건과 더불어 요즘 글도 뜸해졌다. 그리고 문자가 울린다.


장 팀장이 벌써 보냈나?


『AI 묻은 바칼 코인 넣자. 이거 내가 강추해.ㅎㅎ 』

『‘블루라인’ 악재 겹쳐, 이대로 나락에 떨어지나-.』

『블루라인 왠지 망할 듯. 네가 제일 먼저 줍는 건 어때?』


+


유엘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을 받기로 했다. 한 명 추가해서 6명.

받는다고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연습생 아이들이 연습할 연습실이 필요하고,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가 있다면 숙소도 필요하다.


그리고 업무를 볼 직원들이 필요하고, 내가 있을 곳도 필요하다. 공간도 필요하다.


회사를 만들어갈 차례였다. ’퍼즐‘은 열심히 촬영 중이고, 영화 한 작품으로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내 돈을 찍어내 줄 기계 톱니바퀴는 필요했다. 회사가 필요했다.


돈이 없지 않은 이상, 처음부터 회사를 키워나갈 필요는 없었다.

유망하고 잠재력 있는 회사를 사면 되는 일이다. 유엘 말고도 몇 군데 침이 흐르는 회사는 있었다.


“음-.”


블루라인 엔터테인먼트도 그 중 한 회사였다. 열심히 키운 연습생을 아이돌로 데뷔시킨 뒤, 매출로 벌어들이는 구조가 아닌 이미 자사, 타사 성공적인 아이돌에게 SNS 계정을 쥐어 주며, 팬들과 아이돌끼리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는 아이디어로 구독료를 가져가는 회사.


딱히 큰 리스크 없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들인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나간 덕분에 이미 많은 아이돌이 플랫폼에 가입했고, 응원하는 아이돌을 따라 많은 팬들이 가입했다.


탈덕을 한다 해도, 새로 입덕한 아이돌도 이미 이 플랫폼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탈퇴율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몇몇 대형 기획사들이 자신만의 플랫폼을 만들겠다 선언했지만, 플랫폼 싸움에서 후발주자는 격없이 불리하다. 탈 ‘블루라인’을 선언한 대형 기획사들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자, 현성을 비롯한 다른 회사들은 딴 생각을 품지 않았다.


말 그대로 알짜 중에 알짜. 이제는 아이돌 기획사보단 플랫폼 회사라고 봐도 무방했다.

아이돌 산업이 흥하는 순간, 절대 망하지 않을 회사라 생각했다.


그런 블루라인이 망한다고?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블루라인 대표가 건달이라는 소리는 들었다. 그게 잘못된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조폭, 건달들이 명함 세탁하기만한 쉬운 업계가 엔터테인먼트라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건 옛날이지.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일 뿐이고.

요즘에는 뭐, 업계 평균이란 말도 통하지 않는다. 내가 갖고 있는 천 억으로 살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그렇다고 못 살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해볼 만하다. 나는 거래소 앱을 열었다.



작가의말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 듀크 결말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답답하게 느껴졌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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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호구 형. NEW +7 19시간 전 8,988 279 11쪽
27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속박과 굴레를 벗어 던지고... +10 24.09.17 13,212 320 12쪽
» 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수정. +26 24.09.16 16,580 372 10쪽
25 긁? +18 24.09.15 17,481 396 11쪽
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7 24.09.13 19,578 412 10쪽
23 왕주성 1열 직관. +13 24.09.12 20,285 459 11쪽
22 화가 난다. +12 24.09.11 21,042 484 13쪽
21 그릇이 너무 작아요. +10 24.09.10 21,569 467 13쪽
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3,153 457 13쪽
19 오르는데요? +13 24.09.07 22,744 478 13쪽
18 한강물 따듯하냐? +9 24.09.06 23,333 478 11쪽
17 오랜만이야. +16 24.09.05 24,985 461 13쪽
16 번데기 앞에서 주름. +15 24.09.04 23,962 474 14쪽
15 파국이다. +18 24.09.03 23,641 506 11쪽
14 제가 책임집니다. +19 24.09.02 23,446 465 13쪽
13 둠스데이, 그거 오늘입니다. +13 24.09.01 23,889 458 12쪽
12 네가 거기서 왜 나와? +12 24.08.31 23,602 435 12쪽
11 조금만 참지 그랬어. +9 24.08.30 24,121 415 14쪽
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4,828 409 12쪽
9 그렇게 용하다고? +13 24.08.27 24,557 411 9쪽
8 세상 진짜 좁다. +12 24.08.26 24,793 447 14쪽
7 사람이란 게 그래, 아무리 말해줘도 안 듣더라고. +13 24.08.25 24,786 431 15쪽
6 수 십억이라니, 백 억이다. +11 24.08.24 25,058 402 10쪽
5 이 집, 잘하네요. +9 24.08.23 26,162 430 13쪽
4 사부라 불러도 되요? 백 사부. +14 24.08.22 26,832 428 12쪽
3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10 24.08.21 27,562 418 11쪽
2 뜨거워요, 내 손이. +14 24.08.20 29,345 411 11쪽
1 납득이 안 간다고, 납득이. +21 24.08.19 32,490 42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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