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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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레이븐
작품등록일 :
2024.08.30 19:40
최근연재일 :
2024.09.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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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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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프롤로그

DUMMY

1화


한민준.

그게 내 이름이다.

평범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20대 남자에 불과했다.


빠아아앙···

트럭에 치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비가 내리는 날.

신호를 무시하고 들어오는 트럭과 충돌했다.

덕분에 그대로 이승과 하직하게 되었다.


“이것 참··· 안타깝게 되었군. 본래 죽을 운명이 아닌데···”


신이라는 작자가 영혼이 된 나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네? 그럼 착오가 생겼다는 말이죠?”

“그렇지.”

“그럼 본래대로 돌려놓으면..”

“그게 또 쉽지 않단 말이지. 시간을 역행해야 하는데, 그게 워낙 힘이 들어서···”


이게 무슨 개소리야?


“아니··· 귀책사유는 그쪽이라면서요.”

“어.”

“그러면 책임을 져야죠.”

“그게 말이지. 여간 곤란한 것이 아니라서 말이야. 너를 위해서 시간을 역행하면, 여기저기서 민원이 빗발치거든.”

“네?”

“포기해. 대신에 다른 세계로 널 보내주마.”


신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사방에 라이트노벨이 수백권.. 아니 수천권이 생겨났다.


“너희 인간들은 이세계에서 환생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더군.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고 말이야.”

“아니.. 십라. 그건 어디까지나 장르 소설이잖아. 재미로 보는 거라고.”


신이고 뭐고.

따질 때는 따져야 한다.

아니면 독박 쓰고 완전히 조져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니 들어보라고. 여기 이세계물을 보면 말이지. 특전이라는 것이 주어지더구만. 개사기 능력으로 호의호식하는 프리미엄 라이프를 누려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지랄.

피라미드 옥장판 세일즈맨의 멘트도 그것보다는 더 훌륭할 듯 싶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객관화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랑하는 순도 100% T형 인간이다.

특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굳이 이세계에서 굴러야 할 이유는 없다.

이미 현실 세계에서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기 때문이다.


“아.. 안 사요. 안 사. 다 필요없고 얼른 본래대로 돌려달라구요.”


신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곤란한데. 그냥 짬시켜버려야 하나?”

“뭐요?”

“귀찮은 영혼 하나쯤이야. 암흑 공간에 넣어버리면 그만이니까. 참고로 암흑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야. 그곳에서는 시간조차 흐르지 않는다고.”


그런 세세한 TMI는 필요 없거든.

그보다 신이라는 작자는 무책임하고 협박도 잘 하는 존재였다.


“그러니 민준쿤. 암흑공간에서 썩는 것보다, 판타지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는 것이 어떤가? 방금 제목도 생각 났어. ‘이세계 트럭에 치였지만, 개사기 특전으로 인생 2회차 시작합니다.’ 음.. 라노벨 제목은 쓸데없이 길어야 제 맛이지.”

“....”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선택지는 없었다.

필멸자인 나로서는 그 사기 특전이라도 받아먹어야 했다.


“알겠습니다. 당신 뜻대로 해야죠.”

“오.. 잘 생각했네. 그럼 어떤 능력을 가지고 싶나?”

“초사이어인이 되거나, 아니면 고무고무 열매라도 주시던가요.”

“안 돼. 자네 저작권이 무섭지도 않나?”


무슨 개소리야?

허나 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말했다.


“그래. 자네에게는 특별히 마물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지. 내가 생각해도 너무 훌륭한 아이디어인걸?”


신이라는 작자가 자뻑이 심하군.

허나 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 그걸 왜 당신이 마음대로 정하냐고요?”

“신이니까.”

“.....”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만 신도 신경이 쓰이는지 눈치를 본다.


“흠흠··· 그래도 자네한테도 기회를 줘야겠지?”

“그게 무슨 말이죠?”

“이세계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룬다면, 자네 소원을 들어주지. 신격을 얻는다거나, 아니면 본래 세계로 되돌아간다거나.”


이루지 못한 업적이라···


“예를 들어서요?”

“그래. 이세계 전부를 자네가 지배해보게나. 물론 그 업적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말이지.”


개새끼.

하는 말을 들어보니,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졌다.

신도 자신이 있으니, 저런 말을 내뱉는 것이겠지.

하지만 성공 확률이 극악하더라도, 0에 수렴하지는 않을 것이다.


“좋습니다. 당신 말대로 이세계 전부를 내 발 아래에 두죠. 약속이나 지킬 생각 하십쇼.”

“하하하··· 정말이지 당돌한 필멸자로구만. 어디 잘 지켜보겠다. 그럼 자네를 이세계로 보내주지.”


신은 손뼉을 한 번 치더니 말했다.


“자··· 그럼 이세계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즐기시게나. 아.. 참고로 뒈지면 그냥 끝나니까. 세이브 로드 기능 따위는 없다네.”


그 말을 끝으로, 내 영혼은 쑤욱하고 게이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으으으으···”


온 몸이 뒤틀리는 경험을 하고 나서, 나는 판타지에서 눈을 떴다.


“으음···.”


푸른 하늘.

그 아래에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어..? 내 몸이..”


제대로 붙어 있었다.

트럭에 치이고 난 뒤, 뼈가 다 부서졌다.

헌데 신이라는 작자가 다시 육체를 만들어준 모양이었다.


“2회차라···”


막막하지만, 어떻게든 살아가야지.

그게 인생이니까.


“킁.. 킁킁...”


뭐지?

이 뜨거운 콧바람은?


고개를 들어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거대한 멧돼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What the..”


눈이 포악하다.

이 새끼 머리 속은 분명 날 짓밟을 생각으로 가득했다.


살아남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

그것은 삼십육계 출행량이다!


“으아아아..”


엉덩이에 불 붙은 것처럼, 옴팡지게 도망쳤다.

덕분에 다행히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


“헉.. 헉헉···”


숨을 돌린다.

시발···

무슨 멧돼지가 시내버스만 하냐?


“어떻게든 자구책을 마련해야하겠는데..”


그나마 방법은 하나 있었다.

신이라는 작자가 나에게 준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음.. 상태창?”


의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내 능력에 관한 창이 떴다.


-마물의 지배자

-마력을 소모해서, 마물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마력 : 10


참으로 단촐한 설명이다.

나의 부하가 될 존재들을 부지런히 모아야 하는데.

문제는 어떻게 모으냐는 거다.


“켈켈켈···”


숲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슬며시 다가보니, 고블린이 모여서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숫자는 3마리.

키도 작다.

사실 고블린은 판타지에서도 최약체를 담당하고 있다.

솔직히 마음에는 안 차지만, 시작은 저런 고블린부터 내 부하로 만들어야 했다.


마물을 지배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내 의념을 보내서, 마물을 굴복시키면 되었다.


“하압···”


단전의 기를 모으고···

사실 그딴건 없고, 그저 생각을 집중했다.

그러자 마력이 소모되었다.


“케륵?!”


이윽고 창이 떴다.


-고블린이 당신을 무시합니다.


에?

뭐라고?


-마물을 지배하기 위한 조건이 있습니다.

-마물의 존경심을 사거나 혹은 마물을 약화시켜야 합니다.

-현재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슨 푸켓몬도 아니고.

푸켓몬 볼에 넣으려면, 체력을 줄이라는 설명이나 하고 있다.


“시발.. 그럴거면 스타팅 몬스터라도 주든가!!”


하다못해 치코리타라도 있으면, 전투라도 해볼텐데.


“키에엑!”

“크략!”


고블린은 나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었다.


“God damn..”


오늘따라 영어가 잘만 나오네.

고블린에게 대갈통이 터지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도망가야 했다.


“키에에에엑!”


그나마 달리기에 소질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중학교에는 육상 선수까지 했으니 말이다.

도망을 잘 치는 도련님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리가 짧은 고블린을 따돌리기에는 충분했다.


“훅.. 훅훅···”


땀이 비오듯 내리는구만.

숨을 고르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물을 지배하는 능력이 있지만, 써먹지도 못하고 이런 숲길에서 객사할 팔자였다.


“아이고 배고프다.”


그렇게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도저히 방법이 없던 찰나였다.


또잉. 또잉..

뭐야?

이 귀여운 의성어는..?!

눈앞을 보니 뭔가 귀여운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건..? 슬라임인가?”


푸른 색의 액체 괴물이 그곳에 있었다.

물컹거리고, 속이 훤히 보이는 마물이었다.


또잉.. 또잉···

손을 내밀어본다.

그러자 슬라임은 아무런 저항없이 그 위에 올라탔다.


“정말이지···”


작고 하찮은 마물이다.

그럼에도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너 내 것이 되어라.”


고블린도 실패했지만, 너라도 내 꼬붕이 되어줘야겠다.

그리고 내 간절한 바람이 통했는지, 이윽고 팡파래가 울려퍼졌다.


-슬라임을 지배합니다.

-이제 슬라임은 당신의 명령을 듣습니다.


이윽고 추가로 특전이 부여되었다.


-새로운 종족을 지배했습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마력이 5 증가합니다.


이로서 현재 마력은 15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다.

퀘스트도 하나 추가 되었다.


-5 종류의 마물을 모으세요.

-새로운 보상이 주어집니다.


“오··· 동기부여 좋구요.”


단계별로 쑥쑥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다.

여러모로 도전 의식을 북돋아 주는구만.

.

.

.

난 슬라임을 만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거 만지는 재미가 있네.”


쪼물딱.. 쪼물딱.

액체 괴물 저리가라 할 수준이었다.

물론 슬라임은 최하급 마물이다.

하지만 이런 말도 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슬라임을 시작으로 최강의 마물 군단을 완성할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도 무시못할 존재가 될테다.


“크크크..”


그렇게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였다.


파칵.

액체 괴물.. 아니 슬라임을 만지고 놀다가, 그만 핵을 부숴버리고 말았다.


-당신의 슬라임이 죽었습니다.


“허억!”


아니..

이게 뭐야?

이렇게 쉽게 죽는다고?

어이가 승천해서, 한마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짹슨!!!”


이름까지 지어주었는데···

그렇게 내 첫 마물은 요단강을 건너고 말았다.


“짹슨···”


내 소중한 슬라임을 여의고..

눈물을 훔쳤다.


“시발.. 존나 약하네. 그거 좀 만졌다고, 죽어버리면 어떡하니?”


그렇게 하소연해도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슬라임은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슬라임은 거대한 단세포라서, 내 지배력을 저항할 의지 따위는 없엇다.

문제는 슬라임이 너무 약해서, 전력에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면, 시작부터 망조가 드는 법이다.

최대한 낙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포기는 이르다. 자고로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말이니까.”


어떤 게임이든 들고 파다보면, 공략 포인트가 있기 마련이다.

판타지 라이프가 게임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일단 슬라임부터 모으자.

자고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었다.

한 가지 운이 좋은 점은 이곳이 슬라임 자생지라는 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슬라임이 꽤 있었다.


뽀잉.. 뽀잉..

지배력을 사용했다.

그러자 슬라임이 하나가 내 지배하에 놓였다.

그렇게 하나 둘 숫자를 늘렸다.


-마력 : 0


문제는 마력이었다.

슬라임을 지배할 때마다, 마력이 줄어들었다.

결국 무한정 숫자를 늘릴 수는 없었다.

다만 그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마력은 휴식을 취하면 늘어나네.”


지배할 수 있는 마물도 필요하지만, 내 스펙도 신경써야겠다.

전설의 푸켓몬이 나왔는데, 마력이 모자라서 포획을 못하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계속··· 늘리자.”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슬라임 자생지에서 노숙을 하면서, 마물을 계속 지배했다.


식량이 문제였지만, 그것은 곧 해결되었다.

놀랍게도 슬라임은 먹을 수 있었다.

이놈들은 정말이지 무해하고 더럽게 약했다.


“꿀꺽..”


식감은 해파리 냉채라고 느낌이 났다.

맛은 지독하게 없었다.

하긴 슬라임한테 뭘 바라겠는가?


하루.

이틀.

부지런히 슬라임을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슬라임 부대를 만들 수 있었다.


“휘유.. 많다. 많아.”


문제는 많을 뿐이다.

슬라임 개체 수는 거의 수백마리에 달했다.

하지만 이것들의 전투력은 거의 0에 수렴했다.

슬라임 내부에 있는 핵을 부수면, 그냥 허물어질 뿐이다.


전투력 제로.

슈가 제로도 아닌 것이 참으로 못 써먹겠네.


“이걸로는 토끼도 못 잡겠네.”


이대로는 안 된다.

갖고 놀기 좋은 장난감일뿐, 도저히 위협이 안 된다.


생각하자.

민준아. 머리를 써!

어렸을 때부터 씽크빅 문제집을 많이 풀었다.

그러니 이 난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본래 슬라임은 단순하다.

그리고 개체를 늘리는데 있어서, 세포마냥 분열을 한다.

덕분에 먹이만 있으면, 그 개체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것들 합체도 할 수 있나?”


고정관념을 탈피해보는 거다.

나는 지배력을 써서, 마물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희들··· 합체다. 파이널 퓨전을 승인하다. 십탱들아.”


슬라임이 내 말을 알아들을리가 없다.

다만 내 의지가 전해질 뿐.


뽀잉.. 뽀잉···

슬라임은 서로 한데 엉켜붙기 시작했다.


“오.. 오오··· 된다.”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보잘 것 없는 슬라임이 엉키더니, 어느새 한덩이가 되었다.


-슬라임이 승급되었습니다.

-대형 슬라임이 완성되었습니다.


수백마리의 슬라임이 하나가 되었다.

조그맣던 슬라임은 이제 소형차만한 크기가 되었다.

게다가 슬라임 내부에는 핵이 엄청 많았다.

저 많은 핵을 다 터뜨리지 않는 이상, 슬라임은 죽지 않은 괴물이 되었다.


“분더바!(wunderbar)”


이제는 감탄사가 독일어로 나오는구만.

대형 슬라임에게 이름이 필요했다.

녀석을 지칭할 이름으로 뭐가 좋을까?


“네 이름은 빅짐이다. 뜻은 없고, 어감이 좋으니까.”


이제 빅짐의 전투력을 측정해볼 시간이다.

그 상대는 이미 생각해둔바가 있었다.


“빌어먹을 고블린들.”


좆밥 주제에 내 지배를 튕겨내?

자고로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고 했다.

빅짐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그보다 한참 짧으니, 복수만 할 수 있다면 나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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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스켈레톤 24.09.03 31 1 11쪽
5 5화 아라크네 24.09.02 36 2 11쪽
4 4화 코볼트 24.09.01 4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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